40.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다. 대부분 써놓고 후회한다.
후회를 하면서 실수한 부분을 반성해 보니 아래와 같은 기준이 나왔다.

하나, 스스로를 뽐내기 위한 부분이 있는가.
버린다. 음식에 모래알을 뿌린 것과 같다.

둘, 누군가를 교묘히 비방하는 부분이 있는가.
버린다. 시간이 흐를수록 스스로를 무겁게 한다.

셋,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 볼 용기가 없어 합리화하고 있는가.
버린다. 거짓이 거짓을 낳듯 합리화가 합리화를 낳아 자신을 늪으로 끌고 간다.

넷, 이 글이 내 속에서 나왔다는 확신이 있는가.
취한다. 내 속에서 흘러넘쳐 나온 글은 금보다 귀하다. 

다섯, 분노 위에서 썼는가. 
기다린다. 냉정이 찾아오면 이유를 안다. 

여섯, 글을 내기까지 숙성하는 시간을 거쳤는가.
기다린다. 조급함이 지나가면 이유를 안다.

일곱, 진실한 글이라는 확신이 있는가.
기다린다. 처음 찾아오는 확신은 믿을 게 못된다.

위의 기준은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을 위한 것이다. 비범한 사람에겐 쓸모가 없다.



2011. 0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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