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바마는 한국에서 인기가 좋다. 나 또한 오바마를 좋아한다. 다만 개인적 취향과 국가 간 문제는 다를 수밖에 없다.

미국 대통령 중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공식적으로 지지한 유일한 대통령은 오바마다.

2.
헌법에 전쟁 포기가 명시된 일본이, 동맹국이 위험에 빠지면 반격해도 된다, 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 미국의 지지를 제법 오래전부터 받은 것이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견제해야 하는데 옛날만큼 힘이 강하지 않은 판에서 합리적인 판단이다.

물론, 미국 입장에서만.

3.
아베는 이 틈을 잘 활용한다. 미국이 보다 강력한 일본의 지지를 원한다면, 아니, 아베의 지지를 원한다면, 자신들도 약속받겠다는 것이다. 해서 아베는 아베가 원하는 것을 착착 쌓아가고 있다.

'전쟁 가능한 나라', '무기를 팔 수 있는 나라'.

힐러리는?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다.

4.
아베는 트럼프를 철저히 무시했다. 전 세계 정상 중 트럼프 당선으로 가장 당황한 사람이 아베다. 힐러리와 아베의 관계가 그만큼 돈독했으니까.

유엔 총회 당시, 각국 정상들은 힐러리와 트럼프를 각각 개별적으로 면담했으나 아베는 힐러리만 만났다. 아니, 힐러리 쪽이 오히려 아베를 편애했고 편애해왔다. 아베가 묵는 호텔에 대선 후보의 지위로 따로 방문했을 정도니까.

헌데 트럼프가 당선됐다.

5.
1시간 30분간의 비공개 대화. 차기 미국 대통령을 가장 처음 만난 세계 정상.

아베.

한미일 공동 전선의 그림에, 더욱 정밀히 하면, 그동안 약속된 암묵적 지지의 발빠른 재확인이라고 밖에 상상할 수 없다.

트럼프의 그간 발언이 진짜로 실현되어 버리면(니네 방위비 너네가 내 따위)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그간의 큰 그림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트럼프와 아베의 후기를 보면 당분간 미일 파트너쉽은 이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지지율로 보면 자민당은 차기에도 문제없을 것이고 아베도 장기 집권이 예상된다.

5.
미국 이외의 나라에 처음으로 최신예 F35스텔스기가 배치될 예정이다. 물론, 일본이다. 일본은 내년 방위예산을 역대 최대로 뽑아냈다. 

이 그림을 트럼프와 아베가 만나 모두 재확인 했다면 남은 것은 현재의 그림상 총알받이 취급을 받는 한국이다.

미국과 일본의 입장에선 어떻게든 박근혜가 버텨줘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차기 정권에서도 이 그림을 물려받을 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공개적이 아니라면, 암묵적으로 밀 수밖에 없다.

다음 대통령이 누구인지 알 수 없으나 짐이 크다. 

 

역시나 오늘도 탕에 몸을 담그고 으으으음, 하며 의미없는 잡담을 써본다.


 

2016.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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