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각의 지도/원제: The Geography of Thought>

<쌍둥인데 왜 다르지/원제: IDENTICALLY DIFFERENT>

걍 최근 읽었던 책 중 잼났던 2권이다.

2.
동양권 동화책(주로 친구들에게 받은 책, 일본인 친구 포함)과 서양권 동화책(줍줍한 책, 아파트에 사는 미군들이 새 책을 많이 버린다...! 깁 미 어 쵸코렛ㄸ... 아, 이건 아니구나)을 읽어주다보면 차이가 눈에 띈다.

동양권은 이야기를 풀 때, 3인칭 시선이 강하고 관계 중심이며 이유나 감정이 의외로 복잡하다.서양권은 1인칭 시선이 강하고 주인공 중심이며 이유나 감정이 의외로 단순하다.

아, 객관성 1도 없는 내 느낌이다.

3.
헌데 이런 의문을 품은 선배가 존재했고 고맙게도 무지 큰 열정과 시간을 들여 결과물을 남겨 놓았다. 그 결과물이 <생각의 지도>다. 이런 호기심을 해결하는 덴 보통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지만 핀셋으로 집어내듯 궁금증을 해결, 확장해준 책이라 더 고맙다.

이번에도 ‘크으. 선구안 봐라 이거! 좋은 녀석만 고르는구만!’ 하고 나에게 감탄한 동시에(책장에 이미 있었으므로), ‘헌데 몇 년 동안 처박아두기만 했군!, 크으. 과연 출판 시장 기여자!’ 하고 또 한 번 감탄했다.

... ...

4.
<쌍둥인데 왜 다르지>는 취향 저격이라, 두근두근하며 읽었다. 애 재우고 책 읽는 시간이 기다려져 ‘더! 더! 분량을 더!’ 하고 이틀만에 읽을 정도로.

시대의 경향성인지, 오직 내 세계의 경향성인지 모르겠지만 10대 때 읽은 책들은 양육, 환경 대세. 20대 때 읽은 책들은 유전 대세. 30대 때 읽은 책들은 그 벽을 허무는 것이 대세다.

이 분야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 많이 남아 있기에 최전선 연구자들의 논문이나 실험조차 계속 오류가 발견된다.

고쳐나가는 과정을 시대에 따라 실시간으로 접하는 것도 재밌고(오! 그랬구나! ... 가 몇년 뒤에 잉? 그 쩔었던 내용이 오류?, 가 흔하다. 대표적으로 “타고난 반항아”같은 책), 새로운 발견에 따라 인간의 다양성과 가능성이 확장되는 것도 재밌다.

물론 이 책에도 몇몇 오류가 눈에 띄지만 아는 사람은 아니까 됐지 뭐.

2013년에 나온 책이라 우짤 수 없으니 그 후에 나온 책들로 잡아주면 되겠다. 이런 거 일일이 책으로 남겨주는 고마움이 어딘가.

5.
유전학에 관한 연구와 책들을 보면 인간에 대한 시선이 더욱 결정론자스러워질 것 같지만 실제론 더 겸손해지는 동시에 다양성, 확장성, 가소성을 가진 인간의 가능성에 감탄하게 된다. 이 책 역시 그 근거를 제공한다.

더하여 지구 보호론자인 아내와 달리, 나는 평생을 지구박살론자로 살아왔기에 후성유전을 접할 수록, 점점 생각이 바뀐다. 내가 하는 짓들과 내가 먹은 것들이 유전될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뻘짓 때문에 증손들이 고생하는 건 좀 미안하니까.

...

아. 글고보니 이미 자식 다 낳았으니 크게 상관 없겠는데...?


202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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