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여러 종류의 마음을 경험할 때

나는 스스로를 완성하는 기분이 든다.





9.


나는 근래에 왜 즐겁지 못했는가.

나는 근래에 왜 만족스럽지 못했는가.


햇살이 비치는 일요일 오후,

멍하니 홀로 영화를 보다 깨달았다.


아무 이유없이 타인을 즐겁게 하고 싶다는 마음을

아무 이유없이 타인을 행복케 하고 싶다는 마음을 잊었기 때문이다.


그 마음을 잊으니 삶이 빈곤하다.





10.


평생 내가 바라왔던 것은 평정심이다.


말이나 글로 자신의 찌꺼리를 처리하지 않아도 될 만큼

스스로 충실한 상태,

움직이지 않는 마음.


근래 내가 얻은 것은 일견 비슷해 보이지만 오히려 반대의 것,

평정심이 아닌 잔인함이다.


아픈 사람을 봐도

슬픈 사람을 봐도

아픈 말을 들어도

슬픈 말을 들어도

아무렇지 않은 것은 얼마나 지독한 일인가.


순간에 웃고 순간에 울 수 있는 인간을 바랐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은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속으로 속으로 들끓어 오르는 희로애락에 정정당당한 인간이고 싶다.





11.


사랑받기 위한 욕망이 너무 강해
자신의 기준을 꺾은 모든 인간이

자기 자신을 잃어왔다.


모두에게 사랑받아도

모두에게 환호받아도

스스로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인생이다.




2013. 03. 11 AM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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