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언제나처럼
장난스럽게 내 위에 앉아
해맑은 웃음에
장난기 서린 손으로
내 볼을 꼬집는다.
한 번씩 그 모습을 볼라치면
나는 댓살배기 아이처럼
엉엉 소리 내어 울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이 사람에 절실하다 보면
눈물이 나오고
때로는
그만큼 서럽기도 한 모양이다.
그럼 그녀는 나를 처언천히 안아준다.
그리곤 그 조막만 한 얼굴을
내 볼에 갖다 대고는 속삭인다.
괜찮아
괜찮아
울지마
어느 순간 나는 그게
꿈이라는 사실을 눈치 챈다.
그럼
그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안함과
그지없는 상실감에
더 크게 울어댈 수밖에 없다.
꿈이라도 좋아.
조금만 더 안고 싶어.
아주 아주 조금만 더 안고 싶어.
그렇게 엉엉 울며 그녀를
안고 있다 보면
조막만 한 얼굴과
고사리 같은 손이
점점 희미해져 간다.
가지마
가지마
조금만 더
어느덧 그 따스한 온기는 사라져
나는 스스로 내 몸을 부둥켜안은 채
이국땅의 어느 싸늘한 방구석
적막한 고요 속에
눈을 뜬다.
그리고
칠흑 같은 어둠.
깨지 말았어야 했다.
다시는 깨지 말았어야 했다.
note by 죽지않는 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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