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홍석현 회장이 정치권에 뜻을 보이며(오래 전부터 의지가 강했지만 삼성X파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실질적인 경영에서 물러났다. 개인적으로 관심가는 인물은 홍정도다. 홍석현의 아들, 39살.

평시엔 부담스런 관심을 받았겠지만 대선 정국이라 되려 다행이랄까. 30대의 막바지, 딴지일보에 버금간다는 미디어제국 서열 1위가 되었다. 그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그렇게 되었다. 으음.

2.
지난 발언이나 성향, 센스를 보면 중앙일보의 방향성은 홍석현 삘, JTBC의 방향성은 홍정도 삘이다.

정치판이 그렇고 역대 정부가 그렇고 이번 탄핵 전말이 그렇듯, 조직이란 인지도를 얻는 얼굴마담과 방향을 좌우하는 실세가 다른 경우가 제법 많다. 같은 뿌리이나 다른 매체인 중앙일보와 JTBC가 주는 색의 느낌은, 나에겐 그랬다.

홍정도가 내부에서 어떤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지,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력을 보이는지, 실제 주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지와 상관없이 이는 중요하다.

그 사람의 색.

마치 손석희가 취임하며 JTBC 보도본부가 손석희의 색으로 변한 것처럼.

게다가 홍정도는 좋든 싫든, 태생적으로 강남좌파라는 비판을 달고 살아야겠으나 재벌가에서 보기 힘든 재미난 괴짜의 그림자가 보인다.

3.
두 사람 외에 손석희가 있다.

어느 쪽에도 있을 수 있지만 어느 쪽에도 없을 수 있는. 손석희의 의지는 본인이 직접 던졌기에 마음 속 고뇌 덩어리는 한결 가벼워졌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다시 살얼음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홍석현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손석희의 주름갯수도 달라지겠다.

으음. 미남자를 잃어선 곤란한데.


4.
얼마 전까지 한국의 판은 뻔했다. 조선일보(정밀히 하면 조선 무리)가 기획 기사를 쓰고 칼럼을 써 분위기를 띄우면 정부가 마치 미리 짜놓았다는 듯 정책을 내고 조선이 사설로 공고화한다. 짧으면 3개월, 길면 1년을 재고 그림을 그린다. 

이런 짜고치는 고스톱을, 이번 판에선 안 보았으면 한다.

5.
홍석현의 다음 행보가 많은 이들의 관심사다. 나 또한 궁금하다. 

이번엔 이 상상력을 뛰어넘는 판을 보고싶다.

... ... 

JTBC는 손석희라는 선수와 함께 성장했지만 그가 선수에서 물러나는 순간, 서서히 막을 내릴 것이다. 색의 힘이란, 구심점의 힘이란 그런 것이다. 

홍정도가 JTBC에 지금만큼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역시나 지금의 영광은 언제 그랬냐는듯 사라질 것이다. 실세란 그런 것이다.   

2017.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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