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DJ영전에 큰절하는 미국인 교수 - 시대의 양심이 시대의 양심에게 무릎 꿇다.

*. 아래 기사는 오마이뉴스와 공동으로 저작권을 가집니다.
개인용도 이외로 인용하실 경우(각종 매체등), 오마이뉴스 기사임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서거 이틀째인 8월 19일, 서울 광장 분향소에는 동경대 명예교수인 와다 하루키와 미국 코넬대 교수인 마크셀던이 찾아 왔다. 장례운영회 측은 이례적으로 시민들에게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이 두 조문객을 먼저 받아 들였다. 현장 분위기와는 달리 기성 언론은 두사람의 조문을 보도 하지 않거나, 사진 없이 단신으로 실었다. 하지만 이 조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결코 가볍게 보도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동경대 명예교수인 와다 하루키>


와다하루키 교수는 일본의 우익단체가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대표적인 일본의 양심 지식인이다. 국제 시민 운동가로 더욱 잘 알려진 그는 박정희 정권에 의해 김대중이 납치 되었을 때, 자국의 정부에 항의하면서 그를 구해내기 위해 전력을 다한 사람이다. 자신의 생활을 포기하다시피 김대중의 구명운동에 매달린 그는 김대중이 석방되어 미국으로 출국할 때 까지 단 한시도 국제적인 연대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동경대 명예교수인 와다 하루키와 미국 코넬대 교수인 마크 셀던>


마크 셀던 교수 또한 국제적인 시민운동가다. 동아시아학의 권위자인 그는 이 분야에 한해 미국 내에서 가장 양심적인 목소리를 내는 학자 중 한명이다. 와다하루키와 마찬가지로 김대중 납치 사건 당시, 미국 내에서 적극적인 김대중 구명운동을 펼쳤다. 한국의 독재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던 미국정부 하에서 교수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당시로서는 제 3국에 불과한 한국의 민주인사를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정에 절하는 마크셀던>



영정 앞으로 다가간 마크 셀던이 갑자기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동양 문화권의 조문사절단 조차 무릎을 꿇고 절을 하는 경우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파격적인 장면이다.

특히 서양문화권에서는 한국의 절 문화가 우상숭배로 오해되어 거부감을 주기도 한다. 마크셀던의 경우, 동양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행동이다. 









덧붙이는 글 : 두사람에게는 특이한 공통점이 있는데 독도가 한국영토임을 국제적인 무대에서 끊임없이 강조한다는 점이다. 양심적인 목소리를 내는 학자라 하더라도 영토같은 민감한 문제는 함구하는 경향이 많지만 두 사람은 자국 내에서 조차 끊임없이 독도문제를 거론한다. 특히 와다 하루키의 경우, 한일양국에 독도관련 칼럼을 쓴 적이 있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기자 수첩 : 취재를 끝내고 밤 늦게 들어와 각종 언론사를 모두 훑었는데요. 와다 하루키와 마크셀던의 조문이 언론에서 푸대접 받는 것을 보고 울컥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지금 시국이 시국이다보니 언론들도 정신없이 돌아가고 조문온 사람들을 일일이 조사하여 깊이 있는 기사를 쓰는 것이 힘든 건 알지만...



와다 하루키 교수같은 경우는 국제부에 일하시는 분이나 독도문제에 조금만 관심이 있었던 기자분들은 잘 아실텐데... 아마, 언론 편집실이 전쟁상태이다보니 서로서로 연계가 안되었나 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는 언론이 놓친 각별한 조문객들이 많이 찾아 올 것입니다. 그것도 전 세계에서 말이지요.(서울광장에서 많은 외국인 조문객을 봤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들을 기록하고 우리 후손에게 남겨 주는 것 또한 우리들이 할 일 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꼭 알려 주고 싶습니다. 이 정도의 대통령이 었다고. 이 정도의 사람들이 눈물흘리고 무릎을 꿇고 세계가 슬퍼했던 대통령이었다고. 자기를 죽이려던 사람들과 조롱하던 사람들을 오히려 용서하고 포용했던 사람이라고.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링크 : [특종]시대의 양심이 시대의 양심에게 무릎 꿇다.

링크 : [현장-시청광장]시민, 난간으로 떨어질 뻔 : 김대중 서거 현장취재 1
 
링크 : [현장-시청광장]경찰, 흥분 참지 못하고 : 김대중 서거 현장취재 2

링크 : [현장-시청광장]경찰, 시민에게 X랄이라고. : 김대중 서거 현장취재 3

링크 : [현장-시청광장]자비로 사온 조문 물품까지 막아, 한때 견인차 동원 : 김대중 서거 현장취재 4

링크 :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일, 시청광장 : 김대중 서거 현장취재 5

링크 : [현장-서울광장]아! 눈물, 눈물, 눈물... : 김대중 서거 현장취재 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