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유능한 사람은 대개 야망을 가진다. (야망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좋지 않다면 '무언가를 자기 힘으로 크게 바꾸어 보려는 의지'로 이해하면 되겠다.) 신중해야 할 점은 자신이 유능하다고 착각하는 사람도 야망을 가진다는 것이다. 사람을 따르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는 진심이고 진심은 신념에서 나온다. 사람들은 권력자의 비열함에 진저리치지만 그 비열함조차 신념이 만든 자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념이 꼭 동전의 앞면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 유능하다고 착각하므로 자신에게 무한의 신뢰를 던지고 그것이 신념화되면 사람들은 그 신념화된 허상에 열광한다. 일단 거짓이라도 그것을 실제로 믿어버리면 진실을 믿는 것과 같은 힘이 생기고 이런 상황이 임계점을 넘어가면 돌이킬 수 없다. 세상이 때때로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유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자신을 조율하는 시간이 절실하다. 스스로가 누구인지 고민하는, 현대 사회에서 극히 쓸모없을 듯한 행위가 우습게도 세계평화와 연결되어 있을지 모른다.


18.

누군가를 격렬하게 비판하다 보면 때때로 그를 증오하게 된다. 그럴 때는 서둘러 두려움을 느끼고 제자리를 찾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증오했던 상대가 자신의 얼굴에 나타난다. 



201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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