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기사 링크>
본론부터 전한다. 필리핀 마닐라 교도소에 불법감금되어 있는 김규열 선장의 정식재판 날짜가 앞으로 10일 후인, 4월 25일로 확정됐다.
그동안의 사건 추이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자.
본지가 최초 보도한 '필리핀에서 김규열 선장이 죽어가고 있다(2010. 12. 24)' 기사가 나간 후, 큰 파장이 있었다. 기사가 나간지 하루만에 10페이지가 넘는 항의글이 외교통상부에 게재되었고 다음날,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외교통상부가 긴급 공지문을 올렸다. 12월 29일에는 이미 유명해진 '간장과 소금'을 들고 담당 영사가 김규열 선장을 면회했다.
계속되는 항의로 1월 5일에 외교통상부의 두번째 공지문이 올라왔고 이후, 방송 3사의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와 작가로부터 이 사건을 취재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본지에서 진행한 DAUM 모금청원 서명도 순조로이 진행되었다.
게다가 2월에는 많은 독자분들이 트위터와 메일로 질문해 주신 '그 광고'가 실렸다.
위 광고는 전면 풀컬러로 MAXIM 2월호 31p에 실렸다. 국내에서만 매월 9만 5천명의 독자들에게 읽히는 이 남성 잡지에 가난하기로 유명한 본지가, 그것도 전면 풀컬러로 광고를 실을 돈은, 당연히도, 없다.
만에 하나라는 심정으로 사정을 전했고 MAXIM 측에서 흔쾌히 제안을 받아 준 것이다. 본 팀장은 지금도 MAXIM 편집부와의 통화에서 느낀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 빚은 어떤 식으로든 갚을 생각이다.
좋은 일이 겹치면서 본지와 김규열 선장은 물론, 이 사건의 해결에 가장 큰 힘을 쏟고 있는 구정서씨도 상황을 낙관했다. 게다가 조중사 사건과 함께 그간의 드라마틱한 내용들을 영화화하자는 제의까지 들어왔다.
하지만 사건은 급반전을 맞는다. 살인 누명을 쓰고 오랜 감옥 생활을 한 이 세상에 대한 염증 탓일까. 김규열 선장과 함께 마닐라 교도소에 있었던 조광현씨가 종적을 감췄다. 그는, 그간의 사태에 대한 생생한 증언과 방송 촬영을 위해 꼭 필요한 인물이었다. 이로 인해 영화화는 물론, 3사 방송 모두 무한 연기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외교통상부의 반응이 시들해졌고 설상가상으로 서명이 완료된 DAUM 모금 청원 또한 '보석금'등의 민감한 사안으로 인해 결렬됐다. 갑자기 모든 활로가 끊긴 듯한 상황에 놓였고 김규열 선장과 구정서씨도 낙담할 수 밖에 없었다.
최초로 이 사건을 전한 본지로서는 마치 그들에게 희망고문을 한 것 같아 더욱 마음이 아플 뿐이었다. 3번째 기사가 나간 후, 본지가 3달 가까이 후속 기사를 쓰지 못한 데는 이런 일련의 이유가 있었다.
그 와중에 구정서씨는 포기하지 않고 김규열 선장의 교도소 뒷바라지를 묵묵히 해나갔고 필리핀 남부한인회가 등장하며 사건은 다시 반전을 맞는다. 남부한인회에서 이 사건의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하며 변호사를 지원하기로 했고 그 도움으로 정식재판의 길이 열린 것이다.
구정서씨는 '김충석 여수시장과 주승용 국회의원도 이 사건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여수는 김규열 선장의 고향이다.)
본지에 실린 김규열 선장 관련 기사와 댓글은 구정서씨가 마닐라 교도소에 면회를 갈 때마다 프린트하여 전해주고 있다고 한다.
구정서씨의 진술에 의하면 김규열 선장은 "아무것도 아닌 나같은 사람한테 이렇게 관심을 가져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
김규열 선장이 불법구금으로부터 풀려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재판과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여러분의 작은 관심이 누군가를 구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계속 소식 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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