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 언론들의 어이없는 오보!


2011. 11. 17. 목요일

기획취재부1팀장 죽지않는돌고래

 

 


 

본지, 11 15, 단독으로 김규열 선장 보석허가 기사를 냈다. 정확히 말하면 본지가 제일 먼저 기사를 썼지만 업데이트 문제로 오후에 기사가 나갔고 mbc가 조금 앞서 방송을 냈다. 기사를 내기 하루 전날, 김규열 선장 사건 문제로 알게 된 mbc의 모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일 첫 비행기 타고 필리핀에 갈 예정입니다. 딴지에서 취재를 다했는데 숟가락만 얹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혹시 바라시는 것 없습니까. 솔직히 기자들끼리 (기사를 먼저 내는데 대한) 욕심이 있지 않습니까

 

본지, 앗쌀한 성격 좋아한다. 바라는 거, 없다 했다. 공중파 방송에서는 사실만 전하면 된다. 심층취재라면 모를까, 딴지일보를 언급해 줄 의무도 없고 이런 거 하나하나 언급하다 보면 뉴스가 구질구질해진다. 그런데도 신경을 써주는 마음씀씀이가 고마웠다. 본지가 mbc파업할 때 일일이 가서 현장 기사 쓰고 편애했던 덴 다 이유가 있는 게다.

 

그런데.

 

당일도 아니고 하루 뒤에 언론에 난 기사들을 보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어제 김규열 선장으로 검색해 캡쳐 해 놓은 기사 목록이다.

 

<언론의 오보들>

 

석방이라니. 김규열 선장, 아직도 마닐라 교도소에 있다. 혹시나 싶어 현지에 재차 확인했다.  

 

기사를 베끼려면 제대로 베끼던가. 당일도 아니고 하루가 꼬박 다 지나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그래, 좀 찌질한 울화도 치민다. 너네는 해외통화비도 나오고 취재비도 나오고 녹취비도 나오고 월급도 따박따박 잘 나오잖아. 조금만 노력하면, 전화 한 통화만 걸어서 사실 확인만 하면 될 것을, 그게 귀찮아서 이런 오보를 냈다고 생각하니 살포시 열 받는다. 한번이라도 우리한테 물어 보던가.

 

조광현씨 사건처럼 언론을 한 번 크게 탄 후에 사람들이 , 이제 저사람 나오겠네라고 방심하다 잊혀져 그가 무죄를 받기까지 걸린 세월이 5년이다. 물론, 김규열 선장이 그렇게까지 될 리는 없겠다. 하지만 이렇게 무책임하게 석방됐다고 기사를 내버리면 뒷일은 누가 감당하나. 만약 상황이 조금만 달랐으면 또 희망고문으로 사람을 죽이는 일이 된다.

 

밖에 있는 사람에겐 별 거 아닌 일이지만 교도소 안에 있는 김규열 선장에겐 하루하루가 억울하고 분한 지옥의 연장선이란 거 기억하자. 언론의 오보로 그 기간이 단 하루라도 길어지면, 그거, 기자 이전에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본지, 이런 오보가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됐는지 왜 하루가 늦어졌는지, 그리고 언론에 언급되는 사람들의 뒷이야기, 다 안다. 이 사건에 대해서 할 말 정말 많다. 너무나 많은데 김규열 선장에게 악영향을 미칠까봐 지금은 말할 수 없다. 그런데 계속 뻘짓들 하시면 각오 좀 하셔야겠다. 윈윈 해야지 별거 아닌 자존심 챙기다 망신당하면 쪽 팔리잖아.

 

 


오늘 아침, 구정서씨는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이 사건에 대해 짤막하게 썰을 풀었다. 방금 전 통화로(11 17일 오전 11 35) 못 다한 이야기가 있으면 오늘자 기사로 낸다고 하니 다음과 같이 전했다

 

<지난 10, 본지와 이너뷰 중인 구정서씨>

 

필리핀이 우리보다 못 산다고 사람들이 무시하는데 외국에선 우리보다 훨씬 나아요. 해외에서 자국민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거나 억울한 일에 처하면 일단 따지지 않고 달려가서 도와줍니다. 국가가 부모고 국민이 자식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맞아 죽어도 놔두는 이런 부모가 어디 있습니까?

 

외교통상부는 타국의 사법권 침해 어쩌고 하는데 참 황당합니다. 예전에 조광현씨가 그랬어요. 그럼 영사라는 직업 자체가, 대사관이라는 곳 자체가 존재할 이유가 없지 않냐고. 물질적으로도 안 도와주고 사고났을 때도 안 도와주고. 도대체 대사관 존재이유를 모르겠다고. 동사무소보다 못하잖아요. 동사무소는 친절하기나 하지.

 

어떤 언론 기사를 보니 외교통상부에서 개인사건에는 국가가 나서지 않는다, 뭐 이랬더라구요.


이거 정말 골 때리는 얘기거든요. 풀어서 얘기하면 죽어도 상관 안 한단 이야기랑 같잖아요. 세금은 국민에게 꼬박꼬박 받으면서 국민이 살든지 죽든지 상관 안하고, 이게 뭐예요. 그럼 아예 세금을 받지 말든지, 아예 국민을 외국 밖으로 내보내지를 말든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세우든지.

 

개인 사건에 국가가 나서지 않는다 정말 웃긴 일이죠. 자국민 보호법, 정말 강해져야 됩니다.’

 

 


현재, 김규열 선장 보석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필고라는 필리핀 정보 커뮤니티를 통해 구정서씨 본인이 직접 이 일을 챙기고 있으며 100% 통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벌써 딴지스라는 이름으로 돈을 보내준 분이 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시티은행 구정서 602-09868-269-01

  

마지막으로 언론들아 잘하자. 다음에 또 오보 내면 김규열 선장한테 꼰질러서 맴매시킬 꺼다.

 

오늘은 여기까지

   

트위터 : kimchangkyu

기획취재부1팀장 죽지않는돌고래 (kimchangkyu12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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