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내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나타나 쥐라기와 백악기에 크게 번성하다가 백악기 말에 멸종된 대형 시츄의 느낌(물론 그런 시츄는 없습니다)으로 코를 곤다는 단점이 있지만 과연 장점도 존재한다.

토론을 보면 관점이 다르다. 나의 경우, 인간을 관찰할 때 목소리나 옷차림새는 거의 읽지 못한다. 해서 이 쪽에 관해선 기억력도 형편없다. 아마도 내 옷차림이 엉망진창이거나 친구들 얼굴이 엉망진창인 이유일 수 있다.

아내는 이런 것이 주요한 세상에서 10년 정도 살아왔다. 특히 목소리 톤이랄까, 울림이랄까, 그런 것들이 주요한 세상에서 살아왔다.

2.
대선 토론에서 안철수 후보가 유승민 후보에게 그만 좀 괴롭히십시요, 실망입니다, 정도의 말을 하는 장면이 있었다. 사실 조금 웃고 말았다. 목소리와 내용의 거리가 멀었기에.

아내는 그 이질감이 안철수의 톤에서 나온다 분석했다. 신뢰받는 인간을 연기할 땐 가슴에서 소리 주고 거짓말하는 인간을 연기할 땐 입 언저리에서 소리 준다고 한다. 즉, 가슴에서 소리 내다가 입 주변에서 울림이 나오면 거짓말하는 톤이 된다는 느낌이다.

안철수 후보는 기본적으로 목소리 톤이 높기에 기분이 나쁠 때조차 내용과는 상관 없이 오해받을 수 있는 구석이 있기에 조금 억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 말을 듣고 으음, 하고 조금 납득했다. 이래저래 유명인이 되면 누구든 억울한 법이다.

내일은 다들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20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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