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본사람 탐험기 - 8점
박종현 지음/시공사



내가 기획하고 있던 책인데, 젠장(웃음)

일본에서 좀 사신 분이라면 공감되는 내용이 많을 듯하다. 저자가 일반적인 한국사람보다 2배는 더 털털하고 호방한 분이라 그런지 실수도 2배로 크게 한다. 읽는 쪽에서는 그런 경험에서 우러 나오는 진솔한 이야기가 더 재밌는 법이다. 

일본에서의 공부와 생활에도 불구하고 젠체하지 않고 재밌게 풀어내는 글들을 보고 있으니, 저자는 인간적으로도 큰 매력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한다.

   




52. 나의 일본사람 탐험기 / 박종현 지음 / 시공사

초판 1쇄 발행 2005.10.26

초판 4쇄 발행 2007.07.02

 

 그래서 일본인들은 해외 출장을 갈 때도 혼자 비행기를 타고 싶어 한다. 4~5명이 한 팀이 되어 같은 비행기로 출장 갈 때도 그들은 따로 탑승 수속을 해서 다른 좌석 번호를 배정받는다. 물론 라운지에서 동료나 상사와 함께 가벼운 술과 음식 정도는 먹겠지만 말이다.

 한번은 일본 회사에 취직한 한국 친구가 동료 세 명과 함께 해외 출장을 간 적이 있었다. 출장 당일 공항에 도착했더니 이미 다른 동료들은 좌석 배정을 받고 수속을 마친 상태였다. 한국 친구는 동료들과 좌석이 떨어져 있는 것을 알고 옆자리로 바꾸려고 하다가, 동료가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눈치여서 상당히 무안했던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출장, 비즈니스 그 자체가 긴장이기 때문에 이동할 때만큼은 편하게 아무 신경도 쓰지 않고 혼자 있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남자 직원끼리, 여자 직원끼리 출장을 가더라도 같은 방을 쓰는 경우는 없다. 아무리 작은 방이라도 각 방을 쓴다.

 

 

 이렇게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 독특한 습성 때문에 거주 양식에서도 그들의 심리를 쉽게 읽을 수 있다. 흔히 서양에서는 결혼 전에 집을 친구들과 공동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외롭지도 않을 뿐더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젊은이들 중에는 아무리 좁아도 혼자 지낼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자 하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20평을 두세 명이서 살기보다는 3평도 안 되는 골방에서 혼자 생활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바로 일본인이다.

 몇 년 전에 방콕 스쿠타이 호텔에 묵었을 때의 일이다. 풀장에 한국 여자 4명과 일본 여자 3명이 있었다. 몇 시간 동안 그들을 지켜보면서 재미난 분석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인들은 서로 즐기고 있었지만 일본인들은 자거나 책을 읽고 있기만 했다. 대화를 전혀 나누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들의 대화에 비하면 불과 몇 마디에 불과했다. 이런 광경은 세계 어느 리조트를 가더라도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물론 어린아이들과 함께 있는 가족의 경우에는 좀 다르지만 말이다.

 

 

 일본인들은 공간을 여유 있게 활용하는 것을 낭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서 여유보다는 효율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서 공간을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일본 기업 중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이 많지만 유독 호텔 부문에서만은 유명한 호텔이 없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점이 있다. 아무리 좁은 집, 좁은 레스토랑이라 할지라도 화장실의 공간만은 비교적 여유 있게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변기는 말할 것도 없고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와 소변기 사이의 거리 또한 한국보다 훨씬 넉넉하다. 레스토랑 역시 마찬가지다. 너무나 좁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지만 화장실은 상대적으로 넓게 느껴진다. 그런 광경을 보고 있으면 콧구멍만한 방운동장만한 화장실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정말 아이러니한 표현이지만 실제로 일본의 많은 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실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바로 자기만의 영역을 확보하려는 일본인의 습성 때문인 것 같다. 많은 일본인들이 화장실을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혼자서 조용히 쉬며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한다. 일본 집들은 원룸을 제외하고는 화장실과 목욕탕이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분리된 화장실에 어떤 이들은 책장을 놓고 마치 도서관처럼 만들어 놓는 경우까지 있다. 심지어 텔레비전까지 놓여 있는 경우도 있다.

 자기만의 영역을 확보하려는 일본인들의 습성은 사람들 사이의 거리에서도 알 수 있다. 일본에 온 지 6개월 정도 되었을 때였다. 지하철을 탔는데 퇴근시간이 되어서 차내가 좀 붐볐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사람이 잡고 있던 손잡이 위쪽을 잡았다. 그랬더니 상대편 여자는 스미마셍.(죄송합니다)”이라는 말과 함께 다른 손잡이를 잡았다. 그 후로 지하철을 탈 때마다 손잡이를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 여러 사람이 한 손잡이를 같이 잡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점은 비행기 안에서도 볼 수 있다. 일행이 아닌 사람이 앉았을 때 중간에 있는 팔 받침대에는 서로가 팔을 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바로 자기만의 영역을 지키려는 그들의 습성 때문인 것이다.

 일본인들은 길을 걸을 때도 자기만의 영역을 확보하면서 걷는다. 보통 친구나 동료와 함께 길을 걸을 때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걷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서로가 부딪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걷는데 내게는 그런 모습이 마치 자신감 없는 모습으로까지 보였다. 한번은 일본 친구와 함께 길을 걸어가는데 친구가 대각선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분명 친구와 똑바로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면 항상 우리는 대각선 방향으로 걷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얘기를 하다 친구 쪽으로 붙고 친구는 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다 보니 앞이 아닌 대각선 방향으로 걷게 된 것이다. 결국 친구에게 좀 떨어져서 걷자라는 핀잔까지 받았다.

 이런 개개인의 거리의 영역을 확보하는 경향은 잠자리에서도 볼 수 있다. 애인과 함께 온천에 간 적이 있었다. 일본의 온천은 대개 저녁과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는 료칸(여관)’에 묵는 것이 일반적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면, ‘나카이라 불리는 여관 직원이 다다미방에 이불을 깔아준다. 그런데 이불을 깔 때 싱글 요를 두 장 깔아주는 것이었다. 나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나중에야 일본인들은 한 침대, 한 이불에서 생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혼한 부부일지라도 보통 트윈 베드를 사용한다.

 처음으로 일본 친구의 신혼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신주쿠 중심가의 맨션이었는데 다른 친구들과 함께 집 구조를 소개받았다. 그런데 문을 연 침실에는 싱글 침대 두 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이었다. 깨가 쏟아져야 할 신혼부부가 다른 침대에 잔다는 것이 그 당시 나에게는 너무나 이상했다. 그래서 그들에게 왜 따로 침대를 쓰냐고 물었더니 잠잘 때 따로 자는 것이 뭐가 이상하냐고 도리어 의아해하는 것이었다. 그후 나는 주위의 결혼한 일본 친구들에게 침대를 따로 쓰냐고 물어보았더니 많은 이들이 그렇다고 했다. 그것은 일본의 호텔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외국 호텔에 비해서 침대 두 개짜리 방이 훨씬 많다. 한국의 호텔들은 아무리 부부라 할지라도 따로 자려는 일본 손님들 때문에 트윈 베드가 없어서 애를 먹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친구끼리도 좀처럼 같은 침대에 자지 않는다. 그래서 회식 후 지하철이 끊겨 친구 집에 자고 갈 때 친구는 나에게 침대에서 자고 싶은지 바닥에 요를 깔고 잘 것인지 물어온다. 어느 누구도 나와 침대에서 같이 자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형제나 자매가 있는 주위 친구들에게 중고등학교 때 한 침대, 한 이불에서 생활한 적이 없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일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웃으면서 기모치와루이.(징그럽다)”라고까지 얘기하는 것이었다.

 형제, 자매, 친구는 물론 부부까지도 같은 침대에서 자기 싫어하는 일본인들. 그것은 사이가 나빠서도 아니고 금슬이 깨져서도 아니다. 단지 자기 영역을 지키려는 본능에 가까운 습성 때문이다. 그런 성향이 강한 일본 친구가 부산집에 놀러 오면 우리 어머니는 어김없이 더블사이즈 요와 이불 한장에 두 개의 베개를 준비하고 그들을 맞이하신다. 그런 한국식 잠자리를 경험한 일본 친구들은 묘한 웃음을 지으면서 때로는 잠을 설치고 한바탕 곤욕을 치루고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경험담은 일본의 술자리에서 단골 메뉴로 나와 일본 친구들에게 웃음을 제공한다.

 

 

 그것은 친구의 의미가 한국과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친구란 두 사람 당사자 간의 관계로 성립된다. 그래서 친구라는 관계에 당사자 이외의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것이다. 그것이 비록 친구의 형이나 누나라 할지라도 말이다. 친구의 형제가 들어오는 것은 바로 친구 사이의 영역을 침범하는 행위로까지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의 형이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을 때 나는 당연히 그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했다. 처음으로 참석해보는 일본 결혼식이라서 긴장도 되고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결혼 날짜가 다가오는데도 그 친구는 어디에서 몇 시에 결혼식이 있는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결국 친구는 나를 결혼식장에 부르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그 친구를 일본에서 제일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었는데, 서운한 마음이 들어 그 친구에게 이야기했더니 오히려 그가 더 의아해했다. 그리고는 일본에서 결혼식에 참석하는 경우는 친지나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참석을 하지 않는다고 일러주었다.

 당시의 나는 그런 문화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한국 친구라면 분명 형이나 누나 결혼식에 부르지 않을 리 없고 거기게 참석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 아닌가. 그런데 일본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결혼식이란 결혼을 하는 당사자와 그 당사자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친하게 지내는 친구라 할지라도 그 친구의 형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만약 친구 형의 결혼식에 참석한다면 결혼하는 당사자와 그 관계자로 구성된 하나의 영역을 내가 침범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아무리 친하더라도 친구 형제의 결혼식에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개인의 영역을 중요시하는 일본인들은 친구나 애인의 부모를 함부로 어머니나 아버지라 부르지 않는다. 대학원 시절 친하게 지내는 동기가 있었는데, 그녀의 어머니를 오까상(어머니)”이라고 불러서 오해를 산 적이 있었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친구 어머니를 오바상(아줌마)”이라고 부른다. 결혼을 전제로 한 커플을 제외하고는 친구나 애인이 상대의 부모를 오까상이라고 부르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그것은 일본인의 입장에서 보면 어머니랑 자신의 어머니일 뿐이지 결코 타인의 어머니가 될 수 없다는 발상에서 나오는 것 같다.

 

 

 친구와 애인 세 명이서 함께 만난 적이 있다. 애인과 데이트 중에 친한 친구에게서 같이 밥을 먹자는 전화가 왔다.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해서 어떻게 할까?”라고 애인에게 물었더니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라고 하기에 나는 흔쾌히 승낙했다.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애인은 나와 둘이서만 밥을 먹고 싶었던 것이다. 애인이 말한 상관없어.”라는 말은 대부분 싫다.”라는 의미가 강하다. 만약 애인이 정말로 내 친구와 동석하고 싶었다면 소시요.(그렇게 하자).”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일본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상관없어.”라는 말의 해석에 고민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 말보다 어려운 말이 없는 듯하다.

 일본 친구와 애인, 일본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원활한 관계를 원한다면 상대의 말 뒤에 숨은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냄새를 없애주는 약 중에 한 제약회사에서 대박이 터진 상품이 하나 있다. 이것은 입 냄새를 없애주는 약인데 기존의 껌과 같이 입 안 냄새 자체를 없애줄 뿐만 아니라 위에 들어가 녹으면서 마늘 냄새나 알코올 냄새를 없애주기 때문에 일본의 비즈니스맨이나 오엘들의 가방에 꼭 들어 있는 필수품이 되었다. 지금은 편의점에서조차 쉽게 살 수 있을 정도로 일반화되었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 나오는 약 중에 정말 독특하고 재미난 약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을 바로 대변 냄새가 안 나는 약이다. 심심풀이로 한번 사먹어 봤는데 정말로 냄새 하나 나지 않았다. 일본 사람들은 애인과 같이 있을 때도 남자든 여자든 이 약을 먹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대변 냄새를 없애는 약을 파는 곳은 아마도 일본뿐일 것이다.

 

 

 오사카의 전철을 타면 유독 눈에 띄는 자리가 있다. 바로 노약자 우대석이다. 푸른색의 디자인에 빨강, 노랑, 초록색의 사람 무늬에 화려한 디자인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오사카 전철의 노약자 우대석과 초록색과 회색으로 수수한 도쿄 전철의 노약자 우대석. 대화를 즐기고 시끄러운 오사카행 비행기와 정숙을 지키는 도쿄행 비행기. 너무나 대조적인 도쿄와 오사카. 그리고 너무나 비슷한 오사카와 한국. 그래서 일본인들은 서울에서 오사카의 향수를 느낄 수 있고 한국인들은 간사이 지역에서 한국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런 간사이 사람과 더불어 일본에서 미움받는 일본인들이 또 있다. 바로 나고야진(나고야 사람)’이다. 나고야 사람은 일본에서 짠순이 짠돌이의 대명사이다. 일본인들은 원래 재첩이 들어간 미소시루(된장국)를 먹을 때 조개껍질에서 살을 발라먹지 않는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열심히 발라먹었더니 친구에게 나고야진도 아닌데 그만 먹어.”라고 핀잔을 받은 적이 있다. 일본에서 새로운 상품의 반응을 시험할 때 나고야는 항상 그 무대가 된다. 왜냐하면 구두쇠들의 지갑을 열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대박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나고야진들도 결혼식만큼은 일본에서 가장 화려하게 한다. 원래 일본에서는 결혼식을 할 때 한국처럼 혼수를 많이 하지 않지만 나고야 사람은 다르다. 보통 결혼을 할 때 1, 2천만 엔 정도를 들여 혼수를 준비한다고 한다. 이 금액은 아파트 한 채 값에 맞먹을 정도로 일본 사람이 생각해도 상당히 큰 액수이다. 그리고 더 가관인 것은 어떤 혼수를 해갔느냐를 동네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결혼 기념으로 오까시(일본식 과자)를 동네 이웃들에게 뿌리는데, 얼마를 뿌렸느냐가 또 자랑거리가 된다. 심한 경우는 1,000만 원이나 들여가며 과자를 온 동네에 뿌리는 사람들도 있다. 도저히 일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10원짜리 하나를 아껴서 모은 돈으로 그들은 결혼식날 한꺼번에 터트려버리는 것이다.

 한국에만 있다고 생각했던 지역 감정, 그것은 바로 일본에서도 존재하고 있었다. 독자들의 주위에 일본인들이 있다면 그들의 출신을 한번 물어보라. 일본의 지역성과 기질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상대가 간사이진이나 나고야진이라면 보통의 일본인 성향을 생각하며 그들을 대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일본을 대표하는 전형적인 일본인이 아니라 가왓테루 니혼진(이상한 일본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사이 사람들은 도쿄 사람들이 갖고 있지 않은 서민적인 인정미가 넘쳐서 좋을 때가 있다. 그래서 내 주위에 간사이 친구들이 모여드는지도 모르겠다.

 

 

 화이트데이와 발렌타인데이도 신정이나 크리스마스 못지않게 중요한 이벤트다. 처음 사귄 여자친구와 발렌타인데이 때 초콜릿으로 싸운 적이 있었다. 그녀는 매년 발렌타인데이 전날만 되면 백화점에 가서 초콜릿을 30개 정도, 많을 때는 50개나 사오는 것이다. 엄연히 나라는 애인이 있는데 어떤 에게 초콜릿을 주냐는 것이 싸움의 발단이었다. 그런데 일본의 사회생활을 경험해 보고서야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바로 기리초코라는 문화 때문이었다. ‘예의상 보내는 초콜릿이라는 말이다. 여직원들은 보통 사내의 친하게 지내는 동료나 상사, 심지어 거래처에까지 아주 평등하게 나누어준다. 그래서 아무리 애인이 없는 남자 직원이라 하더라도 이날만큼은 보통 수십 개의 초콜릿을 받고 좋아서 입이 벌어진다. 그리고 화이트데이가 되면 남자 직원들은 여직원들에게 또다시 답례를 한다. 아마도 이런 이벤트가 없다면 백화점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한국인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그녀에게 연애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 외모와 성격 모두가 매력적이었음에도 일본에서 남자 친구가 생기지 않는 것이 고민이었다. 그녀의 사연을 듣고 나니 일본에서 왜 남자 친구가 안 생기는지 알 수 있었다. 일본 남자들은 자기가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간접적으로 가볍게 프로포즈를 하고 여자도 남자에게 마음에 있으면 별로 빼지 않고 그냥 오케이를 해버린다. 그런 사실을 몰랐던 친구는 한국 스타일대로 단지 가볍게 보이는 게 싫어서 몇 번 튕겼지만 그런 행동은 접근한 일본 남자들에게 나에게 관심이 없구나.”라고 단념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를 알아보자. 일본인들은 연애=결혼’ ‘섹스=연애’ ‘섹스=결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인들은 비교적 연애와 섹스를 가볍게 생각한다. 나의 제자였던 21세의 남학생이 한국으로 유학을 가서 한국 여자와 사귀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무엇보다도 놀랐던 것은 한국 여학생들의 순결 의식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일본의 젊은이들에 비하면 아직도 순결에 대한 강박관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말로는 일본 애인들은 만난 지 1,2주 안에 섹스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이 한국 여자와는 통하지 않았다고 한다. 몇 번 만나다가 좋아졌고 술을 마시다가 그런 분위기가 되어 모텔에 들어가려고 했더니 애인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거부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와 사귄 지 3개월 만에야 같이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만난 지 일주일 안에 섹스를 하지 않으면 상대 남자는 분명 고자거나 마마보이, 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이니 그에게 3개월은 정말 길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렇게 쉽게 성관계를 갖다 보니 임신을 했을 때 여자들의 반응도 아주 냉담하다. 일본 친구의 열아홉 살 먹은 여동생이 한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한국 남자와 1년 정도 사귀었는데 어느 날 두 사람은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두 사람의 결심은 각각 달랐다. 여자는 혼자 병원에 가서 임신 중절 수술을 받기로, 남자는 그녀를 책임지고 결혼하기로 말이다. 친구 여동생은 한국 애인을 너무나 사랑하고 있었지만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기는 싫었기 때문에 일단 수술을 하고 애인과의 교제를 계속할 예정이었는데 남자는 그게 아니었다. 나이는 어렸지만 그녀를 책임질 결심을 했는데, 그녀가 혼자서 수술해버리고 말았으니 여자에게 버림을 받았다 생각하고 왜 자신과 헤어지려하냐며 그녀를 원망했다는 것이다. 이런 애인의 반응에 그녀는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일본 남자 중에 여자를 임신시켰기 때문에 결혼을 한다면 아마도 일부일처제의 결혼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것이다. 2001년 요미우리 신문사가 일본인들에게 결혼할 때까지 순결을 지켜야 된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지켜야 한다.”고 대답한 이는 고작 30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이것은 일본인 대부분이 섹스와 결혼을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섹스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기성세대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의 모 대학에서 일어난 일이다. 여고생과 연애를 하고 있던 대학 4학년생이 휴일날 여고생의 학교 음악실에서 그녀와 섹스를 하다가 수위에게 발각된 것이다. 그러자 여학교에서 그 사실을 대학에 알렸고, 두 학생은 각 학교로부터 처분을 받았다. 여고생은 주의, 대학생은 ‘3개월 정학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런데 더 웃긴 것은 그 대학에서 시험 중에 컨닝을 하다가 발각될 경우의 처벌도 3개월 정학이었다. 대학생이 여고생과 학교에서 일을 벌이다가 발각되어도, 시험 때 컨닝이 발각되어도 똑 같은 벌칙이 내려지는 나라. 아직도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일본어 중에 마구로라는 속어가 있다. 원래는 참치라는 말인데 침대 위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뜻한다. 일본인들은 이런 마구로와 섹스하는 것을 재수없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한번은 한국 여자와 결혼한 일본 친구가 내게 푸념했다. 처음 섹스를 할 때 립서비스를 부탁하니까 부인이 소스라치게 놀라더라는 것이다. “와따시와 오미즈노 온나쟈 나이와요! (나는 술집 여자가 아니야!)”라면서 말이다. 선수에 속하는 그 친구도 이제까지 립서비스를 해주지 않는 여자를 만난 것은 부인이 처음이라고 했다. 애무를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했지만 그친구는 섹스만 끝나면 구박을 받았다. 부인을 창녀 취급을 했다는 둥, 밖에서 바람을 핀다는 둥 하면서 말이다.

 분위기를 중요시하는 일본인들의 또 다른 특징은 속옷 문화이다. 일본에는 속옷 종류와 브랜드가 상당히 많다. 도쿄에 시로가네다이라는 곳이 있다. 교통이 불편한데도 고급 레스토랑과 저택들이 즐비한 곳이다. 이 거리에 속옷 전문점이 많이 있는데 굉장히 섹시하고 아름답다. 상대를 흥분시키거나 분위기를 잡기 위한 노력은 러브호텔만 봐도 알 수가 있다. 동경 근교만 하더라도 러브호텔이 상당히 많으며 레퍼토리 또한 풍부하다. 화성, 목성, 금성, 토성 등 우주를 컨셉으로 한 호텔, 바다를 컨셉으로 한 호텔, 가벼운 SM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호텔, 야외에서 섹스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호텔 등등 컨셉이 놀랍도록 세분화되어 있다. 침대뿐만 아니라 가라오케, 소파, 목욕탕의 샤워시설 또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아마도 도쿄 시내의 괜찮은 러브호텔을 다 돌려면 1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이런 러브호텔들은 일본에서는 부티크호텔이라 불리며 관련 정보지도 많이 출판되고 있다.

 일본인들은 섹스에 많은 도구를 동원한다. 이런 일본인들의 섹스는 한국인이 보기에는 자극적이고 너무 노골적이어서 변태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바로 스킨십과 관계가 깊지 않을까? 일본의 거리에서는 부모가 자식에게, 할머니가 손주에게 얼굴을 부비며 뽀뽀하는 장면을 좀처럼 볼 수 없다. 친구끼리도 팔짱을 끼거나 어깨에 팔을 얹고 다니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다. 스킨십이 허락되는 것은 단지 남녀 사이에서뿐이다. 그러다보니 남녀 간의 애정 행위가 스킨십에 굶주린 듯 노골적이고 강렬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들은 변태가 아니다. 단지 그들이 추구하는 섹스가 한국의 그것과 다를 뿐이다. 그들은 삽입도 사정도 그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 프로세스를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그들의 본능에 충실하고 원초적인 섹스의 여유가 우리에겐 변태처럼 보일 뿐이다.

 식욕, 수면욕, 성욕은 인간의 3대 욕구다. 식욕과 수면욕엔 인자하면서 왜 성욕이 많거나 섹스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음탕하다는 낙인이 찍혀야 하는 걸까? 아마도 한국 사회는 아직까지 섹스를 캐주얼하게 다루지 못하는 정서가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침대에서 나를 죽일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섹시하고 도도해 보이는 한국 여자들도 정작 섹스를 할 때는 수동적인 자세로 나온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식사하는지를 보면 그들이 어떻게 섹스를 즐기는지 알 수 있다. 섹스와 식사는 비슷하다. 단지 대상이 다를 뿐. 한국 요리의 특징은 비빔밥, 비빔국수, 찌개처럼 모든 재료를 처음부터 섞어서 먹는 경우가 많고, 먹는 속도 또한 빠른 편이다. 이에 비해서 일본 요리는 재료 하나하나의 맛을 중요시한다. 먹는 속도 또한 느리다. 한국에 궁중 요리가 있다면 일본에는 카이세키 요리가 있다. 궁중 요리는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많은 반찬이 한 번에 등장한다. 카이세키 요리는 궁중 요리보다 양과 종류는 적지만 한 가지씩 차례차례 음식이 나온다.마치 여자의 옷을 한 올 한 올 벗기는 것처럼 말이다. 침대 위에서 먹는 요리도 마찬가지이다.

 급히 먹으면 금방 포만감과 기쁨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음식이 무슨 맛이며, 그 안에 어떤 재료들이 들어갔는지를 하나하나 음미할 수는 없다. 때로는 그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재료가 쓰였는지를 느끼면서 천천히 먹어보자. 그것에 익숙해지고 나면 정말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인은 한국 사람처럼 과일을 자주 먹지 않는다. 한국에서 식후에 과일을 먹듯이 일본인은 디저트를 먹는다. 일본에 디저트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는 백화점 지하에 가보면 알 수 있다. 양과자, 일본전통과자, 초콜릿, 그리고 너무나 맛있어 보이는 케이크가 한눈에 들어온다. 일본인들은 도대체 언제부터 이런 케이크에 열광하기 시작한 것일까?

 그 역사는 154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포르투갈선이 가고 시마현에 표류한 것을 계기로 일본에 남방요리의 하나로서 카스텔라가 전해지는데 이것이 일본의 조각 케이크 보급에 영향을 주었다. 그 후 메이지 시대에 들어오면서 대화의 영향으로 다양한 양과자가 일본에 들어온다. 모리나가제과에서 캔디 제조에 착수했던 메이지 후기에는 일본 최초로 사각형의 초콜릿이, 1910년에는 페코짱으로 유명한 후지야가 탄생한다. 그러면서 크리스마스나 생일 때 먹는 데코레이션 케이크와 슈크림이 처음으로 일본에 소개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언제 처음 만들어졌는지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1926년부터 1936년 사이에 조각 케이크의 대명사인 딸기쇼트케이크가 선보인다. 일본인들에게 딸기쇼트케이크는 안 먹어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 있는 케이크다. 그런데 이 딸기쇼트케이크는 영국에서도 프랑스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일본 특유의 케이크다.

 쇼트케이크랑 원래 쇼트닝을 넣어 구운 케이크라는 의미로서 그 원조는 미국이라고 한다. 원조 쇼트케이크는 생지를 빵으로 쓰지 않고 딱딱한 비스킷을 써서 그 위에 생크림과 딸기를 넣고 겹겹이 쌓은 과자를 말한다. 그것이 일본에 들어온 후 비스킷 대신 부드러운 스펀지케이크로 변형되어 현재의 부드러운 스펀지 생지 위에 덮인 흰 크림과 그 위의 딸기 한 조각의 형태가 되었다.

 1955년 어느 영화의 한 장면이다.

 너무 멋있다. 정말 맛있겠다. 얼마 주고 샀어?”

“900.”

? 900엔이나!”

 이것은 주인공 자매가 유명한 디저트 가게에서 구입한 쇼트케이크를 보면서 나누는 대화다. ‘전후가격사연표라는 자료에 따르면 당시 초등학교 선생님의 초봉은 5,050, 야마노테선 전철 기본요금이 10, 그리고 당시 양과자로 인기를 얻었던 슈크림이 10엔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900엔은 현재 시세로 1만 엔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정도로 당시의 케이크는 서민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그 후 상류층 사람들이 주로 소비했던 조각케이크가 냉장기술의 발달로 인해 점점 서민들 사이에도 침투하게 된다. 1956년대 전반에는 슈크림, 에그레아, 몽블랑 등이, 1970년대에는 초콜릿케이크, 치즈케이크까지 등장한다.

 딸기쇼트케이크와 더불어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케이크는 몽블랑이다. 몽블랑은 산 표면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밤을 얹고 만년설처럼 흰 가루를 뿌려놓은 조각케이크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국경에 있는 유럽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에서 이름을 따온 것인데 이 몽블랑 케이크도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쇼와 초기에 등산을 좋아하는 양과자점의 사장이 몽블랑의 아름다움에 반해 케이크로 만든 것이 그 시초라고 한다.

 메이지 문명개화와 함께 발전한 일본의 조각케이크는 분명 다른 나라의 일반적인 케이크와는 그 맛이 다르다. 그 차이는 단맛을 억제하고 새콤한 맛이 더해져 맛의 균형을 이룬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본의 조각케이크는 몇 개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일본의 유명 케이크 하우스는 특정 요일에 케이크전용부페를 실시한다. 그날은 두 시간 전부터 와서 기다리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 만점이다. 그곳에서는 다이어트에 미쳐 있는 일본인들과는 또 달리 케이크에 미쳐 있는 일본인들을 볼 수 있다. 정말 아이러니한 국민들이다. 하지만 딸기 쇼트케이크를 맛보는 순간에는 나 역시 열광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일본인들은 이 맛있는 디저트를 먹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일본 방송 중에 <토라비아노이즈미>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시청자들이 제보한 지식을 갖고 평소 일본인들이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일들이나 소문들이 정말인지 아닌지 증명하는 방송이다. “벚나무에 핀 꽃잎 수가 몇 개인가?”를 증명하기 위해 일본의 대표적인 벚나무 주위에 모기장을 치고 그 안에 떨어진 꽃잎 수를 전부 헤아린다. 이런 식으로 이 프로그램에서는 살아가는 데 아무 쓸모없는 지식만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도 시청률27%를 기록하며 버라이어티 방송으로는 경이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왜 그럴까? 그것은 바로 이 방송이 오타쿠를 컨셉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오타쿠란 일반인들이 보기에 전혀 쓸모없는 것에 목숨을 걸 정도의 열정을 가지고서 그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관련 물건들을 수집하는 이들을 말한다. 일본 사회 전반적으로 수많은 오타쿠들이 존재하는데, 그들이 일본의 대중문화를 풍족하게 하고 때로는 리드해나가는 것이 사실이다. 살아가는 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 해도, 금전적 수입과는 전혀 관계없다 해도, 그들은 수집지식 습득에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는다. 만약 일본에 이런 오타쿠들이 없었다면 일본의 그 수많은 진귀하고 희귀한 박물관은 존재할 수 없지 않았을까?

 

 

 일본인들은 스시바 주방장과의 대화를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꼭 바에 앉아서 먹기를 원하는 이들이 있다. 이런 바에 앉으면 친구, 동료와의 대화에 스시를 만들어서 내주는 주방장의 입담이 가담하게 된다. 단순한 스시 가격에 평생을 칼 한 자루로 살아온 장인 들의 입담 가격이 더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인들도 스시야에는 웬만한 용기 없이 함부로 들어가지 못한다.

 

 

문장수집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로, 발췌내용은 책or영상의 본 주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발췌기준 또한 상당히 제 멋대로여서 지식이 기준일 때가 있는가 하면, 감동이 기준일 때가 있고, 단순히 문장의 맛깔스러움이 좋아 발췌할 때도 있습니다. 혹시 저작권에 문제가 된다면...... 당신의 글이 너무 마음에 들어 독수리 타법에도 불구하고 떠듬떠듬 타자를 쳐서 간직하려는 한 청년을 상상해 주시길.

발췌 : 죽지 않는 돌고래 
타자 노가다 : Sweet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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