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道 - 8점
안병욱 지음/자유문학사



1.
중학교 때 잠시 병원에 입원할 일이 있었다. 이 분 책을 줄 그어가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때부터 '나도 좋은 수필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건지도 모르겠다.  

2.
언젠가 현대인에게 좋은 인생관을 심어주고 싶어 몇 년째 무료로 글을 기고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무보수로 글을 쓰다니.  

3.

이 분의 수필을 읽으면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는 느낌이 든다. 






64. 안병욱 수필 100선 길 / 안병욱 / 자유문학사


초판 1쇄 인쇄 2005.05.25


 

 네 몸 바칠 곳을 찾아라. 네 몸 바칠 일을 찾아라. 이것처럼 중요한 일은 없다.

 생즉애(生卽愛), 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은 인생의 주성분이다.”

 라고 독일의 철학자 피히테는 말했다. 사랑은 인생의 근본이요, 삶의 뿌리다. 사랑이 없는 인생은 허무하다. 사랑은 인생의 밝고 따뜻한 태양이다.

 

 


 니체의 말이 생각난다. 그는 신을 부정한 무신론자였지만 누구보다도 경건한 사람이었다.

 나는 모든 책 중에 오직 저자가 피로 쓴 책만을 사랑한다. 피로 써라. 그러면 피가 정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생명 존중을 강조한 슈바이처는 현대인의 병리를 다음과 같이 예리하게 진단하고 있다.

 현대인은 무사상(無思想)이다. 현대인은 자기의 사상을 갖지 않는다. 그는 진리에 대한 감각도 잃어버렸고 진리를 희구하는 마음도 상실한 채, 그저 취생몽사(醉生夢死)하며 여러 가지 의견 사이를 이리저리 떠다니고 있다. 사색을 포기하는 것은 정신적 파산 선고나 다름없다. 현대는 사색의 멸시와 사색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차 있다. 현대인은 매일매일의 허다한 지식에 압도되어 정신적 자신을 상실하고, 새로운 지식을 자기의 것으로 소화하지 못한다.”

 슈바이처의 말은 분명히 깊은 통찰과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 현대인의 머리는 남의 사상으로 가득 차 있고, 그의 지식은 잡다하여 통일과 체계가 없다. 지식의 과잉과 지혜의 빈곤, 이것이 현대인의 불행한 정신적 상황이다. 그는 무사상의 비극 속에 있다. 현대인은 확고한 주체성이 없다.

 지식과 지혜는 엄연히 다르다. 지식은 지혜의 한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 지식이 많다고 지혜가 많은 것은 아니다. 지혜란 인간의 지식과 감정과 의지가 하나의 아름다운 질서 속에 통일되고 종합되고 조화된 상태다. 지혜는 인생과 사물에 관한 올바른 판단력이다. 인간 생활에 지도(指導)와 질서를 주는 것이 지혜다. 지혜는 곧 질서다. 우리는 잡다한 지식의 노예가 되지 말고, 생활에 통일과 질서와 조화를 주는 지혜의 소유자가 되어야 한다.

 



 

 둘째로 사랑은 책임을 진다. 부모는 자식에 대해 책임을 지고, 선생은 학생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 부르면 대답하는 것이 사랑이다. 부르는데 못들은 척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책임을 영어로 responsibility라고 한다. 이것은 respond, 즉 대답한다는 말에서 유래한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상대방이 부를 때 대답하는 것이다. 도와달라고 부를 때 사랑하는 자는 응답하고, 사랑하지 않는 자는 응답하지 않는다. 책임은 응답하는 것이요, 응답하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의 정도와 책임의 정도는 서로 비례한다. 많이 사랑하는 자는 많은 책임을 느끼고, 적게 사랑하는 자는 적게 느낀다.

 

 



 
독일의 의학자 에를리히 박사는 606회의 끈덕진 실험 끝에 매독(梅毒)을 치료하는 살바르산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는 그 약에 ‘606라는 이름을 붙였다.

 뉴턴은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대진리를 발견했다. 옛날부터 사과가 떨어지는 광경을 본 사람은 수없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뉴턴만이 그런 위대한 진리를 알아냈을까. 기자들이 뉴턴에게 그 비결을 묻자, 그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나는 늘 그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

 게으름뱅이의 머리에서는 절대로 영감이 떠오를 수 없다. 자나 깨나 그것만 골똘히 생각할 때 광명의 빛이 솟고, 해결의 방법이 나올 수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길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빛이 있다. 옳은 길을 발견하면 밝은 빛이 솟는다. 우리가 나아갈 바른 길을 발견할 때, 우리의 가슴 속에는 광명의 태양이 떠오른다.

 

 



 
대학 시절 나는 프랑스 소설가 발자크의 <절대(絶對)의 탐구>라는 소설을 읽고 큰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어떤 과학자가 절대를 탐구하다 재산을 탕진하고, 불행과 비극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처절한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그는 주변 사람이 보기에 불행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주관적으로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에게는 꿈이 있었고, 항상 꺼지지 않는 불길이 마음속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정열의 불이 타고 있는 동안 그의 인생은 밝고 행복했다. 그의 생활에는 희망이 있었고, 긴장이 있었고, 보람이 있었다.

 

 



 
우리는 일을 통해 자기 성장을 다짐한다. 맹자는,

 항산(恒産)이 없으면 항심(恒心)이 없다.”

 고 했다. 경제적 독립은 정신적 독립의 기초요 원천이다.

 



 

 현명한 부친은 백 명의 교장보다 낫다."

 고 영국의 시인 조지 허버트는 말했다.

 현명하고 용기 있는 아버지는 한 인간의 성격을 올바로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 모성의 사랑만 가지고는 건전한 인격을 만들 수 없다. 부성의 늠름한 정신이 함께할 때만이 건실한 인격은 형성된다.

 열명의 아이를 기르는 아버지가 있다. 한 사람의 아버지도 부양하지 못하는 열 명의 아이가 있다.”

 법구경(法句經)에 나오는 말이다. 남자는 약하다. 그러나 부성은 강하다. 아이의 성장은 어버이의 기쁨이다. 자식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모습을 보는 것만큼 기쁘고 흐뭇한 일은 없다.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의 하나는 자녀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다.

 시인 괴테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에게 결여되어 있는 것을 자식을 통해 실현해 보고 싶은 것은 모든 아버지의 경건(敬虔)한 소원이다.”

 자신의 대를 이을 자식을 갖고 싶어하는 것은 세상 아버지의 공통된 염원이다. 자식을 아는 것은 현명한 아버지다. 사랑은 우리의 눈을 맹목으로 만들기 쉽다. 사랑에 빠지는 것이 익애(溺愛). 익애는 이성의 판단을 흐려놓는다. 우리는 자식의 장점을 바로 보는 동시에, 단점을 바로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자모(慈母)에 패자(敗子) 있다.”

 는 말은 <사기(史記)>에 나오는 명언이다. 지나치게 자애로운 어머니는 자식을 망칠 수 있다. 애정 과잉은 인간을 나약하게 만들기 쉽다.

 



 

 인간이 자연을 알고 사랑하게 되는 것은 늙고 나서다. 자연을 사랑한다는 것은 늙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젊은이는 인간을 사랑하고, 늙은이는 자연을 사랑한다. 젊은이는 자기 내부의 강한 욕망이나 정열 때문에 자연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설령 보더라도 그 깊은 아름다움과 의미를 모른다. 그렇게 3, 40대의 중장년이 지나, 쉰을 넘어 사람도 한물 가고, 인생의 쓴맛 단맛 다 경험하고 나면 눈은 저절로 자연으로 향하고, 거기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된다.

 인간은 왜 나이가 들면 나무를 좋아하고, 수석에 관심을 갖고, 흙냄새와 풀냄새를 좋아하게 되는 것일까.

 정신 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드에 의하면, 그것은 죽음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은 죽으면 한 줌의 흙이 되어 땅에 묻힌다. 흙은 내 몸이 돌아가야 할 자리요, 내가 묻힐 땅이다. 그래서 늙으면 흙을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화초나 나무에 관심과 애정이 깊어진다는 것이다.

 흙은 우리의 몸이 돌아갈 집이요 안식처이며, 고향이다. 그래서 늙으면 저절로 자연에 친근감을 느낀다. 그럴싸한 견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누구든 늙으면 흙과 나무와 풀과 돌과 자연을 사랑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자연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은 죽음과의 거리가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관상불여체상(觀相不女體相)이요, 체상불여심상(體相不女心相)이라.

 얼굴 잘생긴 것이 몸 잘생긴 것만 못하고, 몸 잘생긴 것이 마음 잘생긴 것만 못하다.

 

 



 
그는 타고난 영도자는 아니었다. 그의 자서전을 읽고 누구나 느끼는 것은, 그가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저 남달리 정직하고 충직하며 부지런했을 뿐이다. 수치심이 강했던 그는 남 앞에 서면 부끄러워 말을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간디로 하여금 위인이 되게 만들었을까.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

 그는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을 침묵의 날로 정하고, 그 날 하루는 아무와도 말을 하지 않았다. 고요한 침묵 속에 사색을 하며 보냈다. 이러한 수양과 노력이 간디의 인격을 심화시키고, 그의 정신을 향상시켰다.

 간디는 독서가가 아니었다. 공적인 활동과 인도 독립투쟁으로 바빠, 조용히 책 읽을 시간이 없었다. 그 대신 생명의 양식이 될 수 있는 소수의 책들을 성심껏 읽었다. 열독을 했고 애독했다. 그리고 자신이 읽은 책에서 깊은 진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겼으며 생활 속에서 활용했다. 그는 독서보다 생활의 체험을 통해 귀하고 소중한 것들을 많이 배웠다.

 금전의 노예가 되지 말라.”

 고 간디는 늘 강조했고, 그것을 몸소 실천했다. 간소(簡素)하고 절제하는 생활을 했다. ‘생활은 낮게, 생각은 높게’ ‘간소한 생활과 심원(深遠)한 사색이 그의 생활신조의 하나였다.

 그는 유달리 봉사정신이 강했다. 봉사는 그의 생활의 지침이요, 인격의 핵심이었다. 그는 인도에 봉사했고 진리에 봉사했으며, 인류에 봉사했고 신에 봉사했다. 위대한 것 앞에 나를 바치자는 것이 그의 행동의 신조였다.

 간디는 공포심이 없었다.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감옥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죽음도 투쟁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네루는 <인도의 발견>이란 책에서 간디가 인도 민중에게 준 최대의 선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라고 했다. 인도인의 마음에서 공포심을 없애주었다는 것이다. 인도인들은 간디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영국에 대항해 용감히 투쟁했고, 그것이 인도의 독립과 자유를 가져다준 원동력이 되었다.

 간디는 인도의 독립운동을 하려는 청년들에게 먼저 이렇게 물었다.

 자네는 감옥에 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감옥에 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천하에 무서울 것이 없을 것이다.

 



 

 이 글은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55 8 (그때 내 나이 36세였다)에 내가 번역한 <에이브러햄 링컨전()>의 서두에 쓴 글이다. 벤자민 토머스가 쓴 이 전기는 636페이지에 이르는 두꺼운 책이다.

 나는 링컨의 생애와 사상을 쓰면서 당시의 글을 그대로 서두에 옮겼다. 이 글 속에 링컨의 인간상과 생애가 간결하게 요약되어 있다.

 링컨은 세계 초등학교 교과서에 가장 많이 나오는 위인 중의 한 사람이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링컨의 이야기를 교과서에서 읽었다.

 빈곤의 밑바닥에서 출발해, 1년밖에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어린 소년이 큰 뜻을 세우고 대통령이 되어, 노예 해방을 선언하고 두 조각으로 갈라진 미국을 하나의 통일 국가로 만들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감격의 드라마다.

 링컨의 이야기는 입지전(立志傳)의 대표요, 어린 소년들에게 용기와 신념과 힘을 주는 감동의 서사시다. 그는 독학으로 공부했다.

 나는 오직 혼자서 공부했다.”

 고 술회하는 그는 이런 좌우명(座右銘)을 만들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교육의 기회로 삼아라.”

 링컨은 겸손한 마음으로 누구에게서나 배웠다. 모든 사람에게 배우는 평생 학습인(學習人)이었다. 이것이 그를 위대하게 만들었다.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요, 역사가인 웰스는 링컨을 이렇게 평했다.

 링컨은 인류 문명을 건설한 5대 인물 중의 한 사람이다.”

 1863 1 1, 링컨은 노예해방을 선언했다. 이것은 인류 역사상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1863 1 1일 합중국(合衆國)의 노예로 되어 있는 모든 인간에게 오늘부터 당장 그리고 영원히 자유를 부여한다.”

 이것은 위대한 선언이다. 미국은 노예를 해방하려는 주()와 그것을 반대하는 주로 갈려, 1861년부터 5년간 피로써 피를 씻는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전쟁을 했다. 60만의 사망자에, 40만의 부상자가 나왔다.

 남부는 데이비스를 대통령으로 세우고 남부 연합국을 결성했다. 새 헌법을 제정하고 새 국기를 만들어, 미국은 완전히 남북 두 나라고 갈라졌다.

 분열이냐, 통일이냐로 미국은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국가 존망(存亡)의 난국을 당하여 링컨은 남북전쟁의 비극을 극복하고, 통일 아메리카를 건설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노예 제도가 악()이 아니라면, 세상에 악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나는 노예 제도를 증오한다.”

 절반이 노예요, 절반이 자유의 상태라면 이 나라는 영속(永續)할 수 없다고 나는 확신한다.”

 분열된 집은 일어설 수 없다.”

 링컨은 열아홉 살 때 뉴올리언스에 갔다가 그곳에서 노예 시장의 비극을 목격했다. 그는 노예가 돈으로 팔려 가는 참상(慘狀)을 보고 분노하여 이렇게 외쳤다.

 때가 되면 나는 이놈의 제도를 힘껏 때려 부수겠다.”

 감수성이 강한 19세 청년의 가슴 속에 사무친 이 꿈과 결심은 35년 후 마침내 실현되었다. 그는 노예 해방의 아버지가 되었다.

 링컨은 정의와 인도의 승리를 확신하는 민주주의의 사상가였다. 42명의 미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존경받는 사람은 링컨이다.

 알링턴 국립묘지의 푸른 언덕에서 영원히 잠든 용기와 신념의 젊은 대통령 케네디의 이상(理想)은 링컨과 같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었다. 그는 미국의 모든 대통령의 귀감(龜鑑)이요, 모범이다.

 나는 워싱턴 D.C에 있는 링컨의 하얀 대리석 조각 앞에 몇 번인가 선 일이 있다. 우수(憂愁)가 깃들인 인자한 표정, 그는 역사의 십자가를 진 사명(使命)의 인간이었다.

 1982년 나는 남북전쟁의 격전지(激戰地)였던 게티스버그를 찾아갔다. 1863 11 9, 그는 유명한 게티스버그의 연설을 했다. 나는 그 연설문이 조각되어 있는 큰 비석 앞에 서서 경건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인민(人民)을 위해 인민을 다스리는 인민의 정치를, 이 땅 위에서 멸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로 끝을 맺는 링컨의 글씨는 참으로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링컨의 필치는 명필(名筆)이다. 민주주의의 신봉자였던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노예가 되기를 원치 않는 것처럼 주인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 이것이 나의 민주주의관이다.”

 투표(ballot)는 탄환(Bullet)보다 강하다.”

 힘은 모든 것을 정복하지만, 그 승리는 짧다.”

 정의는 힘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이 신념 위에 서서 우리의 의무라고 확신하는 것을 용감하게 끝까지 실천하자.”

 약간의 사람은 늘 속일 수 있다. 모든 사람을 잠깐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늘 속일 수는 없다.”

 사람은 나이 마흔이 되면 자기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세상에 천한 직업은 없다. 천한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2차 대통령 취임 연설의 맨 마지막 부분은 링컨의 인도주의 정신이 가장 잘 나타나 있다.

 누구에 대해서나 악의(惡意)를 품지 않고, 모든 사람에 대해 자애(慈愛)를 갖고, 신이 우리에게 보여준 정의 위에 굳건히 서서, 우리가 착수한 사업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합시다.”

 누구든지 고유한 야심을 갖는다고 합니다.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오직 하나, 나의 야심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동포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나 자신이 되어, 그들에게 참으로 존경받고 싶은 것입니다.”

 링컨은 정치가라기보다 뛰어난 위인이다. 인격과 생활과 사상이 참으로 위대한 사람이다. 그는 미국의 위인인 동시에, 전세계에 빛나는 인류의 위인이다.

 1862년 의회에 보낸 연두교서(年頭敎書)에서 링컨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역사에서 도피할 수 없습니다.”

 링컨은 역사가 그에게 부과한 사명을 성심성의껏 수행했다. 그는 위대한 사명적 인간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 가난 속에 자라면서 모든 신고(辛苦)를 겪었다. 겨울이 되어 팔꿈치가 나오는 옷을 입고, 발가락이 나오는 신을 신고 추위에 떨었다. 그러나 소년 시대의 간난신고(艱難辛苦)는 용기와 희망과 근면을 주는 하늘의 혜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영웅과 위인은 빈국(貧國)과 가난 속에서 배출되는 예가 많다.”

 가난의 밑바닥에서 출발해 큰 뜻을 품고 천신만고 끝에 노예 해방의 아버지가 되고, 미국 통일의 영도자가 되고, 민주주의의 대통령이 된 링컨의 눈물겨운 생애는 우리에게 밝은 빛과 큰 힘을 준다.

 

 




 
공자의 수제자인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물었다.

 선생님, 정치의 근본은 무엇입니까?”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정치의 근본은 세 가지다. 첫째는 족식(足食)이요 둘째는 족병(足兵)이며, 셋째는 민신지(民信之). 국민의 의식주를 흡족하게 해주어야 하고, 외세의 침략을 막기 위해 국방력을 튼튼히 다져야 하며, 국민이 나라를 믿고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덕력과 공신력(公信力)을 확립하는 일이다. 국가는 식()과 병()과 신(), 경제력과 국방력과 도덕력의 3대 기초 위에 서야 한다.”

 이것이 <논어> <안연편(顔淵篇)>에 나오는 공자의 정치 철학의 골자다. 국민을 먹여 살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민생이 정치의 근본이다. 그러므로 공자는 식민(食民)을 국가의 첫째 과제로 삼았다. 공자는 참으로 뛰어난 정치 사상가였다.

 밥 식()자의 구조를 보라. 의미심장하다. 사람 인()자 밑에 좋을 양()자를 쓴다. 사람에게 제일 좋은 것이 무엇인가. 먹는 것이다. 식처럼 중요한 것이 없다. 식은 생()의 근본이요, 삶의 기초다.

 모든 인간으로 하여금 지상을 동분서주(東奔西走)하게 만드는 근본은 무엇인가. 먹기 위해서다. 저마다 빵을 얻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만일 인간에게 식의 필요가 없다면, 인간은 결코 동분서주하지 않을 것이다. 네 밥을 벌어라. 이것이 인간의 첫째 의무다.

 서울에는 얼마나 되는 사람이 사느냐고 물을 때, 인구(人口)가 몇이냐고 한다. 사람의 입이 몇이나 되느냐는 것이다. 가족이 몇 명이냐고 물을 때도, 식구(食口)가 몇이냐고 한다. 밥 먹는 입이 몇이나 되느냐는 말이다.

 인구와 식구란 말은 입이 인간 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하교, 먹는 문제가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므로 사람을 인구라고 했다. 입은 밥을 먹는 기관이요, 말을 하는 기관이며, 숨을 쉬는 기관이다.

 






문장수집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로, 발췌내용은 책or영상의 본 주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발췌기준 또한 상당히 제 멋대로여서 지식이 기준일 때가 있는가 하면, 감동이 기준일 때가 있고, 단순히 문장의 맛깔스러움이 좋아 발췌할 때도 있습니다. 혹시 저작권에 문제가 된다면...... 당신의 글이 너무 마음에 들어 독수리 타법에도 불구하고 떠듬떠듬 타자를 쳐서 간직하려는 한 청년을 상상해 주시길.

발췌 : 죽지 않는 돌고래 
타자 노가다 : Sweet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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