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236

잡담록: 자식이 읽는 책과 내가 읽는 책의 틈새에서 2019.11.08

1. 자식과 함께 살면(안타깝게도 하루가 아직 독립을 안한 관계로) 개인시간은 극적으로 줄어드나 이색적인 재미가 하나 있다. 나의 책과 하루의 책을 동시에 읽는다는 점이다. 2. 는(굳이 책 이름을 쓴 것에 대해선 눈치껏 행동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나 또한 깊이 있는 공부가 되었다. 안목이 뛰어난 다독가에게 ‘쉬이 쓴 게 아니군요.’ 라는 말을 들어 내심 기쁘다(그 전에도 쉬이 쓰진 않았는데. 으음). 세계적인 위상에 비해 한국에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을 중심으로 주변 정세나 역사를 밟아 나가기에 보다 덜 팔릴 것 같지만 때가 되면 좋은 선례가 될 거라 생각한다(이번에도 굳이 책 이름을 쓴 것에 대해선 눈치껏 행동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적어도 한국에선 키나 쇼키치 제 1 전문가가 되었으니 그것으..

■   잡담 2021.03.04

잡담록: 닥터 프로스트와 작가라는 것들의 본질 2019.11.01

1. 이름 없는 변방의 사이트에서(네버인가? 검색할 때 쓰는 곳이라고 합니다)웹툰을 연재하는 작가가 있다. 연재작은 “닥터 프로스트”. 나의 아내가 큰 팬이다. 이유는 알 수 없다. 2. 방송에도 제법 얼굴을 비추고 웹툰도 드라마로 만들어져 잘 나간 걸 보면 금수저에 배경이 든든한, 고생이라곤 해 본 적 없는 작가가 분명하다. (물론 사실관계는 하나도 모릅니다만 혹시나 아니면 배 아프니까 검찰적으로 그렇다, 내가 그러면 그런 거다, 이렇게 잠정 결론을 내립니다). 언젠가부터 대화에 재미가 커(잡담하다 재미없으면 금세 도망가는 성격입니다. 해서 대부분 필진들이랑 사이가 나쁩니다. 물론 그래도 상관 없습니다)이따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을 잡담만 잔뜩 하거나 범죄자의 비공개 기록을 보여준 것 말곤 특별한 게..

■   잡담 2021.03.02

잡담록 : <평화 일직선, 키나 쇼키치를 만나다>를 펴내며 2019.10.31

1. 조선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남쪽으로 고개를 돌려 바다를 건너면 밀접한 교류 위에 외교관계가 돈독했던 한 나라가 있다. 난파된 상대국 사람을 구조하면, 서로 후하게 대접해 돌려보낼 정도다. 지정학적 위치를 살려 해상무역으로 번성했고, 한중일과 교류하며 고유의 문화를 이뤘다. 이 나라는 1429년부터 1879년까지 450년간 류큐왕국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했고 일본에 무력으로 병합돼 반강제적으로 ‘오키나와현’이라는 이름으로 편입되었다가, 2차 세계대전 막바지 일본 본토를 지키기 위해 버려지는 돌로 취급돼 지상전에 떠밀려 주민의 1/4이 죽었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국에 27년간 양도되어 군사기지가 잔뜩 세워졌으며 1972년 반환 이후에도 상황은 여전하다. 일본 본토의 정치인들에게 미일안보 관계는, 미국의 ..

■   잡담 2021.03.01

잡담록: 고슴도치 사회 2019.10.30

1. 전기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한다. 치기도 하고 치이기도 한다. 2. 한 번은 바구니에 있는 오렌지에이드를 바로잡으려다 균형을 잃고 신호 대기 중인 차로 몸이 쏠렸다. 박으면 안되겠다 싶어 한껏 핸들을 꺽었는데 가드레일을 박고 요란하게 넘어졌다. 주위에선 큰 사고인 줄 알고 소리를 지른다. 100% 나의 잘못이다. 다행히 차는 박지 않았으나 넘어지고 보니 하얀 차 문에 고무 패킹 자국이 선명하다. 자전거의 고무 손잡이가 스친 게다. 흰머리가 희끗한 40대 중후반 차주가 내린다. ‘당신 차는 가만히 있었는데 미안하다. 많이 놀랐겠다’ 했다. 혹시나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 했다. 그날 저녁 ‘고무 패킹이라 바로 지워지긴 했지만...’ 이라면서 10만원을 요청한다. 입금했다. 다시 한 번 놀랐을 텐데 미안하..

■   잡담 2021.02.28

딴지록: 신간 “공익제보 하지마세요” 2019.10.07

1. 우리는 안다. 세상은 모순에 가득 차 있고 반인간적이다. 생존을 위해 기억할 수 없을만큼 참아내고 때때로 잠 못 이룰 정도로 굴복하고 산다. 그걸 몇 번이고 반복해야 몇 푼 손에 쥔다. 우리는 안다. 그것이 딱히 참된 게 아니란 건 안다. 끝없는 타협과 인내로, 보이는 무언가는 얻었지만 보이지 않는 무언가는 잃는다. 어디선가 끊지 않으면 역겨운 꼴, 억울한 꼴 많아질텐데 그걸 내가 끊을 순 없다. 나는 살아야 하니까. 나의 부모도, 나의 자식도, 나의 고양이도, 나의 강아지도, 살아야 하니까. 2. 제보자의 용기는 사회에 득이 된다. 조직과 사회의 변화 가져온다. 많은 이들이 혜택 입으나 그 변화에서 한 사람은 제외된다. 왜. 그는 가장 먼저 말한 자이며 가장 먼저 움직인 자니까. 겨우 한 발 나아..

■   잡담 2021.02.27

딴지록: 이제 언론도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한 빅데이터 시대 2019.02.13

취재팀장 코코아, 최신 과학적 기법을 활용했다는 지만원 박사의 '북한군 개입설'을 그대로 활용, '만물 지만원 개입설'을 증명했다. 이제 언론도 고전적인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빅데이터를 활용, 최신과학과 손에 손잡는 저널리즘 시대의 흐름을 타야한다. 삼엽충부터 시작한 5억 4천만년 간의 빅데이터를 꼼꼼히 분석한 노고가 대단하다. 기사 - [단독]만물 지만원 개입설 : 태초에 지만원이 있었다 고민이 깊었다. 지만원 박사의 ‘북한군 개입설’을 듣는 순간, 그의 뿌리를 찾아주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에 휩싸였으나, 걱정됐다. 그처럼 위대한 일을, 거룩한 작업을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www.ddanzi.com 2019.02.13

■   잡담 2021.02.26

인간평론: 필진 "마" 모씨에 대하여(혹은 마사오) 2019.01.22

1. 최근 1주일 넘게 필진인 마 모씨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문자를 해도 연결되지 않는다. 2. 지난 10년간 그가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의 수는 2가지다. 1)나와 관련된 일이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 2)나와 관련된 일보다 더 돈이 되는 일이 있는 경우 이와 반대로 연락이 잘 되는 경우의 수도 2가지다. 1)나와 관련된 일이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 2)나와 관련된 일보다 더 돈이 되는 일이 없는 경우 시간 대비 액수가 현재 하고 있는 일보다 낫다 판단되면 연락이 되고 아니라면 연락이 되지 않는다. 3. 얼마 전, 일주일 간 연결이 되지 않아 깊이 고민 후, 단 3음절의 문자를 넣었다. ‘로또됨’ 문자가 도착은 한 걸까, 라는 정도의 속도로 전화가 왔다. 이 명쾌함에 ..

■   잡담 2021.02.25

잡담록: 연두지킴이와 러시아 갱단사이 2018.12.28

1. 과거,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생각하는 어학 팟캐스트가 있었다. 당시는 경쟁자가 많지 않았고 딴지가 팟캐스트 선구자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모양인지 제법 인기가 좋았다. 광고는 물론, 100만 부씩 어학 교재를 팔아치운 출판사의 러브콜이 쇄도했다. 평생 그럴 줄 알았다. 게으름으로 그러거나 말거나, 룰루랄라 놀다가 모든 기회를 날려 먹었다. 돈이 되는 일만 기가 막히게 피하는 건 바보 같으면 바보같다 할 수 있으나 이게 또 우리가 사는 방식이라면 방식이 아닌가 한다. 2. 광고주 중 우리가 놓치지 않은 사람도 있긴 했다. 지금의 스냅챗과 유사한 플랫폼을 구축한 이로 팟캐스트의 인기를 활용하여 플랫폼을 알리는 게 목적이었다. 시대를 뜬금없이 앞서나간 것과는 별개로 이 광고주가 조금 독특했다. 사람의 얼굴에 ..

■   잡담 2021.02.24

잡담록: 중앙정보부와 짬뽕 2018.12.12

[한국전 민간인 학살 유해발굴]경주서 100명 넘게 죽인 이협우, 자유당 국회의원으로 ‘떵떵’ 학살자는 처벌받지 않았다. 그가 부하들을 이끌고 죽인 사람은 밝혀진 것만 100명이 훌쩍 넘는다. 그는 한국... news.khan.co.kr 1. 기사를 보니 하루 할아버지가 최근, 바쁜 것으로 보인다. 가끔씩 기사로 ‘아부지가 오늘은 저기 가셨군’ 하고 근황을 접한다. 중앙정보부의 고문 이야기는 나도 제법 들었기에 기억에 남는다. 2. 고문이 잠시 끊긴 시간, 사근사근하게 '배고프지요? 뭐 먹고 싶으세요?' 라 물어본다. 할아버지는 짬뽕이라 말한다. 곧이어 중국집에서 음식이 배달되고 고문하던 방에서 수사관과 함께 밥 먹는다. 식사가 끝나고 수사관은 담배를 맛있게 피운다. 상냥한 말투로 이제 인정하는 게 어떻..

■   잡담 2021.02.23

인간평론: 작가는 좀 이상한 사람이 많다, 이종범 2018.11.29

1. 결혼하고 얼마 후의 일이다. 뒤늦게 아내와 결혼 사진을 보는데 정중앙에 묘한 얼굴이 보인다. 당시 기념사진을 찍는데 해로운 필진 두 명이 자꾸 드러누워 행사진행을 방해한 탓에 눈치채지 못했다. (마오쩌둥이 ‘저 새는 해로운 새다’ 하면 참새가 없어지지만 제가 ‘저 필진은 해로운 필진이다’ 하면 그런 필진이 늘어납니다) 결혼식 사진집을 뒤늦게 다시 본 어느날, 어라, 이거 봐라, 하면서 퍼즐이 맞춰진다. 2. 정중앙에 묘한 얼굴로 서있던 사람과는 집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꼬마비 작가(개성이 확실하고 깊이 있는 작품을 내는 작가입니다)와 함께 왔는데 둘 다 쓸데없이 키가 크고 신체가 건장해 매복작전이나 침투에는 크게 도움이 안될 유형이었다(저는 크게 도움이 될 유형입니다. 제 입으로 자랑하는 것 같아..

■   잡담 2021.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