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르쟌 스파소예비치' 감독의 데뷔작이다. 먼저 이 감독의 이름을 말하는 이유는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다.


2. 

한기가 서렸다. 보고 난 이후에 도대체 왜 이런 충격적인 영화를 만든 것인가. 그리고 왜 제목이 '세르비안 필름'인가라는 의문을 가졌다.

 


3.

아래는 인터넷에서 찾은 메가토크2 <영화보다 차가운, 21세기 잔혹영화를 말한다>(원문 : http://ksge7.tistory.com/146)에서 스파소예비치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Q. 스르쟌 스파소예비치 감독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세르비안 필름>을 만드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스파소예비치: 세르비아는 그동안 전쟁으로 인해 사회와 가족이 파괴되어왔는데요. 전 그런 모습을 이 <세르비안 필름>을 통해 비유적인 모습으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한국에선 포르노가 굉장히 비일상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세르비아에서의 포르노는 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볼 때 조금 더 일상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일상적인 포르노와 가족을 연결지어서, 그런 잔혹하고 성적인 일들이 우리의 평범한 가정에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 <세르비안 필름>을 보고, 현실이 굉장히 잔혹하다는 사실에 굉장히 슬펐습니다. 영화를 보면 마지막 결말마저 굉장히 비극적인 순간으로 만들어버리는데, 굳이 영화 상에서 모든 희망을 없애버려야할 이유가 있었습니까?

스파소예비치: 제가 어떠한 희망도 남겨두지 않은 것은, 현재 세르비아 사회가 그만큼 혼란스럽고, 그 혼란에서 빠져나올 탈출구가 없다는 것을 나타내고자 한 것입니다.

Q. 영화를 보기 전, 인터넷을 통해 <세르비안 필름>에 대한 리뷰를 미리 찾아서 봤는데요. 영화 속에 정치적인 모습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도 경찰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불법을 자행하는 장면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영화가 세르비아 정부를 비판하는 의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찍으신 건가요?

스파소예비치: 이 영화를 통해 직접적으로 정부를 비판하고자 하는 목적은 없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경찰 유니폼은 권위에 의해 사람들의 행동이 얼마나 제한되고 변하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통해 절망적인 세르비아 사회 전체에 대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지, 따로 정부를 비판하고자 하는 목적은 없었습니다.

Q. <세르비안 필름>을 보면 굉장히 잔혹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요. 그러한 장면들은 자료 화면으로 포르노 영화를 직접보다가 머리 속으로 팟하고 떠오른 것인지, 아니면 영화 속에 잔혹한 장면들을 집어 넣기위해 시나리오를 쓰면서 열심히 생각해내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스파소예비치: 사실 그 장면 하나하나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비유적인 차원에서 설정한 것입니다. 목을 자른다든지 하는 장면들도 사실 그냥 넣은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가지는 광기나 잔혹성 등에 대해서 나타낸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 장면들은 어떠한 것에서 영감을 얻기보단 제가 머리 속으로 생각하는 것이나 마음 깊은 곳에서 느끼는 것들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들입니다.

Q. <세르비안 필름>에서 엄마가 아이를 낳고나서 그 아이가 앞으로 비극적인 상황에 처할 것을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데요. 그 의미는 무엇인가요?

스파소예비치: 그 부분은 바로 제가 이 영화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유인데요. 그 미소에 이 영화의 가장 큰 주제가 숨어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엄마가 아이를 낳고 짓는 미소는 그 아이가 잘 자라길 바라는 그런 마음에서 짓는 미소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아이는 굉장히 비극적인 상황에 처해있죠. 전 이 장면을 통해 아이가 사실 어른들의 바램과는 달리, 이 세상에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어쩌면 고문과도 같은 끔찍한 상황에 쳐해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즉 그만큼 제가 살아온 세르비아에서 살아간다는 것 그 자체가 굉장히 괴롭고 끔찍한 일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지요.



아래는 시나리오 작가(출처 : http://itcamefromouterspace.tistory.com/186)가 했다는 말이다.

"이 영화는 세르비아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고 있는 우리들의 일기이다. 그것은 당신에게 최면을 걸어 하기 싫은 일들을 하게 만드는 리더들의 통제된 힘에 관한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범죄에 대해서 느껴봐야만 한다"

 


4.

영화를 본 후, 세르비아라는 나라에 대해 찾아 보고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보다 더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적어도 나에게는 감독의 의도가 성공적이었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세르비안 필름>이라는 제목 선정이 탁월했다.


5.

보도연맹사건을 주제로 <코리안 필름>이라는 영화를 만들어도 좋겠다. <세르비안 필름>이 가지는 충격을 넘어설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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