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237

[만화]미지의 세계

오래전 발췌해 놓은 부분이다. 몇몇 논란 탓에 문제작이 되어 회수 후 폐기된 작품. 가격의 몇 배나 되는 프리미엄을 주고 전권을 모았다. 이자혜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간만에 천재를 만났구만'하고 혼자 읆조렸던 기억이 있다. 일련의 사건으로 진흙탕과 인간의 심연을 보았을 터이고 많은 이들에게 외면 당해 상당 기간, 고통스러웠을 것이라 짐작된다. 나로선 작가의 천재성에 더하여 자기해체적이며, 자기파괴적인 진실성에 매료되었다. 이 정도 위악을 간파하지 못해 작품을 외면하면 살면서 만날 수 있는 좋은 작가가 현저히 줄어든다. 1.음… 부모님은 외국에 자주 나가셔. 외국에서 일을 많이 하셔서… 원래 나를 프랑스에서 키우려 하셨는데… 난 한국이 좋아서 여기 있어. ‘마약상인가?’ 2.니가 하..

[만화]썅년의 미학 - 왜 나한테 지랄이야?

2020년 10월 7일에 발췌해 놓은 부분이다. 이런 책은 내게 해방감을 준다. 드러내진 않으나 아마도 나와 같은 인간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44. 이 컵케이크 중 하나에는 독약이 들어 있습니다. 딱 하나에만 들어 있으니 걱정말고 마음껏 드세요! 사양 마시고요. 아, 제 주위에 독이 든 케이크를 먹은 사람은 한 명도 못 봤습니다. 그러니 만약 그걸 먹는다면, 그건 지독히도 운이 나쁜 당신의 잘못이겠죠? 이런, 딱 한 개에만 들어 있다고 말했는데도 나머지 컵케이크도 안 먹겠다니, 컵케이크에 대한 일반화가 심하시네요. 이건 다른 평범한 컵케이크에 대한 폭력입니다! 컵케이크들에게 사과하세요! 67. 아니, 와이프랑은 진즉에 끝났어. 같이 사는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룸메이트 같은 거라니까! 솔직히..

잡담록: 가난의 문법 2021.03.12

1. 아침이다. 사놓은 책 중 무심결에 한 권을 집어 화장실에 들고 가 몇 장 읽고 ‘오늘은 이거다!’ 라고 확신했다. 하루와 신나게 놀고 재우자마자 읽기 시작, 방금 마지막 장을 덮었다. 2. 나는 기본소득의 열렬한 지지자인데 백날 떠들어봤자 이 책 한 권이 낫겠다 싶다. 기본소득에 관한 책은 아니지만 확장력이 거기에 닿을 만큼 사회 전체를 생각케 하는 힘이 있다. 한 장 한 장, 심장에 저릿하게 닿았다. 2021.03.12

잡담록: 동화책을 보다 느낀 동서양의 차이와 후성유전에 관한 잼난 책 2021.03.11

1. 걍 최근 읽었던 책 중 잼났던 2권이다. 2. 동양권 동화책(주로 친구들에게 받은 책, 일본인 친구 포함)과 서양권 동화책(줍줍한 책, 아파트에 사는 미군들이 새 책을 많이 버린다...! 깁 미 어 쵸코렛ㄸ... 아, 이건 아니구나)을 읽어주다보면 차이가 눈에 띈다. 동양권은 이야기를 풀 때, 3인칭 시선이 강하고 관계 중심이며 이유나 감정이 의외로 복잡하다.서양권은 1인칭 시선이 강하고 주인공 중심이며 이유나 감정이 의외로 단순하다. 아, 객관성 1도 없는 내 느낌이다. 3. 헌데 이런 의문을 품은 선배가 존재했고 고맙게도 무지 큰 열정과 시간을 들여 결과물을 남겨 놓았다. 그 결과물이 다. 이런 호기심을 해결하는 덴 보통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지만 핀셋으로 집어내듯 궁금증을 해결, 확장해준 책이라..

잡담록: ‘진정한 양심’과 오늘 생각나는 책, 감옥의 몽상 2021.02.25

1.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곳 베스트 3를 뽑으라면 법원이 빠질 수 없겠다. 그 법원에서, 처음으로, 개인의 ‘진정한 양심’을 근거로, 예비군 불참자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진정한 양심’에 따른 예비군 불참이 무죄를 받으려면 한 개인은 어느 정도로 인생을 갈아 넣어야 할까. A씨를 보면 알 수 있다. 2. A씨는 과거, 폭력적인 아버지와 민간인 학살 영상을 본 영향으로 폭력과 살인을 거부하는 신념을 가진다. 해서, 입대하지 않기로 한다. 허나 전과자가 되는 것, 그에 따라 불효를 하게 되는 것이 견딜 수 없어 입대한다. 그리고 전역한다. 이때의 결정이 마음에 걸려 전역 후, 예비군 훈련에 불참한다. 예비군 훈련을 지속적으로 불참하는 사람을 가만 놔둘 정도로 이 나라는 만만치 않다. 수 년간 수십 회..

잡담록: <유신 그리고 유신>을 읽기 전에 접하면 좋을 <필독>에 관한 짧은 지식 2022.12.28

1. 물리적으론 하나의 육체지만 내 속에서 과거의 편집부 필독과 현재의 작가 홍대선은 각기 다른 방에 웅크려 앉은 별개의 자아다. 후자는 내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변이한 외계 생명체 마냥 이질적이다. 알 수 없기에 논외, 평이 불가하다. 허나 작가 홍대선이 되기 전의 필명인 필독, 즉, 한국어론 라는 뜻을 가진 그에 대해서는 꽤 알고 있다. 신간이 나온 김에 실상을 고발해보고자 한다. 2. 고층 아파트에서 세상을 보는 것보다 땅에 발 딛고 보는 편이 여러모로 ‘실상’을 알기에 좋다. 이제는 10년도 더 된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필독형의 후임으로 일한 적이 있기에 나는 그 ‘실상’에 근접했다고 생각한다. 삶이 어둠에 담금질 당한 시기로 아직도 PTSD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우선, 밝혀둔다. 얻은 것이 ..

죽돌의독서록 : 김헌과 함께 하는 그리스 문명 기행 잡학 편

1. 김헌은 어디로 갔나. - 2019년 5월 30일, 11일간의 일정으로 인천공항에서 로마 경유의 아테네행 출발. 이를 시작으로 그리스 문명사의 흐름을 대표하는 주요 유적지로 ㄱㄱ. - 최초 유럽 문명인 미노아 문명의 중심지 크레타와 산토리니, 그 뒤를 이어 그리스 본토에서 피어난 뮈케네 문명의 중심지 뮈케네, 그리고 암흑기와 상고기를 거쳐 그리스 고전기를 꽃피운 아테네를 둘러보았다…! 부럽다…! 2. 그리스로마 신화를 파기 위한 가장 적절한 시작이 호메로스라는데 얜 누구냐? 우리 플라톤 형이 걔 싫어한다는데? -고대 그리스 시인이다. 남아있는 기록은 안타깝게도 거의 음따. 허나 고대 그리스 상고기 초에 활동했으며(상남자...! 아니, 상고기는 대충 기원 전 750-480 이라는) 와 를 쓴 작가인 건..

김헌 교수의 책을 읽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트로이아 전쟁 편

>들어가기에 앞서 - 트로이아 전쟁(기원전 12-13세기. 그러니까 약 3000년 전)을 배경으로 한 위대한 2편의 문학작품을 쓴 이가 바로 고대 그리스 음유시인, 호메로스 - “일리아스”는 아킬레우스가 주인공. 10년 동안 지속된 트로이아 전쟁에서 10년째 되는 해, 며칠 동안의 사건을 담은 이야기. - “오디세이아”는 트로이아 전쟁이 끝나고 10년째 되는 해의 이야기. - 참고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알렉산드로스의 학습교재로 썼던 게 일리아스. 알렉산드로스가 이거에 뻑감. 1. 시작은 제우스의 신탁 1) 제우스가 받은 신탁: 니가 어떤 여신이랑 사랑을 나누면 그 자식이 널 몰아낼 것이다! 2) 쫄은 제우스, 그 여신을 알아보니 바로 바다의 여신, 테티스 3) 신탁 땀시 여신 테티스를 인간 펠레우스와 결혼시..

김헌 교수의 책을 읽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드로스 대왕 편

1. 알렉산더 대왕은 미국식 발음/그리스식으로는 알렉산드로스 2. 그리스, 이집트, 페르시아, 인도 일부 정복에 약 13년 걸림. 거리로 치면, 약 3,5000km 3. 인류 역사상 세계화의 첫 포문을 연 이가 알렉산드로스 4. 엄마, 아빠는 누구? - 아버지 필립포스 2세(왕권을 강화하고 주변도시를 복속시킴! 스파르타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헤라클레스의 자손(이라고 본인은 말함)/기록으로 보면 자식에게 질투, 경쟁심, 사랑 다 있었음. - 어머니는 올림피아스/트로이 전쟁 영웅인 아킬레우스의 자손(이라고 본인은 말함)/부모를 일찍 여의고 종교와 미신에 편향되었다는 기록 있음 뱀을 신성시 했음. - 뱀이 된 제우스가 올림피아스와 잠자리를 같이하는 걸 필립포스가 엿봐서 눈을 잃었다는 전설이나 그림이 있을..

김헌 교수의 책을 읽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헤라클레스와 테세우스 이야기

>스파르타의 대표 영웅, 헤라클레스 편 >>헤라클레스의 탄생 이전 - 떠돌던 신탁과 제우스가 한 짓(?) 1)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떠돌던 신탁이 하나 있었음. 신탁의 내용은 “기간테스의 도전이 있을 터인데 신만의 힘으론 이길 순 없다. 한 인간의 도움이 필요하다!” 당연 신탁의 당사자 제우스는 기간테스의 도전을 염려해 후우… 어떡하지~ 하고 항상 마음속으로 고민함. 2) 참고로 기간테스란 태초의 신 타르타로스와 대지의 여신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임. 거인족인데 상반신은 인간의 모습이나 하반신은 뱀의 형상임(후에 벌어질 “기간토마키아”는 기간테스와 제우스를 중심으로 한 올림포스 신들이 약 10년 동안 펼친 전쟁을 가리킴) 3) 여튼 항상 전전긍긍하던 제우스는 그 “한 인간”의 아버지로 암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