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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불길이 지나간 뒤엔

1. 판이 뒤집힐 때 가장 먼저 표적이 되는 이는 한쪽 편에 선 사람이 아니다. 가장 많은 패를 본 사람이다. 2. 아는 것을 말해 문제를 바로잡고 싶다는 욕망을 이겨낸다. 타인을 움직일 시간에 자신을 움직인다. 3. 중간자는 착각한다. 자신의 선의가 양쪽에 통할 것이라고. 대개 각자의 의미로 해석될 뿐이다. 4. 폭풍 속에서 우산의 역할을 맡은 자는 먼저, 우산의 크기를 확인한다. 5. 거센 불길이 지나간 뒤엔 누가 불을 질렀는지보다 누가 이곳을 지켰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6. 비밀을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비밀을 안전하게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7. 남의 의도까지 관리하려는 자는 필패한다. 관리할 수 있는 건 자신의 역할뿐이다. 8. 사람에 기대어 얻은 자리는 사람이 움직이면 무너진..

자아가 비대한 이들은 두가지에 능하다

1.우리는 떨어져 있을 때 다른 언어로 묶인다. 이건 이거대로 좋다. 함께 있을 때 더 풍성해질 테니까. 더 넓은 세상이 보일 테니까. 2.사실을 높이 평가하는 이들은 용기를 잃기 쉽고 용기를 높이 평가하는 이들은 사실을 잃기 쉽다. 3.세상에 이름난 권력을 쥐고 있는 이들에게는 그가 선하든 악하든 반드시, 눈에 띄지 않는 문고리 권력이 생긴다. 4.새로운 세상에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천재들이 여기저기 넘쳐난다. 5.자아가 비대한 이들은 타인의 자아에 깃든 욕망과 결핍을 읽는 데 능하다. 공동체를 위한 합리적인 해결책이 널려 있어도 언제나 자신이 유일한 해결책이길 원한다. 6.누군가가 영웅이라고 착각되는 이유 중 하나는 영웅의 부스러기를 받아먹는 이들의 노력 덕이다. 그들은 더 좋은 선택지가 있음을 사람..

■   생각 2026.08.06

시골농부의 깨달음 수업, 자기강화 2 - 운이 좋다는 것

29p인간들의 능력에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습니다. 대통령이나 대기업 회장이 발휘하는 엄청난 힘은 그 인간에게 깃들어 있는 남다른 능력이 아니라, 그 지위가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지위는 그 자리에 올라선 인간이 홀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사회 공동체가 함께 만든 것입니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 비하여 여러가지의 힘과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그는 운이 좋은 것입니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 비하여 여러 가지의 힘과 혜택을 누리고 있다면 그는 운이 좋은 것입니다. 자연과의 관계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서 운이 좋다는 것은 운이 나쁜 사람들이 희생한 덕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약한 처지에 놓여 희생하는 사람들과 생명체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태도를 잊지 말아야 할 뿐만 아니라, 혜택을 ..

이마까라 니홍고 2026년 8월호 발행: 거장 김성모를 흡수한 이마까라 니홍고

1.본격적인 개편의 포문을 열기 위한 첫 번째 스승은 김성모 작가입니다. 팟빵 교육 분야 1위, 릴스 폭발 따위에 안주할 겨를이 없는 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타협 없는 투혼이라 판단했습니다. 이를 위해선 '근성과 야생성'을 되찾아야 합니다.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삶을 거부하고, 능동의 야생성으로 세계를 향해 직진하는 거장 김성모의 기세, 우리가 흡수합니다.2.능동적 야생성은 스토리·문법 파트인 '수동(受身 우케미)'의 기본기와도 맞물립니다. 세상에 끌려다니는 수동의 삶을 끊어내려면, 역설적으로 수동의 메커니즘을 완벽히 지배해야 합니다. 한국어는 ‘~되다, ~당하다, ~받다’ 등 상황에 따라 피동 어휘가 복잡하게 갈리지만, 일본어는 오직 ‘れる(레루)·られる(라레루)’ 하나로 정리됩니..

시골농부의 깨달음 수업, 자기강화 1 - 그런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 다 내려놓음에 대하여

중학생 때 고승들의 각종 일화와 선시에 반했다. 그로부터 30년 넘게 깨달음을 쫓았으나 반은 관념놀이고 반은 어설픈 자기강화에 불과했다. 결국 터럭만큼도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고 착각하고 있었고, 그 사실은 이 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매번 바쁘다는 핑계로 수행(?!)을 게을리하는데 그런 나에게 찾아온 천금, 만금보다 귀한 책이 소공님의 전작인 이다. 새로운 책이 나왔는데 역시나 업무를 핑계로 중간 중간 다른 책을 잔뜩 읽고 최근 다시 돌아왔다. 오늘부터 차근 차근 속에 남은 것을 정리하고 되새기려 한다. 23p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자기 자신이라고 여기는 것들은 모두 다 사회적 표식일 뿐입니다. 그런 표식들이 제거된 '날 것'의 자신을 모릅니다. 사람은 유아기부터 많은 ..

지옥에 떨어집니다 - 대중의 결핍을 빨아먹는 포식자들의 세상에서

1.일본에 있을 때 TV를 틀면 어디에나 나오던, 진한 화장발의 통통한 아줌마 이야기.전쟁으로 폐허가 된 일본 땅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허나 언제나 남자와 세상에게 착취당하기만 하는 인생. 각성(?)한 이후, 남자와 세상을 착취하며 살아간다.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지만 수완이 좋은 그녀는 물장사로 떼돈을 벌고 점술로 그 떼돈이 우스울 정도의 떼돈을 번다. 점술이라는 장르로 일본 연예계 인기의 정점에 서 대중의 인기와 사랑을 독차지한다. 특유의 독설로 싫어하는 이들도 만만치 않았지만 그녀는 대중이 무엇을 원하고, 카메라 앞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아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2006년, "주간 현대"의 15주 연속 폭로 기사로 과거 스캔들이 드러나고 모든 정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여기까지만 보..

이마까라 니홍고 2026년 7월호 발행: 제정신이 아닌 것이 자랑

1.타베모노가타리(食べ物語, 음식 이야기)에선 놀랍게도 멜론빵 이야기가 아직 이어집니다. 무려 6번째 시간이지요.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물으신다면 한국에서 이 깊이까지 도달한 이들이 없기 때문입니다.멜론빵으로 논문을 쓴 일본인 박사가 방송을 들으며 “제정신이 아닌 녀석들이구만”이라고 말해도… 직성은 안 풀립니다.이마까라 니홍고의 경쟁자는 이마까라 니홍고 뿐.2.어휘 파트에서는 ‘몸 상태’를 다룹니다. ‘体調(타이쵸-)’와 ‘調子(쵸-시)’의 미묘한 온도 차를 챙기는 것, 어휘 공부의 핵심은 바로 그 디테일입니다. 도나루토가 기침하는 동안, 어휘와 뉘앙스를 정교하게 쪼개 봅시다.3.문법 파트에선 ‘れる(레루)·られる(라레루)’의 4가지 얼굴 중 ‘가능’으로 들어갑니다. ‘먹을 수 있다’의 올바른 표현이 ‘..

#잡담록 : 모두가 자신의 석빙고와 싸우고 있다

1.인간은 모두 자기가 경험한 세계에서 산다.듣고, 보고, 배운 경험의 세계가 뿌려놓은 관념들 속에서 이를 진리인양 떠받들고 산다.2.능력주의의 덫에 걸리면 서 있는 자리가 오롯이 제 손으로 완성된 줄 알고 자본주의의 품에 안겨 자라면 버는 돈이 오롯이 제 능력 덕인 줄 안다.어느 지역, 어느 부모,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 태어나냐의 한끗 차이로 무능과 유능이 갈리고 빈자와 부자가 나뉘지만 그 속에선 이를 알기 어렵다.나 또한 그런 인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았다.3.얼마 전, 이마까라 니홍고(팟빵 교육 매거진 원톱, 에헴. 최근 릴스 조회수 수십만, 에헴)를 녹음할 때다. “석빙고“이야기가 나왔다. ”석빙고“하면 누가 뭐래도 팥 아이스크림 원톱으로 ”비비빅“에겐 미안하지만 이 왕좌는 쉬..

■   잡담 2026.06.12

#잡담록: 내 앞에서 이대남 까지마라

1.8분 전의 일이다. 이야기에 앞서 무의미하지만 필요한 서사를 풀어보자.2.나는 ‘초코파’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초코를 먹는다. 이것이 내 급속한 노화(빈번한 혈당 스파이크)의 원인이 아닌가 싶으나 오래된 습관이라 바뀌지 않는다. 그러니 할 수 없는 일이다.오늘은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당겼다.3.하겐다즈 파인트 한 통은 혼자 먹기 딱 좋은 양이다. 이 한 통을 큰 그릇에 넣고 먹다 남은 아메리카노를 살짝 깔아준 다음, 허쉬 초콜릿 시럽을 약간 많다 싶을 정도로 지그재그로 그려주면, 초코파에겐 이만큼 좋은 군것질이 없다.(하겐다즈를 먹는다고 탈세를 의심하는 사람이 있을 듯한데 나도 30대까지는 투게더를 먹었다. 열심히 살아서 하겐다즈를 먹게 되었으니 국세청 신고는 하지 맙시다)다만 냉장고를 열어..

■   잡담 2026.06.07

이마까라 니홍고 2026년 6월호 발행: 출판 계약과 동시에 20만 명에게 욕을 먹고 성장합니다

1. 멜론 없는 멜론빵의 기원을 찾는 대장정은 무려 ‘아르메니아인 박해’라는 세계사적 비극까지 소환하며 막을 내립니다. 정밀한 1차 사료가 없어 영원한 미궁으로 남을 원조 논쟁이지만, 미궁을 헤매는 ‘지적 헛스윙’의 과정이야말로 진짜 공부입니다. 결과만 집착하는 세상에서, 멜론빵 쪼가리를 통해 과정의 아름다움을 배워봅시다. 2. 어휘 파트에서는 ‘화투 속 식물학’이 이어지고 문법 파트에서는 한국인 학습자들의 대가리, 아니, 머리가 깨진다는 통곡의 벽, ‘사역과 수동’의 계절이 이어집니다. 4가지 뜻을 지닌 조동사 ‘れる·られる’의 기본기부터 시작해, ‘見せられる(보여짐을 당하다)’와 ‘見させられる(보게 시킴 당하다)’의 한 끗 차이를 쪼갭니다. 3. 2026년 5월,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공식 출판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