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한입에 먹기 - 8점
유지상 지음/한국외식정보



도쿄는 세계에서 제일 맛있는 도시다.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세계 각지의 공신력있는 음식 평론가들이 뽑았다 한다. 별 다섯개 레스토랑도 가장 많은 도시이다. 돈이 모이는 곳에 미식 모이는 법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각지의 수준급 요리를 먹고 싶은데 비행기 티켓은 비싸고 말이 안 통한다. 그러면 사전 조사 몇번 거친 다음에 동경으로 건너 가는 게 가성비가 좋겠다.  




51. 음식 전문기자 유지상과 도쿄 한입에 먹기 / 유지상 / 한국외식정보㈜

초판 1쇄 발행 2006.11.01

 

 돈부리가 일본에서 대중적인 음식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밥과 반찬을 한 그릇에 담아 빠른 시간 안에 먹어치울 수 있는 장점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돈부리는 사무라이 통치 시대에 과다한 세금 징수로 수확한 쌀을 거의 모두 빼앗겼던 농민들이 배를 채우기 위해 밥과 다른 것을 섞어 먹은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니혼슈(사케,청주) :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종이 바로 니혼슈(청주)랍니다. 그러나 이는 일제시대에 마사무네 상표의 청주가 많이 알려지면서 잘못 불리고 있는 것인데 소주를 진로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나이든 일본 사람들은 니혼슈를 보통 사케라고도 합니다. 술이라고 하면 으레 니혼슈를 마셔왔기 때문이지요.

 니혼슈는 쌀로 빚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밥을 지어 먹는 쌀이 아니라 양조용 쌀이 따로 있습니다. 쌀알이 무척 큰 품종인데 대표적인 것이 야마다니시키와 고구만세기 입니다. 밥 짓는 쌀은 보통 90% 정도 도정을 하지만 니혼슈는 반을 깎아내 빚는 것도 있답니다.

 이는 쌀알의 바깥 부분에 많이 있는 단백질, 회분, 지질을 깎아내고 양질의 전분이 들어있는 심백만을 원료로 쓰기 위해서랍니다. 일반 청주는 도정률이 70% 내외인데 비해 긴조슈라는 고급 술을 60% 이하입니다. 알코올 도수는 15~19. 쌀의 전분과 아미노산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진 단맛과 감칠맛 등으로 맛을 표현하는데 아마구치는 단맛, 가라구치는 매운(톡쏘는)맛을 뜻합니다.

 일본 각지에서 생산되는 니혼슈는 지자케(그 고장의 술, 향토주)라고 해서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죠. 그래서 니가타 등 술 생산지로 유명한 특정 지역의 지자케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술집도 있답니다.

 

 

 젓가락을 사용할 때는 세 가지 금기 사항이 있는데 이는 잘 알아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행동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이 이미 몸에 배 있을 것이란 생각이지만 혹시나 하는 우려 때문에 여기에 소개합니다.

 하나, 마요이-바시 입니다. 마요이는 떨림을 의미합니다. 젓가락이 이 반찬 저 반찬으로 왔다갔다 갈팡질팡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죠. 무엇을 집을 것인지 정확히 정하고 젓가락질을 하라는 말입니다.

 , 사시-바시 입니다. 사시는 찌른다는 뜻입니다. 감자나 무 등으로 만든 음식을 젓가락으로 찔러보는 건 실례란 말입니다. 이것은 속까지 잘 익었나를 확인하는 것이지만 음식을 만든 사람을 의심하는 행위로 받아들이기 때문이지요.

 , 요세-바시 입니다. 요세는 가까이 끌어당기기란 의미입니다. 젓가락으로 음식을 자기 쪽으로 당기지 말라는 겁니다. 왼손으로 작은 접시를 들로 옮겨서 먹어야 합니다.

 여럿이 나눠 먹는 음식은 별도의 젓가락으로 접시의 가장자리에서부터 차례로 작은 접시에 덜어 먹습니다. 마찬가지로 나베모노 같은 것은 국자로 개인용 그릇에 조금씩 옮겨 먹지요.

 생선은 머리 쪽의 등살에서부터 꼬리 쪽으로 깔끔하게 발라 먹습니다. 차완무시(달걀찜)는 젓가락으로 젓지 않고 앞에서부터 떼어 먹고 뜨거울 때에는 그릇 밑을 받쳐 들고 먹습니다.

 

 

 단 예외가 있는데 도쿄가 있는 간도 지방에선 메밀국수를 먹을 때 후루룩 소리를 내면서 먹습니다. 그렇게 먹어야 제 맛이라고 하거든요. 그러나 이것은 다른 곳에선 인정하지 않고 간도지방에서만 통하는 얘기이므로 가급적 소리를 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문장수집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로, 발췌내용은 책or영상의 본 주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발췌기준 또한 상당히 제 멋대로여서 지식이 기준일 때가 있는가 하면, 감동이 기준일 때가 있고, 단순히 문장의 맛깔스러움이 좋아 발췌할 때도 있습니다. 혹시 저작권에 문제가 된다면...... 당신의 글이 너무 마음에 들어 독수리 타법에도 불구하고 떠듬떠듬 타자를 쳐서 간직하려는 한 청년을 상상해 주시길.

발췌 : 죽지 않는 돌고래 
타자 노가다 : Sweet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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