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김규열 선장 모금 청원 - 우리 스스로를 구하자


2011. 01. 07. 금요일

죽지 않는 돌고래

 



 <관련 기사 링크>

 

필리핀에서 김규열 선장이 죽어가고 있다

 

김규열 선장 사건의 진실은?

 

1.

 

기쁜 소식이다. 본지에서 최초로 보도 및 구명운동을 시작한 ‘김규열 선장 사건’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그간의 기사를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김규열 선장 사건 경과

 


 

1) 12월 18일 : 구정서씨의 메일을 통해 조광현씨가 쓴 호소문이 본지로 도착. 내용은 필리핀 감옥에서 5년간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불법감금되었던 조광현씨(한국에서는 조중사 사건으로 알려짐)가 12월 17일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메일은 그동안의 사연과 함께 다시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호소로 끝을 맺는다. 이 메일은 본지를 포함한 각 언론사로 제보되었다.  

 

 

2) 12월 18일-22일 : 메일를 확인한 본지는 해당 사건에서 여러 가지 의문점을 발견하고 수년간 국내에 보도된 모든 언론 매체의 보도내용을 재차 확인한 후, 사건 관계자 접촉시도 및 그간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파악한다.

 

5년여 동안이나 미결수인 신분으로 교도소에 갇혀 있었다는 것 자체(2009년 9월에는 공중파에서 이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음에도 불구하고)가 상식적으로는 납득하기 힘든 내용이다. 19일에서 22일까지 구정서씨(조광현씨의 보석 및 무죄판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와 지속적인 메일 및 전화 교환을 통해 22일 밤으로 인터뷰 일정을 잡는다.

 

 

3) 12월 22일-23일 : 12월 22일 밤부터 23일 새벽까지 인터넷 전화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필리핀에 거주 중인 구정서씨, 조광현씨, 기획취재부 팀장인 본인이 3시간에 걸쳐 통화한다. 통화 중 조광현씨처럼 억울한 누명을 쓰고 필리핀 교도소에 갇혀 있는 ‘김규열'(전직 선장)이라는 인물이 있음을 파악한다.

 


23일 17시 16분에 김규열씨가 감옥 안에서 썼다는 편지 스캔본(2010년 8월 29일 작성)을, 24일 02시39분에 그의 사진을, 구정서씨의 도움으로 확보한다.

 

 

4) 12월 24일 : 기사화를 위해 사실 확인에 들어간다. 24일 오전 8시 10분 경, 필리핀 마닐라 교도소로 30번의 통화 시도 끝에 김규열씨와 연결에 성공, 구정서씨와 조광현씨의 진술 및 김규열씨가 썼다는 편지의 내용이 모두 사실임을 확인하고 기사화에 들어간다. 언론 최초로 김규열 선장 사건을 보도하고 기사를 통해 외교통상부 게시판에 항의 글쓰기 운동,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항의 메일 보내기 및 석방 서명 운동을 시작한다.

 

김규열씨는 본지를 통해 가장 필요한 것이 '간장과 소금'이라는 의외의 답변을 전한다. 필리핀 교도소 내부는 교도소 방 조차도 돈을 내고 빌려야 하며 음식 재료도 본인이 사야 하는 특수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무료로 제공되는 식사는 맨밥에 맨국 수준이므로 그나마 간을 맞추기 위해 '간장과 소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함께 수감되었던 조광현씨는 전날의 인터뷰를 통해 5년여간 감옥에 있을 당시, 이곳에서 병들거나 굶어 죽어나간 사람이 16명이라고 밝혔다.

 

 

5) 12월 25일 : 기사가 나간지 하루만에 딴지 독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10페이지 분량의 항의글이 외교통상부 게시판을 도배한다. 외교통상부는 이 사건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공지문을 긴급히 올린다. 공중파의 한 프로그램이 이 사건을 취재하기로 결정했고 몇몇 매체로부터 사건과 관련하여 연락을 받아 협조한다.

 

본지는 필리핀 마닐라 교도소로 116번의 통화를 시도한 후, 김규열 선장과 통화 연결에 성공하여 그와의 통화 내용등을 포함한 후속 기사를 올린다.

 

 

 

이상이 그간 본지가 전한 내용이다.

 

그 이후, 안타깝게도 필리핀 현지 취재를 약속한 공중파의 한 프로그램이 '딴지일보가 이 사건에 대해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굳이 우리가 나설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 등의 이유를 들어 방송이 취소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기소침해 있었다.

 

다행히도 타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이 이 사건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본지에 접촉했고 본지는 이에 협조하고 있는 상태다. 그 외의 다른 몇몇 프로그램 PD도 이 사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2월 29일 저녁에는 사건 관계자로부터 담당 영사가 '간장과 소금'을 비롯한 생필품을 김규열 선장에게 전했다는 사실과 함께 사건과 관련된 몇몇 사실을 추가적으로 확인했다.

 

지난 1월 5일, 외교통상부는 김규열 선장 사건과 관련하여 '마약소지 혐의로 필리핀에 수감중인 우리국민(김○○씨)관련 외교부 조치 내용입니다.(외교통상부 원문 링크)' 라는 제목의 두 번째 공지문을 올렸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외교통상부 조치 내용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이혜민 대사의 사진>

 


1. 김씨는 2009년 12월 필리핀에서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되어 현재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으며, 최근까지 3차례의 공판이 진행된 상황입니다.

 

2. 주필리핀 대사관은 김씨 사건과 관련하여 필리핀 사법당국을 접촉하여,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당부해 오고 있습니다.

 

3. 또한, 주필리핀 대사관 영사는 교도소를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김씨를 면담하고, 건강상태, 애로사항 및 인권침해 여부 등에 대해 점검하였으며, 치약, 라면, 비누 등 생필품도 지원하였습니다.

 

4. 그리고, 지난주(12.29)에도 담당 영사는 김씨를 방문하여, 소금과 간장을 비롯하여 치약, 칫솔, 비누 등 생필품을 제공하였습니다.

 

- 이 자리에서 김씨는 국내 일각에서 보도된 것처럼 치약이 없어 치아가 3개나 빠진 것은 아니며, 스트레스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 담당 영사는 김씨에게 필요하면 대사관에 연락하라고 하고, 영사조력을 요청하면 언제든 면회할 것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 교도소 관계자에 대해서도 김씨가 필요할 경우 언제든 자유롭게 한국대사관을 접촉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거듭 당부하였습니다.

 

5. 앞으로도 주필리핀 대사관은 김씨를 포함한 우리국민 수감자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본지로서는 반박하고 싶은 욕구를 완전히 잠재우지 못한 공지문이다. 하지만 외교통상부가 국민들의 항의를 무시하지 않고 김규열선장 사건에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

 

 

2.

 

본인이 서두에 밝힌 기쁜 소식이란 1월 6일에 연합뉴스를 필두로 '김규열 선장 사건'이 각종 메이저 언론에 본격적으로 알려지면서 포탈사이트의 메인에 노출되는 등 공론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연합뉴스와 뉴시스는 각종 매체에 뉴스자료를 배포하는 뉴스 도매상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두 통신사가 이 사건을 보도했다는 것은 여러 매체의 후속보도를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뜻이다.

 

몇몇 독자분들은 머니투데이나 오마이뉴스와 같이 딴지일보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이 예의라며 해당 언론사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는 항의 메일을 보낼 거라고 본인에게 전했다.

 

한지수 사건 때도 딴지일보가 보도한 사실들이 본지를 언급하지 않고 재인용되어 독자분들이 그와 같은 분노를 드러낸 것으로 알고 있다. 본지는 모든 매체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고 본지의 이름이 인용되든 말든 관심이 없다고 최초 기사를 통해 분명한 뜻을 밝혔다. 이는 빈말이 아니다.

 

독자분들의 그와 같은 행동은 정말로 감사하나 만에 하나 김규열 선장에게 뜻하지 않은 불이익이 갈 수도 있음을 고려하여 정중히 자제해 줄 것을 고개 숙여 부탁한다.

 

참고로 연합뉴스의 경우, 본인이 먼저 도움을 요청한 것이니 오해말길 바란다. 수년 전, 본인은 우연한 기회에 연합뉴스로 부터 어떤 제의를 받아 틈틈히 글을 쓰며 연합뉴스 소속의 한 네트워크와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그 네트워크를 이용해 국내에서 국제적 네트워크가 가장 잘 갖춰진 연합뉴스에서 이 사건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먼저 뜻을 밝혔다. 그리고 연합뉴스의 모 부서 부장이 직접 본지에 연락했고 사건의 전말을 상세히 전했다.

 

즉 연합뉴스 측은 욕을 먹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본지를 도와 준 셈이다. 연합뉴스 측은 연합뉴스대로 사실관계를 다시 확인 및 파악하고 보도한 것이고 그 내용이 각종 메이저 언론사로 전파된 것이니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3.

 

본론으로 돌아가자. 조중사 사건에서 배울 수 있듯 필리핀 교도소의 현지 사정은 아무리 언론 매체가 이중, 삼중으로 보도해 봐야 직접적인 정부의 행동 또는 개인이나 단체의 금전적인 도움 없이는 제대로 된 재판조차 받기 힘들다.

 

오히려 매체에서 한껏 떠들었다가 관심이 사그라지면 교도소에 갇혀 있는 당사자는 희망고문으로 더욱 비참해질 뿐이다.

 

<2009년 조중사 사건때 보도 되었던 마닐라시 교도소 내부. / SBS >

본지로서도 인정하긴 싫지만 현재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돈'이다. 일전의 기사에서 밝혔듯, 돈 없이는 아무것도 해결되는 일이 없는 게 현지 필리핀 교도소의 진실이다.

 

조중사 사건의 조광현씨가 살인 혐의를 받고도 몇몇 루트를 통해 보석이 가능할 정도니 필리핀 사법계에 돈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는 독자 여러분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다. 한국에서라면 살인죄 혐의를 받는 이가 보석금으로 풀려 나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참고로 조중사 사건 당시, 보석을 통해 조광현씨가 나오고 나서야 제대로 재판에 대비하고 관련 서류를 준비해 충분히 증거를 확보하는 등, 5년 동안이나 이끌어 내지 못했던 무죄판결을 보석 후 3개월만이라는 빠른 시간 안에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즉, 가능하다면 일단 사람을 살리고(보석으로 나오게 하고)그 이후에 일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는 뜻이다. 게다가 보석 후에 무죄가 증명되면 보석금은 다시 돌려 받을 수 있다.

 

사건 관계자들과 현지 사정을 면밀히 파악해 본 결과, 교도소 내의 방 렌탈비나 생필품, 통역이나 변호사를 지원하면서 무수한 면담을 통해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일단 보석으로 사람을 구한 후에 일을 진행하는 것이 교도소 내의 열악한 환경에서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김규열 선장 본인에게도 가장 좋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보석금으로 예상되는 약 50만페소(한국돈 약 1300만원)에 이르는 돈을 모금해 김규열씨를 우선 구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공중파에서 대대적으로 기획을 해서 하는 모금이 아니고서야 우리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모금운동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그 결과물이 미미하다.

 

하지만 지금 필리핀 교도소 내의 현지사정은 단 돈 만원이라도 큰 도움이 되는 상황이다. 하여 본지는 보석까지는 무리지만 김규열 선장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제대로 된 재판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생필품 구입 포함)모금운동을 진행하고자 한다.

 

어떤 일이든 돈이 얽히면 잡음이 많기 마련이다. 본지는 그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모든 과정이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개되는 DAUM 모금청원을 통해 일을 진행하고자 한다.

 

DAUM모금 청원의 경우, 일단 500명의 인원이 한달 안에 서명을 완료하면 DAUM측이 모금의 진위여부를 검토하며 그 이후에 정상적인 모금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이에 외교통상부의 반응을 이끌어낸 독자 여러분의 힘을 한번 더 빌리고자 한다.

 

아래의 주소로 들어가 김규열 선장 모금청원에 다시 한번 서명을 부탁 드린다.

 

 

불법 감금된 김규열 선장 모금 청원(링크)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본지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모든 매체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본지에서 보도한 사실의 인용에 있어 본지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어떠한 저작권상의 권리도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

 

보수언론, 진보언론, 모두 환영하며 지속적인 보도를 원한다. 죄의 유무도 확인되지 않은 자국민이 심각한 구타를 당한 후, 국외에서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으며 평생을 교도소에서 지낼지도 모르는 판국에 색깔을 구별할 여유는 없다. 정치인들이나 영향력 있는 인사들 또한 머뭇거리지 말고 용기있게 나서 주었으면 한다. 트위터에라도 한 줄 올려주면 큰 도움이 된다.

 

독자 여러분 또한 가능하면 이 사건이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소셜 네트워크나 블로그, 까페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파해 주었으면 한다. 기사를 복사해서 자신의 블로그나 평소에 즐겨가는 커뮤니티에 올려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누군가는 아무런 소득도 없는 공허한 외침이라고 말했지만 실제 여러분이 1분을 투자한 항의 글이 모여 외교통상부의 반응과 김규열 선장의 생필품 지급 및 면담을 이끌어 냈듯, 작은 힘이 모이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과거의 한지수사건과 지금 김규열 선장 사건과 같이, 국민이 힘을 합쳐 정부나 외교통상부의 직접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관심을 가지는 일이 반복되면 정부나 외교통상부도 더 이상 국민을 우습게 보지 않고 해외에 나가는 자국민의 안전에 더욱 신경을 쓰는 한편, 관련 법조항을 재정비하는 적극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결국 지금 여러분이 생면부지의 누군가를 위해 투자하는 1분, 1초의 조건 없는 선의가 어느샌가 우리 자신과 우리의 아들, 딸들을 위한 든든한 안전망이 되어 돌아오리라 확신한다.

 

세상은 이런 식의 '조건 없는 자그마한 선의'에  의해 천천히 바뀌어 왔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께는 언제나 진심으로 감사하다.

 

계속해서 소식 전하겠다.

  

외교통상부 자유게시판(링크)

 

주필리핀공화국 한국대사관 - philippines@mofat.go.kr

 

필리핀 교도소 불법감금 김규열 선장 석방 서명

 

 

추신 : 이 사건과 관련하여 구정서씨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으며 금일은 총영사와 만나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필고'라는 필리핀 커뮤니티 까페를 운영하는 송재호씨는 구명운동에 동참하고 싶다고 본지에 뜻을 밝힌 후, 구명까페를 운영하며 활동 중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길 원하는 '필베이'라는 필리핀 커뮤니티의 회원 분들 또한 이 사건과 관련하여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얼마 전, 세계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원종우(파토)선배는 늦은 밤에도 불구, 한지수 사건의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조언을 해주었다. 김용석(너부리)편집장은 첫 기사에서 본인이 저지른 실수를 기사가 공개되기 전에 손 봐 주어 큰 오해를 막아 주었다. 

 

그 밖에도 언론에 노출되길 꺼리는 많은 분들이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기사 지면을 빌어 감사 인사를 전한다. 

 

 

 

 

트위터 : kimchangkyu

죽지않는돌고래 (tokyo1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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