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나는 오늘, 나의 슬픔과 놀았다.
텅 빈 공간에 자리 잡은 슬픔을 어루만지며
머리를 쓰다듬기도
뒤에서 안아 보기도
킁킁 정수리 냄새를 맡기도 하였다.
아침에 멀어졌다
점심에 사라졌다
저녁에 다시 온 나의 슬픔을 뒤에서 안고
너는 오롯이 나의 슬픔이라 고맙구나
너는 오롯이 나의 슬픔이라 다행이구나
등돌린 채 새근새근 내 옆에 고이 누운
나의 슬픔과 놀았다.
2015. 05. 20. AM 05:41
'■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은 인간으로 성장한다 (9) | 2015.12.19 |
---|---|
그래서는 인생이 너무 쉽다 (2) | 2015.11.24 |
악의 밑바닥과 상처 (0) | 2015.09.25 |
우리는 홀로 살아가는 동시에 함께 살아간다 (2) | 2015.07.24 |
어른이 되면 존재의 허영이 가져다주던 달콤함이 부끄럽다. (7) | 2015.06.28 |
남의 길에 모이면 함께 외롭고 (0) | 2015.04.27 |
거짓말의 대가 (0) | 2015.04.27 |
대단한 인간 (0) | 2015.03.07 |
자유는 외로움에 기댄다 (2) | 2015.02.23 |
나는 타인의, 타인에 대한 구름같은 사랑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2) | 2014.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