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닥터 프로스트 시즌 4 48화가 공개됐다.

 

닥터 프로스트 시즌 3~4 - 448-Ep6. 난각(9)

448-Ep6. 난각(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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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간을 쫓는 이라면 모두 동의하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야 할 드라마가 있다. 한국어로 하면 “막나가는구먼” 이라 번역할 수 있는 이 드라마의 원제는 “브레이킹 배드”다.

 

간혹 월터 화이트만 쫄래쫄래 따라다니고 배터 콜 사울로 대표되는 지미 맥길을 놓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이들은 애송이다. 교과서 위주로 국영수만 파헤친 범생이 소리를 듣기에 딱 좋다.

 

마찬가지로 닥터 프로스트에서 남봉이만 쫄래쫄래 따라다니고 김 기자를 쫓지 않는다면 오대양 육대주를 일개 마을 단위로 만들어버린 만화라는 세상에서, 코흘리개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독자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사실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3.

나로선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닥터 프로스트가 네이버에서 10년이나 연재될 수 있는 건, 작가도 나름대로 성장이란 걸 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10년이라는 세월은 각자가 생활전선에서 극한을 맛보고 항생제 없이 삶의 독을 맞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그 기간에 얻을 수 있는 건 뭘까.

 

나는 그 얘기를 해보고 싶다.

 

4.

닥터 프로스트에서 닥터 후로스트, 아니, 닥터 프로스트를 맡고 있는 남봉이는 천재다. 인간사 희노애락을 힘껏 빨아대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김 기자라는 거대한 산맥 앞에선 존재의 채도가 보다 깨끗하게 드러난다. 천재에서 시작한 애송이 따위가 김 기자 앞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라는 것을.

 

김 기자는 자기 손에 피도 묻힐 줄 알고 진흙탕에서 뒹굴어 보기도 하고, 세상에 나가보기도, 숨어보기도 한 자다.

 

작중, 능력은 출중하나 다정다감한 분위기에 익숙치 않은 사회부적응자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아따! 사람 마음이 므 이래 따습소...! 라 할만한 그의 인본주의적 태도가 인간의 심혈관에 삶을 내리 꽂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임을 보여준다.

 

5.

연재되는 인기 만화에 이러쿵 저러쿵할 처지는 아니지만, 내가 만약 작가의 지인이라면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위대한 작가가 되고 싶다면, 캐릭터만 보고 흐름을 보지 못해선 안된다고.

 

정밀한 기록으로 남겨졌기에 더욱 소중한 역사는 지금의 우리에게 넌지시 말을 건넨다. 조선시대, 수양대군에게 큰 아픔을 당했던 송강호라는 걸출한 인물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은 무엇인가.

 

그는 파도만 보고 바람을 보지 못했다.

 

남봉이라는 파도를 만드는 건 결국 김 기자라는 바람이다.

 

6.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자. 10년이라는 세월은 각자가 생활전선에서 극한을 맛보고 항생제 없이 삶의 독을 맞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그 기간에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은 뭘까.

 

차기작의 주인공은 김 기자가 되어야 한다.

 

20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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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좌우를 떠나 동시대를 사는 사람은 적어도 두가지는 뜻이 같을 거라 생각한다.

 

하나. 환경문제, 펜데믹, 자연재해 등 단일 정부로 대응이 불가능한 문제는 점점 더 많아진다. 기존의 유럽연합, 국제연합과는 다른 수준의 협치와 권한(흔히 말해 강제성이 있는)을 가진 조직이 필요하다.

 

하나. 현재의 경제 정책으로는 나의 미래가, 인류의 미래가 암담하다.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에 기초해 방향성이 바뀌지 않으면 극소수는 유례없는 번영을 누리겠으나 압도적인 수의 인간은 비참하다.

 

2.

이와중에, 기본소득은 내게 일론 머스크만큼 사람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복지정책이 아닌 경제정책으로의 기본소득 말이다.

 

오늘, 무려 제레미 리프킨이 온라인 패널로 나온다는 말에 100분 토론을 봤으나 정작 놀란 건 이재명 지사다. 기본소득에 관해 이 정도로 깊이 있게 들어간 정치인이 있나, 하고 놀라게 된다.

 

 

함께 시청한 친구의 표현을 빌리면(물리적으로 같이 본 건 아니지만) “기본소득 정책 전문가 타이틀을 달고 나와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인데 이 말에 공감한다.

 

3.

기본소득에 관심 있는 이는 좀 더 고수준의 논쟁을 기대하겠으나 다행히 상대패널인 원희룡 지사가 ‘공산주의 만들 거냐!’, ‘돈 주면 누가 일하냐!’ 같은, 오른쪽에서 봐도 부끄러울 수준은 아니기에 입문서로 보아도 시간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

 

응?

 

살인과 마약이 나오지 않는 것도 보다니 의외라구요?

 

아, 안들립니다. 안들려요.

 

20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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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마카롱 2021.06.26 2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ㅋ 박수!



 

1.

인간이란 조금만 있으면 다들 죽는 주제에 삶이 분주해졌다는 하찮은 이유로 잊어선 안될 일을 잊기 마련이다.

 

싫든 좋든 서로를 위해 태어나는 게 인간이니, 나도 조금 인간적으루다가 좋은 일을 해보자면, 더 보이즈 시즌 2가 나왔다는 소식을 알리고 싶다.

 

9월 4일 3편까지 나왔고 일주일마다 하나씩 아마존 프라임에서 공개한다.

 

2.

나의 드라마 취향은 범죄, 계급, 극한, 세계관 반전, 한정된 공간 등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런 취향인 사람에겐 참 좋다.

 

감수성이 뛰어나 잔인한 장면을 보지 못하거나 감정이입이 심한 사람은 조금 멀리해야겠지만(예-나의 아내. 해서 웨스트월드와 아메리칸 갓을 혼자서 봤습니다), 다년간 댓글 임상 결과, 그런 사람은 여기에 한 명도 없으니 상관 없을 듯하다.

 

이상, 일일일선(一日一善)!

 

 

2020.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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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모의 아들, 그러니까 사촌형이다. 나이차는 제법 나지만 어릴 적부터 명절에 모이면 어른쪽에 낄 짬밥은 아닌지라 우리들 사이에선 제일 나이 많고 재미있는 형의 느낌이다.

 

직업은 택배기사로 특기는 자신의 삶과 가난을 이용한 개그다. 만담가의 자질로 치면 전성기가 아닌 지금도, 미증유의 천재라 생각한다.

 

2.

일반적인 사람들은 자체적으로 휴교를 하지 않는 이상(자체적으로 휴교하는 사람의 예:나), 어릴 적에 초등학교, 중학교 등등으로 불리는 곳을 다니기 마련인데 흔히 전교에 한 명이 있거나 없거나 하는 수준의 괴짜가 있다.

 

괴짜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부류는 4,5자리 이상의 곱셈을 계산기보다 빨리 암산한다거나, A4 한 장을 읽고 그자리에서 외운다거나, 1, 2년 전 만난 사람의 옷이나 그때 먹은 음식을 그대로 말할 수 있는 경우다.

 

그런 괴짜들을 다른 곳보다 많이 접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기에 나도 제법 봤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 특별할 것 없이 비슷하게 웃고 울며, 산다. 누구에게나 과거의 영광이 있듯, 친해지면 똑같이 자랑도 좀 하고 너스레 떠는 정도에, 나이가 들면 그 능력이 퇴색한다고 말하는 느낌이 비슷하다.

 

그런 이들을 만날 때 떠오르는 이 중 하나는 명절 때마다 보는 나의 사촌형이다.

 

3.

형은 겉보기엔 학교 공부에 재능이나 취미가 거의 없는 사람이나(느낌은 소위 말하는 일진에 더 가깝다)시험만 쳤다하면 전교 1등인 사람이었다.

 

형과 나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나는 언제든 맘만 먹으면 전교 1등을 할 수 있기에 안하는 스타일이고 형은 딱히 맘을 먹지 않아도 그냥 계속 전교 1등이라 하고싶지 않아도 계속 하는 점 정도 되겠다.

 

수업시간에 필기를 한 번도 한 적 없는데(학교에 필기구 안 들고 다니는 타입)어떻게 다 아냐 물으면 그냥 떠오르고 그냥 기억난다 한다.

 

공부를 잘 할 거라는 느낌이 1도 없는 사람으로 어른들이 있을 때는 무척 조용하지만 우리끼리 있을 때는 개그가 일품이라 나를 포함해 동생들이 다 좋아했다.

 

4.

이런 형의 집안, 그러니까 큰고모 집안의 가세가 그야말로 가속도로 기울어지게 되면서 형은 방황을 시작했고 아예 학교와 담을 쌓아버렸다.

 

정밀히 기억나진 않지만 힘도 세고 잘 치는 타입이라 그런 종류의 사고도 제법 친 듯하다.

 

이후에 택시기사를 잠시하다 택배기사로 안착, 1인 사업자로 자식 키우며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

 

5.

형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머리는 유전인지 어릴 때부터 바둑으로 모든 어른을 압살하는 재능을 보였다. 바둑 대회에 나가서도 여러 상을 받았는데 딱히 그길로 나갈 생각은 없는지 관두고 여느 평범한 학생처럼 학교를 다녔다.

 

형 집안 사정도 사정인지라 태어나서 한번도 학원에 간 적도 과외를 받아본 적도 없는데 작년에 수시로 고려대에 합격했다.

 

재밌는 점은 아버지를 닮아선지 공부를 막 열심히 하는 타입도 아닌데다 애초에 합격은 따놓았다 생각하고 룰루랄라 놀다가 수능 최소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고 재수했다는 점이다(바보 같은 녀석!, 이라고 말해봤자 고등학교 출석을 심하게 안한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6.

이따금 명절이나 집안 대소사에서 만나면, 이 녀석은 아버지가 얼마나 전설적으로 암기력이 좋았는지(물론 지금은 책을 보자마자 외우는 묘기는 못한다. 나이가 깡패)얼마나 전설적으로 공부를 잘했는지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맨날 이상한 개그만 치기 때문인 모양이다. 그럴 때 내가 말한다. 니가 머리 굴리는 쪽을 대충 다 잘하는 건 그냥 니 아버지가 너에게 물려준 유전자 풀이 좋아서 그런 거라고.

 

그러면 형이 말한다.

 

‘야 봐봐. 창규 말이 맞다니까! 이 자식은 내 아들인데 내 말을 안 믿는다니까!’

(아. 물론 대부분의 아들들은 일정 나이가 될 때까지 아버지를 안 믿긴 합니다)

 

7.

요즘은 택배 일이 많아 더 고될 것이고 일을 마치고 나면 또 특유의 자학개그와, 본인의 급격한 가세 몰락으로 얻게된 전설적 가난 이야기로 개그를 치고 있을, 주위에선 아무도 믿지 않을, 왕년의 천재이자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형이, 그냥 문득 생각났다.

 

202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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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펜더님이야 이야기의 전통강자라 딱히 더할 말은 없지만 이번 시리즈는 특히 더 재미있다.

 

 

기사 - 핵전력 3위, 군사강국 프랑스 1: 트럼프 압박 이후, 계산기를 들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서 군사적으로 ‘프랑스’의 중요성이 급상승 하게 됐다. 원래부터 프랑스는 EU에서 중요한 국가였다(현재도 독일과 함께 EU를 이끌고 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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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국방에 대한 지식이 하찮은 지라 때때로 개인적 브리핑(?)을 들으며 호기심을 해결하는데 독자와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조른다. 이번 시리즈는 본인이 써놓고 본인도 재미있어해 쌍방의 만족감이 높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사나이 중의 사나이인지라(에헴) 원고 청탁도 화끈하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3일 뒤에 10편!, 같은 말도 안되는 걸, 매번 해내는 사람이라 미친 사람 같기도 하다(부탁한 주제에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조금 그렇지만).

 

2.

둥이님은 새롭게 등장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씹어 먹는 신인이다. 최근 필진 사이에서 누구냐, 라고 가장 많이 질문을 받는 사람이지만, 그렇게 함정을 파놓고 개인정보를 뽑아내 수틀린다 싶으면 고소, 고발할 나쁜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사람은 잘 믿음. 필진은 사람이 아니니 안 믿음)신원은 미상으로 해두고 있다.

 

이 사람의 이력에 신인이라는 말은 묘하지만 딴지는 계급장 떼고 닉네임으로 시작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허밍웨이가 와도 삼세번 통과해야 필진이 된다.

 

기사 - 슬램덩크, 실제 모델은 누구인가 3: 슬램덩크에 허재가 있다

풍전고등학교 90년대 NBA 팬이라면 '런앤건을 장기로 삼는 팀', '뭐든지 잘하는 에이스와 3점 슛도 가능한 땅딸막한 포인트 가드가 있는 팀'이라는 말만 들어도 당연히 크리스 멀린과 팀 하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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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연재중인 슬램덩크 이야기는 나의 세대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하나의 축으로, 덕후만이 가능한 썰의 세계로 사람을 끌고 간다.

 

3.

마츠오님은 몇년 전, 우연히 SNS에서 섭외한 사람이다. 나는 어딘가로 심하게 기울어진 동시에 권력의지가 없는 인간에 끌리는 기질이 있다. 누구도 반응하지 않는데 혼자 주구장창 견해를 내는 모습이 신박했다.

 

만나보니 언어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일본인으로(겉모습은 매우 평범한 한국 남자로 본인이 국적을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학위 사냥(?)을 하는 한량 엘리트다.

 

쓸데없는 연구 나부랭이짓 하지말고 야쿠자 이야기나 쓰라고 했더니 정말 그러고 있다(부탁한 주제에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조금 그렇지만).

 

 

기사 - 또 다른 일본, 야쿠자 100년사 3: 23살의 오야붕과 예능계 진출

'야쿠자'라고 부르는 사람들 중 도박꾼 계열의 원류가 에도시대라는 것은 이미 소개했다. 당시 야쿠자는 '도박꾼'으로 바꿔말해도 되는 자로, “전업 도박꾼”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도박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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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났을 때는 나를 매우 좋아해 천재나 영웅 취급하더니 지금은 매우 싫어해 허구헌날 인간쓰레기라고 말한다. 언젠가 높은 곳에서 아이쿠 이런, 하고 실수로 밀어버릴 생각이다.

 

일단 연재를 끝낸 이후의 이야기지만.

 

뭐, 이러나 저러나 다들 인성엔 문제가 있습니다만 요즘 연재물은 읽는 재미가 큽니다. 편집장이 훌륭해서 그런 거 아닐까 합니다. 

 

202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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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겐세이 시국이다.

 

코로나도 겐세이, 김여정도 겐세이, 상임위도 겐세이라는 천하삼겐세이 시대에 독자적 세력 없는 개인은 무력하다.

 

이럴 때야말로 세르토닌과 도파민이라는 유구한 강자 옆에 찰싹 달라붙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검증된 방법에는 마약과 음식이 있다.

 

참고로 마약은 비싼 것에 비해 영양소가 빈약하고 몸에도 좋지 않으므로 피해야 한다.

 

2.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옛날 어른들은 보증, 양귀비, 소고기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현대의 어른들은 무분별한 외식, 배달 요리를 지속함으로써 개인파산이 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걔 중 치킨은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아 방심하기 마련이나 이것도 옛말이다. 생닭이 싼 것이지 치킨은 호연지기를 품고 장을 봐 온 사람끼리 통하는 암묵적인 요금의 룰을 애당초 넘어버렸기 때문이다.

 

글타고 내가 그 맛을 내긴 무척 힘들다.

 

그.런.데.

 

3.

한 사이트에서 뜬금없이 본 ‘굽네치킨이 우리집에’라는 가벼운 레시피를 보고 따라해봤는데, 오호오오오오, 부드럽고 쫀닥한 닭요리가 이리 쉬울 줄이야.

 

에어프라이어가 있어야 되는 것이 단점이나 그런 건 친구집에서 훔쳐오면 되니 문제가 아니다(이렇게 절교를 하면 손절이 아니라 익절이니 일석이조인 셈이지요).

 

4.

마트에 가서 손질된 닭볶음용 고기를 두팩 산다. 우유도 긴 거 한 팩 산다.

 

집에 와 닭고기를 우유에 넣어 1시간 재우고(재운 후엔 마시지 말고 버려야 합니다. 그거 먹는다고 개인파산을 안할 순 없으니까요)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또 1시간 재운다.

 

 

이후 약간 큰데?, 하는 간장종지 3컵, 설탕 1컵, 맛술 1컵, 마늘가루 혹은 다진 마늘 1컵을 비벼, 비벼, 한 후 또 1시간 재운다. 기호에 따라 레몬즙을 담뿍 넣으면 좋은데 개인적으론 별이 다섯개다.

 

 

요걸 에어프라이어 180도에 놓고 18분, 뒤집고 18분, 하면.

 

.....!?!

 

딱히 내가 뭘 한 것도 없는데 작심한 맛, 국제정세가 입 안에서 요동치는 맛이 탄생한다.

 

5.

사람이란 허구헌날 사먹으면 개인파산을 하기 마련이고 해주는 것만 먹으면 정신이 고장나기 마련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써보았다.

 

영혼을 위한 스프가 유독 닭고기인데는 이유가 있다.

 

추신: 사진은 요리 과정의 닭입니다. 다 한 걸 찍어야 되는데 하루랑 아내가 맛있게 먹어서 못 찍었습니다.

 

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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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 의자에 반쯤 누워있다(나쁜 자세 애호가), 온 세상에 홀로 진도 8의 지진을 느낀 듯 "덜커덩" 하는 기분을 느꼈다. 드디어 각성해 초능력을 얻은 것인가(이왕이면 아쿠아맨이나 퀵실버쯤 되면 좋을 텐데!), 하고 일어서려는데 허리에 묘한 통증이 전해져,

 

'일어나는 게 불가능한 상태군! 사나이라면 기어간다!!'

 

라는 다짐으로 거실 소파까지 엉금엉금 기어가 3-40분 정도 누워있었다. 이후, 잔여분의 통증은 있지만 조심스레 일어서 걷는 것은 가능해 씨앙, 씨앙, 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2.

다음날 오전, 정형외과에서 확인하니 뼈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나 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지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움직임이라는 행위 자체를 싫어해, 업무와 육아 외엔 대부분 누워있거나 욕조 속에 가만히 있는 사람인데(가만히 있는 거 매우 잘함) 평소 스트레칭은 물론, 근육을 극적으로 안 쓴 것이 원인이라 한다.

 

으으으으으음.

 

내가 응! 어! 체력장은 항상 특급이었는데! 응! 윗몸일으키기는 언제나 전교 신기록 행진이었는데! 응! 어! 그런데 내가 고자라니! ... 는 아니고, 내가 허리가 아프다니... 넨장. 선천적인 건강함은 태릉 레벨로 타고난 사람이 아니면 믿을 게 못된다. 극도로 움직이기 싫어하는 채로 40년쯤 살면 어떤 부위도 고자가 된다는 교훈을 받았다.

 

3.

이틀간 물리치료란 것을 하고 허리를 되찾은 후, 나름 공부란 것을 해보았다.

 

하나, 목받이와 요추지지대가 있어야 하고

둘, 목받이와 요추 지지대보다는 앉는 자세가 중요하며

셋, 앉는 자세보다는 앉는 시간이 중요하다

 

... 라는 걸 알았다. 결국 오래 안 앉아있는 게 최고란 말이다. 오만 영양제를 챙겨먹는 것보다 그냥 운동하는 게 최고다, 라는 팩트체크의 느낌.

 

허나 나같은 사람은 노력없이 얻는 걸 즐겨하니 물건에서 해답을 찾는 법이다. 결국 오랜 기간 정들었으나 이제는 군데군데 고장난 구 시디즈 T50을 처분, 새 시리즈인 T50 메쉬를 샀다. 이래저래 가성비와 A/S를 종합한 것이지 가장 좋은 것은 아니다.

 

4.

이번에 이 의자 저 의자 앉아보니 파트라라는 제품과 체어로라는 제품이 매우 좋아 마지막 후보군이었다. 물론 의자는 본인이 직접 앉아 보고 판단하는 것이라 이것은 내 판단일 뿐이다.

 

돈이 무지 많으면 100, 200만원대의 허먼밀러가 있고, 혼자 쓰는 개인적 맞춤이 가능하다면 니스툴 닐링체어(허리 받침 있는 것)란 것도 있다. 허리 받침 없이 무릎으로 찍어(?)앉는 니스툴 체어는 20만원쯤 하는데 제법 써보니 나와는 결코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람도 기계처럼 닦고 조이고 기름치지 않으면 계속 어딘가 고장나기 마련이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참고삼아 써보았다.

 

허리가 무너지면 인생도 무너진다.

 

... ...

 

... ...

 

... 라는 마지막 문장은 마무리는 딱 떨어지게 써야 멋져 보이니까, 그냥 쓴 거지, 언제나처럼 의미는 없습니다. (_ _)

 

 

추신: 사진은 검색 중에 본 허먼밀러의 724만원짜리 의자입니다. "와! 드럽게 비싸네!" 라는 느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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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버지와 어머니는 맞벌이라 어린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와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2.

부산 구서동, "주공 아파트".

 

대한주택 공사(현 한국토지 주택공사)가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지은 이 아파트 단지는 한국에 아파트 시대를 연 상징으로 대개 구조는 비슷하다.

 

5층 규모에 부엌과 거실이 붙어 있고 작은 평수는 방이 1개, 큰 평수는 방이 3개다.

 

부엌 옆에는 흔히 “다용도실”이라 부르는 조그마한 창고 용도의 공간이 있는데 대부분 여기에 세탁기를 놓았고 그 옆에는 사각형으로 된 쓰레기 투입구가 있다(1층부터 5층까지 하나의 긴 통로로 연결되어 있어 쓰레기를 버리면 1층까지 떨어진다. 우리집은 4층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조그만 구멍으로 무언가를 던지면 한참 있다 통, 소리가 난다).

 

3.

이곳에 나의 행복이 집약되어 있다. 할아버지는 이 좁은 공간에 화로를 두고 내게 군밤 구워주는 것을 좋아했다.

 

맥가이버칼로 밤에 일자 흠집을 내어 쥐포 구이용 철망석쇠 사이사이에 넣은 뒤, 화로 위에 올려 놓으면 금세 타닥타닥 소리가 난다. 할아버지는 자신만의 시간을 두고 석쇠를 이따금 뒤집는다.

 

두 명이 겨우 들어가 앉을 수 있는 조그만 공간에서, 나는 할아버지 옆에 껌딱치처럼 달라붙어 군밤 익기만을 기다린다. 할아버지가 "됐다!" 하면 그것을 꺼내 호호 불어 껍질을 깐 다음 내게 준다.

 

할아버지가 하나를 먹고 나는 두 개를 먹는다.

 

4.

일곱살, 혹은 여덟살, 그때의 나는 할아버지가 악몽을 꾸고 다리가 아픈 게 고문후유증인 줄 몰랐다.

 

어떤 기자가 이런 일을 챙기나 고마워, 이름을 살펴보니 김태권 작가다. 어린 왕자의 귀환을 시작으로 한나라 이야기, 십자군 이야기를 챙겨 보았는데, 그 작가님이 맞아 반갑고 고맙다.

 

 

 

[나는 역사다]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의 삶 / 김태권

3·1운동 때 아버지 김정태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서 만세 시위를 주도했다. 그런데 한국전쟁 때 좌익으로 몰렸다. “트럭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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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헌모 교수님 원고를 받고 도해가 있으면 이해가 더 좋겠다 싶어, 인영님을 괴롭혀 만든 자료. 

 

 

기사 - 일본 정치 톺아보기 2(完): 일본 우경화 독주의 속사정과 정권교체가 힘든 이유

지난 기사 요약 현재 일본정치를 장악하고 있는 자민당은 흔히 보수 우파 정당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애초에 좌파 세력의 결집이 이뤄지자 이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 세력들이 1955년 통합하여 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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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틈만나면 이름이 바뀌는 한국 정당만큼이나, 일본 정당의 이합집산도 무쟈게 복잡하다. 분명 자민당 의원이었는데 자민당 의원이 아닐 때가 있으니(!?) 사람들은 얼마나 헷갈리겠는가.  

 

대외정책의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고로 한국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일본 정당 정치의 흐름을 알고 싶은 분들은 이 도해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릭 마쓰자와라는 이가 만든 도해 원안을 참고하여 최신판으로 업그레이드, 한국인이 이해하기 쉽게 주석을 잘 붙였다고 생각하는데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름 일주일간 고생하며 만들었는데 공부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by 죽지 않는 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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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상이 오픈월드형 게임(자유도가 높고 플레이의 제약이 거의 없는 게임)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사람 역시 게임 캐릭터와 비슷한 면이 있다. 누구나 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발견한 나의 능력은 다음과 같다.

 

2.

첫째, 신흥종교에 섭외되는 능력(밖에도 잘 안 나가는데 10년 내내 잡힘. 외국에서도 잡힘. 나의 영성, 줄줄 흐르고 있습니다).

 

둘째, 중고사기를 부르는 능력(웬만해선 중고거래를 안 하는데 희안하게 잘 걸림. 다행히 포획 레벨이 높아 상대도 법의 심판을 잘 받음. 합의는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셋째, 보이스피싱을 부르는 능력(호구 유망주로 보이는 탓인지 전화가 자주 옴. 20번 이상 받았지만 무패입니다).

 

오늘은 세 번째 능력에 관한 이야기.

 

3.

사람마다 보이스피싱 대처법이 다르지만 나로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승부의 감각을 즐기는 편이다.

 

2시간 10분까지 통화를 해보았는데 일과 육아가 동시에 진행되는 생활이 시작되며, 한가함이 불가능이 되었으므로 승부를 보는 방식도, 감각도 달라졌다.

 

요즘은 100미터 단거리 승부랄까, 게임 체인저 형식으로 일기토 감각을 즐긴다.

 

요령은 아래와 같다.

 

4.

사례1>

 

“동부지검 xxx입니다. 최근 명의도용을 당했는데 김묘준이란 분을 아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

 

“알고 있습니다.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사례2>

 

“안심하시고 저희가 지금 조사하고 있는데...”

 

“수사관님. 제가 1년 전에 친구가 급한 일이 있어 통장을 딱 한 번만 쓴다고 빌려줬는데 저는 그런 일에 쓰일 줄 몰랐습니다. 지금 수사관님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당당하게 자수하겠습니다.”

 

“...?!?”

 

사례3>

“조사에 성실히 응해주셔야 하며...”

 

“제가 사기 전과가 많아서 이러시는 모양인데... 하아...”

 

“....?!?”

 

“제가 만나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전과자라고 매번 이런 취급을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가겠습니다.”

 

5.

간단히 말해 누구를 아냐 물으면 안다 하고 명의도용한 적 있냐 물으면 한 적 있다 하고 범죄를 저질렀냐 그러면 저질렀다 한다. 모든 것을 다정하고 친절하게 자백하면 된다.

 

이러면 보통 전화를 빨리 끊거나(갑자기 끊는다), 잠시 버벅거리다 어느 정도 지나면 어떻게든 빨리 끊으려 상대방이 노력한다.

 

최근 6개월 사이, 4건을 이렇게 진행했는데 결과가 만족스럽다.

 

6.

어쩌면 나는 보이스 피싱계에 넘어야 할 큰 산으로 메이저 업계의 내로라하는 랭커들을 상대로 지속적인 방어전을 치르고 있는 게 아닐까.

 

22전 22승 0무 0패 5 K.O

 

오늘도 무패행진은 계속됩니다.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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