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에 들리면 꼭 가는 곳이 남해식당이다. 칼국수 골목의 한 가운데 위치한 이 식당은 이미 수제비 달인으로 TV에 나온 이후,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 골목의 간판을 훑어 보면 알겠지만 다 한가닥씩 하는 분들이다.


입담 좋고 친절한 이모. 예쁘게 찍어 달라고 했으나 예쁘게 나온 사진은 흔들려서 생략. 이곳에 오는 이유 중 하나는 이모 말씨에서 고향 생각이 나서다. 어릴 때 동네시장에서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칼국수 먹는 게 우리 일과 중 하나였다.



한국에서 4,500원으로 먹을 수 있는 가장 맛있는 코스요리가 시작된다. 일단 영양 십만점의 보리 비빔밥.


면 요리는 끓인 직후에 먹어야 가장 맛있는 법. 손으로 직접 밀어낸 면에 즉석에서 끓여낸 이 쫄깃함은 면의 질감에 까다로운 내게는 '우왕ㅋ굳ㅋ' 이다.   
   

 

그리고 마지막 小냉면. 여기까지 오면 위가 작은 이들은 무릎을 끓는 경우도 있으나 천하대장부라면 그런 굴욕을 받아 들일리 없다. 4,500원 코스요리도 해치우지 못하는 남자 따위가 무슨 큰일을 할 수 있겠는가.  


비싼 재료로도 엉성한 맛을 내는 식당들이 판치는 가운데,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맛을 이끌어 내는 남대문의 명물 맛집. 이래서 재래시장은 절대 없어지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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