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가 된다면 여생을 보내고 싶은 곳이 있다. 교토가 그중 하나다. 호주의 애들레이드도 좋다. 넓은 공간에 인간이 많이 없는 편이 좋다.

오후 2시 40분쯤에 여의도에 서 있다고 가정하면 스쳐가는 사람은 3, 4명 정도가 적당하다. 눈을 들어 정면을 바라보면 제법 시원시원한 풍경이 보이고 어느 정도 쭉 뻗은 거리가 존재해야 한다. 시야에 10명 이상이 들어오면 많다. 개와 고양이는 상관없다.

교토의 외곽이 그러하고 호주 애들레이드가 그러하다. 이런 점에서 중국 연변의 분위기도 좋지만 생활에 불편함 없이 도시가 발달해 있고 식료품이 맛나야 한다는 점에서, 내겐, 제외된다.

교토는 말할 것도 없고 호주는 식료품 천국이다. 각각 장점을 추가하라면 교토엔 온천이 있고 애들레이드는 일정 구간 전차가 공짜다. 어차피 잘 움직이지 않는 인간이니 현재로선 온천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처럼 책을 읽다가 으잇샤 하면서 뛰어들 바다가 가까우면 200점 정도 추가되겠지만 인간은 다 가질 수 없는 법이다.

 

이따금 여생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는 것도 재미가 좋다. 

 

2016. 0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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