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만난 일본어 - 8점
김지룡 지음, 현태준 그림/NEWRUN(뉴런)



일본어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괜찮은 자료가 되지 않을까 한다(참고로 일본어 교육과는 큰 관계없는 초급자용 책이다). 일본어가 유창한 거랑 가르치는 건 별개다.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가르친다는 건 굉장한 재능이다.

이런 책을 보면 그 모자란 재능을 조금씩 커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 이런 내용을 써먹으면 괜찮겠구나, 이런 걸 이리 풀이해 말해주면 재밌어하겠구나, 이건 꼭 가르쳐 줘야 하는데 말을 안 해줬구나... 같은. 

책의 본 의도와는 다르겠으나 나는 그런 의도로 아래와 같이 자료를 모아 보았다. 


   

29. 도쿄에서 만난 일본어 /김지룡 지음 한태준 그림 / NEWRUN

 

일본사람들도 물론 '술이 강하다', '술이 약하다'라는 말을 한다. '강하다'는 い、약하다는 다.'술이 세다'라고 때는 '라고 하고, '술에 약하다'라고 할 때는 '라고 한다.각각 로 조사가 다르다는 점을 주의하자.

 

 

일본은 방송과 신문사를 동시에 운영하는 데 제약이 없다. 日本テレビ는 요미우리신문, TBS는 마이니치신문,

후지테레비는 산케이신문, 테레비아사히는 아사히신문과 계열관계다. 가장 오락성이 강한 방송국은 후지테레비인데,

이곳과 계열관계에 있는 산케이신문은 독도문제나 교과서 파동 때 가장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는 '꼴통보수'신문이라는

점이 어쩐지 아이러니하다.

 

 

그런데 주인공의 이름인 金太郎(きんたろう)에는 유래가 있다. 원래 이름은 坂田金時(さかたのきんとき)라는 전설적 영웅의어릴 적 이름이다. 이 영웅은 어릴 때부터 무척 힘이 센 우량아 였다고 하는데, 그래서 '얼굴이 붉고 살이 찐 아이'를 金太郎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양팀이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동점을 기록할 때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라는 표현을 쓴다.

일본에도 같은 표현이 있지만, '원점'대신 라는 표현을 쓴다.  원래 이 말은 주사위 노름의 용어다. (흔들다) 명사형+(내다)의

명사형이므로 '주사위를 흔들어서 내는 것'이라는 뜻이다. 주사위를 흔들어 내야 승부가 시작되므로 '승부의 출발점'이라는 뜻이 되었다.

'돌아가다'는 もどる를 사용한다. 1승1패나 1대1이 되는 것은 승부를 처음 시작하는 상태와 같으므로 しにもどる。(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라고 하는 것이다.

 

勝負しにりました。(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일본에서는 축구건 야구건 점수를 내는 것을 세 가지로 구분한다. 양 팀을 통해 첫 점수는 先制(せんせい-선제)라고 한다. 우리도 보통 축구에서 첫골을 선제골이라고 하는데,일본어로는 '골'이나 '점수'란 말을 붙일 필요가 없다. 先制라고만 하면 된다. 이후의 점수 , 追加点(추가점) 말할 때는 す(밀다,누르다) 명사형인 し(누르기)를 써서 말하는 것이 보통이다. 중간에 나는 점수는 中押し(중간에 한번 눌러줌)라고 하고, 승부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골은 だめ라고 한다. だめ는 '불가능, 못함'이라는 뜻이다. 즉, 상대가 이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도록 기를 눌러주는 골인 것이다.물론 先制를 하더라도 역전을 당하는 일도 있다. 역전을 한 팀이 계속 점수를 내서 리드하는 상황에서도 中押し、だめ라는 말을 쓸 수 있다.

 

 

화장실은 프라이버시와도 관련이 있는 민감한 장소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들어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빌려주다'라는 뜻인 りる를 사용한다.

 

ちょっとトイレをしてください。トイレをりてもいいですか。

 

사소한 것 같지만 의외로 이런 사소한 예절이 첫인상을 결정하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무작정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면 실례다.

 

 

참고로 일본의 豆腐는 우리나라의 두부라기보다는 연두부에 가까운 물컹물컹한 상태다. 젓가락으로 집기 힘들 정도다. 우리처럼 제법 단단한 두부는 もめん이라고 한다.

 

 

일본인들, 특히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은 선물을 받으면 내용물 못지않게 어디서 샀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백화점에서 산 물건도 어디서 샀는지를 무척 따지는 편이다. 도심혐 백화점에서 산 물건을 선호하고, 터미널형 백화점에서 산 것은 한 수 아래로 친다. 같은 공산품이라도 전통 있는 도심형 백화점의 물건이 훨씬 좋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일본의 백화점 설립 역사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 도심형 백화점은 일본이 근대화되던 시기에 생긴 것들이 많다. 백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곳도 수두룩하다. 터미널형 백화점은 전철 노선이 생기면서 전철 회사에서 전철역 건물이나 근처에 세운 백화점들이므로 도심형에 비해 전통이 짧은 곳들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같은 물건을 전통있는 곳에서 아야 한다는 합리적인 이유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그렇다고 알아두고 넘어가자.

참고로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백화점은 미츠코시다. 일본에서 일본인에게 줄 선물을 사고자 한다면 여기서 사는 것이 가장 무난할 것이다.

 

 

(や)라는 말은 특수한 뉘앙스를 표현하기도 한다. 그 예가 政治家다. 政治를 하는 사람, 즉 '정치가'는 政治家라고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여기서 (か)대신(や) 써서 政治屋라고 하면 뜻이 좀 달라진다. 앞의 것이 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을 막론하고 직업적으로서의 '정치가'를 말한다면, '政治屋는 국가의 일보다는 사리사욕을 우선시하는 나쁜 정치가, 즉 '정치꾼'을 말한다.사람에게 붙이는 는 이처럼 경멸의 의미를 담는 경우가 많다. 전문분야를 나타내는 말 뒤에 붙이면 자기분야는 잘 알지만 그 외의 것은 잘 모른다는 경멸의 의미를 담는 말이 되기도 한다.技術 '기술', 技術者는 '기술자'이지만, 技術屋는 자기 기술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기술쟁이'다. 音楽는 '음악', 音楽家는 '음악가'지만 音楽屋는 음악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음악쟁이'다. 비슷한 말로 専門馬鹿가 있는데, 専門뒤에 バカ를 붙인 말로, 자기 전문 분야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는 뜻이다.하여튼 실제로 장사하는 사람 이외의 사람에게 가 붙으면 다른 사람을 깔보는 말이 되는데, 두 가지 예만 더 짚고 넘어가자. やかましい '시끄럽다'라는 뜻이고, ’やかましい는 '잔소리꾼'이라는 뜻이다. からず는 '모름'이라는 뜻인데, からず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 고집을 피우는 '고지쟁이'를 말한다.

 

 

オマケ는 일본의 상인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장사를 해왔는지를 알 수 있는 말이다. オマケ는 '지다, 패하다'라는 뜻인 ける의 명사형 まけ에 존경의 를 붙인 것이다. 왜 '덤'을 おまけ라고 할까? 정찰제가 시행되기 이전의 장사는 손님과 물건값을 놓고 흥정을 하는 것이 예사였다. 일본은 물건을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상인정신이 투철하므로, 흥정이 마치 전쟁과 같았을 것이다. 이 때문에 손님의 의견에 따라 물건값을 깎아주는 것은 まけてやる(져주다)라고 표현하고, '덤'으로 무엇을 주는 것을 '진 것에 대한 대가로 무엇인가 준다'는 뜻으로 オマケ(원래 히라가나로 써야 하는데, 이처럼 강조를 위해 가카가나로 쓰는 경우가 많다)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문장수집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로, 발췌내용은 책or영상의 본 주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발췌기준 또한 상당히 제 멋대로여서 지식이 기준일 때가 있는가 하면, 감동이 기준일 때가 있고, 단순히 문장의 맛깔스러움이 좋아 발췌할 때도 있습니다. 혹시 저작권에 문제가 된다면...... 당신의 글이 너무 마음에 들어 독수리 타법에도 불구하고 떠듬떠듬 타자를 쳐서 간직하려는 한 청년을 상상해 주시길.

발췌 : 죽지 않는 돌고래 
타자 노가다 : Sweet Art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