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236

잡담록: "나의 호랑이"란 그림책엔 도대체 어떤 심리학적 요소가 있는 걸까 2020.09.24

1. 그림책이란 장르에 흥미를 느낀 적이 없다. 허나 자식이란 요망한 녀석이 생기면 그림책을 보기 마련, 누구나 낭독 노동자가 되어 노예와 같은 중노동의 삶을 살기 마련이다. 2. 인생의 3대 쾌락 중 하나는 느긋이 누워, 쿠팡보다 빠른 속도로 세상의 천재와 전문가, 성숙한 자들을 거실 소파로 불러들여 피와 뼈로 깎아 만든 생각을 헐값에 먹어치우는 양아치짓을 하는 것인데(줄여말해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는 거지요) 넨장, 이 녀석 때문에 점점 내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든다. 더 큰 문제는 30개월 차 아이가 볼 수 있는 책 수준이란 게 드릅게 재미없다. 헌데, 어제와 오늘, 심리학적으로 매우 특이한 반응을 보인 그림책이 있다. 3. 퇴근 길에 그림책을 들고 갔다. 월천상회에서 출판한 네델란드 작가 얀 유테의 ..

■   잡담 2021.08.02

만화비평 : 파도와 바람의 관계 혹은 닥터 프로스트를 보고 내가 느끼는 것들 2020.09.11

1. 닥터 프로스트 시즌 4 48화가 공개됐다. 닥터 프로스트 시즌 3~4 - 448-Ep6. 난각(9) 448-Ep6. 난각(9) m.comic.naver.com 2. 인간을 쫓는 이라면 모두 동의하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야 할 드라마가 있다. 한국어로 하면 “막나가는구먼” 이라 번역할 수 있는 이 드라마의 원제는 “브레이킹 배드”다. 간혹 월터 화이트만 쫄래쫄래 따라다니고 배터 콜 사울로 대표되는 지미 맥길을 놓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이들은 애송이다. 교과서 위주로 국영수만 파헤친 범생이 소리를 듣기에 딱 좋다. 마찬가지로 닥터 프로스트에서 남봉이만 쫄래쫄래 따라다니고 김 기자를 쫓지 않는다면 오대양 육대주를 일개 마을 단위로 만들어버린 만화라는 세상에서, 코흘리개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   잡담 2021.06.21

잡담록: 100분 토론, 기본소득 2020.09.11

1. 좌우를 떠나 동시대를 사는 사람은 적어도 두가지는 뜻이 같을 거라 생각한다. 하나. 환경문제, 펜데믹, 자연재해 등 단일 정부로 대응이 불가능한 문제는 점점 더 많아진다. 기존의 유럽연합, 국제연합과는 다른 수준의 협치와 권한(흔히 말해 강제성이 있는)을 가진 조직이 필요하다. 하나. 현재의 경제 정책으로는 나의 미래가, 인류의 미래가 암담하다.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에 기초해 방향성이 바뀌지 않으면 극소수는 유례없는 번영을 누리겠으나 압도적인 수의 인간은 비참하다. 2. 이와중에, 기본소득은 내게 일론 머스크만큼 사람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복지정책이 아닌 경제정책으로의 기본소득 말이다. 오늘, 무려 제레미 리프킨이 온라인 패널로 나온다는 말에 100분 토론을 봤으나 정작 놀란 건 이재..

■   잡담 2021.06.21

잡담록: 시국과 1도 관계 없는, 어느 전교 1등의 추억 2020.09.05

1. 고모의 아들, 그러니까 사촌형이다. 나이차는 제법 나지만 어릴 적부터 명절에 모이면 어른쪽에 낄 짬밥은 아닌지라 우리들 사이에선 제일 나이 많고 재미있는 형의 느낌이다. 직업은 택배기사로 특기는 자신의 삶과 가난을 이용한 개그다. 만담가의 자질로 치면 전성기가 아닌 지금도, 미증유의 천재라 생각한다. 2. 일반적인 사람들은 자체적으로 휴교를 하지 않는 이상(자체적으로 휴교하는 사람의 예:나), 어릴 적에 초등학교, 중학교 등등으로 불리는 곳을 다니기 마련인데 흔히 전교에 한 명이 있거나 없거나 하는 수준의 괴짜가 있다. 괴짜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부류는 4,5자리 이상의 곱셈을 계산기보다 빨리 암산한다거나, A4 한 장을 읽고 그자리에서 외운다거나, 1, 2년 전 만난 사람의 옷이나..

■   잡담 2021.05.31

딴지록: 슬램덩크에 허재가 있다 2020.07.07

1. 펜더님이야 이야기의 전통강자라 딱히 더할 말은 없지만 이번 시리즈는 특히 더 재미있다. 기사 - 핵전력 3위, 군사강국 프랑스 1: 트럼프 압박 이후, 계산기를 들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서 군사적으로 ‘프랑스’의 중요성이 급상승 하게 됐다. 원래부터 프랑스는 EU에서 중요한 국가였다(현재도 독일과 함께 EU를 이끌고 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러시아, www.ddanzi.com 군사, 국방에 대한 지식이 하찮은 지라 때때로 개인적 브리핑(?)을 들으며 호기심을 해결하는데 독자와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조른다. 이번 시리즈는 본인이 써놓고 본인도 재미있어해 쌍방의 만족감이 높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사나이 중의 사나이인지라(에헴) 원고 청탁도 화끈하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3일 뒤에 10편!..

■   잡담 2021.05.31

한비자보다소비자 2: 영혼을 위한 주말의 닭고기 요리 2020.06.20

1. 겐세이 시국이다. 코로나도 겐세이, 김여정도 겐세이, 상임위도 겐세이라는 천하삼겐세이 시대에 독자적 세력 없는 개인은 무력하다. 이럴 때야말로 세르토닌과 도파민이라는 유구한 강자 옆에 찰싹 달라붙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검증된 방법에는 마약과 음식이 있다. 참고로 마약은 비싼 것에 비해 영양소가 빈약하고 몸에도 좋지 않으므로 피해야 한다. 2.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옛날 어른들은 보증, 양귀비, 소고기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현대의 어른들은 무분별한 외식, 배달 요리를 지속함으로써 개인파산이 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걔 중 치킨은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아 방심하기 마련이나 이것도 옛말이다. 생닭이 싼 것이지 치킨은 호연지기를 품고 장을 봐 온 사람끼리 통하는 암묵적인 요금의 룰을 애..

■   잡담 2021.05.31

한비자보다소비자 1: 허리에 좋은 의자란 무엇인가 2020.06.10

1. 최근 의자에 반쯤 누워있다(나쁜 자세 애호가), 온 세상에 홀로 진도 8의 지진을 느낀 듯 "덜커덩" 하는 기분을 느꼈다. 드디어 각성해 초능력을 얻은 것인가(이왕이면 아쿠아맨이나 퀵실버쯤 되면 좋을 텐데!), 하고 일어서려는데 허리에 묘한 통증이 전해져, '일어나는 게 불가능한 상태군! 사나이라면 기어간다!!' 라는 다짐으로 거실 소파까지 엉금엉금 기어가 3-40분 정도 누워있었다. 이후, 잔여분의 통증은 있지만 조심스레 일어서 걷는 것은 가능해 씨앙, 씨앙, 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2. 다음날 오전, 정형외과에서 확인하니 뼈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나 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지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움직임이라는 행위 자체를 싫어해, 업무와 육아 외엔 대부분 누워있거나..

■   잡담 2021.05.12

잡담록: 주공아파트 다용도실의 군밤과 할아버지에 관한 기사 2020.05.29

1. 아버지와 어머니는 맞벌이라 어린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와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2. 부산 구서동, "주공 아파트". 대한주택 공사(현 한국토지 주택공사)가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지은 이 아파트 단지는 한국에 아파트 시대를 연 상징으로 대개 구조는 비슷하다. 5층 규모에 부엌과 거실이 붙어 있고 작은 평수는 방이 1개, 큰 평수는 방이 3개다. 부엌 옆에는 흔히 “다용도실”이라 부르는 조그마한 창고 용도의 공간이 있는데 대부분 여기에 세탁기를 놓았고 그 옆에는 사각형으로 된 쓰레기 투입구가 있다(1층부터 5층까지 하나의 긴 통로로 연결되어 있어 쓰레기를 버리면 1층까지 떨어진다. 우리집은 4층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조그만 구멍으로 무언가를 던지면 한참 있다 통, 소리가 난다). 3. 이곳에 나의 ..

■   잡담 2021.05.11

잡담록: 자백의 힘 혹은 보이스 피싱 22차 방어전 승리 후 2020.05.11

1. 세상이 오픈월드형 게임(자유도가 높고 플레이의 제약이 거의 없는 게임)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사람 역시 게임 캐릭터와 비슷한 면이 있다. 누구나 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발견한 나의 능력은 다음과 같다. 2. 첫째, 신흥종교에 섭외되는 능력(밖에도 잘 안 나가는데 10년 내내 잡힘. 외국에서도 잡힘. 나의 영성, 줄줄 흐르고 있습니다). 둘째, 중고사기를 부르는 능력(웬만해선 중고거래를 안 하는데 희안하게 잘 걸림. 다행히 포획 레벨이 높아 상대도 법의 심판을 잘 받음. 합의는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셋째, 보이스피싱을 부르는 능력(호구 유망주로 보이는 탓인지 전화가 자주 옴. 20번 이상 받았지만 무패입니다). 오늘은 세 번째 능력에 관한 이야기. 3. 사람마다 보이스피싱 ..

■   잡담 2021.04.07

딴지록: 일본과 중국의 코로나19-은폐의 미덕 2020.03.31

1. 할머니 장례식으로 며칠간 자리를 비워 지난 회의록과 업데이트된 기사를 보았다. 기사 - 일본과 중국의 코로나19: 은폐의 미덕 인식론의 세계관에선, 사물이나 사건이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주체의 인식에 따라, 그것 또는 그 일은 엄연한 사실로 존재할 수도 있고 반대로 아예 없기도 하다. 어쨌든 뇌리에 한번 인 www.ddanzi.com 그 와중에 업뎃 된 기사다. 사람이 10년간 한곳에서 일하면 오는 사람도, 가는 사람도 보는 법이다. 개중 꾸준히 글을 쓰는 몇몇 이들이 있다. 드문 경우다. "아홉친구"님이 그런 이로, 오랜 필진이다. 글을 보며 생각했다. 기복이 없구나. 기복 없이 좋은 글을 쓰는구나. 2. 제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시대 앞에선 어쩔 수 없다. 아홉친구는 도태되는 법이 없다...

■   잡담 2021.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