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열 선장 사건의 진실은?

 

 

김규열선장 구출작전(1)  -  필리핀에서 김규열 선장이 죽어가고 있다 

 

일단 독자제위께 보고 올린다. 모 시사프로그램이 필리핀 현지로 가서 이 사건을 다루기로 했고 또다른 몇몇 매체가 취재를 위해 본인에게 연락해 왔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방송은 언제나 엎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외교통상부. 24일에 기사가 올라갔고 25일에 외교통상부로 부터 반응이 왔다. 답변 의무가 없는 자유게시판에 '관리자' 아이디로 본글이 올라온 적은 김규열선장 사건을 포함, 지난 3년간 3건(중국내 태극기 요리 동영상 유포 관련, 라오스 탈북자 관련)에 불과하다.

 



전적으로 10페이지 분량의 항의 글을 올려 준 독자 여러분 덕분이다. 정말 감사하다. 이 사건을 트위터를 통해 알려주고 성탄절 기간과 겹쳐 사람들이 내용을 모르고 넘어갈까 걱정해 주신 소설가 이외수 선생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또한 이례적으로 빠르게 반응해준 외교통상부와 주필리핀 대사관 측도 감사하다.

 

하지만 외교통상부 게시판에 올라온 '외교부 조치내용(링크)'은 어딘가 찝찝한 구석이 있기에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지난 25일, 조치사항이라고 올라온 글은 아래와 같다. 


  필리핀 아국인 수감자 관련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조치사항입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이혜민 대사의 사진>

 
1. 김 모씨는 2009년 12월 필리핀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되어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으며, 현재 1심 재판 과정이 진행 중입니다.

 

2. 주필리핀 대사관은 상기 사건 관련 필리핀 사법당국을 접촉,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진행해 줄 것을 요청해 오고 있습니다.

 

3. 또한, 주필리핀 대사관 영사는 교도소를 정기적으로 방문, 김 모씨를 면담하고, 건강상태, 애로사항 및 인권침해 여부 등에 대해 점검해 오고 있으며, 생필품(치약, 라면, 비누 등)도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 담당 영사는 금년 9월에도 추석을 앞두고 동인을 면담, 의약품 등 필요한 물품이 있는지 문의하였으나, 동인은 특별히 필요한 것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담당 영사는 추후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대사관에 연락하라고 하였고, 교도소 간수장에게도 동인이 필요할 때 대사관과 자유롭게 연락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한 바 있습니다.

 

- 한편, 주필리핀 대사관은 동인의 국내 가족과도 긴밀히 협의하면서 이 사건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4. 앞으로도 주필리핀 대사관은 동인을 비롯한 우리 국민 수감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끝.

 

지난번 기사와 함께 외교통상부에 올라온 위 글을 읽는 순간 드는 찝찝함은 독자 여러분에게도 충분히 전해지리라 믿는다. 하여 필리핀 마닐라 교도소의 김규열 선장과 다시 통화를 시도했다.

 

'돌'이 본인, '김'이 김규열 선장이며 통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돌: OOO 기자입니다.


김: 네 안녕하십니까

 


돌: 기사를 써서 선생님 구명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외통부에 항의서한을 올려주셨습니다.


김: 아이고 정말 고맙습니다.


돌: 그래서 어제 외교통상부에서 답변이 나왔어요. 제가 그거를 읽어 드릴께요.


김: 네.
 

그리고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조치사항'이라고 올라온 글을 모두 읽었다.

 

돌 : .... 이라고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독자 분들이 그저께 올라간 기사를 보고 김규열 선장님은  간장이랑 소금이 제일 필요하다고 말할 정도로 힘들어 하고 있는데 대사관 측에서 말하는 것과는 내용이 다른 거 아니냐. 이러면서 제게 사실확인을 요청하는 연락이 많이 왔습니다. 그래서 몇가지 질문을 드리려고 합니다.

 

1심 재판 진행 중이라는데 재판을 제대로 받으신 적이 있는 건가요?

 

김: 필리핀에서 재판이라는 게 계속 연기 돼서 1년에 두 번 받았거든요. 그러면 또 1년 2년 3년... 왜냐하면 누가 얘기를 안 해 주는 이상은 1년이고 2년이고 5년이고 7년이고... 

 

한국 사람은, 조중사님을 비교하면요. 그 분도 마찬가지로 5년 몇 개월 살았잖아요. 그러면 저 같은 경우는 정말 누가 찾아오는 사람 없고 아무도 없으니까, 재판이 1년에 2번 열 것도 아니고... 변호사만 있어도 쉽게 말해서 한 달에 한 번씩 열어요. 그런데 아무 것도 없으니까 아예 연기예요. 그러니까 희망이 없다는 거죠.


돌: 그럼 1심 재판 과정 진행 중이라는 것은 변호사나 뭐 지원이 없다면 몇 십년이라도 연기 될 수 있다는 거네요?


김: 그렇습니다. 제가 만약 죄를 지었다면 살려달란 소리도 안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 답게 그냥 받습니다. 그런데 죄도 없는데 사람을 이렇게 잡아 놓고, 저도 정말로 밖에 나가서, 나이도 50 되가지고 앞으로 10년 동안 빨리 배를 타 가지고 살아야 될 거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이렇게 하는 거예요. 제가 여기 있다 보니까 1년 동안 정말 허송세월입니다. 이거는 사람... 제가 왜 간장하고 소금하고 그렇게 필요하다고 하면... 누가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조중사님 사건으로 해서 구정서님하고 XXX님(언론 노출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오셨잖아요. 그 분들이 저를 생각해 주셔가지고 오늘 찾아 왔어요.


돌: 찾아 왔습니까? 오늘이요?


김: 네 찾아 왔어요. 구정서님하고 XXX님이 찾아 왔어요. 그 두 분하고 수감 되어 있던 조중사님이 오셨어요. 힘 내라고. 그래서 제가 기자님한테는 일기를 씁니다. 매일같이. 기자님도 제가 살아 생전 죽을 때까지 안 잊고 저 좀 살려 주십시오.

 

왜냐하면 제가 정말 죄가 있다면 여러 말 안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지금 말도 못 하고 이러고 있습니다.


돌: 선생님 너무 고생이 많으신데요. 지금 구명운동을 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참아 주십시요. 대사관에서 영사가 교도소를 정기적으로 방문했다고 하는데 이거는 사실인가요?


김: 1년에 2번 온다고 합디다.

 

돌: 지금은 몇 번 만났나요. 영사랑?

 

김: 2번요. 추석날 한 번, 설날 한 번이요.


돌: 그 때는 치약 라면 비누 이런거 받으셨나요?


김: 그 때 치약 하나, 칫솔 하나, 다른 거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라면 한 박스.


돌: 그게 전부인가요?

 

김: 네. 그렇게 와 가지고 제가 하는 말이 뭐냐 하면... 저 좀 도와주십시오. 맨 처음 제가 잡혔을 때 저를 도와줬다면 저는 풀려났어요. 제 생각에도.

 

왜 한국 사람 이렇게 잡아 놓냐, 안 그렇습니까? 그런데 찾아 오는 사람도 없으니까 한 마디로 잘 됐다 싶어서 건수를 올리자, 그래 가지고 자기들, 필리핀에서는 그런대요. 저도 여기서 제소자들한테 다 얘기를 들었어요.

 

그렇게 지금 하고 있으니까 제가 정말 재수 없게 잡힌 거예요. 그럼 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당할 수 있잖아요. 제가 뭐 다른 이야기 하겠습니까... 옛날에는 구해주십시오 한 번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도가 넘어서 살려주십시오 입니다.


돌: 여기에는 영사는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대사관에 연락하라고 하고 교도소 간수장에게도 대사관과 자유롭게 연락할 수 있도록 당부한 바 있다고 합니다.


김: 그거는, 뭐 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모르겠고요. 자기들이 저한테 하는 말도 없고 저한테는... 연락 줄 때가 없잖아요. 제가 한국에도.

 

저는 여수 수산대학교를 나왔어요. 그래서 배만 25년 타고 이래 저래 참... 옛날에는 우리 배 탈 때는 나라를 위해서 조국을 위해서 탔어요. 먹고 사는 것도 그렇지만.

 

그래 가지고 사람 가지고 이렇게 대할 수 있나 하는 말이... 정말 이거는 기분 나쁜 말이 당신 죽으면 연락처라도 남겨야 될 거 아니냐 그럽디다. 제가 연락 할 때가 있으면 진작 연락을 했습니다. 내가 살려고.

 

호적등본 띄고 항만청에 알아 보면 제가 배탄 거 나오잖아요. 항만청에 신상 조회 하면 나오잖아요. 항만청에 가면 내 승선 경력, 선장 17년, 항해사 8년, 다 나옵니다.

 

내가 죽으면은... 여기서 죽으면은.... 옛날에는 정말 자살 할려고 했어요. 내가 차라리 본때를 보여 주는 게, 자살하는 게, 본때를 보여 주는 거라는 생각도 있었는데...

 

  <2009년 조중사 사건때 보도 되었던 마닐라시 교도소 내부. / SBS >

돌: 그러면 안돼시죠. 살아서 나오셔야죠.


김: 그래서 지금은 마음 푹 놓고 열심히 기도만 하고 있습니다.


돌: 교도소로 물건을 보내는 게 가능하면 소포를 보낼려고 합니다.


김: 제가 뭐 필요하다 그런 말은 못 하겠습니다. 왜그러냐 하면요. 제가 뭐 필요하다 뭐하다... 정말 뭐....아쉬운 소리로 뭐 필요하다...

 

제가 뚜드려 맞아 가지고 경찰관한테 뚜드려 맞아가지고 20일 동안 누워 있었죠. 증인들도 여기 있어요. 증인들이 왜 여기 있냐고 하면 그 때 감옥소에 있던 증인들이 있어요. 그 사람들이 여기에 다 살고 있어요.

 

그 사람들이 나한테 권총까지 들이 대면서... 제가 뭐 헛소리한 거는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할 줄 아는 말이 와이 와이 밖에 몰라요. 그러니까 자기들한테 반항했다고, 누가 반항을 안 하겠습니까? 그러니까 권총 들이대고 사람 뚜드려 패고 조용히 하라고.

 

그 쪽에서는 하루 반 동안 수갑을 차고 철창문에 채워 가지고 지냈어요. 얼마나 맞았는지 이루 말을 못 하겠습니다. 그러다가 귀도 지금, 한 쪽 귀가 아프고 고름이 나와요. 그래서 하여튼 지금 다 참고 세월이 지나니까 참고 참고 지금 한 겁니다. 제가 이루 말 할 수가 없습니다.


돌: 정말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김: 제가 간장 소금 얘기하는 게 뭐냐면 여기서는 밥 주잖아요. 하루 2끼 줍니다. 아침에는 고양이 죽 주고 그러면 냄새가 나고 막. 예를 들어서 콩나물 같은 경우에 콩나물 국을 끓이잖아요. 그럼 끓이지도 않고 뜨거운 물에 콩나물을 담가 가지고 그냥 주는 거에요. 그러니까 얼마나 냄새가 나겠습니까.

 

그래도 사람이 살려면 먹어야 되잖아요. 먹을라면 그걸 갖다가 소금을 뿌리던가 간장을 타던가 해야 돼잖아요? 그런 거 없이 지금까지 살았어요. 1년 동안.

 

제가 필요한 건 뭐냐고 물어봐서 간장, 소금이라고 얘기 했습니다. 그정도 얘기 하면 상상이 가지 않습니까. 한국 사람이 여기서 생활할려고 하면 정말 못해요. 제가 학교 다닐때만 해도 80키로 입니다. 수감 되기 전에는 90키로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60키로에요.


돌: 제가 물건을 감옥으로 보낼 수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는데요. 이거는 개인적으로 보내고 싶어서 그러는데 간장이나 소금 치약 칫솔 이런 게 급하신 건가요?


김: 구정서님하고 XXX님하고 와 가지고 오늘 간장하고 소금하고 설탕하고 주셨어요.

 

돌 : 아이고, 잘됐네요.

 

김 : 그래서 너무나 고맙고... 정말 왜 그러냐면.... 저한텐 그 사람들이... 진짜 말 나오는대로 하면 하늘의 수호신입니다. 저도 이제 밖에 나가면 늙어 죽을 때까지 정말 어려운 사람들 도와야 되겠다 그런 생각 뿐입니다.

 

돌: 앞으로도 계속 전화를 드릴거고요. 일이 어떻게 진행 되는지 계속 연락을 드릴 겁니다.


김: 진행 되고 말고가 없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계속 여기 있는 거예요. 재판이 1년에 2번씩 열려요. 제가 1년 동안 지냈잖아요. 2번 받았습니다. 그러면 재판을 몇 번 받아야 되냐면... 재판을 받기는 받죠. 그러나 재판이 안 돼요. 결국은 원하는 건 뭐냐고 하면 이 사람들은 돈이에요. 사람을 이렇게 잡아 놓고... 자기들이 그래서는 안돼잖아요. 그런 겁니다. 한 마디로 도움이 없으면 못 풀려 나간다는 거죠.


돌: 선생님 1년 동안 너무 고생이 많으시고, 그래도 나쁜 마음 먹지 마시고요. 법적으로 선생님을 도와 주실 수 있는 분을 찾아 보겠습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힘들더라도 참아 주세요.


김: 네 참고 있습니다. 1년 동안 그냥 열심히 참고 있습니다.

 

(후략)

 

 

총 통화시간은 15분 41초다. 26일 오전 11시 42분부터 오후 7시 34분에 걸쳐 필리핀 감옥으로 116번 통화를 시도했고 연결된 건 3번, 김규열 선장과 실제 통화가 된 한번은 위의 내용과 같다.    

 

김규열 선장의 진술에 의하면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재판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환경'이다. 즉, 가장 절실한 것은 '외통부에서 변호사를 지원하는 것'다. 물론 수천만원에 해당하는 돈이 있다면 보석으로도 풀려날 수 있을 것이다.

 

이례적으로 빠른 반응을 보여준 외교통상부에는 매우 감사하나 기사의 형태가 또 딴지를 거는 것 같아 이 또한 매우 미안하다.  

 

원래 사람이란 게 주는 쪽과 받는 쪽의 감정이 일치하기 힘들다. 외교부에서는 바쁜 업무에도 불구하고 오갈데 없는 사람에게 일년에 두번 찾아가 칫솔, 치약, 라면을 제공한 것이 도리를 다했다고 비춰질 수 있으나 도움을 받는 국민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다시 한번 말한다.

 

대한민국 외교통상부는 대한민국 국민이 국외에서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힘쓰는 정부기관이며 대한민국 국민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국외에서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을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을 구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사건에 대해 본지는 앞으로도 모든 매체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딴지일보'라는 매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모 인터넷 신문사'라고 인용되든지 타 매체에서 뒤늦게 단독 특종 처리 하든지 그딴 건 신경쓰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다만 딴지일보에 들어와 편집장으로 부터 배운 것을 그대로 실천하고 싶을 뿐이다. 

 

'고통 분담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함께 구하자. 김선장.

 

독자분께서 다음뷰를 통해 포털 메인에 기사를 올리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해서 박스를 퍼왔다. 이번에도 독자제위의 큰 도움 부탁드린다. 손바닥 한번 눌러주시면 된다.

 

 

 

 

외교통상부 자유게시판(링크)

 

주필리핀공화국 한국대사관 - philippines@mofat.go.kr

 

필리핀 교도소 불법감금 김규열 선장 석방 서명

 

 

 

트위터 : kimchangkyu

기획취재부1팀장 죽지않는돌고래 (tokyo1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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