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질문에 '네' 또는 '아니오'로 대답해 보자.


1. 운동권 학생들이라면 왠지 과격하고 촌스럽다. 그에 비해 비운동권 출신이 학생회장이 되었다는 소리를 들으면 신선하다.
 

2. 노조의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삼성에 노조가 없다는데 그만큼 돈을 주고 잘해주니까 없는 것도 괜찮은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3. 박정희는 누가 뭐래도 간지 작살이다. 이유 없다. 그리고 그가 더 오래 독재했으면 우리 더 잘 살았다.

4. 좌익이라고 하면 '왠지 나쁜 것 같고' 북한에 도움을 주는 것 같다.

 
5.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다들 자기 이익만 챙기니 누가 대통령이고 국회의원이 되든 '전혀 상관없다'.




 

현대를 사는 대부분 사람들은 굉장히 공정하고 정확한 시선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고 있다고 판단한다. 무수한 정보를 쏟아 내고 있는 인터넷을 항시 접할 수 있다는 자만 탓일까. 유감스럽게도 위의 질문에 하나라도 '네'라고 답했다면 지금부터는 그러한 자신의 판단에 한번 쯤 의문을 던져보아야 할 듯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저녁 밥상에서 아버지가 했던 말 몇마디와 포탈 메인에 뜬 기사 몇 쪽지로 세상을 판단하는건 조금 위험한 일이다. 무조건 '그런거야' 라고 말하기 전에 왜 자신이 그러생각을 했는지 그 근원을 찾아가 보자. 이거 굉장히 중요하다.

 

우선 1번.

 

1. 운동권 학생들이라면 왠지 과격하고 촌스럽다. 그에 비해 비운동권 출신이 학생회장이 되었다는 소리를 들으면 신선하다.

 

도대체 이런 말과 이미지는 누가 만들었을까? 그리고 조금만 생각해 보면 드는 궁금증. 신문에서 비운동권 학생회장이 당선 됐다고 말하는데 대학의 학생회가 학생들의 권리를  위해 '운동'하지 않으면 도대체 누가 운동하란 말인가? 따지고 보면 '운동권', '비운동권' 나누는 자체가 굉장히 웃긴데 도대체 누가 무슨 근거와 이유로 이렇게 나누어 온 걸까?

 
간단하다. 그 이미지로 인해 가장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세력을 생각해 보자. 학생들이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 소위'운동'이라는 것을 할 때, 기득권에 가장 위협을 느낄 세력은 어딜까? 그 위협을 줄이기 위해 상대방에게 충분히 나쁜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을 만한 '힘'을, 그것도 사회전체에 퍼트릴 수 있는 '힘'을 가진 곳은 어디일까?  


80년대 초반부터 오르내리기 시작한 이 '운동권'이라는 단어는, 철없이 멋도 모르고 휘둘리는 불만세력이라는 이미지를 덧칠해 수구언론에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부정적인 이미지를 수십년간 수구언론에서 강조하는 사이에 당신은 어느샌가 '운동권'이란 단어만 들어도 거부감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 

 


다음으로 2번.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중 한 장면. 사람들은 당시의 경제 성장이나 서민을 위해 연설하고 눈물 흘리는 대통령을 기억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 후에 대통령이 노동자를 위해 무언가를 했는지 노동자가 일한만큼 보상을 받았는지는 지금도 관심이 없다.


당시의 높은 경제 성장률에도 상대적 빈곤은 엄청나게 증가했으며 노동청은 전태일이 죽고나서도 노동환경 조건이 개선되었다고 거짓 발표했다. 전태일이 죽은 후 정부는 국민적인 관심을 돌리고 그의 어머니를 회유코자 당시로서는 고급 주택을 사고도 남을 3천만원으로 합의(?)를 보려했지만 그녀는 그것을 거절했다.>  

 

2. 노조의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삼성에 노조가 없다는데 그만큼 돈을 주고 잘해주니까 없는 것도 괜찮은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언론들은 대부분 재벌들의 광고 수입에 의존해서 살아간다. 신문의 경우, 신문구독에 의한 수입은 20%도 되지 않으며 대부분이 광고로서 밥그릇을 지키고 있다. 그 재벌들이 부당한 조치로 사원들을 대우할 때 이에 맞서 노조가 정당한 요구를 했다고 치자. 그런데 그게 안 먹혀서 억울한 일이 어질 때 파업이나 데모를 하면 언론들은 과연 얼마나 공정하게 그 내용을 내보낼까. 돈줄을 쥐고 있는 재벌들의 입장에서 쓸까. 아니면 아무 도움도 안되는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쓸까. 
 

그럼 이런 의문들이 생길 수 있다. 양심있는 기자가 있지 않는가? 물론 있다. 하지만 신문지상의 기사들은 '100%' 처음 취재기자가 쓴 기사대로 나가지 않는다. 신문지상에 나가기 전까지 몇번이나 잘리고 내용이 바뀐다. 이것은 신문지가 어떻게 매일 장수와 칸에 맞춰서 나오는지 한번이라도 의문을 품어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 취재기자가 쓴 내용과 마지막 신문지상에 나갈 때 내용이 판이하게 다른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심지어는 신문지상에 나가고 난 다음에 내용이 바뀌거나 없어지는 경우도 많다. (우리가 보는 신문이 다 같은 신문이 아니다. 신문에는 1판, 2판이라는 식으로 찍어낸 순서대로 표시가 되어 있는데 가장 먼저 나온 신문의 경우 정부와 재벌의 관련부서가 초기에 이 신문을 입수하여 철두철미하게 분석한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불리할 경우 항의를 하는데 재벌들은 기사를 빼주는 대신 광고를 넣어주는 방식을 이용한다. 서울의 중심지를 재외한 모든 지방에는 이렇게 고쳐진 신문이 전달된다.)

 
마지막으로 오래 전,  삼성이 독일에 공장을 세우고 노동조합을 허용하기 않겠다고 선언하자 독일신문에서 엄청나게 비웃음을 받았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너네 나라는 노동조합이란 것도 없냐? 지구인이냐?'
 

'초초초' 후진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는 노조가 있다. '뭔 선생들이 노조냐, 공무원들이 노조냐, 배불렀냐'라는 말은 국내 댓글에서만 하고 외국에 나가서 친구들하고 놀때는 제발 얘기도 꺼내지 자. 걔들한테는 그런 말 자체가 이해가 안되는 말이다. 노조정당한 권리를 위해 당연히, 정말 너무도 당연히 존재해야 하는 단체이기 때문이다.

 

다음 3번.


<제 1차 세계대전의 패배와 세계 경제 대공황으로 독일이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빠져 있을 때 히틀러가 총리로 취임했다. 고속도로(아우토반)를 건설하는 등, 노동자의 권리나 시민의 자유는 놔두고 어찌됐든  급속하게 경제 발전이 이루어 지고 실업자가 감소하였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전쟁을 치루기 전에 그가 암살 당했다면 박정희만큼 우상화 될 수 있었을까? 잔혹했던 인종차별도 우리의 지역차별 처럼 그냥 묻혔을까? 2차 대전 후 일본과 독일은 우리보다 더 심한 폐허 속에서 우리 보다 더 큰 발전을 이루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들은 총리나, 정치가에게 그 공을 돌리지 않는다. 우리가 이상한 걸까, 그들이 이상한 걸까?>


3. 박정희는 누가 뭐래도 간지 작살이다. 이유 없다. 그리고 그가 더 오래 독재했으면 우리 더 잘 살았다.

 

상식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자. 당신이 18년동안 이 나라 대통령 해먹는다 치고 우리나라의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TV와 신문, 그리고 인터넷 메인 포탈의 기사등등, 어쨌든 국민이 접할 수 있는 모든 언론에 대한 내용을 토씨하나 빠뜨리지 않고 마음대로 수정할 수 있다고 치자. 그리고 당신에 대해 나쁜 말을 한 모든 사람을 고문 또는 살해해도 어떠한 책임도 지지않는다고 치자.


아마도 18년쯤 그러다 보면, 그러니까 온갖 미화와 감동적인 판타스틱 스토리와 휴머니즘을 '18년쯤' 교육받다 보면 나중에 당신의 모든 잘못이 드러나도 국민의 대부분은 당신을 진심으로 미워할 수 있을까? 아마 인간은 새로운 진실을 받아들이기 보다 자신이 18년동안 경험해 왔던 '진실'을 믿으려 할 것이다.  보너스로 그 대부분은 그 이미지를 자식들에게 물려 줄 것이다.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다. '우리 아버지는 괜찮았다 그러던데?' 라고. 불행과 고통은 직접 당해 본 자만이 알 수 있다. 그런식의 논리라면 과거에 전두환이 전라도를 집단학살의 장으로 만들었지만 다른 지역에 살던 나는 좀 숨죽이고 살았지 크게 크게 피해를 입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논리다.

 
박정희 시대 때도 그랬다. 어느 정도의 기득권을 가진, 그러니까 평범한 직장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은 숨 좀 죽이고 대통령 욕만 안하면 평범하게 잘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런데 죽어라 일하고 돈도 제대로 못 받던 하층 계급의 전태일 같은 사람들은, 친일파 청산하려고 하다가 가족들 모두 뿔뿔히 흩어지고 반 병신이 되어버린 사람들은, 다함께 자유로운 나라에서 살아 볼려고 싸우다가 죽임 당한 당사자와 그 가족들은 경우가 다르다. 불행은 당해 본 자가 가장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말자.       

 
독재는 세계 어느 학계에 물어봐도 고비용 저효율의 체재이며 그 경제구조 때문에 아시아 경제가 위기에 빠졌던 것이 '정설'이다. 조갑제 아저씨나 뉴라이트 교수님들이 IMF나 한국의 경제 위기등을 박정희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열받아 하는데 미안하지만 이것도 세계 전문가들, 아니 일부 뉴라이트 계열 교수를 제외한 경제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그때 그 사람 안 죽었으면 지금 대한민국,  남 북한 쌍방향 독재체재로 이어져 남한은 위대한 경제 발전 이루면서 대한민국 만만세로 이어졌을 거라 믿는 사람 많다는 사실, 정말 암울하다. 독재체재 계속 됐으면 결코 지금의 북한과 다르지 않았다. 참고로 나 완전 경상도 토박이다. 그런데 그 사람 조금만 늦게 죽었으면 전두환이 전라도에 한 짓보다 더한 일을 경상도에 했을 거라는 사실을 아는 경상도 사람 중 한명이다.

    

다음 4번.

 




<아직까지도 희생된 사람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단군 이래 최대의 학살극이었던 보도연맹 사건. 적게는 20만, 많게는 100만으로 추정되는 국민이 정부에 의해 무차별 학살 당했다. 이유는 '좌익'일지도 모르기에 북한에 협력할 수 있다는 것 뿐. 실제로 이승만 정권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인물, 또는 아무것도 모른채 정부의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멋도 모르고 도장을 찍은 국민들이 대부분의 희생자였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참혹한 사건이다.>   
  

4. 좌익이라고 하면 왠지 나쁜 것 같고 북한에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이건 진짜 뭐 말하기도 싫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쭈왁~ 내려 오면서 정말 지대로 작품 하나 만들었다고 보는 수밖에. 한국은 좌익이 문제가 아니라 우익이 문제다. 그것도 우익이 잘못된게 문제가 아니라 우익이 아예 '없다'(제대로 된)는게 문제다. (한국에선 좌파, 우파, 좌익, 우익 개념이 본래의 의미와는 달리 추가 되거나 뒤틀린 부분이 많다는 사실 우선 짚고 넘어가고.)

 
대표적으로 한나라당이 우익을 자칭하며 항상 불리한 일 있을 때마다 '북한 때리기'를 하며 인기를 끌어 올리는데 그렇게 '빨갱이'가 싫고 나라 위한다면 군대나 좀 갔으면 좋겠다. 허구헌날 좌빨 좌빨 하면서 사람 고문하고 감옥에 넣는 사람들이 전쟁나면 가장 먼저 도망가고 국민버리고(전쟁 터졌을 때, 국민 뿐 아니라 국회의원도 모르게 도망쳐서는 국민이 다리를 건너고 있을 때, 지 혼자 살려고 다리를 폭파시켜 끊어 버리는 대통령을 왜 우리가 존경해야 하나?)지 자식은 대부분 군대 안보낸다는게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렇게 국민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북한과 한판 전쟁을 벌여 조져 버리고 싶으면 자기 자신이랑 자기 아들부터 군대 좀 보내라. 북한을 도와주면 무조건 남한한테는 안 좋을 거라고 믿는 사람, 아직 많다. 도와주면 서로 좋은 일도 있다는 사실, 우리가 이익을 얻을수 있는 정치적인 계산도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염두해 두자. 쉬파, 당장을 보지 말고 미래도 좀 보라 말이다. 


마지막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개선하는 일은 아무리 훌륭한 정치인에게도 어려운 과제지만 관계를 나쁘게 하고 후퇴시키는 일은 옆집 초딩을 대통령으로 앉혀놔도 할 수 있다는 사실, 기억하자.

 

5.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민노당이든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다들 자기 이익만 챙기니 누가 대통령이고 국회의원이 되든 상관없다.

 

양비론을 펼쳤을 때 가장 이익을 얻는 곳이 어딘지만 생각하자. 


 


아직도 우리는 갈길이 멀다. 한국에 3, 40여발의 핵폭탄을 떨어뜨리고 100년 가까이 방사능이 지속되는 코발트를 별다른 생각없이 뿌리려 했던 맥아더를(물론 그렇게 주장하다 잘렸지만)아직도 단순히 영웅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제의 한국 식민지화를 자신들의 식민지 지배를 위해 눈감아 주었던 미국, 6.25전쟁 후 한국의 친일파를 대거 기용하고(미국은 한국을 동맹이 아닌, 단순히 식민지로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의 정치적 상황, 민족의 자주등은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로 모두 무시했다.)그 이후에도 친일파들에 의한 한국의 권력 지배화를 철처지 눈감아 주어 다시는 제대로 처벌하 수 없게 만든 이승만과 미국정권을 영웅이요, 진정한 우리의 동맹이라고 떠 받든다.


미선이 효순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다음날 단 한 줄의 기사도 적지 않았고 한참 후에도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 '미국이 미안하다고 그러지 않느냐'등의 사설과 기사만 써댔던 신문이 아직도 구독률 1위다. 


대한민국 대통령, 투표로 뽑은지 얼마 안됐다.(부정선거 말고) 우리 어릴 때만 해도 서슬퍼런 독재정권이었고 각 언론사에 정부요원이 앉아 모든 신문 기사를 검토하던 시절이었다. 우리 나이보다 어린 민주주의, 우리가 잘 키워야 한다. 

 
대한민국, 가만히 앉아 있다가 제대로 '싸움 한번 못하고' 정치 관리들에 의해 한일합방에 도장 꽝꽝 찍어서 넘어갔다는 사실 기억하자. 우리가 감시 하지 않으면 그런 일 또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 없다.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피하게 돌아가는 구조, 철저히 비겁한 권력자들 위주의 사회논리, 돈과 권력만 있으면 독재조차 우상화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이제는 정말 짜증난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어느샌가 도망치는 습성이 있다는 사실, 명심하자.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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