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마다 습관 있듯 나 또한 그렇다. 나의 습관 중 하나는 매일 밤, 6개의 큰 틀로 기록하는 것이다.

 

2.

갚는 것을 좋아하는 유형의 인간이 그러하듯 나 또한 공소시효는 두지 않는다.

 

다만 “미증유의 천재”로 불려왔음에도(이에 대한 반론은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반론을 한다면 원소스 중 한 분인 나의 할머니에게 부탁드립니다) 인간의 기억은 한계가 있는 지라, 판단을 요하는 일이 있을 땐 나의 기록에 이름을 넣고 검색한다.

 

‘아, 총으로 중간 볼기근에 1번, 심장 폐정맥에 1번 쏴야 할 일이 있었군. 하마터면 이번 일로 고마워할 뻔 했지만 이번 건은 감가상각해서, 총을 구하면 중간 볼기근 1번은 빼자’

 

라고 판단하는 식이다.

 

(인체의 세부 명칭을 잘 모르는 분은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를 검색해 주세요)

 

3.

이 기록에 “종범”이란 이름으로 검색하면 최근 날짜는 1월 11일이다.

 

4건의 구체적인 꿈을 꾸었고 밤잠으로 6시간 20분, 낮잠은 1시간 30분, 아침으로 만두를 먹고 점심은 김치찌개를 먹었으며, 아내가 병원에 간 날이고 회사 사이트에 디도스 공격이 계속 되던 날이다.

 

기록 중 몇 줄을 발췌하면 아래와 같다.

 

“(전략)종범이에게 연락 와 저녁을 먹었다. 고기집 맛이 좋아 아내와 가고 싶다 생각했다. 과거 경찰과의 일, 생각 등을 말하자 오늘의 자문료 값을 다 했다며 크게 좋아했다. 종범이가 얻는 것이 있어 기쁘다. 내가 유일하게 밥을 얻어먹는 친구이다. 좋은 친구라 생각한다.(후략)”

 

4.

역시나 "종범"으로 계속 검색했을 때, 내 판단 기준으로 감가상각을 한 다음 남은 것으로 기록되는 있는 문장을 보면 “갚지 못한 2019년 잔여물” 폴더 중 “종범” 하위 폴더에 “하루의 선물을 받음” 이라 적혀 있다. 체크가 되어 있지 않으니 이 건과 관련해서는 아직 갚지 못했다는 뜻이다.

 

5.

오늘에서야 종범이가 연재하는 “닥터 프로스트”의 에피소드 3, 리바이어던 7편을 보았다.

 

 

닥터 프로스트 시즌 3~4 - 416-Ep3. 리바이어던의 탑 (7)

416-Ep3. 리바이어던의 탑 (7)

comic.naver.com

 

개인적인 경험 탓으로 이번 편은 마음을 움직이는 구석이 있다.

 

다만 으음, 하다 마지막 작가의 말을 보고 나는, 오늘 “종범” 폴더의 감가상각표를 다시 만드는 중이다.

 

과연, 기록은 중요하다. 

 

앞담화를 저렇게 하는 인간들은 다 총으로 쏴버려야지 사회정의가 구현된다. 

 

탕탕! 

 

202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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