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일관된 관심사 중 하나는 상식에서 벗어난 인간(그래서 친구들이 엉망인 걸까), 인간이 한정된 공간에 갇혀 있을 때의 변화와 반응이다(그래도 직접 겪는 건 싫다는… 예>코로나 시국의 육아). 

이런 관심사와 과거의 몇몇 취재로 강력 전과자들과 제법 깊게 만났다. 그 경험 탓에 이따금 다른 기자나 영화 관계자들에게 조언, 자문하는 일을 하는데 흔히 특징을 묻는다. 

나로선 별 할말이 없는 게 인간의 외면으로 무언가를 읽는덴 어마어마하게 둔감해 전.혀. 차이점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어쩌면 색맹도 이런 거에 영향을 미치는 걸까. 최근 적, 녹 외에 다른 색도 구분하지 못하는 걸 알아 돌무룩…). 

이런 모자람 덕에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지도 모르지만 지인 형사 분들도 경험이 쌓여 감이 생기는 것이지, 탁 보고, 탁 아는, 그런 건, 좀 타고나는 섬세함이 아닌가 한다(경험상 미술, 연기 계통의 친구들이 이런 걸 잘 하는 듯?).  

왜 이런 분야에 관심이 가는지는 모르지만 야마가미 테츠야는 스스로 고립되어 ‘생각의 골짜기’에 갇혀버린 것이 아닐까 한다(SNS도 가끔 하고 사람도 좀 만나고 하지...).

       
아래는 역시나 걍 흥미로워 친구와 번역한 기사다. 보기 쉽게 소제목으로 좀 나누었다. 




 [단독속보] 전 총리 저격, 야마가미 테츠야와 "통일교회"의 관계를 동창들이 증언 <대학중퇴, 통일교회 시설에서 시험사격까지>

 
 1. 교토 공장에서 이변

 나라 시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총격을 받아 목숨을 잃은지 2일 정도 지났다. 7월 10일, 참의원 선거 투표를 막 시작한 오전 9시를 조금 지나 야마가미 테츠야 용의자가 구류되었던 나라 서부 경찰서를 나와 나라 지검으로 송검되었다.

 경찰관에게 둘러쌓여 차량으로 이동하는 야마가미 용의자의 얼굴에는 범행시 쓰고있던 안경은 사라지고, 시종일관 무표정만 띄우고 있었다.

 전후 가장 오랫동안 정권을 이끌었던 거물 정치가를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의 충격은, 지금도 일본사회에 남아있다. 점점 명백하게 밝혀지고 있는 야마가미 용의자의 최신 배경을 글로 남겨보고자 한다. 키워드는 2개, "총"과 "통일교회"다.

 야마가미 용의자는 2020년 10월부터 교토 부에 있는 공장에서 지게차 운전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나라 시 자택에서 오토바이로
출퇴근하며 성실히 근무해왔다. 그런데 올해 들어 "이변"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2. 동료의 증언 

 야마가미 용의자가 근무했던 공장관계자는 이렇게 증언했다.

 [일을 작업순서대로 하지 않는다거나 동료와 말다툼을 하는 등, 태도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3월에 들어선, 지게차로 트럭에 화물을 실을 땐 완충재를 사용할 것인지를 가지고 선배사원과 다툼이 벌어져 "그럴 거면 네가 직접 해라"라며 폭언을 내뱉기도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선배 직원이 화물적재를 대신할 수 밖에 없었죠.

 결국엔 무단결근도 늘어 "심장이 이상하다"라고 말하며 주 1~2회 쉬었습니다.

 사내에서도 계약갱신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4월이 되자 야마가미 본인이 먼저 "5월달에 퇴사하고 싶다"고 파견회사에 신청해 기간만료로 퇴직했습니다.]

 야마가미 용의자가 살고있던 나라 시내 원룸맨션에서는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는데 사용한 것과 같은 종류의 수제총과 수제폭탄이 여럿 발견되었다. 방 안의 나무판에는 탄흔이 남아있기도 했다.

 경찰취조에서 야마가미 용의자는 "폭탄으로 살해하려고 했다가 총으로 바꿨다. 올봄에 총을 완성했다."고 진술했는데, 이는 앞서 말한 공장에서 태도가 난폭해진 시기와도 일치한다.

3. 총

 이제까지 진술에서 명백해진 [총]에 대해 조사관계자는 말했다.

 [야마가미 용의자는 올해들어 쇠파이프를 이용해 총과 탄알을 밀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압수한 물건 중에는 한번 방아쇠를 당기면 하나의 통에서 6발의 탄알이 발사되는 살상 능력이 매우 높은 총이 있었다. 범행에 사용한 것도 한 번에 여러발의 탄알이 발사되는 것이었다. 2개의 통이 발견되었는데, 적어도 6개 정도의 탄알이 아베 전 총리에게 발사되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자택에서 나무판으로 시험사격를 했던 모양이다. 애차인 경승용차를 끌고 나라 현내 산간 지역까지 이동해 탄알을 쏠 수 있는지 실제 시험사격까지 했던 것 같다. 예상대로 잘 되자 나라 시내에 있는 통일교회 관련 시설로 가서 시험사격을 했다고 말했다.

 총의 부품은 인터넷과 홈센터에서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야마가미 용의자는 "아베 전 총리에게 탄알이 잘 박혀서 다행이다"라는 취지의 말도 했었고, 총 밀조에 성공한 것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는 등 총에 대한 집착도 느낄 수 있었다. 한편으로 정치에 대해 잘 아는 듯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4. 모친은 "한국에 가고싶다"

 그렇게까지 하며 야마가미 용의자는 아베 전 총리에게 원한을 불태우고 있었다. 동기는 <겐다이 비지니스>가 7월9일 발표한 기사대로, 모친이 통일교회 (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빠져 거액의 기부를 한 결과 가족이 붕괴되었다는 것이다.

 모친의 지인은 <겐다이 비지니스>에 이렇게 증언했다.

 [야마가미 군의 모친과 부친 (후에 사망)의 부부사이는 원래부터 나빴어요. 어머니는 언제부턴가 통일교회의 신자가 되어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나라에 있는 통일교회에도 자주 나가며 정말 열성적이었죠. 며칠씩 집을 비우는 일도 생기고, 영감장사 같은 일에도 빠졌던 모양입니다. "아무리 돈이 있어도 부족하다" "한국에도 가보고 싶다"고 말하며 가정을 전혀 돌보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통일교회는 지금도 모친이 신자였던 점은 인정하고 있다. 그런 어머니에 대해 야마가미 용의자는 주변의 지인에게 무심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통일교회 때문에 집안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집에 돈이 없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야마가미 용의자가 20살이 되던 때 모친이 파산했다. 그래서 집을 옮겨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 파산은 통일교회에 과도하게 헌금을 낸 것이 원인이 아닌가하고 야마가미 용의자의 동창들은 생각하고 있다.

5.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의 증언 

 야마가미 용의자의 중학교 동창은 이렇게 말했다.

 [졸업앨범에 나온대로 고테츠라는 별명으로 불렀는데, 얌전하지만 친해지기 쉬운 녀석이었습니다. 말수는 적어도 늘 생글생글 웃고 있었죠.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우울해지더군요.]

야마가미 용의자는 나라 현내에 있는 고오리야마 고등학교에 다녔고, 교토의 명문 도시샤 대학 공학부에 합격했으나, 그즈음 모친의 통일교회 문제로 인해 인생이 바뀌었다고 보여진다. 고등학교 동창생은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가 돈을 통일교회에 쏟아부어 학비도 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중퇴해야만 하는 처지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도중에 그만뒀다고 생각합니다. 야마가미는 무언가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했고, 말수는 많지 않았지만 나쁜 녀석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녀석이 이상해져서, "통일교회만 없었더라면"이라며 원한에 찬 말을 내뱉게 되면서부터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은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집에서도 어머니와 큰소리로 서로 소리치거나 이웃이 무슨 일이 벌어졌나 하고 찾아온 일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통일교회를 말하자면, <합동결혼식> <영감장사> <정치가와 돈> 과 같은 여러 화제거리로 사회를 떠들석하게 했던 신흥종교다. 야마가미 용의자가 일으킨 전대미문의 사건배경에 통일교회의 존재는 얼마만큼 영향을 끼쳤을까. 통일교회는 7월11일 오후 도쿄 도내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론을 펼칠 예정이라고 한다.  

 "총"과 "통일교회" 라는 사건의 그림자는 이후 어떻게 밝혀질 것인가, 그 과정을 놓칠 수 없다.

 겐다이 비지니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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