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래는 11년 전 백기완 선생의 모습이다. 


2.
2010년 1월 8일이다. 용산참사 영결식이었다. 아래는 당시, 현장 기록중, 녹취해 놓았던 선생의 조사(弔詞 )다. 다시 들어보았다.

3.
‘신문 방송에서는 용산참사 그러는데 그말은 사실 용산 학살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학살한 거거든요. 그러면 정권의 맨 마루(첫째)에 앉아 있는 이명박이가 오늘 이자리에 나와 갖고 '국민 여러분, 제가 그동안 사람을 이렇게 많이 죽였습니다. 정말로 무릎을 꿇고 사죄합니다.’, 그러고 큰절을 올려야 되는 거 아니예요? 그렇지 아니하고 부하들만 여기 보내갖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은 용산에서 목숨을 빼앗긴 사람들을 또 한번 죽이는 겁니다.

며칠 전에 언론보도를 보니까 범죄를 저지른,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는 부자 이건희가 사면복권을 했더라구요. 그런데 용산에서(갑자기 목소리 커짐) 아무 죄도 없는 이땅의 선량한 시민을 함부로 학살했으면 폭도니, 그야말로 얘기해서 테러리스트니 그 따위 개수작을 다 없애고!!!

...

'국민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이러면서 폭도, 테러리스트의 누명을 벗겨야 하는 거 아닙니까. 세 번째 죽이는 겁니다. 세 번째 죽은 거예요.



이명박 씨. 이 사람 얘기를 듣고 지금이라도 달려와서! 우리 열사들 앞에 무릎을 끓어야 됩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 열사들을 땅에 묻는다면서요? 저는 내마음에는 묻겠습니다만은 삽질은 못하겠습니다. 삽질을 해서 묻어야 될 건 누구요?! 이명박입니다!




며칠 있으면 뭐... 설날이 온다면서요. 같이 떡국이나(울먹이며)먹을라 그랬는데 정말 원통합니다. 정말... 원통합니다.'


3.
잔잔한 물결처럼 말하다 성난 파도가 되어 해일을 일으키더니 이내 슬픈 물거품으로 사라지듯, 말없이 고개를 숙인다. 대통령의 이름 석자를 호통치듯 부르며 일갈하던 당시 80 노인은 그렇게 눈시울을 적시며 조용히 단상에서 내려왔다.

영원한 재야, 변치않는 아웃사이더, 맨주먹의 남자.

그냥, 당시 모습이 눈과 귀에 남아서.

202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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