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조차 믿기 힘들지만 내게도 잘해주는 사람이 있다. 본인의 월급 날마다 내가 좋아하는 먹거리를 보낸다. 가끔 큰 선물도 보낸다.

몇 년간 고마운 마음 쌓여, 무엇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오늘 집으로 초대해 밥과 커피를 먹었다.

커다란 검은 봉투 하나 두고 가기에 이건 뭔가요, 하니 가고 난 다음 열어보라 한다. 아기용품 넣는 가방과 하얀 봉투가 있다.

이 분의 이름으로 좋은 일을 한다, 해야한다, 라는 마음이 언젠가부터 내속에 있다.

...

아, 물론 내가 싫어하는 사람 이름으론 크게 나쁜짓을 할 거다.

2.
중학생이었는지, 고등학생이었는지 기억 흐릿하나, 좋았던 추억 중 하나는, 아버지와 쌀 포대 들고 처지가 좋지 않은 집을 돌았던 기억이다.

교복입은 채 20킬로 쌀 포대를 인 내가 있다. 앞서 걸어가는 아버지의 등이 보인다.

내년에 태어날 하루랑도 그리 살고싶다. 부모가 자식에게 줄 것은 결국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


그러고보니 아버지는 그때 나보다 힘도 세고 젊었는데 쌀포대는 나만 들은 것 같기도.

으음.

추신: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사는 사람 만나면 그에 맞는 추억이 떠오르는 법인가 보다. 아무 관련은 없으나 그냥 생각났다. 

2017.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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