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관광지는 아는 만큼 즐겁다. 
지금 껏 칸다묘진을 방문한 관광객은 적어도 수천만명.


그 중 몇명이 칸다묘진의 유래를 알고 있을까.
그 중 몇명이 이 곳에 어떤 신이 있는지 호기심을 품어 보았을까.


세상의 모든 여행자들은 
나름의 테마와 
나름의 가치관을 가지고 
자신만의 여행을 완성해 낸다.


그러 하기에

옳.고.그.름.
좋.고.나.쁨.

-을 구분할 수는 없을 듯하다.  


하지만


역사가 숨쉬고 있는 곳에
발길을 디딘 순간


준비된 여행자와 
그렇지 않은 여행자의 차이는 
곧 
즐거움의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칸다묘진의 입구>

 

자.  

유시마 성당 맞은편 안쪽길을 따라가다 보면 금새 이런 도리이가 보일 것이다.

도리이의 한 중간에 떡 하니

 

칸.다.신.사

 

라고 적혀 있으니 여기가 오늘의 두번째 목적지다.

양 옆으로 일장기가 나부끼는 것이 눈에 거슬리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일단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칸다묘진의 내부, 화려한 붉은색이 시선을 끈다.>
 
 
 
여기서 잠깐.
 
어떤 사람은 이 곳을 칸다묘진이라고 부르고
 
어떤 사람은 이 곳을 칸다신사라고 부르는데
 
어떤게 맞는 말일까?
 
 
 
 
<칸다묘진의 내부2>
 
 
 
둘 중 어떠한 명칭도 틀렸다고 할 순 없지만
 
지금의 정식명칭은 도리이에 쓰여진 바와 같이
 
칸다신사다.
 
에도시대에는 칸다묘진이라고 불렸지만 
 
메이지시대에 이르러 칸다신사라고 명칭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일반사람들은 칸다묘진이라고 부르며
 
홈페이지의 주소도 칸다묘진(http://www.kandamyoujin.or.jp)이니
 
특별히 명칭에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일본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을 빌리자면
 
どちでもいい!
 
(도찌데모 이이 - 어느쪽이든 상관없어)

 


<칸다묘진의 내부3>
 
 
 
그렇다면 왜 칸다묘진일까?
 
우선 칸다는 지명이름으로,
 
한자를 살펴보면 '귀신 신(神)'자에 '밭 전(田)' 자를 쓰고있다.
 
 
칸다(かんだ)이외에도
 
신뎅(しんでん)이라고도
 
읽히는 이 글자(神田)는 말 그대로 '신의 밭'이라는 뜻이다.

 

 

<손과 입을 씻는 물(몸을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 /
 
먹는 물은 아니지만 꽤나 많은 외국인이 여기서 갈증을 달랬을 듯>
 
 
 
 
옛날,
 
신사의 운영경비등을 위해
 
재배하던 밭이 있던 곳이므로 이런 명칭이 붙은 것이다.
 
(물론 이런 밭들을 소유하고 있던 신사가 한 두군데가 아니므로
 
일본 곳곳에는 칸다라는 명칭의 지역이 꽤 존재한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이 '치요다구'에 있는
 
칸다인 것이다.
 
 
어쨌든
 
지역명칭이 신의 밭이라니.
 
많은 이들이 관광지로 칸다를 찾지만
 
이 지역의 숨은 뜻을 알면
 
더욱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오미쿠지(길흉을 점치는 제비)를 하고 난 뒤
 
운세가 나쁘면 이렇게 걸어둔다. 그러면 '흉'이 날아간다는 말씀.>
 
 
 
자.
 
그러면 칸다는 해결 되었는데
 
묘진은 무슨 뜻일까?
 
한자로 풀이해 보면
 
밝을 명(明)자에 귀신 신(神)자를 쓰고 있다.

 

 

 

 


<신사에서 일하는 여인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밝은 신?
 
아쉽지만
 
여기서의 묘진은 밝은 신이 아니라
 
신을 높여 부르는 뜻이다.
 
그리고
 
'신사'를
 
높여 부르는 뜻 또한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
 
칸다묘진의 뜻은
 
'칸다'라는 곳에 '신님'을 모셔둔 곳
 
정도로 해석이 될려나.
 
더 들어가자면
 
도쿄에 있는
 
108마을(칸다, 니혼바시, 아키하바라 등등등)을 지키는 신
 
이 있는 곳이다.
 

 


<화려한 황금색 부츠를 신은,
 
신사와는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한 여자가
 
마침 신단에 올라가 예를 올리고 있다>
 
 
 
 
이 유례가 또한 재미있는데
 
일본역사를 조금만 아시는 분들이라면 다들 들어본 이름,
 
도쿠가와 이에야스
 
천하를 판가름 하는 세키가하라 전투가 일어났을 당시
 
이 신사에서 전승의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그 뒤 9월15일.
 
즉,
 
'칸다제'가 열리는 날
 
보기 좋게 승리하여 천하통일을 이루었다.
 
그 뒤 막부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신사가 되었고
 
에도를 지키는 신이 있는 곳으로
 
막부뿐 아니라 일반 서민에게 까지 사랑받게 되었다는 말씀.
 
 별 것 아니지만 이런 역사 적인 곳은
 
아는 만큼 더 재미있는 법이다.

 



<다이코쿠 상>
 
 
 
 
자.
 
그럼 안쪽을 슬슬 둘러 볼까.
 
칸다묘진에 모셔져 있는 세 신중의 하나
 
경내를 둘러 다니다 보면 그 모습이 금방 눈에 띌 것이다.
 
(뭐랄까. 꽤 우스꽝스러운 모습.)
 
칠복신의 하나
 
오른손에 요술망치를, 왼쪽 어깨에 큰 자루를 둘러 메고 있으며
 
(이 자루 안에는 돈이나 양식이 들어 있다고 한다)
 
쌀섬위에 올라 앉아 있다.
 
일본에는 '칠복신',
 
말 그대로 일곱종류의 신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에비스와 위에 보이는 다이코쿠가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토경영,
 
부부화합,
 
결연(인연을 맺어 준다)의 신으로서
 
신덕(神德 )이 있다고 한다.
 
(그런 이유에서 인지 이 칸다신사에서는 결혼식도 행해진다)

 
 <에비스>
 
 
 
 
이 또한
 
칸다묘진에 모셔져 있는 세 신중의 하나로
 
일본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는 신,
 
에비스다.
 
일본에서 최초로 태어난 신중의 하나
 
손바닥 안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모습이지만
 
지혜가 매우 뛰어나다고 한다.
 
상업번창의 신으로
 
관동북부지방에서는 바다에서 내방한
 
신중의 하나라는 신앙도 전해져 내려 온다고 한다.
 
 
 
<칸다묘진의 내부>
 
 
 
다이코쿠, 에비스란 신 이외에
 
칸다묘진에는
 
타이라노 마사카도란 신이 한명 더 있다.
 
그럼
 
이 사람은 누구냐?

 

 

 

 


<바로 이  사람>

출처 : 칸다묘진 홈페이지 
 
 
 

 

옛날(서기 935년) 

'겐지'

(미나모토 성을 가진 일족을 이르는 말-가마쿠라 막부를 만든 일족)

에게 진 타이라노 마사카도란 사람의 목이  

이 근방

(당시 칸다묘진의 위치는 현재의 도쿄도 치요다구 오오테마치) 

에 묻혀 있었는데

그 근처에서 천재지변이 끊이질 않아

이 사람을 신사에 모셨다고 한다. 

그가

당시 군대의 대장이기도 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에서 참배를 하면 반드시 이긴다'

라는 말도 전해진다고.

 

덧붙여

재해를 막아 주는 신,

동경의 수호신

 역할 또한 겸한다고 한다.

 
 
 
-
 
 

 자.
 
이로서 오챠노미즈 3국 성지순례지중
 
중국와 일본을 거친 셈이다.
 
다음은 러시아로 가볼까.

 






 


*. 역사 관련 부분에 한하여
 
칸다묘진 홈페이지 : http://www.kandamyoujin.or.jp/ 를 참고 하였으며
 
칸다 사토시 상의 도움을 받았음을 알립니다.





 

by 죽지 않는 돌고래

 
 
 
 
 
*. '오챠노미즈 3국 성지순례' 편
 
오챠노미즈의 유래->유시마 성당(중)->칸다묘진(일)
 
그리고 
 
'니콜라이당'(러or그)으로 이어가며 마무리 할 계획 이었습니다.
 
역사적인 사실과 재미난 이야기 + 현지인들만이 아는 알찬정보와 함께 
 
이 '심심한' 오챠노미즈를 '즐거운' 오챠노미즈로 승화시키는 썰을 풀어 보려 했으나
 

...


 
아쉽게도
 
(제가 아쉽습니다)
 
'칸다묘진 편'에서 이번 기획은 마무리 할까 합니다. 
 
제 성격상 니콜라이당에 대해 썰을 풀자면
 
그리스 정교회에 대해 해박해야 하고
 
성서를 마스터 해야 하며
 
실제로 그리스를 다녀와야 하는 성격이라.
 
(농담반 보다는 진담반에 중점을 두어 주세요!)
 
게다가 이 니콜라이당은 러시아와 연관되어 있으므로
 
당시 러시아의 전반적인 역사와
 
시대배경을 설명하지 않으면 안되므로 여기서 손을 놓습니다.
 
(성격이 좀 그렇습니다.)
 
시간 대 효율비로 계산하면
 
훨씬 더 재미있고 즐거운 것들을  많이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
 
혹시 너무 궁금하시다 싶으신 분은
 
아래 사이트를 참조 하시길.
 
니콜라이당의 홈페이지 입니다.
 
 
꽤 시간을 들여 사이트를 뒤적거린 느낌은
 
'역시나 종교는 깊다' 입니다
 
그럼 이만-.

ヽ( ̄▽ ̄)ノ ナハハ♪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