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나리의 집'을 치면 빨간 글씨로 자동완성 되는 걸 볼 수 있다. '냉동 대패 삼겹살'을 주무기로 맛집이라는 명성을 얻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닌 듯한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까.
 
식사 시간에 이 곳을 찾아가면 십중팔구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야 한다. 냉동 삼겹살을 파는 집에서 번호표라니 이상하다. 10번대로 넘어가는 것도 예사다. 게다가 3번쯤 갔을 때 거의 확신을 가지게 된 건데 손님들 모습이 보통의 '냉동 삼겹살집'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띈다. 이런 분위기의 집에서는 좀 처럼 볼 수 없는 '좀 사는 집 자제'같은 느낌의 사람들이라던지, '모델 포스를 풍기는 언니'라던지, '고급 외제차'를 몰고 오는 사람들이라던지.  

이런 허름한 집에, 왜 이런 사람들이, 게다가 그토록 기다려 가면서?



개인적으로 찌게류는 솜씨가 좋다라는 느낌이었지만 삼겹살의 경우는 '맛집'이라고 할 정도는 아닌 듯하다. 고기는 맛있으나 냉동이라는 한계가 있고 이 만큼 사람이 몰릴 정도는 아니다. 추측컨데 사람들은 여기서 추억을 먹는 것이 아닐까 한다. 적당히 지저분하고 적당히 불친절하며 적당히 시끌벅적한 곳, 게다가 연기가 자욱해서 한번 나갔다 들어오면 온 몸이 고기 냄새로 범벅이 되는 삼겹살집.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이 곳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면 마치 그때로 돌아가는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이 아닐까. 

일본음식을 혀보다는 눈으로 먹저 먹듯 이 집이 맛집으로의 명성을 얻는데는 그런 분위기가, 지금까지 오랜 역사를 이어 온 꾸준함이 크게 작용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직 '맛'만을 기대하고 찾아간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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