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8년 12월 22일에 받은 메일입니다.
안녕하세요.
매일 님의 블로그에 눈팅을 하다 메일을 쓰게 된,
이제야 막 사회에 발길을 내딛게될 고등학생입니다.(곧 있으면 졸업을 하게됩니다.)
고3 시험 때문에 지치고 힘들어 할때, 블로그에 쓰여 있는 글들을 읽을 때마다 상당히 많은 힘이 되어 줬습니다.
그리고 인간 관계에 대해서도.. 제가 갖고 있던 병에 대해서도..
그 때 감성지수에 올라온 위인들에 대한 공통점을 주제로 정신병에 대한 글을 본 것이
학창 시절 저의 최고의 행운이였다고 생각할 정도로 저는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참 제가 일본 국비유학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일본에 대한 정보도 많이 받았군요
아직 합격은 하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꼭 합격해 일본을...
그리고 이번 메일을 통해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가장 힘들때 저를 치유해주신 '죽지 않는 돌고래'님께...
2.
아래 메일은 약 1년이 지난 오늘, 2009년 10월 15일에 받은 메일입니다.
안녕하세요. 블로그를 자주 들리는 학생입니다.
혹시 올해 초 메일을 보낸적이 있었는데 기억하실련지.. ㅎ
다름 아니라 제가 이번에 일본 국비유학생 시험에 합격해서
아직 대학쪽은 발표되진 않았지만 일본쪽으로 가는것은 확정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재수생활 하면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돌고래님의 글을 읽으면서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담아 메일을 씁니다.
사실 약간의 부탁이 있어 메일을 썼는데...
(후략)
1.
오늘 두 번 울뻔 했습니다. 하나는 일을 하다 별거 아닌 일에 울컥하며 화가 났는데요. 그 순간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아버지가 회사에 다니실 때 있는 수모, 없는 수모를 많이 겪었습니다. 회장이 아끼던 사원이라 유례없는 고속 승진을 했는데 이 때문에 시기하는 사람이 많아져 고초를 겪으셨지요.
그는 돈보다 중요한게 많은, 요즘 세상 살기 힘든 사람입니다. 저야 비겁할 때가 많지만 아버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최고 권력자 앞에서도 눈을 부릅뜨고 고함 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했지요.
2.
그런 불같은 성격을 가진 아버지가 가족과 자식을 위해 많이도 참으셨겠구나, 속으로 많이도 꾹꾹 눌러 담았겠구나, 생각하니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세상 모든 회사원들이 존경스럽게 보였습니다. 한때 아버지에게 '전 양복입는 일은 하지 않을 겁니다' 한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 말이 부끄럽습니다.
'그 분들은 이런 걸 참고 회사에 다닌단 말인가. 이토록 자신을 구겨가며 가족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건가. 자신을 이렇게까지 죽여가며 가정을 지키고 있는 건가.' 그런 생각 하니 조직생활에서 일하는 모든 분이 존경스럽게 보였습니다.
3.
일을 마치고 녹초가 되어 돌아와 두번째로 제 눈시울을 붉힌 게 바로 위 메일입니다. 어려운 시험 준비하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많은 시간을 홀로 괴로워하며 자신과 싸워 왔을까. 그런 생각하니 울컥했습니다. 한번도 만난 적 없는 누군가의 메일이 사람을 이토록 뜨겁게 만들다니요. 참으로 고생하셨습니다. 만약 제 동생이었다면 업고 동네 한바퀴를 돌았을 듯합니다. 제 일같이 기쁩니다.
님 덕분에 다시 한번 힘을 얻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저런 메일보다 가슴 뜨겁게 하는 내용이 어디 있을까요.
덕분에 다시, 부끄럽게 살지 않아야겠다 다짐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 하길 잘했습니다.
추신 : 이xx학생께서 부탁하신 내용은 제가 이번주 일요일에 일이 끝나는 대로 답장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합격의 기분을 누리시며 푹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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