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복용 후, 아파트에서 투신을 한 중학생의 뉴스가 전해지면서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걱정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에는 타미플루를 복용한 자신의 동생이 헛소리를 하기 시작한다는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특이한 경우라고만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제 주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타미플루로 인한 부작용 사례가 전해지면서 범국민적인 불안감이 형성되고 있다. 아직 한국은 부작용에 대한 경험과 대처방안이 전무한 상태이다.
ⓒ 정가람
타미플루


지인의 친척분에게 어린 자녀가 2명 있는데, 2명 모두 신종플루에 걸렸습니다. 타미플루 처방 후, 평소에는 전혀 하지 않던 이상한 말들을 하기 시작해 크게 걱정이 된다고 합니다.


타미플루 부작용으로 오래 전부터 몸살을 겪은 일본의 지인에게 물어보니 역시나 일본은 한참 전부터 한국과 같은 경우로 고생이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10대의 경우, 약을 견딜만한 몸이 완성되지 않은 모양인지 부작용의 사례가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일본 국민은 타미플루가 정신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추측했지만 후생성의 조사 결과, 정확한 인과관계는 아직까지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사례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일본과 같은 경험이 풍부하지 않기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갑작스런 돌출행동에 놀라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일반적인 부작용(발열, 복통, 구토 등) 외의 사례를 소개해 달라고 지인에게 부탁했습니다.

 

아래의 예가 바로 그런 사례로 지인이 소개해준 사이트(www.kangaeroo.net)에서 참고가 될만한 내용을 뽑아 번역해 보았습니다. 이 사이트는 육아와 관계된 각종 질병 정보와 노하우, 또는 개인적인 체험을 나누는 곳으로 현재 타미플루에 대한 부작용 사례만 총 30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최종 사례 2009년 9월 9일).

 

그럼 일본인 부모들이 직접 쓴, 타미플루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방접종의 부작용이나 아이의 질병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 및 개인적인 체험이 정리되어 있는 일본의 사이트
ⓒ www.kangaer00.net
타미플루

 

1) 13살이었던 우리 아이는 타미플루 처방 후, 열은 내렸습니다만 반응이 느려졌어요. 대답을 하는데 시간차가 있다든가...

 

아이가 밥을 못 먹더니 나중에는 물조차 마시지 못하기에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지요. 종합병원에 입원했습니다만 검사에서는 특별히 나쁜 곳이 없다고 나오고 이상이라고는 맥박이 낮아진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담당의사가 '정신적인 거겠지요'라고 하더군요. 무언가 고민이 있는 거 같다는 뉘앙스였어요. 본인이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닌가하고 물어 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아무리 봐도 정신적인 문제보다는 타미플루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여겨지더군요.

 

그래서 부작용 때문이 아닌가라고 물었더니 확실히 허가를 받은 약이라 부작용은 생각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일본이 지금의 한국처럼 타미플루 부작용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을 때의 사례입니다.)

 

결국 아이는 병원에 입원해서 3일 정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병원에서는 개인의 정신적인 문제라고 봐서인지, 집에서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데도 일반식이 나오더군요. 밥을 가져가도 입을 벌리지 않으니 아예 먹을 생각이 없다고만 판단한 듯합니다.) 집에 돌아와 미음이나 영양 보조제 같은 먹기 쉬운 것부터 적응시켰습니다. 영양을 섭취하기 시작하자 회복되더군요.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저는 타미플루의 부작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후생성이 모르고 있는 부작용의 예는 굉장히 많지 않을까요?

 

2)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인플루엔자에 걸렸습니다. 타미플루 처방 후 2일 정도 지난 뒤에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자고 나서 1시간 정도 지나니까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침실에서 뛰쳐 나와서 '나 베란다에서 뛰어 내릴 테니까 정원 보고 와' 라고 말하거나 '뛰어 내려서 죽은 형이 정원에 있을 거니까 OO(동생 이름)는 밖을 보면 안돼'라고 동생한테 말했습니다. 다음 날에는 '죽은 할머니랑 이야기하러 가야 하니까 죽지 않으면 안 돼'라고 소리치고 뱅글뱅글 돌다가 울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니 본인은 그런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무서워서 가까운 종합병원에 찾아가니 고열로 인한 증상 같다고 하더군요.

 

지금 여러 가지 정보를 들으면서 생각해 보면(후생성의 발표와 타미플루 부작용에 대한 사례가 전해지면서) 역시 부작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 10살짜리 손자가 인플루엔자에 감염돼서 8시 정도에 처음으로 약을 먹었습니다. 같은 날 10시쯤에 보니 얼굴이 조금 붉어져 있었습니다만 잘 자더군요.

 

다음 날 새벽 2시 30분 경, 침대에서 일어난 걸 엄마인 딸이 눈치채고 이름을 불렀습니다. 아이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현관까지 가서 문을 열고는(안전 장치 2개, 체인 1개) 밖으로 뛰쳐 나갔습니다.

 

그리고 정원에 있는 문을 뛰어넘어서 도로로 뛰쳐 나가는 아이를 간신히 잡았습니다. 집에 데리고 돌아오니 금방 정신을 차리긴 했습니다만 아이는 왜 그렇게 놀라서 쳐다보느냐며 오히려 되물었습니다. 본인은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꿈에서 검고 둥근 큰 물체가 위에서 엄청나게 떨어진 탓에 그게 무서워서 도망쳤다고 합니다. 만약 딸이, 손자가 도로로 뛰어 나간 걸 모르고 자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간이 덜컹합니다.

 

이외에도 2008년 2월 27일, 토시라는 아이디를 쓰는 45세의 남성이 타미플루를 복용한 후, 생명의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무서운 환각을 본 사례도 있습니다. 아마 이런 공포를 주는 환각에서 탈출하기 위해 현실의 상황을 망각하고 위험한 장소로 뛰쳐나가거나 투신을 하는 행위가 생긴 거라고 추측됩니다.

 

일부의 예이긴 하지만 타미플루를 복용한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아이가 갑작스레 고함을 지르고 헛소리를 해도 당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은 빠른 시간 안에 안정을 되찾았고 회복된 후에 같은 증상을 보인 예는 없었습니다.

 

대신 타미플루를 복용시키기 전,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고 집안의 문단속을 철저히 하시기 바랍니다. 타미플루를 복용했다면 최소 이틀간은 아이와 함께 있을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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