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6. 04. 목요일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1.

많은 사람이 숨기는 사실이지만 대부분 나처럼 생각 없이 살고 있기 때문에 대학이란 곳을 가는 경우가 꽤 된다.

 

그곳에 들어간 지 얼마 안됐을 무렵, 술을 못 먹는다고 하니 한 선배가 '아직 어려서 그래. 인생의 쓴 맛을 알게 되면 먹을 수 밖에 없게 된단다' 라고 했다. 나도 선배처럼 인생의 쓴 맛이란 걸 알게 되면 남들 앞에서 엉덩이를 내놓고 쉬를 한 다음날에도 '몰라, 기억 안나.' 라고 할 정도의 애주가가 되겠군, 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제법 흐른 지금도 여전히 잘 먹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협소해진 건지도 모르겠지만.


딴지에 들어와서 그나마 너부리 편집장에게 들은 칭찬이 있다면 '잘 참는다' 인데 길어지는 술자리만큼은 참을 수 없어 신입 때조차 '아앗, 불현듯 국제정세가 심각해져서 그만, 주저리주저리' 하고 줄행랑을 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딴지일보를 욕해도 잘 참고 총수를 욕해도 잘 참고(정말이지 자신 있습니다) 여자 요원들이 고자라고 놀려도 잘 참고(참고로 전 고자가 아닙니다) 태용이가 출근해서 하루 종일 야구방송만 보고 있는데도 잘 참는 편인데 술자리만큼은 꽤나 노력했는데도 재능이 없다.



2.

이 모양인지라 술을 유별나게 권하는 사람에 대한 편견이 꽤 강하다. 도저히 노력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재능에 대한 질투의 역반응인지, 사고를 친다, 불안하다, 마사오 같다, 라는 느낌이랄까. 듣는 건 좋아하는 편이라 나 술 먹는 거 보고 이야기나 들어라, 하면 좋을 텐데 똑같이 먹으라고 하니까 나로서는 삐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삐짐이 쌓여 미움이 되고 미움이 쌓여 편견이 되었다.


한 번은 형사와 술을 먹다 내가 좀 취했다 싶어 계속 거부하니 그 자리에서 잔을 탁자에 내려치길래 집에 가버렸다. 그는 아슬아슬할 정도까지 술을 먹는 방식으로 살아온 거고 나는 이 정도까지만, 하는 방식으로 살아온 것뿐인데, 서로 고집을 피웠다고 할까, 그날은 엇갈렸다. 얼굴까지 유리파편이 튀어 삐질 수 밖에 없었고(의외로 잘 삐집니다. 참고로 전 고자가 아닙니다) 형사의 손에서 피도 제법 나 걱정이 되었지만 먼저 연락하는 것도 잘 참는 편이라 언제나처럼 '에라 모르겠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하고 잊고 살았다.


시간이 지나 그 형사를 칭찬하기 힘든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좋은 말을 엄청나게 들어버리고 말았다. 인간적인 면과 능력적인 면, 동시에 말이다(인간성과 능력 모두 고랩인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그 정도까지면 좋았을 텐데 후에 결과로도 형사의 능력과 인간성이 증명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 일을 계기로 편견이 깨졌다, 라고 하면 그럴듯하겠지만 그럴 리는 없고 지금도 술을 유별나게 권하는 사람을 보면 여전히 신뢰가 가지 않는다. 세상에는 술을 지독하게 권하면서도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이 많아 이 편견은 딱히 효용이 없으나 몸에 배어버린 나로서는 어찌 할 수가 없다. 그러니 어떻게 해보고 싶지만 어떻게 안 되니까 그냥 열심히 참고 있다. '술을 유별나게 권한다 = 신뢰가 없다' 라는 나의 이상한 편견이 나를 지배하게 만들지 않을 정도면 선방하고 있는 거라고.


내게 편견은 대충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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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요약>





편견 쩌는 이들이 만든

6월호(통합 9호) 라인업





<이번호 벙커깊수키 표지 모델은 까페팀 ‘병든닭’

관심있는 분은 커피 100잔쯤 사서 99잔 버리면 친해질 것 같다.

독자 모델 신청은 ddanzi.sabo@gmail.com>


 




1. 색안경과 들보 : 파토


인종 편견에 대해선 파토 우원도 별 수 없었다. 아프리카 어디선가 도망쳐 나온 난민쯤으로 규정했던 그 남자, 그리고 탄자니아 시골 구석 원주민쯤으로 규정했던 그 남자, 알고 보니 어벤져스.



2. 아버지는 방아쇠를 당겼다 : 고등어


1969년, 흑산도에 간첩이 침투한 날. 간첩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 남자는 그 이후로 어떻게 살았을까. 그의 아들이 쓴다. 고등어의 원고는 언제나 메일함을 열기 두렵다.



3. 그녀가 대통령이라는 편견을 버려라 : 오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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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이런 것도 편견에 해당될 줄 몰랐다. 벙커깊수키 1호 내고 압수수색 영장 날아와서 귀찮았는데 이런 원고를 쓰는 사람은 본보기로 잡아가라고 실었다.



4. 딴지에 대한 편견 : 벨테브레


벨테브레가 무려 <딴지에 대한 편견>이라는 원고를 보내왔다. 본지도 아앗, 이런 생각을 하며 우리를 보는 사람이 있는 거군, 하고 그냥 생각만 했다. 벨테브레는 쓰라는 정치 글은 안 쓰고 이런 글만 쓰니 요즘엔 필자를 감금하는 편집부 따윈 없을 거라는 편견을 깨 부셔줘야겠다.



5. 니 여자가 니만 좋아할 거라는 편견을 버려라 : 밍숭맹숭


본지와 음양의 기운을 교환 중인 노처녀 전용 잡지 <농>의 밍숭맹숭님이 요상하면서도 실용적인 원고를 보내왔다. ‘아 내 여친이 드디어 날 이해하는구나’ 하는 순간은 여친의 마음이 저 멀리 떠나가고 있는 순간일 수 있다. 그 순간의 반응을 면밀히 알아보고 이왕 헤어질 거, 열심히 잘해주고 헤어지자. 



6. A의 죽음 : 타데우스


죽을 것 같지 않는 사람도 죽는다. 자살할 것 같지 않은 사람도 자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견은 유지된다.



7. 정신분석학으로 해부한 편견 : 신한석


모 정신분석클리닉 소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가 본인의 전문가 삘을 살린 원고를 보내왔다. 정신분석가가 본 <편견의 실체>란 무엇인지 이바구 함 들어보자. 전문가답게 매우 그럴 듯하다.



8. 부츠 신은 여자는 문란할 거야 : 꾸물


본지 편집부도 제각기 화려한 편견들을 자가소유 중이다. 꾸물은 부츠 신은 여자는 문란할 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댄다. 왜 그런 편견을 가지게 됐는지는 잡지에서 확인하시고 적어도 생긴 건 부츠를 좋아할 것 같다. 얼마나 부츠를 좋아할 것 같이 생겼는지 궁금하신 분은 5월호 표지를 보시라. 



9. 스르륵 사태 스르륵 정리 / 10. 자게이들 온 김에 ‘게이’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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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본지 트래픽이 20배로 뛰어버려 아앗, 우리 가난한데 서버비 어떡하지,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하고 현재진행형인 사건이 있으니. 어리둥절 중인 독자를 위해 이번 사태를 짧게 정리했다. 신입 기자 코코아가 사태의 발단이 된 스르륵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까였고 신입기자 챙타쿠는 자게이들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훌륭한 게이들을 정리해봤다.







만화 라인업


<존슨> 강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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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지, 아니, 존슨의 오만함을 씻고자 구도여행 중인 우리의 주인공 존슨은 팔꼬추몬스터에게 승리 후, 한 마을에 도착한다. 마을은 무수히 꼬추가 늘어나는 꼬꼬바이러스 역병으로 아작이 나 있는 상태. 존슨은 꼬꼬바이러스의 최초 감염자인 리챠드를 만나 2년 전, 그의 이바구를 듣게 되는데…


수족냉증이 심한 그녀가 밤새 잡고 있던 것은 리챠드의 손이 아닌 꼬추였고 메인꼬추가 망가졌음에도 그는 그녀를 원망하지 않았다.


자, 감질맛 나는 분량의 감질맛 나는 다음 이야기는 이번호에서. 



<개인의 취향 르네상스> 정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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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연재되고 있는 <개인의 취향 르네상스>. 미켈란젤로의 위대한 작품은 교과서에서 봐왔겠지만 그의 삶은 잘 모를 게다. 작고 왜소하며 졸라 못생겼던 그의 삶을 들여다보자. 앞으로 '난 미켈란젤로같이 생겼어 ' 하면 일단 거짓말은 아니니까 잘 써먹자.  



슭의 이야기 <7 .0> 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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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호 추억 돋는 이야기를 만화로 옮기는 슭. 슭의 만화를 보며 그땐 그랬지 하는 분들은 이제 나이 좀 먹었다 생각하시면 되겠다. 이번 호는 새누리당이 감청법을 미는 김에 이동통신 기기 특집.



<백수만화> 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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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백일장은 꼭 글로만 받지 않는다. 사진, 만화, 글, 조각... 까지는 좀 그렇고 어쨌든 메일에 구겨 넣을 수 있다면 어떤 형태로른 투고 가능하다. '개태'라고 자신을 소개한 분이 이번엔 편견을 주제로 만화를 보내왔다. 아, 이래서 백수구나 했다. 참고로 본지는 백수 필진을 제일 좋아한다. 







스스륵 사태의 영향 탓인지 이번호는 특히나 다량의 원고가 투하되었다. 이외에도 연애고자가 되어버린 필자의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면접관이 쓴 <면접은 편견을 놓고 벌이는 게임이다>, 셀프고백이 돋보이는 <나는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다>, 연애 병아리들을 위한 <편견은 연애를 어떻게 쫑내는가> 등등등.


지난호에 분량이 늘어나버려 이번호는 좀 설렁설렁 만드려 했으나 예상보다 투고가 늘어나버려 잡지가 두툼해져버렸다. 독자 분들은 항상 이 사이즈로 나온다는 편견을 경계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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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이 압축해 모든 원고를 소개해 버리면 스포일러가 되어 자칫 독자의 명랑추구권을 뺏을 수 있으므로 여기까지. 


그럼 다들 다음호에 뵙겠다. 다량의 원고를 투하해 주시어 편집부를 많이 많이 괴롭혀 주시길.


꾸바닥.






자주오는 문의 및 주의사항



Q1. 종이 버전이랑 웹 버전 중에 뭐 구독하는 게

니네들한테 더 좋냐


A1. 그런 것까지 신경써줘서 고맙다. 이런 거 일일이 말하긴

부끄러워서 말 안하련다. 다만 사진이나 디자인 저작권 문제로

웹 버전은 어쩔 수 없이 날려야 하는 부분이 있어

종이 버전이 편집의 묘미를 살린 오리지날이긴 하다.

웹으로 보는 독자 분들껜 좀 미안한 부분 되겠다.

내용은 다르지 않다.



Q2. 우리 가게에서 <벙커깊수키> 팔고 싶다


A2. 매달 내는 잡지를 만든 게 처음이라

이런 문의에 우째 답하고 얼마에 제공해야 될지 솔까 모르겠다.

대량 구매 및 개인 판매자 등록(?)은

ddanzi.sabo@gmail.com 또는 02-771-770702-771-7707 로 문의 주시라.




Q3. 과월호 사고 싶다


통합 2호와 4호는 매진이라 정말 남는 게 없다.

앞으로 분량 조절 잘해서 찍어 내겠다.




  Q4. 벙커깊수키 Xp에 실린 XXX 소개팅 시켜주라


이런 건 알아서 하자.

그룹 메일로 오면 본인덜한테 다 포워딩 해주고 있으니

연락 안 가면 쫑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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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공식 메일함이 폭발 직전인 관계로

<벙커깊수키>공식 메일은

ddanzi.master@gmail.com에서

ddanzi.sabo@gmail.com

으로 바뀌었다.


다만 이미 인쇄본에
지난 메일 주소로 찍힌 관계로

둘 다 열심히 보겠으니 안심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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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kimchangkyu1201@gmail.com











이런 말을 스스로 해버리면 조금 낯부끄럽지만(그래도 기어코 한다는 뜻입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블로그엔 하루 평균 400에서 800명이 놀러 온다. 평균이라고 하기엔 낙차가 크지만 실제로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 최근 이틀 사이엔 4만 명 정도 되는 사람이 들어왔는데 오는 사람은 많은 듯하지만(정확히 말하면 46,872명입니다. 천 자릿수를 떼어 버리는 대범함을 자랑하고 싶었지만 정밀함도 놓칠 수 없어 그만), 딱히 글을 남기진 않는다. 그래서 조금 투덜거리고 싶어졌다. 



취재는 조금 어두운 쪽으로 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라 그렇게 되어 버린 것이고 본래의 나는 전혀 진지하지 않은데 방문자들이 눈팅만 해서 조금은 으으으으음, 한 기분이다. (설명하기 어려울 땐 으으으으으으음) 소소한 낙이 있다면 가끔 블로그 댓글에 댓글을 다는 것인데 앞으로는 본래 성격대로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적어보는 게 좋을까 하고 1분 정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1분을 못 넘겼지만, 그 1분의 밀도는 대단합니다) 



SNS라는 수단도 있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기엔 부끄럽다. SNS는 '내가 이런 말을 하니 모두 나에게 주목해봐 봐', 하고 외치는 기분이라 가끔 참지 못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버리면 역시나 부끄럽다. (나만 이런 것인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다음과 네이버에 송고되는 기사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마구 풀어놓을 수도 없다. 모르긴 몰라도 SNS보다 200배는 부끄러울 거니까 해선 안 되는 일이다. 차라리 지하철에서 타잔 놀이를 하는 게 낫다. 



블로그는 나름 맛있는 초콜릿 쿠키를 만든다, 실패했지만 향만큼은 좋은 요리를 만든다, 같은 느낌이라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이 기웃기웃하면서 어라, 도대체 뭘 만드는 거, 하고 말을 걸어주면 상대적으로 안정감이 있다. 나로선 그 정도가 적당하다. 생각해보면 놀러 오는 사람도 나와 비슷한 성격이라 그냥 쳐다만 보고 있는 걸까, 하는 기분도 든다. 



으으으으음. 



오늘은 왠지 일거리가 많아 투덜거리고 싶었다. 이렇게 적어놓은 주제에 블로그는 기사를 백업해 놓는 게 대부분이고 얄미운 댓글을 다는 사람은 여전히 얄밉다. 무엇보다 할 일은 많은데 이렇게 시답지 않은 글을 남기고 있어도 괜찮을까. 아무리 내 블로그라지만. 



그래도 뭐, 가끔은.






2015. 05. 13. 수요일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1. 마지막 주범의 송환

 

2012 2 17, 홍석동 씨 부친과 처음 통화한 것이 시작이다. 부친과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 가해자와 가해자의 가족과 만났다.

 

2012 6 21, 납치단 김종석에게서 전화가 왔다. 경찰은 필리핀에서 돈을 건네는 방법을 제안했다. 난 그럴 용기가 없었다. 미화 600달러를 보냈다. 이후로 연락이 끊겼다.

 

2012 10 8, 필리핀 경찰청 납치사건 수사단 내 유치장에서 김종석이 자살했다. 검거된 지 3일 째였다. 유서에는 실종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2012 11 3, 태국 치앙라이 커피숍에서 최세용이 검거됐다. 현지 유치장을 찾은 모 씨를 통해 '김창규 기자는 알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어떤 의미인진 알 수 없었다. 

 

다만 최세용이 도망 다닌 루트와 현장 상황을 알 수 있었던 건 그와 함께 도피생활을 한 사람 덕분이다. 자료는 사건을 추적해온 경찰, PD, 기자와 공유했고 공중파 및 여타 언론에 노출되었다. 몇몇 사람이 화를 냈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2012 12 31, 홍석동 씨 부친이 자살했다. 사망 추정 시각 두 시간 전, 두 번 전화가 왔다. 받지 못했다. 장례식장에서 홍석동 씨 모친으로부터 유서를 건네 받았다.

 

2013, 최세용과 서신을 줄곧 교환했다. 최세용은 3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환전소 살인, 윤철완, 홍석동 건에 대한 사실 여부 파악과 취재 결과에 따라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줄 것. 둘째, 어떤 방식으로든 모든 범죄 사실을 털어놓을 테니 출판해 줄 것. 셋째, 편지 내용은 공개하지 말 것.


환전소 살인사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관련자의 증언으로 볼 때 그가 개입되지 않을 리 없었다. 최세용이 약속을 어겨서 나도 약속을 어겼다. 편지에는 부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 외의 것은 읽지 못했다. 의미를 찾지 못해 어느 순간 답장하지 않았다.

 

납치단 막내 김원빈의 수감 동료는 극적으로 홍석동씨가 암매장된 유골 위치의 단서를 잡아냈고 경찰은 김원빈으로부터 자백을 받아냈다. 윤철완 씨에 대해서는 끝내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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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18, 홍석동씨 장례식에 갔다. 화장을 하고 홍석동씨를 땅에 묻은 다음, 모친은 아들의 묘비를 어루만지며 아들아, 편히 쉬어, 엄마가 꼭 복수해줄게,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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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5 13일 오늘, 납치 사건의 마지막 주범 김성곤은 오후 5시 30분경에 한국 땅을 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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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그리고 얼마 전, 한 남자를 만났다

 


 

2. 청송교도소에서 김성곤과 의형제가 되다

 

유승현(가명). 청송 교도소에서 10년형을 받고 복역 중 최세용, 김성곤과 만났으며 출소 후, 초창기 납치단의 멤버로 활동. 그 후 다시 구속되었다가 5년을 복역하고 세상으로 돌아왔다.

 

그는 기사를 모두 읽어 봤다고 했다. 사건에 도움이 된다면 비난을 받더라도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인터뷰를 하겠다 했다. 다만 신상이 공개되면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번엔 싣지 않는다.

 

환전소 여직원을 누가 죽였는지, 홍석동 씨를 누가 죽였는지, 홍석동 씨와 함께 발굴된 김 모 씨를 누가 죽였는지, 윤철완 씨는 어떻게 되었는지, 피해자들이 증언한 여성 피해자는 정말 존재하는지,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는 몇명인지, 아직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추정할 뿐이다. 


형이 무거워지는 살인에 한해선 서로 책임을 미룬다. 곧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송환되는 마지막 주범 김성곤이 그 미스테리들을 풀어줄 열쇠가 될 가능성은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김이 본인, X가 유승현 씨다. 


 





: 일단 어떻게 최세용, 김성곤과 만났는지 듣고 싶습니다.

 

X: (교도소)에서 만났어요. 참 말썽을 많이 피우고 살았어요. 제가 교도소를 가게 된 이유가 경기도 용인 OO이라는 동네에 오래 있었는데 건달생활을 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분이 식구들끼리 분열로 맞아 죽었습니다. 형님 죽였던 해당 당사자는 지금도 현역입니다. 형님 돌아가시게 만들었던 장본인 애들하고 시비가 붙었어요. 3명하고


연장질을 했습니다. 얘들도 들었으니까 저도 그냥 죽을 수는 없잖아요. 3명이 많이 다쳤어요. 그 계기로 교도소를 들어가게 됐어요.

 

 : 정확히 언제 들어가신 겁니까.

 

X: 꽤 오래 됐죠. 97,8년경. 사실 그런 건 빨리 잊어버리고 싶어서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안 납니다. 그 안에서 만났어요. 저하고 같은 작업장, 공장이라 그러기도 하는데 같은 방 생활하면서 최세용, 김성곤과 더없이 친해졌죠.

 

: 그럼 청송으로 간 겁니까.

 

X: 네 저는 중형이니까. 운 좋게 청송 2교는 안 갔어요.

 

 

경상북도 청송군에는 3개의 교도소가 있고 청송 교도소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2010, 각각 경북북부 제1, 2, 3 교도소로 이름을 바꿨으며 그 중 유승현 씨가 '운 좋게 가지 않았다'는 청송 제2교도소는 현재의 경북북부 제 2교도소를 말한다. 일반인에게 흉악범이 모이는 곳으로 알려진 이곳은 실제 경비등급 중 가장 높은S 4등급의 중 ()경비시설로 범죄내용이 좋지 않은 이들이 많이 간다. 다른 교도소에 비해 면회객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 그럼 쭈욱 1교에...


X: 제가 들어가서 크게 사고를 안쳤으니까요. 다툼도 많이 일어나긴 해요. 밖에서 보는 교도소하고 안에서 직접 생활하는 건 천지차이에요. 우리들끼리도 모이면 서로 파가 나눠지고 어떤 공장을 하나 두고 그걸 차지하기 위해서 별의 별 일이 많이 일어납니다. 모사도 비일비재했고, 약점을 잡기도 하고. 서로 치고 박고 폭력이 난무하기도하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그때 당시엔 그랬어요. 저 있는 곳에 성곤이가 왔고, 세용이 형도 같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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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납치단 리더 최세용, 사진 출처/연합뉴스> 


: 최세용, ''이네요.

 


최세용은 66년생이다.

 


X: 그땐 형이라고 했죠. 여기서는 최세용 씨, 최세용 씨 하지만. 셋이 오랜 기간을 같이 있었어요. 한 공장에서.공장생활은 누구한테 관여도 안 받고. 싸움이 나도 둘이 같이 싸우고 같이 치고 박고 하고. 그러면 독방에 수용 되잖아요. 저는 좀 많이 왔다 갔다 했죠. 그리고 또 같은 공장으로 가고.

 


김성곤과 유승현 씨는 독방에 다녀온 뒤, 작업장이 달라지면 교도소 내의 여러 루트를 통해 다시 함께 할 수 있도록 서로 '땡겨' 주었다고 한다.


 

X: 얘는 천주교 신자예요. 그 안에서 신앙생활도 많이 하고. 어느 순간부터 허물없이 지내고 하다 보니 친구 개념이 아니라 완전 의형제가 됐어요. 그 안에서도 유명했고. 성곤이는 나가서 말레이시아 갔을 때도 저한테 계속 편지 했고.


당시 안양환전소 사건이 일어난 순간, 얘들이 빠져나갔잖아요거기서부터 전화, 편지도 오고 교도소 측에 뭔 일 있다고 하면 얘가 또 밖에서 인터넷 사이트에서 난리치고그 정도로 서로가, 남들이 보면 저희 이런 관계를 보면 저것들 인간 아니야 하는데, 막상 저희들끼리 모여 있으면 안에 팀이 하나입니다. 납치 사건도 팀을 꾸려서 서로 존중하고 믿어주고.

 

왜냐하면 한국에서 생활하는 거하고 외국 필리핀, 말레이시아에서 생활하는 거하고 틀려요. 언제든지 누군가 내 뒤에서 해코지를 할 수도 있는 거고. 안양환전소 사건은 신문에 사건 사고 나온 건 봤는데 얘네들이 했을 거라고는 생각 안 했죠.

 

: 그때는 안에 있었던 거네요.

 

X: 그때도 살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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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9, 안양 환전소 살인사건. 최세용 일당이 저지른 것까진 밝혀졌으나 최세용, 김성곤, 김종석 중 누가 여직원을 죽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최세용의 부인은 2008년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김성곤이 '제가 했어요, 형수, 아니, 여자가 갑자기 소리치면서 문으로 달려 가길래 엉겁결에 제가 찔렀어요.' 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인의 말에 따르면 당시 헬맷을 쓴 사람은 김종석, 여자를 죽인 이는 김성곤이 된다. 최세용 부인의 주장이다.



X: 제가 출소하기 얼마 전에 성곤이가 안으로 사진을 많이 보냈어요. 말레이시아에서.

 


김성곤은 안양환전소 살인사건 당일, 인천공항에서 말레이시아로 출국했다.



X: 너 요새 뭐하냐 그랬더니, 경호 한다고. 자기가 내전 있는 나라에 들어간다 그러더라구요. 실제로 성곤이는 누가 봐도 707출신이라 그랬어요. 그 안에서는.

 

 

707특수임무대대. 흔히 '특전사 안의 특전' 로 불리는 대한민국 육군 특수전사령부 소속 특수부대다.대테러전 및 기밀 작전을 수행한다.

 

 

X: 그래서 707출신 선배도 찾아왔었어요. 근데 나중에 다 까보니까 아니었죠. 근데 누가 봐도 얘는 그렇게 보여요. 이미지가 딱 보면 왠지 모르게 형사 냄새가. 얘는 말레이시아 앙팡에 살 때도 나는 한국에서 전직 형사였다,경찰이었다, 하고 집에 사진을 크게 걸어놨었어요.

 

 

 

<김성곤이 경찰 제복을 입고 찍은 사진>

 


3. '인터폴'이 된 김성곤과 계획된 환전소 사건

 


: 그런 말을 많이 하고 다녔더라구요. 교민들한테 물어보니까 비밀경찰이라고 많이 말하고 다녔고.

 

X: 저도 필리핀에 잠깐 있었지만 항상 잘 웃으면서 다녔어요. 사람들한테. 얘도 마찬가지에요. 누가 보면 사업하는 사람들이지, 위험한 일 하는 사람들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죠.

 

: 유승현 씨도 연장을 휘둘렀던 전직 건달로는 안 보입니다.

 


그는 당당한 체구에 정중한 말투를 썼다. 무서운 일을 했던 사람으로 상상할 수 없었다.

 


X: ... 거기서 저희는 이미테이션 인터폴 증을 달고 다녔어요. 마닐라 같은데 가면 그냥 아무 호텔에 들어가지만 마카티에는 딱 정해져 있습니다. 그쪽에 OOO 호텔이 있어요. OOO 호텔 뒤로 좀 가면 XX호텔이 있어요. OOO 호텔에 있었을 때 두 곳에 묵었는데 저희가 가면 객실청소도 함부로 못 들어옵니다. 들어오면 무전기도 다 깔아놓고 했는데 OOO 호텔 주인이나 XX호텔 주인도 인터폴 직원으로 알고 있어요. OOO 호텔에는 부산 건달들이 있어요. 아마 지금도 있을 거에요. 하다못해 얘네들도 제가 그라운드에 앉아서 담배 한대 피고, 차 한 잔 먹고 있으면 피해갈 정도였으니까요.

 

: OOO호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그쪽에서도 그렇게 소문이 다 났네요.


X: 그냥 피해 갑니다. 행동하기 좋죠. 하다못해 호텔 들어가서 매니저를 불러도 인터폴 증 보여주고 그러면 대우를 할 정도니까. 근데... 제가 지금 얘기가 두서없습니다.

 

: 편하신 데로 생각나는 대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X : 세용이 형이랑 성곤이는 한국에서 움직여 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없었죠. 근데 제가 출소를 했잖아요. 출소를 하고 나서 돈도 자주 오고. 제가 당장 어려운데 당시 세용이 형이 보험작업을 좀 해 볼 생각이 없냐고 하더라구요. 그게 뭔데, 했더니

 

'우리는 지금 여기서 좋은 일도 하고 나쁜 일도 한다. 너 어차피 평범하게는 안 살 거잖아.' 하길래 그래서 그건 맞지, 했어요. 성곤이도 있고, 형도 있으니까 같이 하자고 제안이 왔어요. 그래서 교도소 나온 지 얼마 안됐으니 정리를 할 건 해야 할 거 아니냐. 그래, 하니 계좌를 불러달라 그러더라구요. 계좌를 불러줬어요. 돈이 옵니다.

 

제가 돈이 필요하면 그게 얼마가 됐던 전화를 해요. 성곤이한테 받을 데도 있고... 저희끼리는 전화가 한 대가 아니잖아요. 두 대, 세 대씩 갖고 있거든요. 필리핀 나갔을 때도 마찬가지고. 비상연락망이라 그러는데 저희끼리는 전화가 다 있어요. 수면 위로 안 뜬 번호들. 그걸로 저희는 통화를 해요. 주고받고, 주고받고.

 

환전소 사건도 사실은 나가서 움직일 경비를 조달하기 위해 사건을 벌인 거지 한국에서 그 돈을 쓸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최세용 측은 안양환전소 살인사건에 대해선 결백하다며 내게 많은 증거를 보내주었다. 살인에 관한 결백이 아니라 아예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서류상 보여지는 논리는 그럴 듯 했으나 여자 직원이 혼자 남게 된 것을 포함해, 계획 없이는 성립 불가능한 범죄였다. 최세용은 한국으로 송환된 후 이 건에 대해 자백했다.

 



4. 김성곤의 역할과 교도소 안에서의 계획

 

: 날짜를 다시 한 번 짚어보면, 97,8년 경에 들어가서 10년 형 받았고... 안에서 최세용이랑 김성곤과 얼마나 있었나요?

 

X: 몇 년 같이 생활했죠. 안에서 세용이 형은 경제공부, 법 공부를 많이 했고, 둘 다 영어(공부)를 참 많이 했어요.저는 러시아어를 공부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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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피해자의 계좌로 들어온 돈을 뽑고 있는 김원빈>



납치단의 막내 김원빈이 구속된 후, 그의 부친과 만났었다. 최세용이 김원빈에게 추천해주는 책들을 보고 아들이 굉장히 똑똑하고 괜찮은 사람과 연을 맺고 있어 좋게 생각하고 있었다 했다.

 


: 그럼 그 안에서 계획 같은 것도 세운 건가요?

 

X: 나가면 어떻게 할 거라는 계획들은 세워져 있던 상태였어요. 원래 처음 시작은 이렇게 여행객이나 납치를 해서 잔돈을 뺏고 이런 게 아니었어요. 누가 보면 몇 천씩은 큰돈이지만 팀을 이룬 입장에서는 몇 천이 작은 돈이에요.

 

목숨을 내놓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내 나라도 다 버리고 나가는 입장이라서. 원래 이거를 하려고 했던 게 출발점이 아니에요. 사실 한국 땅에서 먹튀 하고 외국으로 날아간 사람들이 많아요.

 

걔 중에는 금융계 쪽에서 일하는 분들도 있고, 외제차 딜러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귀족계라 그래가지고 중소업체 사장들이 부도내서 돈만 챙겨 갖고 나가는 사람들도 있고. 그러면 이 사람들 사진이 떠요.

 

그거는 성곤이의 역할이에요. 성곤이가 경찰청에 해킹을 하죠. 저희가 피씨 방에서 사진을 빼 씁니다. 빼요. 복사를 다 해가지고 지금 제가 가지고 있듯 이런 파일을 하나 만들어요. 거기에는 수배되어 있는 사람들 신원이 다 뜹니다.

 


유승현 씨는 자료들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김성곤이 해킹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러한 자료를 납치단이 얻을 수 있음은 피해자들이 증언했다. 경찰, 필리핀 이민국 직원, 여권 업무 관련자와 인맥이 닿으면 이런 리스트를 얻을 수 있다. 필리핀에서 비자 관련 업무를 하는 지인에게 확인한 사실이다. 

 


X: 대충 사건 개요가 나오고 액수도 나옵니다. 처음 목적은 그거였어요. 그니까 사람을 죽인다, 이런 생각은 안하고.

 


최세용은 서신교환에서 '나쁜 놈'들을 손봤다고 강조했다.

 


X: 한국이 참 웃기는 게 뭐냐면 제가 지금 비행기 티켓을 예매합니다. 티켓팅을. 새벽 첫 비행기로 갈 거에요. 어디로 해놓고. 제가 오늘 사람 열을 죽이든 백을 죽이든 죽여 놓고 저는 나가면 돼요. 인터폴이 잡아요? 인터폴이 뭔데 잡으러 다녀요. 안 잡으러 다녀요. 저희가 망에 떠야 시작하는 거지. 그러니까 그런 걸 너무 잘 아는 애들이 딱 모인 거에요.

 

, 근데 제가 건너가기 얼마 전에 전화로 테러 당했다고 그랬습니다. 

 

: 테러요?

 

 

5. 김성곤을 죽이려 했던 김종석

 

X: 그게 무슨 얘기야 했는데 그게 종석이에요. 김종석. 같은 팀이 하나 있는데 걔한테 테러 당했다고. 그니까 종석이가 성곤이를 밀어버리려고 했어요. 워낙에 자기 입지가 좋아지니까.

 

: 그때까진 한 번도 김종석을 못 만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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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 그래서 세용이 형이랑 전화하면서 종석이란 사람이 성곤이 테러 할라고 그랬다며, 애들 시켜서 성곤이 죽이려 그랬다며, 물었죠. 형이 그런 거 아니라고 지금은 괜찮다고. 전 마닐라 갈 적에 와이프한테 돈 다 주고 여권,비행기 티켓, 만 사천 원만 가지고 갔습니다. . 답이 없이 간 건데 그 정도로 서로 믿는 사이인데.

 

: 그 정도 믿는 사이에서 김종석이 김성곤을 죽이려 했다면 화가 났겠네요.

 

X: 일도 일이지만 일단 그때 당시에 성곤이랑 저는 목숨 같은 사이였으니까.

 

: 김종석이 얘기는 출발하기 전에 들으신 거고.

 

X: . 성곤이가 말레이시아에서 전화가 왔었어요. 필리핀으로 넘어가기 전에 받은 전홥니다. 건너가니까 김종석은 공항 바깥쪽에서 그 벤 있잖아요? 일본 차. 나중에 작업하던 그 차에 대기하고 있더라구요. 탔죠. 그때까진 얘길 안 했어요. 저는 아는 거죠. 니가 김종석이구나.

 

당일엔 세용이 형이 안 왔어요. 형은 지금 하나 해놓은 것 때문에 내일 밥이나 먹자고, 오늘은 그냥 인근 호텔에 애들 다 준비 해놨으니까 자고 회포나 풀라고.


저희가 가게 하나를 전세 냈습니다. 한국 룸 같은 곳이에요. 거기 아가씨들이 들어왔는데 잠깐 내보냈죠. 그리고 얘기를 했어요. 셋이 딱 있는데, 룸이 커요. 일부러 특실로 들어갔으니까. 당신이 김종석이야?, 하니까 위기감을 느낀 거죠. 순해도 사람이 눈에 살기 띤다 그러잖아요. 당시에 나는 교도소에서 바로 나온 상태, 악에 받쳐 있는 상태고.

 

: 게다가 의형제를 건드렸고.

 

X: . 그랬더니 우물우물 하더라구요. 제가 문 쪽으로 갔어요. 출입구 쪽으로. 도망가면 안 되잖아요. 막아섰죠.당신이 김종석이냐고. 당신이 내 친구를, 로컬 애들 시켜서 테러 하려고 했냐고.

 

성곤이도 그땐, 풀었어, 풀었어, 우리 팀이라고 말렸죠. 앞으로 또 그럴 거 아니냐고, 난 지금 영어도 안 되고 지리도 모르고, 너 나 보낼 수 있는 거네, 그랬더니, 김종석이 아니라고. 자기도 머스마인데 아니라고. 본인들이 잘 풀었다고 하고 지가 안 한다고 거기서 다짐을 했고. 그래서 셋이 앉아서 술을 많이 먹었습니다. 다음날 세용이 형을 만났죠. 호텔로 왔더라구요. 김종석은 자기 집으로 갔고, 성곤이는 앞에 방에서 자고.

 

아침에 세용이 형 왔길래 만났죠. 거리 카페에 가서 차 한 잔 마시면서 얘기를 했어요. 형이 돈이 좀 있다고. 경찰한테선 돈 얘기가 안 나왔을 텐데 세용이 형은 지금도 숨겨놓은 돈이 많을 거에요.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환전소 얘기가 나왔어요. 그것 좀 풀어달라고 저보고 그러더라구요. 변호사 새끼한테 돈 줬는데 새끼가 입 닫고 잠수했다고, 했어요. 어차피 난 며칠 있다가 한국 가야되니 알겠다고. 변호사 한번 찾아간다고 했어요. 그런 것도 있었죠. 변호사가 돈 떼어 먹은 적도.

 

 

6. 음지의 불문율과 '반드시 같이 죽인다'

 

: 제가 피해자 입장에서는 과정을 많이 들었는데 이쪽 입장에서는 들은 적이 없어요. 들어도 서류나 제 3자를 통해서고. 그렇게 오랫동안 사람을 납치했는데 어떻게 안 잡힐 수 있었던 거죠.

 

X: 일을 크던 작던 하나를 하잖아요. 저희가 예행연습을 많이 해요. 한 사람을 잡기 위해서 가상의 인물을 세워놓고 동선을 다 파악합니다. 그리고 예행연습을 저희끼리 해요. 문제가 터졌을 시, 처음에 남아있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잡혀야 되지만 필리핀에서 잡히면 얼마든지 빼낼 수 있어요. 돈이면 거기는 안 되는 일이 없으니까.

 

한 사람이 시간을 최대한 끌어서 나머지 팀들은 다 뒤로 빠지는 식입니다. 그리고 며칠 시간 두고 빼오는 걸로.작은 거든 큰 거든, 하나 하기 전에 미리미리 다 예행연습을 해봅니다. 차를 갖고 다니면서 그려보기도 하고 이런 상황 나왔을 땐 어디로 가야 되고 어디로 빠지고, 어디서 모이자, 이렇게 저희끼리는 사전에 시나리오가 짜여 있는 거에요. 그 정도로 치밀 한데. 환전소 사건도 마찬가지에요. 세용이 형은 하나를 놓고 모든 가능성을 다 생각 합니다. 다 맞춰봅니다.

 

: 경우의 수를 다 따져보네요.

 

X: 문제가 됐을 때는 어떻게 하고, 이렇게 했을 땐 어떻게 하고, 사고가 생기면 우리 팀원 아니면 짤라 버리고. 저희끼리는 불문율로 그게 딱 되어 있어요.

 

: 저도 하면서 답답한 게 김종석은 자살했으니까 다들 살인에 연루된 게 나오면 김종석이 죽였다고 합니다. 환전소 건은 최세용 부인 말에 의하면 김성곤이 죽였다고 하고. 아예 김성곤 자필로 자술서를 받아서 저한테 보여줬고. 뚜렷한 증거가 없는 살인은, 김종석이 자살했기 때문에 거기로 밀면 방법이 없습니다.

 

X: 이게 있습니다. 저희는, 저는 잡혔잖아요. 안 잡히는 사람들한테 다 넘긴다. 이게 답입니다.

 

: 안 잡히는 사람에게 모두 넘긴다...

 

X: 그건 음지에서 밥 먹는 애들은 말 안 해도 서로 간에 그런 게 있는 거에요. 내가 먼저 잡히면 안 잡힌 애들한테 일단 다 밀어요. 그래야 내가 형량이 줄어들고 재판 중에 좀 유리하게 가니깐.

 

증거가 있어요, 뭐가 있어요? 정황상? 정황 가지고 뭘 어떻게 따질 건데요. 작은 거는 정황 가지고 될 수 있지만 이런 큰 건들은 정황 가지고 될게 아니잖아요. 증인이 있어야 되고, 증거가 있어야 되고, 그래야지 죄가 성립이 되잖아요. 다 마찬가집니다. 잡혔으니까 민 거고, 또 잡히니까 민 거고.

 

: 죽었으니까 민 거고.

 

X: . 그리고 제가 확실하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제가 워낙 잘 알잖아요. 세용이 형이랑 성곤이. 지금 윤철완 씨도 그 분이 안 돌아온다면, 얘들이 죽였어요. 한 사람이 죽였을까요? 아닙니다. 같이. 늘 함께 합니다.

 

서로 간에도 일이 자꾸 커지다 보니깐 불신이라기보다 서로가 서로를 옭매여가는 생활을 해요. 제가 이 사람을 때려야 되요. 저 혼자 때려요? 아니에요. 셋이 같이 때립니다. 같이. 균일하게. 나쁜 짓 해서 돈을 받으면 똑같이.거기서 20%정도는 경비조로 뺍니다. 빌리지나 안가에다가, 저희는 안가라고 해요. 안가를 보통 얻으면 두 개, 세 개를 얻거든요? 따로따로 떨궈서? 그 다음에 조금씩 항상 놔둬요. 상황이 오면 누구든지 그 돈 가지고 빠질 수 있게끔. 그 정도로 치밀하게 해서 움직여요. 그리고 지금 다 잡히고 나니까 뭐 쟤가 했다, 내가 했다 그러는데 제가 알기로는 똑같습니다. 죽여도 같이 죽입니다.

 


그는 죽여도 같이 죽인다, 라고 두, 세 번 강조했다.


 

: 지금 최세용이랑 김성곤 말로는 김종석이 죽였다고.

 

X: 아닙니다. 분명 현장엔 같이 있어요.


: 같이...

 

X: 같이 있습니다. 같이 해요. 시체처리도 같이 합니다. 다 그래요. 최세용 씨도 그렇고 김성곤이도 그렇고 아주 거짓말이 능수능란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거짓이에요. 김성곤은 만들어진 이미지로 그렇게 살고 그 속에서 살아가요. 얘가 하는 얘기를 액면 그대로 다 믿는다? 아니죠.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다 거짓이에요. 거짓으로 일관 되서 거짓으로 하고, 자기 이미지를 그렇게 만들어버렸어요. 지 스스로.

 

: 최세용 같은 경우는 저랑 서신을 주고받을 때 관계없는 건이 많다고.

 

X: 모든 일에서 단독으로 하는 일은 없어요. 최세용씨가 모르는 일이 있다? 아닙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최세용 씨가 모르는 일은 없어요. 모든 머리는 최세용 씨한테 나오고 최세용 씨 판단 하에 각자 맡은 역할들을 할 뿐이에요.

 

컴퓨터 관련일, 뭐 가서 해놓는 거 그런 건 성곤이 몫. 동선 파악하는 거, 현지에서 총기 구입, 어쩔 땐 칼 구입,숙소. 이런 건 김종석. 왜 김종석이 마델이라는 필리피노하고 결혼을 했겠어요?

 

팀 중에 누군가 하나는 현지 처가 있어야 해요. 현지 여자가 움직여야 동선이 넓어집니다. 폭이 커지니까. 그래서 김종석은 그런 생활을 한 거고. 배당을 받으면 김종석 같은 경우는 마델하고 카지노 출입이 많으니까 쪼들려 살고. 없이 살다가 주체 없이 돈이 많아지니까 매일 명품 찾고, 좋은 거 찾고 그랬고.

 

: 그리고 약도...

 

X: . 김종석인 마약도 하잖아요. 마약을 뗄래야 뗄 수 없어요. 성곤이 같은 경우는 돈을 주면 지 가족을 위해서 쓰기도 하지만. 부인이랑 자식.

 

: OOO 씨요?

 

X: . 이 사진이 맞나 모르겠어요. 사진이 되게 많았는데 오래되어 가지고 없더라구요. 그래서 보여드리려고 찾아왔는데. 얘는 OO이고 결혼 사진이구요. 이런 사진을 저한테 많이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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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석이하고, 성곤이하고, 최세용 씨하고 셋이 전투복 입고 대열 갖춰서 찍은 사진이 있는데 그게 참 어디로 갔는지 분실됐어요. 저도 왔다 갔다 하다 보니까.

 

얘는 실질적으로 주말이 되면 어린애들 찾아가서 공부도 시켜주고 밥도 후원해요. 최세용씨도 마찬가지고. 말레이시아에서든 필리핀에서든. 그러니까 어느 누가 봐도 기업가에요, 사업가고. , 괜찮은 사람들로 비춰지는 거죠.

 

유승현 씨는 김성곤의 사진을 여러장 가져왔다. 그가 가족과 함께 있는 모습은 행복한 남자, 평범하고 행복한 가장의 그것이었다.


 


7. 타겟을 잡는 법

 

: 주 멤버 외에는 어떻게 팀이 구성됩니까. 


X: 갈리또란 애를 데리고 다녔습니다. 성곤이가 해킹을 해서 사진을 줍니다. 갈리또란 애가 눈썰미가 무지 좋아요. 갈리또는 저만큼 떨어져 있고, 다른 테이블에 또 로컬이 앉아 있고, 우리는 우리끼리 앉아 있습니다. 보다가 한 명이 지나가요. 사진보고, 어 맞는 것 같애, 그러면 불러요. 찍어줍니다. 사진 조그마한 걸 크게 복사해서 몇 장씩 서로 가지고 다니니까 갈리또 한테 야, 봤어?, 그래서 YES 하면 쫒아. 이틀 동안 얘 동선을 쫒아, 그러면 시작인 거에요.

 

: 비용 처리는...

 

X: 얘한테 밥값 그런 걸 줘요. 돈 있어? 없어요, 하면 저는 영어를 잘 못하잖아요. 얘는 한국말을 좀 알아듣는데 주로 통역은 성곤이나 세용이 형이 하죠. 제가 돈을 빼서 줘요. 세용이 형은 많이 주지마 그러는데, , 목숨 거는데 이 정도 돈도 안 줘? 그럼 얘들 어떻게 부릴 건데, 하고 내비 두라고 내 방식대로 한다, 그러면 애들이 놀래죠.큰돈이니까. 10000페소 줍니다. 얼추 30만원 돈인데 얘들한테는 무지무지 큰돈입니다. 그냥 줘요. 꽂아주고. 쫓으라고. 너 집에 들어가지마!무조건 쫒아! Ok. Boss, 알았어요. 타겟이 호텔가면 갈리또는 밖에서 쪼그리고 자더라도 있어요. 그 정도로 얘가 집요해요. 일도 잘했고.

 

: 미행하는 걸 눈치 못 채게 이틀 정도 계속 붙어 다니는 거군요.

 

X: 절대 몰라요. 돌아다니면 뻔한 필리핀 애들인데. 외국 애들이 우리나라 오면 어느 놈인지 구분 못하듯이 똑같아요.

 

: 많이 알려진 방식은 최세용이 까페 쪽지를 통해서 유도하는 방식인데 초창기에는 달랐네요.

 

X: 여러 카페를 통해 그렇게도 했지만 실질적으로 이렇게도 많이 했죠. 리스트에서 타겟 집고 공항에서 미행. 이런 부분들이 수면 위로 안 떠오른 게 많다는 얘기입니다. 근데 이렇게 해서 잡혀서 뺏긴 애들은 아, 소리도 못해요. 지들도 수배자기 때문에.

 

: 그때 납치된 백XX 씨한테 들었던 말이랑 통하네요. 최세용이 항상 하는 말이 우리는 '나쁜 놈'들 잡아서 한다고. 그럼 그때 같이 일했던 사람이 갈리또, 또 다른 필리핀 로컬.

 

X: 네 로컬이고. 갈리또고. 얘가 또 데리고 있는 애들이 있어요. 뭔 일 있을 적에, . 여기로 애들 데리고 와, 그러면 무장해서 옵니다. 애들 데리고.

 

: 몇 명 쯤 데리고 옵니까.

 

X: 보통 다섯 명도 되고, 네 명도 되고. 보기에는 애들이 허름하죠. 허름한데 그런 애들이 총 들고 갖다 들이대면 누구도 못 버팁니다.

 

: 김종석 현지 처인 마델도 계속 있었겠네요.


X: 마델 있었죠. 그 돈이 다 남의 피눈물, 피를 발라내는 일이잖아요. 마델은 아니야, 아니야 그러지만 다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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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김종석의 현지처, 마델>



: 마델은 이제 통화가 안 되는데 거주지를 옮겨서 콜걸로 살아간다고 들었습니다. 마델 역할은 정확히 뭐였나요?

 

X: 마델 역할은 총기. 작업할 때 총기 배달. 그리고 돈 뽑을 적에 주로 마델을 많이 시켰어요. 데리고 가고. 내가 보니깐 김원빈이 처음에 그랬단 말이에요. 걔도 돈 뽑고. 그게 제일 처음에 팀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에요.

 


김원빈은 그가 납치단의 일원으로 구속된 후에 들어온 팀원이다.




: 기사에는 쭉 적었지만 다행히 홍석동 씨 건은 극적으로 암매장 장소를 알아냈고 분명 윤철완 씨 건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X: 그렇죠.

 

: 김원빈이 거의 말하기 직전까지 갔는데 좀 자해를 하고 그랬답니다. 전문가들 의견으로는 잊고 싶은 기억이 있을 때 그런 식으로 행동한다고 하던데 결국 그거까지는 못 들었죠. 경찰 분들도 안타까워하고. 조금만, 조금만 더 갔으면 알아낼 수 있었을 텐데, 라고...

 

X: 걔는 얘기 안 하죠. 김원빈 같은 경우는 얘기하고 싶어도 못해요. ? 지금 얘기하면 지도 그 사건에 같이 있었는데. 제가 함께라고 그랬잖아요. 팀이라고 그랬잖아요. 같이해요, 항상. 같은 장소에 같이 있어요. 같은 시간대에.

 

단지 사람을, 인질을 잡아놨을 적에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면서 봅니다. 총기 휴대하고, 일곱 발 짜린가 여섯 발 짜린가 그래요. 그거 하나 딱 장전 해놓고. 하나 무조건 장전해놔요. 어차피 슬라이드만 땡기면 바로 쏘는 거니까.장전해놓고, 띠 찹니다. 여벌로 탄창 두 개 꽂아놓고. 그러고 이제 거기에 있어요. 혹시 뭔 일 있을지 모르니까.어차피 필리핀 애들 오면은 웬만하면 다 해결돼요. 돈이면 다 해결됩니다.

 

: 교도소에서 나와 합류한 후에 안양 환전소 건에 대해선 또 다른 말 없었나요? 최세용이나 김성곤이...

 

X: 갔을 적에 안양 건이라고 정확히 얘기는 안 했는데, 목 땄어, 그러더라구요. 하나 보내고 건너 왔다... 라고.



 


8. 그들이 필리핀 납치단이 되기 전

 

: 최세용, 김성곤 기록을 보면 필리핀 뿐만 아니라 일본, 홍콩, 타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뭐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데 이 많은 나라에 다 끈이 있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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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환전소 살인사건 이전, 최세용의 출입국 현황>



X: 많은 애들이 연관되어 있어요. 중국 쪽 애들도 있고, 필리피노도 있지만 나이지리아 애들도 있고, 잔심부름하는 한국 애들도 있어요. 유학생이 있습니다. 그 놈 제가 통화를 한번 했었는데 전화번호를 모르겠어요. 유학생이에요. 요놈도 얘들하고 같이 작업을 했었어요. 

 

: 한국인 유학생이 같이 작업을?

 

X: 제가 알기로는 호주에 있었다 그랬나, 말레이시아에 있었다 그랬나, 통화를 하기로 했었는데 그때도 성곤이한테 전화 와가지고 형님 저 돈 좀, 오천만, 이러면서 작업 하나 할 거 없어요? 하고 통화를 했던 적이 있어요. 성곤이가 걔 버릇이 없다고 했고.

 

: 최세용은 일본도 꽤 자주 왔다 갔다 했는데 그것도 납친가요?

 

X: 거기 있는 애들이랑 합류해서 같이 도와주고 가는 거죠. 돈만 챙겨가지고. 일이 끝나면 배당 받아서 가고. 기자님도 아시겠지만 이 사건도 연루되서 떠올라 있는 건도 많지만, 떠오르지 않은 사건들도 많잖아요.

 

: 일본 건에 대해서 좀 알고 싶습니다. 절도 정도로 알고 있는데 워낙 자세히 아시니. 그럼 일본은 납치 쪽이 아닌 겁니까.

 

X: 일본 같은 경우는 뭘 하면 좀 끝까지 쫓아오니까 힘들어요. 제가 알기로 작업을 두 개 했어요. 하나는 문화재,금불상 그거. 실패를 했고.

 

: , 문화재 건. 일본 불상을 가지고 훔쳐오는.

 

X: , 그리고 또 하나는 어떤 집에 들어가서 털어온 거. 그거 좀 챙겨왔다고 얘길 들었어요. 세용이 형이 직접 저한테 얘길 했으니까. 일본에서 개고생 했다고. 성곤이한테 배당금 줬는데 다 어따 갔다 썼는지 모른다고. 그 얘기를 했구요.

 

근데 일본에선 금방 왔대요. 거기는 은신의 폭이 좁잖아요. 동남아 같은 데는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도 있고, 왔다 갔다 할 수 있으니까. 근데 일본은 그게 안 되니까. 선진국에서는 그런 게 안 되죠. 힘들어요. 동남아는 지금도 가능하고 얼마든지. 그때 당시 위조 여권도 장당 천만 원이었어요. 한국 돈으로.

 

: 현상 수배자로 걸려있어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완전한 새 여권이 천만 원이란 얘기죠?

 

X: . 제가 한국 사람인데 남아공 사람이 된다 거나. 그때 성곤이가 남아공 거를 갖고 다녔으니까. 그러니까 움직이는데 전혀 지장이 없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여권을 어떤 식으로 만들고 유통하는 지에 대한 과정은 악용의 우려가 있어 뺐다.

 

 

: 그런데 호텔 인수, 리조트 같은 걸 계획할 정도면 한두 푼이 아닐 텐데 혹시 액수 보신 적 있으세요? 통장이나?

 

X: 얘기하니까 알죠. 세용이 형이 저한테. 실질적으로 저도 알고. 지금 수면 위에 뜬 거 외에도 많은 일들이 있어요. 그 중에 돈이 많이 됐던 것도 있고. 그 돈을 가지고 어느 정도 세용이 형이 관리를 했었고.

 

: 최세용이 배당을 다 했으니까.

 

X: , 종석이나 성곤이가 흐지부지 다 썼고, 날려버리고, 노름하고 도박하고 그냥 막 질러버리고 하니까. 성곤이 같은 경우는 과시욕도 좀 있고요.

 

: 과시욕이라면 어떤 겁니까. 저는 셋 중에 김성곤을 제일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든 저랑 접촉하려 했는데 김성곤은 또 아니니까. 연결해 주려고 했던 제 3자한테 저보고 나쁜 놈이라고 하고.  

 

X: 어떤 종류냐면, 제가 필리핀 나이트를 갔는데 외국애가 동전을 바꿔서 2층에서 뿌리고 있었어요. 그럼 밑에 필리핀 여자애들이 있어요. 거기에는 다 엔조이하기 위해서 온 애들이에요. 전부다. 젊은 애들이니까 던지고 그러니 난리가 난 거죠. 줍고 막.

 

: 동전인데도?

 

X: 그럼요. 그니까 술 먹다 성곤이가 잠깐 일어났는데, ! 왜 일어나는데?, , 저 새끼 봐라 그지 새끼 저거?,!, 야 동전 뿌린다, 밑에 봐, 난리도 아니다. 이놈이 가더니 뭐라 뭐라 하더라구요. 뭐라 그랬는데?, 하니까, 야 너 돈 많아? 너 추하게 그거 뿌려? 잠깐 있어봐, 이러더니 이놈이 가서, 패소를 갖고 왔어요. 나가서. 찾아와 가지고. 한국 돈으로 몇 백 됐던 것 같아요. 그걸 뿌려버렸습니다.

 

: 술집에서 한국 돈으로 몇 백을...

 

X: 나이트에서, 그 밑에 플로어에다 뿌려버렸어요. 상상해 보세요, 난리가 납니다. 그 정도로 얘가 과시욕이 좋아요. 얘는 돈을 그런 쪽으로 많이 쓰는 거죠. 한인 사람들한테 많이 사주기도 하고, 후원도 해주고. 

 

: 김종석은 어땠나요?

 

X: 김종석 같은 경우는, 마델이 워낙 헤프고, 없이 살다가 주체 못할 정도로 들어오니까... 뽕 하죠, 매일 도박장 다니고.

 

: 김종석은 마약, 도박, 여자를 굉장히 즐겼다고 알고 있습니다.

 

X: 둘 다요. 성곤이도. 없으면 못삽니다.

 

: 김성곤도 마약을 많이 했나요?

 

X: 내가 알기로 그 놈은 뽕은 안 해요. 약은 안하고.

 

: 최세용은 크게 술을 안 먹는다고 알고 있고.

 

X: 안 먹죠. 저하고는 가끔씩 맥주 한잔에 얘길 해도, 카지노 갔을 적엔 마닐라에서 이거를 찍어야 사람 찾아다닐 때 좋으니까 가끔씩 들리긴 해요. 노름하러 들리는 게 아니라 사람 찾으러 들립니다.

 

: , 예전에 필리핀 교민들이 최세용이 카지노에 들렀다고 한 번씩 연락 왔었는데... 최세용은 상당히 절제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이라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근데 이건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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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카지노 회원권이죠. 다 하나씩 가지고 있어요.

 

: 이게 사람 찾기가 좋다고요?

 

X: . 이게 있으니까 편안하게. 쭉 다니면서 타겟 정해지면 다른 쪽에 전화해서 지금 나간다, 누구야, 지금 누구,그러면 이제 따라다니는 거죠.

 

: 그럼 한번만 다시 짚어볼게요. 그때 같이 활동했을 때, 초창기 현지에선 최세용, 김종석, 김성곤, 마델, 갈리또 그리고 무장인원이 필요할 때는 갈리또가 네, 다섯 명 데리고 오고. 한국인 유학생은 외부 인원이니까 제외하고. 그리고 나이지리아 사람도 있었다고 했죠?

 

X: . 걔는 말레이시아에 항상 체류하는 애였고, 걔가 하는 업은 마약 밀반입이예요. 걔가 가끔씩 부탁을 해요.얘는 한국말 못하니까 옆에 성곤이가 통화를 해요. 저하고도 통화를 했죠. 저는 러시아어로 걔한테 얘기를 했고.성곤이가 중간에서 사람 하나, 여자 하나, 섭외하고

 

일본으로 마약 밀반입 좀 하려고 그랬는데 여자 분한테 경비 다 대주고 회당 200만씩 주겠다고 얘기 하고. 확률은 반반이에요. 여자는 하다가 걸리면 걔는 빼도 박도 못하는 거고.

 

: 마약은 그냥 소지만 해도 범죄니까.

 

X: 빼도 박도 못해요. 돈 그거 몇 백 때문에. 당사자는 호텔 좋은데 잡아주고 경비 다 대준다고 그러니까 좋아하고.

 

: 마약은 어떻게 해서 가져갑니까?

 

X: 음부에다 해가지고 가져가요. 확률은 반반입니다. 어차피 얘네들 입장에서는 한번 하면 큰돈이니까 그런 것도 하는 거죠.

 

 

9. 보험작업 : 1년에 걸친 살인

 

: 보험작업은 뭡니까? 최세용이 제안한. 단순한 보험사기는 아닐 것 같은데.

 

X: 보험작업이라는 게 뭐냐면, 안산에 있었을 적에 건달이 있었어요. 생활하는 애들이. 신 부장이라고. 안산 생활하는 앤데. 세용이 형이 야, 이건 이거고, 가끔씩 용돈 되는 거 하자. 뭔데요?, 보험작업 한번 하자고. 너는 자유롭게 한국을 왔다 갔다 하니까.

 

: 자유롭게 한국을 드나드는 사람이 언제나 필요하네요.

 

X: . 뭐든지 차분하게 가서 대차게 들어가 줄 사람이 필요하고. 어찌됐든 다 모인 거죠. 세 명이. 어쨌든 기틀은 다 잡고 있는 상태였고.

 

: 처음에 말씀하실 때, 오기 전에 보험작업을 부탁 받았다고 한 게 이거네요.

 

X: 그 작업을 한국에서 6개월 내지 1년은 해야 돼요. 보험 수사관들이 보통 형사 쪽이 많잖아요. 걔들이 보통이 아니거든요. 그러면 한국 내에서 체류할 수 있는 동안에 타겟한테 가게 하나 내주고, 어차피 세로 얻어 주는 거니까는 살 수 있는 집도 장만해주고. 근데 집은 이제 월세가 되면 안 됩니다. 전세가 되야 되고. 그리고 두 명을 부부로 만듭니다. 식도 올리게 해줘요. 올려야 되요.


: , 타겟이 된 한국사람 두 명을,..

 

X: . 자기들이 거기서 성관계를 맺든 부부생활을 진짜 하든 그건 본인들 의지고, 이 팀은 다 돈 때문에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래가지고 일년 정도 작업을 해놓는 거에요. 그리고 애들이 이제 조금 있다가 해외여행을 갑니다. 근데 그게 선진국이 아니어야 돼요. 동남아로 가는 거죠. 해외여행을. 둘 중에 하나한테는 얘기를 해줘요.제일 처음부터. 그게 여자가 될 수도 있고 남자가 될 수도 있어요.

 

: 무슨 얘기를..,?.

 

X: 죽는 거야 쟤는. 알지, 라고. 해외여행갈 때 보험을 들죠. 여행보험 드는데 싼 것도 있고, 비싼 것도 있고. 해외여행가서 사고가 나는데 어떤 사고든 죽게 됩니다. 생명보험, 여행자보험은 다 들어놨으니까. 보험사에서는 지급을 해줘야 되요. 그렇게 해서, 세용이 형 같은 경우는 작업을 몇 개 했을 거에요. 그거 갔다가 안산 애들하고 해가지고, 한번 해볼래? 아 괜찮으면 해요. 그래? 알았어. 어떻게 할건데. 저희야 뭐 다 방법이 있지... 그런 식으로.그러니깐 나쁜 돈 되는 일들은 다 했어요.

 

: 결국에는... 둘 중에 한 명을 죽인다는 얘기 아닙니까.

 

X: 그렇죠. 그리고 보험금 수령을 받는 애들도 어차피 살인에 관여가 되는 일을 하는 거고.

 

: 적어도 부부 중 한 사람은.

 

X: 남은 사람에게 돈을 줍니다. 그러니까 지금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별의 별 일들이 많이 일어나요. 그거를 못 찾아내고 못 잡아내고 한 거지.

 

 


추신 : 인터뷰 내용 정리 및 확인 절차가 길어져

본 기사는 두 편으로 나누어 올릴 예정입니다. 양해 바랍니다.






 


지난 기사


[홍석동 납치 사건 - 내 아들을 납치한 것은 강도살인범입니다]

[홍석동 납치 사건 2 - 납치단에 대한 열 한 가지 사실들]

[홍석동 납치 사건 3 - 납치단, 총상. 그리고 마지막 기회]

[홍석동 납치 사건 4 - 납치단 리더 최세용의 주장,"나는 국가로 부터 버림받았다"]

[홍석동 납치 사건 5 - 살인범 김종석, 기자에게 접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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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동 납치 사건 7 - 살인범과 딴지일보 기자, 교섭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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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동 납치 사건 10 - 리더 최세용, 입을 열다]

[홍석동 납치 사건 11 - 최세용, '여자를 죽인 것은 김성곤이다']

[홍석동 납치 사건 12 - 엇갈리는 주장과 의문의 남자]

[홍석동 납치 사건 13 - 살인 용의자의 편지, 납치 실종자의 동영상]

[홍석동 납치 사건 14 - 최세용과의 거래 : 죽은 자도, 산 자도 말이 없다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kimchangkyu1201@gmail.com

 



 

 

 

 



2015. 05. 08. 금요일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1.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사태  


넷에서 발견되는 무수한 악평에도 불구하고 엡X 프린터를 산 적이 있습니다정확히 말하면 복합기지요제 인생에서 한 일 중 첫 번째로 비효율적이고 두 번째로 수치스러운 일이었습니다다만 인생의 쓴맛을 알지 못하거나 미혼 남성과 연애를 해보지 못한 이에게는 X손 프린터가 인생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용지 걸림이5번 반복되기 전까지만 유효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근거로 한 추측이지만(추측치고는 꽤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용지 걸림이 6번 반복된다면그리고 그 사람이 우연히 군 통솔자라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거라 생각합니다예를 들어 IS 테러에 대한 소식을 뉴스로 접한 뒤, ‘저 테러리스트는 엡X 프린터를 사용했던 걸까같은 느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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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사태를 가정해 본다면그러니까 용지 걸림이 7번 반복되고 우연히 그 사람이 외계인이라면(본 적은 없습니다)지구를 반드시 멸망시킬 거라고 생각합니다그러니 X손은 외계인에게 복합기를 팔지 말아야 합니다의외로 지구의 운명이 걸린 문제니까요.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은 왜 갑자기 멀쩡한 회사를 디스하느냐경쟁사에게 뇌물을 먹었냐 등의 의문을 품을 듯 합니다만 용지 걸림이 7번 반복되고 난 후에 글을 쓰는 저는 진지합니다얼마나 진지하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지금 저에게 총이 있고 탄환이 2발 장전되어 있습니다제 앞에 히틀러알 바그바드(IS 지도자입니다), 김정은(북한 사람일 겁니다), 엡X 회장이 있습니다그러면 저는 집으로 돌아가 제 X손 프린터에 2발을 쏘고 히틀러알 바그바드김정은의 뒤통수를 있는 힘껏 빈 총으로 후려 치고(3연타로 한번에 때리는 게 중요합니다) 엡X 회장에게 재빨리 그 총을 건넬,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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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아무것도 모른척해야죠





2. 위험하다, 미혼 남성 


X손 프린터에 대한 혹독한 사용후기가 되어버렸습니다만 결론적으로 뽑기 운이 나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다만 서두에 한 말을 기억해야 합니다이 글을 읽는 미혼 여성 분이 연애라는 것을 하면서 만나는 대부분의 미혼 남성은 이보다 더 나쁩니다용지 걸림이 5번 반복될 정도 보다야 조금 덜하겠지만 미혼 남성과의 연애는 그에 준하는 '확률 낮은 뽑기 운'이 숙명적입니다.


어떤 미혼 남성은 용지 걸림 6때때론 7번 수준입니다. (8번 같은 건 있어선 안됩니다제가 미혼 남성과 연애를 해본 것은 아닙니다만 기억력은 괜찮은 편이라 지금까지 저와 인연이 됐던 분들의 의견을 나름대로 종합한 결론이니 믿어도 좋습니다.




3. 김어준 총수에게 속아선 안된다 


연애라는 것이 세간에는 꽤 비현실적인 달콤함으로 알려진 탓에 아직 해보지 않은 분들은 정말 그럴 거라 착각할 가능성이 높고 조금 해본 분들은 다음엔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할 게 뻔하지만글쎄요꽤 많은 사람이 알면서도 너도 한 번 당해보라는 심정으로 여러분에게 미혼 남성을 소개하는 건 아닐지 한 번쯤 의심해 봐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비유에 재주는 없습니다만 미혼 남성과의 연애는 무거운 짐을 지고 그리스로마 신화의 한 장면을 재현하는 일입니다딱히 누구라고 집어 말한다면 시지프스가 적당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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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ribbble



산꼭대기에 올라갔다고 생각하면 같이 짐을 지고 가던 남성이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빼버려 함께 바닥으로 떨어집니다때때로 생명의 위협을 받을 만큼 아찔한 전신 타박상이 뒤따릅니다때때로라고 순화했습니다만 사실 이런 일은 다반사라고 할까수학의 확률로 치면 첫 번째 연애는 99.99%, 두 번째는 80%, 세 번째는 70%, 네 번째는 의외로 다시 99.99%가 됩니다.


아무튼 미혼 남성과의 연애는 이 정도 각오가 필요합니다과학적이랄까확률적으로도 그렇습니다그래도 말을 안 듣는다면 제 일이 아니니 크게 간섭은 않겠습니다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이 글을 읽는 이성애자 여성 분들에게 남성 기혼자나 미혼 여성간의 연애를 장려하는 건 아닙니다기혼 남성이 삶을 살아 본 인간의 매력은 굉장할 거라 생각합니다만 다량의 경험을 가진 여성 지인들의 의견을 들어보면젊은 시절 도덕과잉에 대한 한풀이 겸 애정결핍을 아름다운 연애로 포장하는 경우도 제법 있는 듯하여 저로서는 판단하기 애매하니까요제가 미혼 남성이기에 적어도 미혼으로 분류되는 남자가 수반하는 위험성에 대해 자신 있게 경고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벙커깊수키>의 2달 연속 주제가 <편견>인 만큼 꺼낸 이야기 입니다만 특히나 연애 중인 주위 사람의 말도 믿어선 안됩니다성인군자가 아니고선 사람이란 좋은 건 자기만 가지고 싶지 여기 저기 추천하고 그러지 않습니다그건 이상한 일 아니겠습니까김어준 총수가 맨날 연애 많이 해라연애 많이 해라하는데 제가 알기론 본인도 적잖이 괴로운 경험이 있으면서 알고 보면 여러분도 다 자기처럼 괴로워 보라고 엿 먹이는 게 아닐까요.


<벙커깊수키>정기구독자 실태를 보면 여성 독자가 남성 독자보다 많은데 연애가 달콤할 거라는 편견특히 미혼 남성과의 연애가 좋을 거라는 편견을 한 번쯤 의심해 볼 시기가 아닌가 싶어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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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하시겠다는 분들은 이왕 그리 된 거 많이 하시길세간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마치 출생의 비밀마냥 엄청난 말이 있습니다만 아마 그건 문과생이 지어낸 말일 겁니다. 사실 실패는 실패의 어머니라는 결론이 매우 정상적이지요. 태어났는데 엄마가 자기랑 너무 다르면 충격 먹지 않겠습니까. 역시 제가 문과생이라 자신 있게 경고합니다.


마치 미혼 남성같은 느낌의 벙커깊수키 5월호(편견 특집1), 즐겨주시길. 








5월호(통합 8호)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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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깊수키 표지 모델은 '꾸물'. 

표지 모델에 관심 있으신 분은 ddanzi.master@gmail.com으로 

사진 함 보내보시라. 모델비는 삼겹살이 아닌, 무려 양꼬치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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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편견은 사람을 외롭게 한다 : 너부리


세상의 무수한 다이다이 중 결론날 가능성이 0%에 육박하는 다이다이 있으니 상대의 존재 가치를 완벽하게 무시하고 시작하는 다이다이가 그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마치 답정너와 답정너의 대결처럼 끝 없는 윤회의 회오리인데 이들이 사용하는 무적의 무기를 '편견'이라 한다. 이 무적의 무기가 왜 사람을 외롭게 하는가에 대한, 현직 프로페셔널 외로우니스트이자 외로움계에 전무후무한 8체급 석권(10년간 몸무게 변천사 기준)을 달성한 너부리 편집장의 고찰을 담았다. 



2. 음지에서 총 쏘고 양지에서 일하라 : 펜더


언론과 경찰이 심심할 때 쓰는 도깨비 방망이 있으니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 되겠다. 위험해 보이는 시커먼 총을 손에 쥐고 기자가 등장해 한국 사회에 총이 등장했다, 라고 하면 뉴스 때깔이 아주 그만이다. 근데 거기에 허점 있고 억울함 있단다. 그 총, 그런 총 아니랜다.  



3. 프로 파일러가 쓰는, 강간에 대한 저열한 편견 : 배상훈


‘그것이 알고 싶다’에 자주 나오는 아저씨 있다.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배상훈. 그가 “청바지 입은 여성은 강간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할 수 없다”는 99년 이탈리아 대법원의 판결 사례를 시작으로 강간에 대한, 도대체가, 말도 안 되는 편견을 짚는다.



4. 먹을 것인가, 먹힐 것인가 : 미스박


온갖 질펀하고 야한 것을 담당, 허나 순수한 영혼의 싱글녀라 주장하는 미스박. 연애에서 남자가 더 강력한 공격자이고 여성이 그 공격에 밀당하며 정복된다는 남자들의 편견, 에 "까는 소리 하고 앉았네" 라고 답한다. 남자들은 각잡고 미스박 얘기 함 들어보자. 



5. 벙커1팀에 대한 편견 : 빡가능


딴지라디오 <하이피델리티>, <가능한 게 거의 없을 껄>에 등장하여 억눌린 욕망을 자체 발화 중인 빡가능이 무대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벙커1팀을 수면 위로 올린다. 올리기만 하면 좋은데 까대기 시작한다. 적은 내부에 있는 법. 얘는 원래 이렇게 뒤통수 때릴 놈이었다는 게 그룹 내 공통 의견이다.  



6. 세월호 1년의 타임라인 : 좌린


좌린이 1년간 불철주야 다닌 세월호 현장을 압축했다. 처음 회사 왔을 때 그리 술을 과하게 먹진 않았는데 언제가부터 술독에 빠져 산다. 개그의 센스는 구한말까지 거슬러 올라간 지경. 그가 그리 된 이유를 여기서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7. 파파이스 특집 세월호 의혹 총정리


천하의 잡놈이 모이는 딴지답게 딴지스의 스펙트럼은 허무맹랑할 정도로 넓어 우째 규정이 안된다. 컨텐츠 소비 성향도 극과 극이라 팟캐스트나 유튜브가 도저히 체질이 아니라 텍스트 말고는 못 보겠다는 사람조차 있다.(요즘엔 그 반대가 더 많아졌다) 쉬이 짬 나지 않는 당신 위해 실사 카툰으로 딱 2장, 그간의 의혹을 정리했다.



8. 장동민과 김여사 : 그럴껄


딴지라디오 <딴지 영진공>과 <가능한 게 거의 없을 껄>의 그럴껄이 장동민에 대해서 할 말 많단다. 장동민 개새끼로 끝나면 발전 없다는데 그럼 '껄'은 도대체 뭘 어떻게 하잔 말일까. 



9. 제주 이주, 불가능이 아니다 : 유정  

 

뭔가 딴지스럽지 않은 것 같은 달콤한 주제라 말할 수 있겠으나 사실 딴지에 그런 게 어딨냐. 딴지스 백일장 입선작. 한창 나이에 자기가 좋아하는 곳으로 이사를 못가는 것도 편견이라 주장한다. 서른 갓 넘은 싱글녀, 어느날, 그래 제주도다, 하고 진짜 제주도로 거처 옮겼다. 육지 생활이 지긋지긋한 이들에게 알콩달콩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아가페적 목적이 보인다.  

 

 




 

 

순서대로 소개를 다하려 했으나 마감 때 힘을 다 써버렸다는 개인적 사정이 있어, 여기서 포기합니다. 물론 소개하지 못한 원고가 더 많습니다. 


연재물  <덕후라면>시리즈는 여전히 칼마감, 취재하러 간다고 진도 내려갔다 도대체 뭘 하고 온 지 모를 <딴지PD의 삽질 취재기 : 김태용>와 <편견이 나쁘냐 : 너클볼러>, <욕에 대한 편협한 생각 : COCOA> 및 딴지스 백일장 입선작인 <그는 생각보다 못 했다 : 설화>, <자위보다 섹스가 좋다는 편견 : 김주현>, <그년은 그냥 잘난 년이었다 : 난쟁이>등 어째하다 보니 이번호는 의도치 않게 분량조차 확 늘어났습니다. 


일일이 압축해 모두 소개해 버리면 스포일러가 되어 자칫 독자의 명랑추구권을 뺏을 수 있다는 합리적인 변명이 떠오른 관계로 걍 빨리 통으로 보는 게 제일 빠르지 않나, 하는 소신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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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딴지 시절부터 지금까지 딴지툰의 1급 공무원이라 할 수 있는 대작가 강도하의 <존슨>을 비롯, 슭의 <이야기 7.0>, 정지아의 새연재 <개인의 취향 르네상스>도 펑크 없다는 사실 밝히며 이만 줄입니다. 강도하 작가의 작품 옆에 붙는 사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독자 의견이 많습니다만 기분에 따라 마음대로 붙일 수 있는 권한이 제게 있는 관계로, 작가님이든 독자님이든 불만이 있어도 그냥 꾹 참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즐겨주시길.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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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kimchangkyu1201@gmail.com




7. 

나는 오늘, 나의 슬픔과 놀았다. 


텅 빈 공간에 자리 잡은 슬픔을 어루만지며

머리를 쓰다듬기도

뒤에서 안아 보기도 

킁킁 정수리 냄새를 맡기도 하였다.  


아침에 멀어졌다

점심에 사라졌다

저녁에 다시 온 나의 슬픔을 뒤에서 안고 


너는 오롯이 나의 슬픔이라 고맙구나

너는 오롯이 나의 슬픔이라 다행이구나


등돌린 채 새근새근 내 옆에 고이 누운     

나의 슬픔과 놀았다.  






2015. 05. 20. AM  05:41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하는 놀이가 있다면 난 왜 이렇게 행동하나, 난 왜 이렇게 생각하나, 스스로 묻는 것이다. 이러다 막히면 부모님 만났을 때 질문을 던진다.


오래전, '그렇게 불같은 성격이면서 저는 왜 철들 때까지 한 번도 안 때렸습니까' 하고 아버지에게 물으니 잠시 생각한 후, '니가 크게 맞을 짓은 안 했는데'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전엔 '왜 절 키우면서 다른 사람이랑 비교한 적이 없습니까', 하고 물었는데 아버지가 어릴 때 다른 집 아이와 비교당하는 게 싫어서 그리하지 않았다 했다.


오랜만에 부산 내려와 최근 생각했던 의문을 던졌다. 


'왜 어릴 때부터 저를 평범하다 강조했습니까'.


아버지는 '니가 딱히 천재거나 특출난 건 아니었잖아' 라고 답했다.


그는 무얼 그리 당연할 걸 물어보냐는 투로 답했는데 나는 그 대답이 좋아 크게 웃었다.





2015. 05. 04. PM 11:50














할아버지는 이시카와 다쿠보쿠라는 시인을 좋아했다. 할아버지가 종종 읆던 그 시는 '나를 사랑하는 노래'로 이렇게 시작된다.


'동해 바다 자그만 갯바위 섬 하얀 백사장
나 울고 울어  
게와 노닐었네'


이따금 할아버지가 생각나면 혼자 밥을 먹다 아홉 살 아이처럼 운다. 

삶을 얕보다 실수를 반복하는 작은 자신이 새벽 2시의 빗소리에 떠밀려 간다. 
이 빗소리에 눈물을 감춘 수많은 이들이 내일도 나처럼 강한척하며 살아갈 것이다. 

우리는 서로 모른척하는 것으로 서로를 위로한다.


2011. 11. 30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나를 사랑하는 노래>는 이렇게 끝난다.



'친구가 모두 나보다 훌륭해 보이는 날은

꽃 사 들고 돌아와

아내와 즐겼노라'



할아버지는 자기와 닮은 시를 좋아했다.



자리에 몸을 뉘어 이 시를 다시 읽다, 

나는, 

오늘 새벽에 그 사실을 알았다.

 


2015. 05. 01 AM 04:09











6. 

남의 길에 모이면 함께 외롭다.



2015. 04. 27. AM 02:13













4. 


사랑하니 사랑한다 했어야지 

미안하니 미안하다 했어야지 


그 말이 두려우면 

차라리 내버려 두어야지, 


사랑하면서 사랑하지 않아

미안하면서 미안하지 않아, 거짓말쟁이 된다.    

    

홀로 쟁겨 둔 고운말이 속에서 썩는다. 

내 마음 아닌 거짓말이 밖에서 화살 된다. 


썩어 문드러진 용기 없는 고운 말은 나의 괴로움 되고 

이미 날아간 비겁한 거짓말은 당신의 고통 된다.

  

괴로움은 용기 없는 사람이 겪어야 할 마땅한 후회요, 

고통은 소중한 사람이 겪지 말았어야 할 아픔이다.     

 

내가 지은 거짓말로  

함께 지은 마음 무너지니 


옆에 있던 당신에게 거짓말한 대가로   

떠나버린 당신과 함께 한다. 




5.  


왜 인생을 알려 하나

그냥 인생을 살았어야지

왜 사랑을 증명하나  

그냥 사랑을 했어야지 




  






2015. 04. 09. AM 02:23


안과 밖

■   잡담 2015.04.18 03:30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기사 분의 말투와 억양은 고지식하지만 자상한 신사의 느낌이다. 백발에 금테 안경, 2:8 가르마, 60대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몇 마디를 나누다 휴대폰으로 게임에 접속했다.


몇 분이 지났을까. 뒷좌석 오른쪽 문이 열린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서 있다. 눈이 마주친다. 몇 초가 흐른다. 서로 말이 없다. 남자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얼굴이라 나는, 사람 있습니다, 하고 문을 닫았다. 택시 기사 분께, 여기 술 취한 사람이 많은 가봐요, 하고 말하는 순간, 방금 문을 연 그가 뒤에서 고함 친다. 꽤 오래 큰 소리로 말한다. 무슨 말인지는 알 수 없다.


택시 기사 분은 예의 그 점잖은 말투와 억양으로 "여기에 인간쓰레기걸레가 많습니다"라 말했다. 그 정도로 침착하게 "인간쓰레기걸레" 라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처음에는 잘못 들은 줄 착각했다.


앞 좌석의 시계를 보았다. 새벽 2시 33분이다. 창문 밖은 이태원이다. 새벽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거리에 주저 앉아 있고 어떤 사람은 과자를 입에 물고 있다가 이내 키스한다. 꽤 많은 이가 도로에 나와 택시를 잡는 중이다. 대부분 2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 사이로 멋을 낸 느낌의 사람이 많다.


이 시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네요, 하였더니 택시 기사 분은 새벽 4시가 되면 더 많다 한다. 술 취한 사람을 태우면 고생이 많겠습니다, 했더니 이 시간에 이곳을 지나기 싫다 한다.


기사 분은 예의 그 점잖은 말투와 억양으로 새벽에 이태원에 존재하는 외국인과 젊은 사람을 향해 본인이 의견을 담담히 말한다.


그 담담함에 인간에 대한 혐오보다 경멸이 있다.


방금 전의 일이 나로선 묘하게 다가와 집에 도착해 글로 남겨본다.




2015.04.18. AM 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