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것은 추천할 만한 일이다. 고전을 읽는 것은 더욱 추천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인간은 깊어지지 않는다. 얄팍한 알맹이를 지식이라는 철갑의 껍데기로 무장한 채 인간에서 멀어진 무수한 학자들이 좋은 예다. 책'만' 많이 읽는 인간은 반드시 인간에게서 멀어진다.


학창 시절, 아버지에게 들었던 꾸지람 중에 기억에 남는 두가지는 공부를 하지 않고 성적이 좋았을 때와 책을 많이 읽어 들었던 꾸지람이다. 공부를 하지 않고 요행으로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은 사람을 자만하게 만들 뿐, 길게 보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는 뜻이다. 책을 읽다 혼났던 것은 기본을 지키지 않고 지식만 쌓다보면 스스로 굉장한 줄 착각하고 행동할 줄 모르는 헛똑똑이가 된다는 뜻이다. 


한권의 책을 읽기 전과 후가 다르지 않다면 책을 읽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한달에 100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한권의 책, 한 줄의 문장이라도 온전히 받아들여 스스로를 바꾸는 인간이 되었을 때, 비로소 독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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