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동차에 관한 나의 무지는 가히 전설적이다. 30중반이 넘어 현대, BMW, 폭스바겐 등의 엠블럼을 분별하게 되었고 몇 년전까지 국산차 중 가장 비싼 물건은 그렌저에 3천만원인 줄 알았다.

 

해당 분야의 지식은 근 20년간 업데이트되지 않은 게다.

 

2.

평생 자동차를 가지지도, 운전할 거라고도 예상치 못했지만 곧 자식이 둘이 된다는, 또 한 번 예상치 못할 일을 겪게 될 터라, 언젠가 자동차가 없으면 곤란할 거란 생각이 든다.

 

물론 기계치에다 적록색맹인 나는 도로 위의 곡사포나 대전차 지뢰 같은 존재라 타인을 위해서라도 운전할 생각은 없다.

다행히 아내는 운전에 능숙한데(모든 여행지에서 아내가 운전하고 저는 옆에서 응원합니다), 문제는 은행을 털어도, 아, 아니, 돈이 생겨도 앞으로 무슨 차를 사야할지 모르겠다는 거다.

 

으으으음.

 

3.

해서 오늘의 질문은 이렇습니다.

 

자식이 둘인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한 엄마가, 평범한 중고차를 살 계획인데 도대체 무슨 차를, 어떻게 사면 좋을는지요.

조건은 하나입니다. 조수석이 가장 편해야합니다. 아빠의 응원석이니까요.

 

 

추신: 사진은 지금까지 제가 만든 자동차입니다. 손재주 드럽게 없네요.

 

2020.10.21

 

#. 추가 - 많은 분들의 조언으로 다량의 지식을 한번에 때려넣을 수 있었다. 댓글에서 얻은 실전 지식이 은과 같아(솔직히 금은 넘 비싸니까 양심상 그 정도는...) 나만 보기 아까워 링크를 첨부한다.  

 

가련한 질문에 대한 도움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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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 방영된 “그것이 알고싶다 - 그날의 마지막 다이빙”은 보는내내 묘한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2.

“홍석동 납치사건(필리핀 연쇄 납치사건)” 조직원 중 초창기 핵심멤버 한 명과는 서로 다른 목적으로 몇 년간 만났다. 당시, 그가 증언한 납치 및 살인이라는 중반기 이후 조직의 주요범죄 외에 “용돈 벌이(실제 워딩)”라고 표현한 “보험작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1)A(머리를 굴리는 쪽, 리더)가 해외출입국이 자유로운 B(흔히 말하는 폭처법 4조 1항에 해당되는 조직 생활자)와 공모를 시작.

 

2)차분하면서도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C, 실제 선수로 뛸 여자 혹은 남자인 D를 섭외. 그리고 타겟인 E를 확보.

 

3)D와 E를 결혼하게 만듬.

 

4)형사 출신이 많은 보험수사관의 눈을 피하기 위해 식을 올려야하고, 월세가 아닌 전세로 집을 얻어야 함. 전세 자금 형편이 안될 경우, 비용 지원.

 

5)E를 설득, 적절한 보험 가입 시작. 여기까지 대략 6개월에서 1년.

 

6)두 사람이 성관계를 하든 사랑을 하든 그건 D의 자유. 이때 C는 항상 상황 체크.

 

7)다시 6개월 혹은 1년 후, 선진국이 아닌 나라(주로 동남아)로 여행을 가게 함.

 

8)타겟인 E를 사고사로 사망케 함(주로 익사). D는 보험금 수령 후 A, B, C 와 나눔.

 

3.

이 사람이 내게 자주 한 말은 ‘우리는 사는 세계가 다르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매일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일어난다’ 이다.

 

이번에 방영된 “그것이알고싶다-그날의 마지막 다이빙”을 보다 문득 그때의 증언이 떠올랐다.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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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래 글을 읽은 나는 깜빡 잊고 결혼 한 번 더 할 뻔 했다. 과연 유혹이 많은 세상이다.

 

2.

내게는 “빵꾼”이란 딴지닉으로 더 친근한 박영서 님은 최근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들녘, 2020>이란 책을 냈는데 정말로 시시콜콜해서 개별적인 인간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이런 기획으로 글을 쓰는구나 했다. 내게는 힘든 일이다.

 

책 낸지 2주쯤 지난 듯한데 이제 2쇄를 찍는다고 한다. 아래 쓴 글로 보건데 10쇄쯤 찍으면 내게 3쇄 정도의 인세분은 줄 것 같다. 감사한 마음으로 정중히 받아야겠다.

 

그러고보면 <찌질한 위인전, 위즈덤하우스>의 저자 홀짝(본명 함현식) 이 생퀴는 내가 얼마나 열과 성을 다해 피드백해주고 남다른 신경을 써 주었는데 인세로 지 차만 홀랑 바꾸고 내 차는 아직 안 사주고 있다. 내 차 사줄 줄 알고 아직 차 없이 버티고 있는데 혹시 보고 있으면 느끼는 바가 있길 바란다. 난 괜찮다. 이렇게 걷다보면 다리가 점점 닳아 없어지겠지만 괜찮다. 그냥 갑자기 욕하고 싶어서 써봤다.

 

3.

도서출판 생각비행도서출판 들녘 은 내부 구성원들의 인간미로 여러모로 좋은 감정이 많다. 그렇다고 물질적이나 정신적인 보답을 할 순 없으므로 그냥 내가 그렇습니다, 라는 팩트를 확실히 전해야겠다.

 

아래는 빵꾼의 글이다. 

 

----------------------------

 

김창규 저, <평화 일직선, 키나 쇼키치를 만나다>, 2019, 생각비행

 

#1.

김창규, 그러니까, 내가 평소 '죽돌쨩'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독특한 편에 속한다. 그는 '나같은 보통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하지만, 어쩐지 그의 '보통 사람'은 노태우의 '보통 사람'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본인 소개에서 "조금 이상한 일을 많이 했다."라고 쓰면서도 '보통 사람'이라고 우격다짐 하는 것이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아무래도 그가 그렇게 주장하는 까닭은, '재능', 혹은 '세상을 움직이게 하는 무언가'에 달려 있는 것 같다. 한 언론의 편집장, 그것도 마치 안동 김씨 김조순처럼, 장막 뒤에서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중요한 순간들을 수차례 목격했을(나는 몇몇 사건은 그가 배후에서 움직인 일이라고 믿고 있다) 위치의 편집장이라면, 나처럼 "글이 좋다"라거나 "책이 좋아요"라는 얘기에 쉽게 감명을 받는 시기는 지나버렸을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의 콧수염이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보통 사람 코스프레'는 인터뷰어로 나섰을 때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2.

인터뷰라는 걸 그다지 많이 해 보진 못 했지만, 정말 어렵다. 일단, 내 맘대로 판이 잘 흘러가지 않는다. 내가 듣고 싶은 건 A인데, 자꾸 B와 C 얘기를 하다가 아까운 시간이 흘러가 버린다. 허접한 인터뷰어인 나로썬, "그러니까 선생님 말씀은, ~~~라는 거죠?"라고 정리를 해 버리며 원하는 대답을 들어내고야 마는 타입이다.

 

죽돌쨩의 인터뷰가 뭐가 좋냐, 라고 묻는다면, 일단은 '활자 안의 현장감'이라 꼽고 싶다. 유튜브가 미디어를 좌지우지하는 시대, 글로 풀어낸 인터뷰를 읽는 일은 점차 줄어만 간다. 머리를 맞대고 마주 앉아 2시간, 3시간 씩 떠들면 충분히 상호 간에 소통이 가능한 문제도 짧은 시간, 짧은 대화 속에서 핵심만을 원하는 문제 때문에 오해와 갈등이 샘 솟는다.

 

이것은 조금 고리타분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래도 죽돌쨩의 인터뷰에는 그 활자 안의 현장감이 생생하다. 이 책에서는 그다지 인터뷰이의 모습을 많이 묘사하지 않았음에도, 그다지 사진이 많지 않음에도 어쩐지 키나 쇼키치의 목소리와 말하는 스타일이 고스란히 귀에 꽂히는 것이다. 그렇다. 읽히는 게 아니라, 귀에 꽂힌다. 인터뷰어로써는 최고의 능력이 아닐까.

 

책을 다 읽고 그의 음악을 찾아 들었을 때, 내가 상상했던 키나 쇼키치의 목소리와 대략 일치했다.

 

이것이 '보통 사람'의 힘인가, 다시 한 번 감탄한다.

 

#3.

그래도, '보통 사람'의 허들이 너무 높지 않은가, 싶다. 책에 담겨 있는 키나 쇼키치의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허무맹랑'함이다. 뭐랄까, 일단 저지르면 우주의 기운이 도와준달까. "문제는 국경이야"라는 그의 철학이 허무맹랑하지 않다고 느낄 이가 얼마나 많겠는가? 문제는 국경이 맞을 수도 있겠지, 그런데 해결할 방법이 없지 않은가. 울타리를 치는 것이 농경 사회라는 수 만 년 된 관습이거늘.

 

그런데도 그는, 일단 저지른다. 전쟁 중의 이라크, 트럼프와 김정은의 마이크웍이 넘치던 2017년의 한반도, 2009년 일본 민주당 트로이카의 정권 교체 등등. 오키나와, 일본, 아시아, 그리고 세계에 이르는 그의 허무맹랑함이,

그의 표현대로 "사이를 비집고" 들어 간다. 포탄이 빗발치는 전쟁 속에서도, 풀 한 포기 자라나지 않을 사막에서도 어떻게든 야생화는 피어난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무책임한 심보가 리(理)이고, 그에 따라 어떻게든 움직여 주는 세상이 기(氣)인 것일까.

 

이쯤되면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그는 어떤 사람인지. 죽돌쨩이 다시 일본으로 날아가 그를 만난 것도 그러한 호기심이 동했기 때문일 것이다.

 

#4.

인간은, 특히 현대인은, 길고 긴 인간의 역사를 짧은 수식어로 정리하기를 좋아한다. 나 역시 그렇다. 책을 절반 쯤 읽었을 때는, 그를 '아시아의 히피'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몇 개의 문장, 이를테면, "그 정점에 서 있다고 잘난 체하는 인간 만이 국경을 가지고 있는 거야"(90p), "내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콘서트를 함으로써 분위기를 바꾸고 싶은 거지"(124p), "아니, 난 항상 행복해. 행복하지만 달성감이 느껴지지 않아. 매번 실패만 하니까. 실패의 연속이지"(140p)

 

와 같은 그의 말을 읽고 나선, 그 섣부른 정리를 수정해야만 했다. 아아, 그는, 공관(空觀)을 조금은 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세상의 모든 것이 상의적이고 상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모습을 직관하는 능력을 불교에서는 공관이라고 말한다. 이에 통달한 이가 붓다가 되겠다. 그런데 이 아이디어는 너무나 해체적, 혹은 포스터모더니즘 적이라, 일상 세계에서는 잘 들어맞지 않을 때가 많다. 아군과 적군이 명백하고 이기지 않으면 내가 죽는 세상, 나와 남이 명백하여 이기지 않으면 내가 실패하는 세상 속에서 공관하는 것은 현실 세계의 낙오자로 떨어지기 딱이다. 그러니까 출가 수행하라는 거다. 일상 세계에서는 못 하니까. (그렇지만 2,500년 전과는 달리 지금은 출가 해도 일상의 속박을 벗어나는 것이 싶지 않다)

 

그런데 그의 '평화론'은, 나와 남이 모두 사라지지 않고선 결코 가능하지 않은 항구적이며 영구적인 평화를 의미한다. 아니, 나와 남이 아니라, 인간이 모두 멸종되는 편이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 본인도 알 것이다.

 

그런데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미 본인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실존의 의미가 충만하기에 더이상 분별할 이유가 없다. 성공이나 실패는 나의 실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척도가 아니다.

 

이런건 어떻게 얻게 되는 것일까. 유년시절 자신이 왕따를 당하고 있었음을 노년이 되어서야 알아차릴만큼 이 뻔뻔한 능력은, 어떻게 얻게 되는 것일까.

 

에라, 모르겠다.

 

#5

그가 단순한 '아시아의 히피'가 될 수 없는 까닭은, 그의 모든 말에 수백 년의 오키나와 역사가 잠겨 있기 때문이다. 국경은 버렸지만, 민족이라는 아이덴티티는 버리지 못 했다. 그러나 민족이라는 아이덴티티에 함몰되어 버리기 보다, 자신만의 새로운 '인류 아이덴티티'를 찾아나선 것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히피라는 단어는 그를 정의하기에 너무 편협하다. 게다가, 선문답을 하듯 툭툭 던지는 그의 정치적인 발언들이 꽤 핵심을 짚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 세계에 발 닿은 인간' 중 한 명이다. 저자와 조력자가 충분히 설명을 해 줬음에도, 오키나와와 본토 사이의 미묘한 뉘앙스를 읽어 내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운 일이다.

 

죠몬인과 도래인의 차이라든지 하는 것은 더욱 그렇고. 특히, 마츠오 카츠히코 씨의 갑작스러운 등장과, 그를 "당신네들"이라 부르는 장면의 뉘앙스를 적확하게 이해하기란 몹시 어렵다. 아마도 책 중에서 가장 공관이 허물어지고 분별이 굳어진 장면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즐거웠다. 이런 류의 엄청난 사이즈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일단 마음을 편하게 먹고 머리를 좀 쉬는 편이 좋다. 30분 만에 읽어버린 것은 너무 성의 없지 않은가 싶지만, 뇌의 휴식이 번잡한 일상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주었기' 때문에 꽤 재밌게 읽었다.

 

다른 이들도 이런 책들은 빨리 읽어서 치워 버렸으면 하는 소망이 든다.

 

20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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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화 일직선, 키나쇼키치를 만나다”는 도입부가 기대한 내용과 달라 충격이라는 의견을 종종 듣는다. 나로선 참혹한 이야기를 빨리 끝내려 도입부를 22번 고쳐썼는데, 더 이상 줄일 수 없어 거기서 그만두었다.

 

애초에 지옥을 보지 않은 사람이 그토록 평화를 갈구할리 없다.

 

 

2.

보도연맹사건 유족이라는 집안의 역사 때문에 키나 쇼키치와 통한 부분이 있다. 전쟁으로 겪는 참혹함, 위정자의 잔인함은 조부가 어릴 적 해준 이야기와 맞닿아, 국적과 나이를 떠나 마음을 이어지게 한다.

 

아래는 언젠가 메모해 둔 내용이다.

 

3.

“얀바루 산속, 즉석에서 만든 허름한 피난 오두막에서 울고 있는 한 살배기 아이를 죽이라는 말을 들은 어머니가 하다못해 마지막으로 맛있는 과일을 먹이겠다고 소귀나무를 타고 올라가 열매를 따려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빈손으로 내려왔다. 왜 죽이지 않았으냐는 주위 사람들의 힐문에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한다.

 

“아니, 이런 데서 밥도 안 먹이고 죽일 수는 없지. 그래서 데리고 돌아왔어." 어머니가 열매를 따러 올라간 소귀나무에는 반시뱀이 있었다. 똬리를 틀고 있는 그 뱀을 본 어머니는 아이를 죽이지 않고 데리고 돌아왔다. 왜일까 생각한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반시뱀을 보고 '제정신으로 돌아온' 걸까? 거기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어머니는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4.

이 증언은 기시 마사히코의 <2015년도 류코쿠대학 사회조사 실습 보고서>에 실려있다. 당시, 부모의 손에 의해 죽을 뻔했던 갓난아이의 남동생(1931년생)이 어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한 것이다.

 

5.

오키나와 전쟁이 한창일 때, 주민들은 가마라 불리는 동굴로 피난했다. 이때, 어린아이나 갓난아기가 울면 적에게 들킨다. 일본군 병사가 명령하면 부모는 자식을 제 손으로 죽여야했다. 내 자식만한 나이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오키나와 사람보다 아래 계급에 위치해 있었던 재일조선인과 그 가족들이 어떤 삶을 살며 전쟁을 버텼는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6.

어릴 때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일이라 재미있기만 했던 할아버지의 옛날 이야기는 나이 들고 자식 생기니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일제 시대, 한국 전쟁 이후의 풍경, 징병 탈출, 원자폭탄이 떨어진 후의 도시 풍경, 자식이 배고파 울 때 깨진 신념 등은 지금 생각하면, 직접 체험한 사람에게 듣는다는 것 자체가 고급정보다.

 

당시에 면밀히 매모해 놓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동시에 나의 이 얕은 경험으로 다음 세대인 자식에게 무엇을 전해줄 수 있을까 고민되는 요즘이다.

 

추신: 눈치없는 사람이 있을까 친절하게 설명하자면 이 글은 강매의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그 점을 알지 못한다면 가히 문맹이라 놀림받아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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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림책이란 장르에 흥미를 느낀 적이 없다. 허나 자식이란 요망한 녀석이 생기면 그림책을 보기 마련, 누구나 낭독 노동자가 되어 노예와 같은 중노동의 삶을 살기 마련이다.

 

2. 

인생의 3대 쾌락 중 하나는 느긋이 누워, 쿠팡보다 빠른 속도로 세상의 천재와 전문가, 성숙한 자들을 거실 소파로 불러들여 피와 뼈로 깎아 만든 생각을 헐값에 먹어치우는 양아치짓을 하는 것인데(줄여말해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는 거지요) 넨장, 이 녀석 때문에 점점 내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든다.

 

더 큰 문제는 30개월 차 아이가 볼 수 있는 책 수준이란 게 드릅게 재미없다. 헌데, 어제와 오늘, 심리학적으로 매우 특이한 반응을 보인 그림책이 있다.

 

3.

퇴근 길에 그림책을 들고 갔다. 월천상회에서 출판한 네델란드 작가 얀 유테의 작품으로 제목은 “나의 호랑이”다.

 

 

하루는 30개월 차라 글을 모른다. 대략 본인이 좋아하는 자동차나 요리 그림이 나오지 않는 이상, 처음부터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

 

어라.

 

이 책은 진지하게, 탐독한다. 30개월 차 아이에게 진지하다, 탐독한다, 라는 표현을 써도 무리가 없는 표정이 첫 번째로 놀란 점이다.

 

4.

책에는 조세핀과 우연히 만나 즐거운 한 때를 보낸 호랑이가 향수병에 걸려, 어두컴컴한 거실에 몸을 뉘인 장면이 있다. 책을 보다 이 장면만 6번이나 다시 돌아가 호랑이가 뭐하는지 물어본다. 곧, 생각에 잠긴다.

 

나는 애가 좀 모자라 호랑이의 무늬가 옅어지고 톤이 어두워져 같은 호랑이인 줄 모르나 했다. 호랑이의 마음이 아프다 설명했는데, 30개월이 이 말의 의미를 깊이 이해할리 없다. 그럼에도 유심하고 진지하게 보는 게 두 번째 놀라운 점이다.

 

결국 나의 호랑이를 다 보더니 그 나이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호랑이 책 안 볼 거야’를 3, 4번 반복한다.

 

녀석은 창가로 가더니 제법 긴 시간 동안 무거운 표정으로 밖을 바라본다. 나는 ‘땅콩만한 녀석이 개폼 잡기는’ 이라고 생각했지만 함께 책을 보여주면서 이런 반응은 처음이라 그야말로 묘했다.

 

5.

다음날, 하루는 일어나자마자 호랑이는? 호랑이는? 하고 묻더니 다시 “호랑이 책 안 볼 거야”, 라 말한다. 하룻밤을 자고 나서도 머리 속에 잊혀지지 않는구나 했다.

 

잠시 후, 아침을 먹으며 뜬금없이 “이제 호랑이랑 친해졌어” 하더니 나의 호랑이를 몇 번이나 본다. 특히 호랑이가 향수병에 걸린 장면은 몇 번이나 본다.

 

책의 후반부, 조세핀은 호랑이의 향수병을 달래주기 위해 함께 배를 타고 가 정글로 떠나보낸다. 이후, 이별의 아픔을 간직한 채 시간을 보내다 길고양이를 다시 키우는데, 이 부분도 몇 번이나 다시 본다.

 

자식이라도 그 속엔 들어갈 순 없는 법이라 무어라 설명할 수 없으나 고양이를 다시 키우는 부분에서 마음을 회복하는 듯하다.

 

6.

나는 무딘데다 예술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사람으로, 대부분 글에서 느낄 뿐, 그림이나 음악을 받아들이는 데는 평균적인 감수성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후지다.

 

 

이 그림책에 무엇이 있길래 며칠동안 호랑이를 맴돌게 하는지 나로선 영영 알 수 없는 감정이다.

 

이러다 머리가 크면 섬세한 마음을 아는 엄마만 좋아하고 무딘 아빠는 싫어, 라고 할 게 뻔하니 그때는 어릴 때부터 책으로 연마한 북두신권의 힘을 보여줄 수밖에 없겠다. 

 

2020. 0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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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닥터 프로스트 시즌 4 48화가 공개됐다.

 

닥터 프로스트 시즌 3~4 - 448-Ep6. 난각(9)

448-Ep6. 난각(9)

m.comic.naver.com

2.

인간을 쫓는 이라면 모두 동의하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야 할 드라마가 있다. 한국어로 하면 “막나가는구먼” 이라 번역할 수 있는 이 드라마의 원제는 “브레이킹 배드”다.

 

간혹 월터 화이트만 쫄래쫄래 따라다니고 배터 콜 사울로 대표되는 지미 맥길을 놓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이들은 애송이다. 교과서 위주로 국영수만 파헤친 범생이 소리를 듣기에 딱 좋다.

 

마찬가지로 닥터 프로스트에서 남봉이만 쫄래쫄래 따라다니고 김 기자를 쫓지 않는다면 오대양 육대주를 일개 마을 단위로 만들어버린 만화라는 세상에서, 코흘리개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독자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사실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3.

나로선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닥터 프로스트가 네이버에서 10년이나 연재될 수 있는 건, 작가도 나름대로 성장이란 걸 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10년이라는 세월은 각자가 생활전선에서 극한을 맛보고 항생제 없이 삶의 독을 맞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그 기간에 얻을 수 있는 건 뭘까.

 

나는 그 얘기를 해보고 싶다.

 

4.

닥터 프로스트에서 닥터 후로스트, 아니, 닥터 프로스트를 맡고 있는 남봉이는 천재다. 인간사 희노애락을 힘껏 빨아대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김 기자라는 거대한 산맥 앞에선 존재의 채도가 보다 깨끗하게 드러난다. 천재에서 시작한 애송이 따위가 김 기자 앞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라는 것을.

 

김 기자는 자기 손에 피도 묻힐 줄 알고 진흙탕에서 뒹굴어 보기도 하고, 세상에 나가보기도, 숨어보기도 한 자다.

 

작중, 능력은 출중하나 다정다감한 분위기에 익숙치 않은 사회부적응자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아따! 사람 마음이 므 이래 따습소...! 라 할만한 그의 인본주의적 태도가 인간의 심혈관에 삶을 내리 꽂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임을 보여준다.

 

5.

연재되는 인기 만화에 이러쿵 저러쿵할 처지는 아니지만, 내가 만약 작가의 지인이라면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위대한 작가가 되고 싶다면, 캐릭터만 보고 흐름을 보지 못해선 안된다고.

 

정밀한 기록으로 남겨졌기에 더욱 소중한 역사는 지금의 우리에게 넌지시 말을 건넨다. 조선시대, 수양대군에게 큰 아픔을 당했던 송강호라는 걸출한 인물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은 무엇인가.

 

그는 파도만 보고 바람을 보지 못했다.

 

남봉이라는 파도를 만드는 건 결국 김 기자라는 바람이다.

 

6.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자. 10년이라는 세월은 각자가 생활전선에서 극한을 맛보고 항생제 없이 삶의 독을 맞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그 기간에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은 뭘까.

 

차기작의 주인공은 김 기자가 되어야 한다.

 

20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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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좌우를 떠나 동시대를 사는 사람은 적어도 두가지는 뜻이 같을 거라 생각한다.

 

하나. 환경문제, 펜데믹, 자연재해 등 단일 정부로 대응이 불가능한 문제는 점점 더 많아진다. 기존의 유럽연합, 국제연합과는 다른 수준의 협치와 권한(흔히 말해 강제성이 있는)을 가진 조직이 필요하다.

 

하나. 현재의 경제 정책으로는 나의 미래가, 인류의 미래가 암담하다.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에 기초해 방향성이 바뀌지 않으면 극소수는 유례없는 번영을 누리겠으나 압도적인 수의 인간은 비참하다.

 

2.

이와중에, 기본소득은 내게 일론 머스크만큼 사람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복지정책이 아닌 경제정책으로의 기본소득 말이다.

 

오늘, 무려 제레미 리프킨이 온라인 패널로 나온다는 말에 100분 토론을 봤으나 정작 놀란 건 이재명 지사다. 기본소득에 관해 이 정도로 깊이 있게 들어간 정치인이 있나, 하고 놀라게 된다.

 

 

함께 시청한 친구의 표현을 빌리면(물리적으로 같이 본 건 아니지만) “기본소득 정책 전문가 타이틀을 달고 나와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인데 이 말에 공감한다.

 

3.

기본소득에 관심 있는 이는 좀 더 고수준의 논쟁을 기대하겠으나 다행히 상대패널인 원희룡 지사가 ‘공산주의 만들 거냐!’, ‘돈 주면 누가 일하냐!’ 같은, 오른쪽에서 봐도 부끄러울 수준은 아니기에 입문서로 보아도 시간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

 

응?

 

살인과 마약이 나오지 않는 것도 보다니 의외라구요?

 

아, 안들립니다. 안들려요.

 

20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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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마카롱 2021.06.26 2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ㅋ 박수!



 

1.

인간이란 조금만 있으면 다들 죽는 주제에 삶이 분주해졌다는 하찮은 이유로 잊어선 안될 일을 잊기 마련이다.

 

싫든 좋든 서로를 위해 태어나는 게 인간이니, 나도 조금 인간적으루다가 좋은 일을 해보자면, 더 보이즈 시즌 2가 나왔다는 소식을 알리고 싶다.

 

9월 4일 3편까지 나왔고 일주일마다 하나씩 아마존 프라임에서 공개한다.

 

2.

나의 드라마 취향은 범죄, 계급, 극한, 세계관 반전, 한정된 공간 등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런 취향인 사람에겐 참 좋다.

 

감수성이 뛰어나 잔인한 장면을 보지 못하거나 감정이입이 심한 사람은 조금 멀리해야겠지만(예-나의 아내. 해서 웨스트월드와 아메리칸 갓을 혼자서 봤습니다), 다년간 댓글 임상 결과, 그런 사람은 여기에 한 명도 없으니 상관 없을 듯하다.

 

이상, 일일일선(一日一善)!

 

 

2020.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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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모의 아들, 그러니까 사촌형이다. 나이차는 제법 나지만 어릴 적부터 명절에 모이면 어른쪽에 낄 짬밥은 아닌지라 우리들 사이에선 제일 나이 많고 재미있는 형의 느낌이다.

 

직업은 택배기사로 특기는 자신의 삶과 가난을 이용한 개그다. 만담가의 자질로 치면 전성기가 아닌 지금도, 미증유의 천재라 생각한다.

 

2.

일반적인 사람들은 자체적으로 휴교를 하지 않는 이상(자체적으로 휴교하는 사람의 예:나), 어릴 적에 초등학교, 중학교 등등으로 불리는 곳을 다니기 마련인데 흔히 전교에 한 명이 있거나 없거나 하는 수준의 괴짜가 있다.

 

괴짜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부류는 4,5자리 이상의 곱셈을 계산기보다 빨리 암산한다거나, A4 한 장을 읽고 그자리에서 외운다거나, 1, 2년 전 만난 사람의 옷이나 그때 먹은 음식을 그대로 말할 수 있는 경우다.

 

그런 괴짜들을 다른 곳보다 많이 접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기에 나도 제법 봤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 특별할 것 없이 비슷하게 웃고 울며, 산다. 누구에게나 과거의 영광이 있듯, 친해지면 똑같이 자랑도 좀 하고 너스레 떠는 정도에, 나이가 들면 그 능력이 퇴색한다고 말하는 느낌이 비슷하다.

 

그런 이들을 만날 때 떠오르는 이 중 하나는 명절 때마다 보는 나의 사촌형이다.

 

3.

형은 겉보기엔 학교 공부에 재능이나 취미가 거의 없는 사람이나(느낌은 소위 말하는 일진에 더 가깝다)시험만 쳤다하면 전교 1등인 사람이었다.

 

형과 나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나는 언제든 맘만 먹으면 전교 1등을 할 수 있기에 안하는 스타일이고 형은 딱히 맘을 먹지 않아도 그냥 계속 전교 1등이라 하고싶지 않아도 계속 하는 점 정도 되겠다.

 

수업시간에 필기를 한 번도 한 적 없는데(학교에 필기구 안 들고 다니는 타입)어떻게 다 아냐 물으면 그냥 떠오르고 그냥 기억난다 한다.

 

공부를 잘 할 거라는 느낌이 1도 없는 사람으로 어른들이 있을 때는 무척 조용하지만 우리끼리 있을 때는 개그가 일품이라 나를 포함해 동생들이 다 좋아했다.

 

4.

이런 형의 집안, 그러니까 큰고모 집안의 가세가 그야말로 가속도로 기울어지게 되면서 형은 방황을 시작했고 아예 학교와 담을 쌓아버렸다.

 

정밀히 기억나진 않지만 힘도 세고 잘 치는 타입이라 그런 종류의 사고도 제법 친 듯하다.

 

이후에 택시기사를 잠시하다 택배기사로 안착, 1인 사업자로 자식 키우며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

 

5.

형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머리는 유전인지 어릴 때부터 바둑으로 모든 어른을 압살하는 재능을 보였다. 바둑 대회에 나가서도 여러 상을 받았는데 딱히 그길로 나갈 생각은 없는지 관두고 여느 평범한 학생처럼 학교를 다녔다.

 

형 집안 사정도 사정인지라 태어나서 한번도 학원에 간 적도 과외를 받아본 적도 없는데 작년에 수시로 고려대에 합격했다.

 

재밌는 점은 아버지를 닮아선지 공부를 막 열심히 하는 타입도 아닌데다 애초에 합격은 따놓았다 생각하고 룰루랄라 놀다가 수능 최소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고 재수했다는 점이다(바보 같은 녀석!, 이라고 말해봤자 고등학교 출석을 심하게 안한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6.

이따금 명절이나 집안 대소사에서 만나면, 이 녀석은 아버지가 얼마나 전설적으로 암기력이 좋았는지(물론 지금은 책을 보자마자 외우는 묘기는 못한다. 나이가 깡패)얼마나 전설적으로 공부를 잘했는지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맨날 이상한 개그만 치기 때문인 모양이다. 그럴 때 내가 말한다. 니가 머리 굴리는 쪽을 대충 다 잘하는 건 그냥 니 아버지가 너에게 물려준 유전자 풀이 좋아서 그런 거라고.

 

그러면 형이 말한다.

 

‘야 봐봐. 창규 말이 맞다니까! 이 자식은 내 아들인데 내 말을 안 믿는다니까!’

(아. 물론 대부분의 아들들은 일정 나이가 될 때까지 아버지를 안 믿긴 합니다)

 

7.

요즘은 택배 일이 많아 더 고될 것이고 일을 마치고 나면 또 특유의 자학개그와, 본인의 급격한 가세 몰락으로 얻게된 전설적 가난 이야기로 개그를 치고 있을, 주위에선 아무도 믿지 않을, 왕년의 천재이자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형이, 그냥 문득 생각났다.

 

202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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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펜더님이야 이야기의 전통강자라 딱히 더할 말은 없지만 이번 시리즈는 특히 더 재미있다.

 

 

기사 - 핵전력 3위, 군사강국 프랑스 1: 트럼프 압박 이후, 계산기를 들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서 군사적으로 ‘프랑스’의 중요성이 급상승 하게 됐다. 원래부터 프랑스는 EU에서 중요한 국가였다(현재도 독일과 함께 EU를 이끌고 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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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국방에 대한 지식이 하찮은 지라 때때로 개인적 브리핑(?)을 들으며 호기심을 해결하는데 독자와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조른다. 이번 시리즈는 본인이 써놓고 본인도 재미있어해 쌍방의 만족감이 높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사나이 중의 사나이인지라(에헴) 원고 청탁도 화끈하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3일 뒤에 10편!, 같은 말도 안되는 걸, 매번 해내는 사람이라 미친 사람 같기도 하다(부탁한 주제에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조금 그렇지만).

 

2.

둥이님은 새롭게 등장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씹어 먹는 신인이다. 최근 필진 사이에서 누구냐, 라고 가장 많이 질문을 받는 사람이지만, 그렇게 함정을 파놓고 개인정보를 뽑아내 수틀린다 싶으면 고소, 고발할 나쁜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사람은 잘 믿음. 필진은 사람이 아니니 안 믿음)신원은 미상으로 해두고 있다.

 

이 사람의 이력에 신인이라는 말은 묘하지만 딴지는 계급장 떼고 닉네임으로 시작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허밍웨이가 와도 삼세번 통과해야 필진이 된다.

 

기사 - 슬램덩크, 실제 모델은 누구인가 3: 슬램덩크에 허재가 있다

풍전고등학교 90년대 NBA 팬이라면 '런앤건을 장기로 삼는 팀', '뭐든지 잘하는 에이스와 3점 슛도 가능한 땅딸막한 포인트 가드가 있는 팀'이라는 말만 들어도 당연히 크리스 멀린과 팀 하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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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연재중인 슬램덩크 이야기는 나의 세대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하나의 축으로, 덕후만이 가능한 썰의 세계로 사람을 끌고 간다.

 

3.

마츠오님은 몇년 전, 우연히 SNS에서 섭외한 사람이다. 나는 어딘가로 심하게 기울어진 동시에 권력의지가 없는 인간에 끌리는 기질이 있다. 누구도 반응하지 않는데 혼자 주구장창 견해를 내는 모습이 신박했다.

 

만나보니 언어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일본인으로(겉모습은 매우 평범한 한국 남자로 본인이 국적을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학위 사냥(?)을 하는 한량 엘리트다.

 

쓸데없는 연구 나부랭이짓 하지말고 야쿠자 이야기나 쓰라고 했더니 정말 그러고 있다(부탁한 주제에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조금 그렇지만).

 

 

기사 - 또 다른 일본, 야쿠자 100년사 3: 23살의 오야붕과 예능계 진출

'야쿠자'라고 부르는 사람들 중 도박꾼 계열의 원류가 에도시대라는 것은 이미 소개했다. 당시 야쿠자는 '도박꾼'으로 바꿔말해도 되는 자로, “전업 도박꾼”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도박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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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났을 때는 나를 매우 좋아해 천재나 영웅 취급하더니 지금은 매우 싫어해 허구헌날 인간쓰레기라고 말한다. 언젠가 높은 곳에서 아이쿠 이런, 하고 실수로 밀어버릴 생각이다.

 

일단 연재를 끝낸 이후의 이야기지만.

 

뭐, 이러나 저러나 다들 인성엔 문제가 있습니다만 요즘 연재물은 읽는 재미가 큽니다. 편집장이 훌륭해서 그런 거 아닐까 합니다. 

 

202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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