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일 그렇듯 쵸콜렛을 하나 먹는다. 어머니가 '내가 참 니 버릇을 잘못 들였어' 하길래 무슨 말인지 설명해 달라했다.



2.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듯 나 또한 그랬다. 뒤지거나 분해하는 걸 좋아했다 한다. 표현 그대로 옮기면 "뒤질 수 있는 건 다 뒤지고 열 수 있는 건 다 열었다" 는데 어머니가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가방과 지갑을 열어 보았다 한다. 3살인가 4살 정도 때의 이야기다. 



3.
퇴근하면 매일 가방을 열어보는 아들이 있으니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고 싶었다 한다. 어느날 부턴가, 쵸콜렛을 하나씩 넣어왔다고. 난 매일 가방을 열어보고 쵸콜렛을 발견하곤 아주 좋아했다 한다. 모자지간의 놀이였던 셈이다.



4. 
인간이라면 스스로에 대한 의문이 있고 나 또한 그렇다. 짬이 날 때 하는 놀이 중 하나는 스스로 왜 이런 취향을 가지게 되었는가, 왜 이것을 좋아하는가, 기억을 더듬거나 이유를 찾는 것인데(이 놀이의 장점은 일할 때 놀고 있어도 다른 사람이 눈치채지 못합니다)쵸콜렛을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가 있을 거라곤 생각해 본 적 없다.


문명과 문명이 만날 때 100%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던 거의 유일한 물질이 설탕이었고 한 인간이 문명이나 문화라는 걸 덮어쓰기 전, 그러니까 본능적으로 원하는 건 단 것이기 때문이다. 해서 단 것을 특히 좋아하긴 하지만 별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 의심해 본 적은 없다.


더하여 친구들 가방이나 지갑을 보자 하고 잘 뒤적거리는데 그게 왜 궁금하냐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 친구 집에 놀러가서 서랍을 열거나 집을 뒤져보는 것도 재밌다. 저 가방 안에 뭐가 들었고 저 서랍 안에 뭐가 들었는지 순수하게 그 자체로 재밌는 것이다.



5. 
아마도 어릴 때의 영향으로 뭔갈 뒤지면 달달한 게 나온다는 것이 오랫동안 학습되어 있거나 아니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뭔갈 뒤지면 뇌 속에서 단 걸 먹은 효과가 나거나, 일 수도 있겠다. 단 걸 좋아하는 건 어릴 때 추억이 행복해서 더 오래 가져가려는 무의식적인 발로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이 모든 건 걍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걸 수도 있다.


스스로의 성향이나 취향이 어떻게 조합되고 어떻게 완성되었는지는 100% 알 수 없지만 의심해보지 못했던 걸 의심하거나 여러가지 가능성이 확장되는 느낌은 재미가 좋다.


부모와 친하면 나름 얻는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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