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인스타그램에 몰래(뭐, 말을 안 한 것 뿐이지 몰래는 아니지만)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첩을 자랑하고 있다. 막 친구들도 도발하고 있다.

"쓸데없이 왜 우표에 돈을 쓰나 생각했는데" 라는 부분이 굉장하다. 마구 굉장하다.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17%, 아니, 1.7%, 아니, 0.17%(2015년 기준)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수의 우표수집인들을 업신여기다니(퍼센테이지는 2016년 한국일보의 "우표수집인은 멸종 위기종" 이라는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한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를 한 눈에 보여주는 우표에 '쓸데없이 돈을 쓴다니'(물론 저는 우표가 나올 때마다 전지, 시트, 개별, 우표첩을 모두 받기에 돈이 좀 들긴합니다만 이 논의에선 중요한 게 아니니까 뭐)

게다가 내 건데 마음대로 자기 게 되어버렸다. 

소유에 대한 도덕성이 이 정도면 마사오급(모르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지인 중 한 명으로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꽤나 심한 욕설의 한 형태로 쓰입니다)이 아닐까.

하고싶은 말을 다 하고 사는 아내와 달리, 나는 하고싶은 말은 평생 가슴에만 담아두는 기질이라 여기에라도 몰래 적어야겠다.

201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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