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재인 후보 입에서 딴게이, 라는 말이 나오니 재밌기도 하고 반갑다. 딴지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만큼 선거 때면 고소, 고발 많아 조율할 일도 많고(젠장, 스트레스!)벌금도 제법 있다. 분위기는 전쟁터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2.
5년 전 대선 당일은 생방으로 딴지일보 팟캐스트 멤버들이 총출동해 즐거웠다. 각각 시간 분배해 할당 시간을 나눴는데 그것은알기싫다 초기 멤버들과 함께했다. 나로선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좋고 쓰는 것보다 읽는 것이 좋은 인간인데, 유엠씨가 진행에 탁월한 면이 있어 말이 더딘 나조차 제법 재미가 좋았다. 당시엔 박근혜를 이길지도, 라는 묘한 설레임도 한 몫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 되자, 아버지가 나라 잃은 듯 전화한 것이 생생하다. 필진들은 기분 상해 술을 먹고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젠장, 스트레스!).

3.
당시, 그러니까 5년 전이다.

단일화 전의 안철수 후보는 오프 더 레코드로 박근혜에 대해 꽤나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얘기했다(파토형과 함께 간 인터뷰 자리였다). 본인이 원했기에 딴지일보 인터뷰로는 나가지 않았다. 한 인간이 한 인간을 두 시간 만에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전략적으로 박근혜에 대해 심한 비판 않았을 뿐, 마음에 품고 있는 선은 확실했다. 

심상정 후보는 입사 초기부터 선배들의 인터뷰 현장을 따라다니며 일보다는 논다는 생각으로 지켜보았다. 생각의 단단함이 인상깊다. 머리 속에 논리가 완성되어 있고 인터뷰어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을 고려하지 않는 거침없음이 좋았다. 개별 사안에 대해 평소에 생각 정리해 놓지 않으면 그리 말하지 못한다.

문재인 후보는 직접 인터뷰한 적은 없으나 대선 시기, 녹음하러 딴지일보를 방문했을 때 유심히 보았다. 초치기 일정 중, 녹음실로 지나가는 와중에도 편집부 전원과 한 명 한 명 눈 맞춘 것이 인상깊다. 정치인을 포함해 사회적 지위나 인지도가 스스로 높다 생각하는 사람은 숨기고 싶어도 거꾸로 내가 낸데, 라는 묘한 이질감이 흘러나오는데 그 느낌 없다는 점이 신선했다.  

그로부터 5년이다. 시간 참 빠르다.

 2017. 05.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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