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은 비싸다.(물론 소곱창을 말한다.) 곱창을 즐기지 않는 이들에겐 서민의 음식같은 어감을 자랑하는 단어지만, 가격을 보면 굉장한 음식이다. 두명이서 제대로 된 곱창을 먹으려면 프랜치 레스토랑에서 코스요리를 먹는 비용에 맞먹는다. 더구나 나처럼 곱창을 술 안주로 먹는게 아니라 그 특유의 고소한 맛으로 먹는 사람이라면 부담이 더하다. (곱이 좀 들어간다 싶은 집에서 배를 채우려면 10만원은 가뿐하니까.) 물론 그렇게 먹어 본 적은 없지만 실제로 가격대비 양이 너무 가혹한 게 한국의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황학동 곱창골목에 자리잡은 영미네 곱창은 내 단골가게 중 하나다. 곱이 들어간 소곱창이 아닌, 원래 저렴한 돼지곱창이지만 싸고 풍부한 양 때문에 친구와 부담 없이 만날 때, 이만한 가게가 없다. 양념도 구이도 전혀 비린내가 나지 않고 쫄깃하다.

맛집은 싸고 맛있어야 한다. 비싼 재료를 잔뜩 써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손님을 위해 최대한 쓸모 없는 곳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싼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내 놓을 줄 아는, 손님을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주인장이 있는 가게가, 개인적인 기준의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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