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일보 원본 :http://www.ddanzi.com/news/47335.html

딴지 정신에 입각하여 무단전재 및 재배포 환영! 단, 상업적 사용은 상업적 루트를 이용하시라!   


[깔짝논평] 천정배, 최종원 그리고 조선일보에 고한다.


2010. 10. 14. 목요일

죽지 않는 돌고래

 

 

다음은 10월 13일자 한겨레 신문의 '소외층 구독료 지원, 조중동에 집중'(문현숙 선임기자)기사의 일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올해부터 소외계층에 대한 신문 구독료 지원 사업의 선정 기준을 ‘희망매체’에서 ‘열독률’ 등으로 바꾸면서 이른바 조·중·동의 지원 부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지난해까지 지원 대상자의 희망에 따라 신문을 선정했으나 올해부터는 열독률과 광고지수(광고비를 신문사끼리 상대비교해서 지수화한 것) 등을 지원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런 기준 변경에 대해 재단이 현 정부와 친화적인 조·중·동을 배려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12일 재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와 견줘 동아는 89%, 조선과 중앙은 각각 65%씩 지원 부수에 대한 구독료가 늘었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각각 47%, 21% 줄어들었다.

 

(후략)

 

기사 원분 보기(링크)

 

 


 

이에 대해 천정배 민주당 의원“국가가 특정 신문 구독을 강요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아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최종원 민주당 의원은 “소외계층의 정보 선택권을 제한하는 아주 잘못된 방향”이라며 “특정신문에 대한 강제구독 사업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것”을 주문했다.

 

허나 대한민국 유일의 민족정론지이자 수뇌부의 핵심이라 불리는 기획취재부 팀장(또는 극강미남자), 그리고 가카의 열렬한 지지자인 본인은 이에 동의할 수 없다. 이것은 당위성에 매몰되어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예이기 때문이다.

 

천정배는 어려웠던 어린 시절, '어른과 아이의 구별은 있어도 신분의 높낮이에 따른 차별은 절대 있을 수 없다'라며 보리개떡 하나라도 놀러온 친구들과 정확히 반을 갈라주는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최종원은  가난한 연극배우였던 탓에 쓰러진 아내의 수술보증금 10만원이 없어 갖은 수모를 당했고 산동네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30년동안 전셋방을 전전하며 살았다. 

 

그런 시절을 보낸 이들이 이토록 계급배반적인 주장을 하다니 그 뻔뻔함이 가히 '매직 넘버 원'이다. 권력을 잡으면 머리 속에 지우개라도 생긴단 말인가.

 

 

위 자료사진은 본 기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래서 어쩌라고.


천정배, 최종원은 조용히 지난 날을 회상해 보길 바란다. 소외계층에 당장 필요한 것은 안방에서 볼 신문인가, 화장실에서 뒤를 처리해 줄 찌라시인가.

 

가카 정권은 사람을 패거나, 뒷조사를 하거나, 밥줄을 끊기는 해도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신문이 아닌, 휴지의 대용품이라는 사실 말이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이 아닌 본질을 파악하는 이 섬세함이야말로 가카의 장점이다.    

 

가카가 이 정도로 힌트를 줬는데도 천정배와 최종원은 신문의 기초 개념도 잡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이에 본지가 가카의 심중을 대신해 포인트를 집어 주고자 한다. 잘 들었다가 내일이라도 당장 국정감사에 써먹기 바란다.

 

첫째, 국민 위생을 위해 잉크에 대한 엄격한 심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조선휴지의 경우, 흡사 신문인 것 마냥 잉크를 과도하고 촘촘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놀라운 것은  아직까지 조선휴지에서 쓰는 잉크가 항문 접촉 시,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보건복지부가 단 한번도 제대로 검토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유시민이 이 사안에 대해 강력한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판단해 그의 보건복지부 장관 위임을 조선일보가 적극적으로 막았다는 사실, 언론계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비밀아닌가. 

 

누구나 찝찝했지만 드러내 놓고 말하지 못했던 잉크문제, 민족정론지인 본지가 총대를 맨 만큼 이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둘째, 펄프의 질에 대해서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조선휴지의 경우, 자사의 휴지를 선전하기 위해 길거리에서 무료로 구독을 제의하거나 심지자전거, 상품권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 기업이 '무료 배포'라는 고전적 패러다임에 갇혀 있을 때, 휴지에 구독의 개념을 과감히 도입한 건 방씨 일가의 천재적인 경영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또한 휴지를 팔기 위해 그 수십배에 해당하는 돈이나 상품을 제공하는 행위는 일정정도 혁신적인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단호히 말하건 데 이런 식의 경영 전략, 이제는 버려야 산다.

 

 

오마이뉴스 사진 자료


조선휴지의 대표적 경쟁사인 유한 킴벌리의 경우, 일찍이 비데 3겹 티슈, 엠보싱화 등의 개념을 도입했다. 제품 자체가 좋으니 경품을 제공하거나 방문판매를 하지 않아도 잘 팔리는 것이다.

 

그런데 조선휴지는 어떤가. 펄프 질은 고사하고 크기까지 10년전, 20년 전과 바뀌지 않았다. 아무리 무료라고 해도 이런 마인드는 상당히 구시대적이다. 엠보싱화는 아직 기술적인 설비가 갖추어지지 않았으니 시간이 걸린다 쳐도 종이의 질과 크기는 빠른 시일 안에 수정할 수 있지 않은가.

 

조선휴지의 경영에 대해 본지가 참견할 바는 아니지만 국민 세금 들여서 소외계층 지원한다는 데 이정도 서비스는 필요하다고 본다.


셋째, 물티슈화다. 이 방법은 가히 혁신적이다. 폭우가 쏟아 지는 날, 조선휴지를 써 본 독자라면 누구나 경험적으로 알 것이다. 부드럽고 산뜻한 것이 마치 비데마냥 감아 치는 맛이 있다. 

 

'젖어서 오면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은 없고....'  

 

바로 이거다. 조선휴지 배달원은 항시 분무기를 들고 다니며 적절하게 뿌려 주는 것이다. 그리고 상품권, 자전거로 회사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구독자 전용 가습기를 집 앞에 설치해야 한다. 집집마다 이 가습기가 배치되면 조선휴지의 광고효과를 주는 동시에 촉촉함까지 오래 유지되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이상이 본지가 천정배, 최종원이 국정감사에서 제시해 줬으면 하는 내용들이다. 신문의 기초 개념('사실'을 전달한다.)을 모르는 것은 공부가 부족해서 그렇다 쳐도 국민 세금을 들여 조선휴지를 소외계층에 제공할 바에야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논설부 디자이너, 정치부 디자이너등 무늬만 다르고 알맹이는 같은 과다한 디자이너의 기용 또한 조선휴지의 디자인을 조잡하게 하는 결정적 원인이라는 문제점도 지적해 주고 싶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경영 전문가들과 따로 만나 정식적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겠다.  

 

위 사항을 철저히 반성하고 실행에 옮긴다면 조선휴지는 급격한 매출 성장을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 컨설팅 비는 따로 받지 않겠으니 나중에 딴지사옥 화장실에도 좀 넉넉하게 제공하길 바란다. 어차피 업종도 다른데 이렇게 상부상조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것이 서로 좋지 아니하겠는가.  

 

오늘은 여기까지.

 

  

 

 

 

가끔 너부리 편집장도 씹는 트위터 : kimchangkyu 

 

기획취재부1팀장 죽지않는돌고래 (tokyo119@naver.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