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03. 17. 월요일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편집부 주


본 이너뷰는

신간을 낸 저자를 괴롭히는 

인터파크 북디비 작가 이너뷰어로

본지 부편집장이 용병으로 뛰게 된 겸사겸사 


인터파크 북디비와 협의하에 

본지 동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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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북디비 용 이너뷰는 그림 클릭,

티끌만큼의 내용차는 있다>



출판사로부터 책광고 한답시고 

십원 한푼 받지 않는 거 확인,


이너뷰 내용에 관한 한 

일절 간섭않겠다 확답 받았으니

안심하시라.








1. 박원순,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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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오전 10시. 김한길과 안철수 신당창당 발표. 지방선거 판 흔드는 폭탄, 터졌다. 2시간 후, 박원순 서울시장(이하 대략 원순 씨로 통일)과 조인. 


듣고 싶은 말 산더미다. 허나 오늘은 인터파크 용병이랜다. 정치인 원순 씨 아니라 <경청>저자 원순 씨 인터뷰랜다. 이 중차대한 시기, 작가 이너뷰어라 썰 풀고 원순 씨를 1번 타자로 보낸 인터파크 북디비의 배짱, 경의를 표한다. 일 저지르면 어찌 수습하시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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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 책이다>



하여, 수위조절, 있다. 본지 독자들, 오늘은 간 본다 생각하시라. 뽕은 선거 전, 본지에서, 다이다이로, 뽑겠다.


허나, 저자 이너뷰라해도 서울시장 원순 씨와 <경청> 쓴 원순 씨, 동일인이다. <경청>엔 인간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다음 선거에 피마를 수 밖에 없는 정치인 박원순, 녹아있을 게다. 저자로만 인터뷰할 순 없단 얘기다.


이건, 깔고 간다. 마땅한 것이니.

 

그럼, 스타트.




2. 김본좌, 아니, 박본좌

 

장소는 정동프란치스코 회관 근처 돈까스 정식집. 식사 나오기 전 에피타이저로 스티브 잡스 썰 풀었다. 천재의 요절 이야기하며 천재론 썰 푸는 그에게, 하고 싶은 일 넘치는 자 특유의 아우라, 보인다.

 




아우라 안 보이면 미녀 사진기자 탓하시라

 


그와 함께 일한 적 있는 모 씨 증언, 각 잡고 책 쓰는 사람 아니랜다. 매일 현장에서 메모하고 밤새 정리해 써재끼는 타입이랜다.

 

“컨텐츠에 대해선 무한해요. 지금 책 쓸 게 얼마나 많은데요.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 아니, 그전에 참여연대에서 인권변호사 시절, 또 서울시장까지. 예전 건 아직 손도 못댔어요.”

 

왜 그리 빡시게 사냐 물었다.

 

“함께 공유하고 싶은 욕망이 있지요. 보고 듣고 경험하는 거, 나 혼자만 아는 건 말이 안되잖아요. 그래서 외국에 가서도 틈틈이 메모해서 그날 그날 다 써요.”

 

포탈에서 그의 저서로 걸리는 책 51권. <세상은 꿈꾸는 사람들의 것이다>는 아예 강의하며 정리한 걸 책으로 냈다. 과다 공유욕, 다른 길로 빠졌다면 김본좌, 아니, 박본좌 됐을지도 모른다.(혈기왕성한 사내들, 인재를 잃었다.)

 

여튼 <경청>도 그리 나왔다. 보고 듣고 경험한 걸 공유하지 않고 못 배기는 이상 성격의 남자가, 매일 모으고, 생각하고, 정리하여.


일단, 그렇다. 

 



3. 찌질했기에, 불가능했기에, <경청>

 

정치인이 내는 책, 자기 자랑이 99%다. 스스로를 팔아야 생존 가능하다. 이렇게 말하고 쏘려는데 원순 씨, 훅 들어온다.

 

“나도 그랬어요. 하하하하.”

 

변명, 없다. 


패트리어트 잔뜩 가지고 왔는데 그냥 그렇댄다. <경청>, 자기자랑 있다, 많다. 서울시장이 된 원순 씨가 한 노동, 녹아 있다. 심야버스, 맥쿼리 지하철 9호선 문제 해결 등등등. 나도 모르는 거 있더라. 잘한 거 잘했다는 이야기. 오케. 


허나 눈에 띈 부분은 셀프 고백.

 

인터뷰하래서 책 꼼꼼히 봤더랬다. 이걸로 심술 한번 부려볼까 하고 다음 문장 넘어가면 원순 씨 답, 언제나 '나도 찌질했다' 로 요약된다. 


일케 생각한다. 쫄아본 사람만이 다른 이의 마음 와닿게 쫄지마 외칠 수 있다. 기어본 사람만이 다른 이의 마음 와닿게 기지마, 말할 수 있다. 같은 말이나 어떤 말은 닿고 어떤 말은 튕기는 거, 그러한 이유 있다 생각한다. 

 

다만 찌질했던 과거사는 이용 당한다. 즉, 병신, 된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이런 일 한두 번인가. 허나 원순 씨, 책에서 풀더라. 딸한테 전화를 왜 그런 식으로 받냐고 찌질하게 혼나는 아빠, 이기도 하더라.  

 

“실수 안하고, 잘못 안하고, 실패 안하고, 그런 어려운 고난 안 겪고 뭔가 이루는 사람은 없어요. 제대로 뭔가 하는 사람은 제대로 실수한 사람입니다. 큰 잘못을 하고 시련을 겪어본 사람이 이야기가 되는 거죠. 소통? 내가 결코 잘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아니랜다. 잘해서 책 낸 거 아니었나. 계속 고.

 

“지금도 내가 특별히 뭘 잘한다, 그런 거 아니에요. 노력하는 거에요. 내가 경상도 아들 귀한 집에서 컸어요. 다 좋다 좋다 이러면서 컸지요. 누나들 사이에서는 거의 왕자로 컸어요. 그렇게 자랐는데 소통 잘했겠어요?”

 

나름 왕자였다. 기억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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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직업 서울시장, 과거 직업 왕자

 


“경상도에서 남편은 하늘이라고, 애들한테 그렇게 말하는데 친절한 아빠일 수가 없었지요. 상사로서도 세세한 것까지 다 막 쪼우고, 저, 진짜 어려운 상사였어요.”

 

그와 함께 일해 본 사람한테 미리 좀 물어 봤더랬다. 다들 고개 끄덕일 만한 말이더라. 한국에서 불도저란 닉이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는 이명박이 아니라 박원순일지 모른다. 여기저기 원순 씨에 대한 일화 들을 때마다 들었던 생각, 이런 상사 만나면 빨리 죽겠다. 

 

사람, 바뀐다고 믿는다. 허나 바뀌기 힘든 게 사실이다. 옆의 보좌관한테 물으면 팔은 안으로 굽을 테니 확인할 방법은 딴지 걸 수 밖에. 


평생 해오던 게 우째 바뀌냐, 그래놓고 이제와서 경청이냐, 시비, 걸었다. 대답,

 

“서울시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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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박 원순 씨

 


시민단체는 자기가 하나 하나 쪼우면서 챙길 수 있었단다. 허나, 서울시 사이즈로 가버리니 그렇게 못하겠단다. 그러면 일이 안 된단다. 본인의 경청은 서울시장이라는 직책을 온전히 해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 아니, 서바이벌 그 자체, 나에겐 그렇게 들렸다. 살기 위해 경청했다는 말, 로 들렸다.  


겸양일 수 있으나 위선은 없어 보였다. 

 

“사람이 자기 고집, 선입견, 고정관념, 이런 거, 다 가지고 있지요. 어디 가서나 배워야겠다는 마음, 그건 있었어요. 2006년도에 3~4년 동안 전국을 다니면서 다 메모하고 그 때 책도 네 권인가 내고. 일단 그런 기본적인 훈련은 되어 있어요. 듣고 배운다는 것. 그런 면에서는 누구한테도 배울 게 있다는 생각은 줄곧 있었지요.”

 

마음 속 씨앗은 언제나 가지고 있었다는 말, 로 받아들였다. 따지는 게 스탠스니 예전엔 왜 못 그랬냐 재차, 따졌다.

 

“일, 너무 쎄게 시킨다, 이런 건 분명 있었어요. 내가 모순이 없었던 게 아닙니다. 그런 잘못이 없었던 게 아니지요. 하지만 배우지 않고는 일 못하게 됐습니다. 배운다는 것은 낮춘다는 것이고 낮춘다는 것은 듣는 것이고 듣는 것은 곧 시간을 낸다는 말이지요. 어떤 사람에게도 배우고자 하는 상황이 되니 낮아지게 되는 거고, 노력하게 되는 거고, 듣게 되는 거지요.”

 

배운다는 것은 낮춘다는 것, 낮춘다는 것은 듣는다는 것, 듣는다는 것은 곧 상대방을 위해 시간을 낸다는 것. 공경하며 듣는다, 하여 <경청>. 그가 낸 책에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본질, 이 대답에 있다는 생각, 들더라.

 

그가 한 일들, 제대로 평가 받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게다. 허나 시민 개개인에게 가장 많은 시간을 내려는 정치인 중 한 명이 <경청>을 썼다는 건 인정해 줄 만하다 본다.

 

아닌 거 같으면, 


원순 씨나 서울시 트윗으로 시비들 한번 걸어보자.

 


 

4. 자기 좋자 한 일이다

 

책 보면 이런 말 있다. ‘서울에 위로 받을 사람, 참 많다’ 책에서 꽂힌 단어 중 하나다. 위로. 본인이 후배한테 습관처럼 내뱉는 말, '스스로 위로하는 법을 알아야 된다' 되겠다. 외로움은 평생 니 거니 우짜등가 그 외로움 스스로 위로하는 법, 찾으란 말이다. 


원순씨, 본인은 어떠냐고 물었다.

 

“고통스럽고 힘들고 복잡하고 고민스럽고 화나고 분노스러운 일, 많지요.”

 

척하지 않는 대답 나와 그대로 옮겼다. 서울시장 안 해봐서 그 강도는 모르겠다만 그걸 그대로 다 받고 앉아 있으면 아무도 견딜 수 없을 거라 한다. 하여 생각했다고. 


사람, 마음에 달려 있다, 즐겁게 생각하자고.

 

말, 쉽다. 실행이 힘들지. 원순 씨, 덧붙이더라.

 

“제 결정 때문에 누군가의 삶과 누군가의 세상이 바뀔 수 있습니다.”

 

서울시장이 판단한 일,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 있다. 버스가 안 가던 시간에 달릴 수도 있다. 

 

“거기에 책임감과 재미가 있지요. 거기서 위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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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좋은 원순 씨

 


사소한 거 하나 챙겼는데 누군가는 엄청나게 행복해지는 그 재미. 그게 괴로움마저도 즐거움으로 바꾸는 힘이랜다.

 

하여 자기는 리더가 큰 것만 챙긴다, 그런 거 싫어한댄다. 아니, 부정한댄다. 소심행정, 꼼꼼행정, 이게 체질이랜다. 그러면 자기가 더 재미있고 더 위로받을 일, 많아지니까.

 

알고 보니 다 자기 좋자 한 일, 이랜다. 

  

 


5. 똑같은 사람이다.

 

최근의 정치적 문제와 관련한 썰 풀었다. 본 이너뷰, 저자 이너뷰기에 정치적 내용 오프 더 레코드 약속했기에 노 코멘트. 허나 기억에 남는 말, 있다.

 

“나도 화가 나서 이거 쎄게 나가야 된다 했어요. 이거 고발해야 된다고. 정치한다는 사람들이 뭘 이렇게 정치를 배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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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뿔난 원순 씨

 


아, 정확한 워딩은 이렇게, 가 아니라, 이 따위로. 


여튼, 다음 날, 생각 바꿨댄다. 같이 노는 사람 되지 않겠다고. 글타. 내 앞에 있는 이 남자, 그냥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다. 빡칠 때, 빡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성질 무쟈게 급할 것 같다고, 한번 정하면 마구 밀어 붙일 것 같다고, 속으로 불같을 거라고, 마음대로 선입견 가지고 있다. 힘으로 찍어 내리고 싶은 유혹과 끝없이 싸울 거라, 생각했다.

 

선입견에 이르는 타당한 과정, 없다. 굳이 근거 대라 하면, 그렇지 않다면, 그의 프로필, 그렇게 다채롭게 채워지지 않았을 게다.

 

쨌든, 


눈 앞의 미소 짓는 이 남자 안엔 불같은 원순 씨, 느껴지더라. 그 원순 씨 쓰지 않고 쳐 내는 거, 적어도 이 자리에 이정도 컨트롤 되는 사람은 있어야 하는 게 기본, 이 사람, 기본은 먹고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이어지는

 

“그런 면에서 나는 성인까진 아니지만 거의 도사. 하하하하하”

 

깔때기 치는 타이밍의 정밀함은, 


선입견 아니라 레알.

 


 

6. 공안검사 했어도 잘했을 남자, 그리고 아들

 

사람, 모든 걸 즐겁게 생각할 수 없고 모든 걸 속으로 다 우겨 넣을 순 없다. 예외는 없다 생각한다. 모두 그런 척 살아가는 것뿐이지. 서울시장 후보부터 지금까지 그는 유례없는 공세에 시달렸다. 그의 삶 중 거의 최상급 난이도였을 게다.

 

“제가 시의회 가서 계속 질문 공세를 받아요. 공격적인 게 기본이지요. 처음에는 기분 나빴고, 기자들도 엄청 나거든요. 이 사람들, 하루에도 이만큼(손짓) 써내요. 좋은 얘기는 요만큼 있고. 거의 다 나쁜 기사죠. 처음에는 스트레스 받았어요.”

 

일단 미울 게다.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그런데 대한민국 민주주의란 게 진짜 좋은 제도다 느꼈어요. 서울시장이 아까 소통령이라고 했잖아요.”

 

무슨 소린가 했다. 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장인데 힘으로, 소송으로, 찍어 누를 수 있는 일, 내가 봐도 각 나온다 말하긴 했다. 한국에서 그거, 아직, 매우, 가능하다.

 

“제가 누구한테도 견제 안 받으면 스스로 무너지게 될 거예요. 온갖 걸 가져와서 있는 소리, 없는 소리 막 하지요. 그런데 가만 들어보면 내가 조심해야겠구나라는 것도 있고. 또 저건 한번 더 살펴 봐야 되겠구나, 이런 것도 많아요.

 

신문기자들은 자기 회사에서 월급 받잖아요. 그 사람들이 서울시를 위해서 일해주는 거예요. 그래서 너무 좋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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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화도 나고, 그럴 때가 있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참 잘 돌아간다는 거. 끊임없이 누군가 나를 견제한다는 거. 그걸 즐기니까 혹시 내가 사적인 뭔가 없었나, 내가 데려온 사람이 정말 잘할 만한 사람인가, 이런 것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지요.”

 

과다긍정 끝판왕, 되겠다. 인격수양 쩐다, 볼 수 있으나 이 에너지, 삑사리 났다면 무시무시했을 게다. 까딱하면 자기 좋을 대로만 생각하는 자기합리화 대마왕, 될 수 있었다. 아니, 될 수 있다. 하여 던져봤다. 공안검사 했어도 정말 잘했을 것 같다고. 피하지 않더라. 잘했을 것 같댄다.

 

허나 단서 달았다.

 

“지금 인터뷰하는 부편집장도 조중동 안 가고 딴지일보 갔듯, 사람에게 성향이나 소명은 있다고 봅니다.”

 

공안검사 안하고 인권변호사 한 거, 지금껏 이런 길 걸어온 거, 그런 결, 있었다는 암시, 자기 결, 이라는 암시.

 

또 던졌다. 


선이란 거, 제대로 행하려면 그만큼 악을 이해해야 한다 생각한다고. 시민단체에서 그가 걸어온 짬밥, 무시 못한다. 건축으로 치면 맨 바닥에 꽁끄리트 때려부어 신도시 만들었다 해도 과언 아니다. 이 짬밥이면 누가 어떤 의도로 자기를 공격해 오던, 각 나올 거 아니냐, 물었다. 경청한다 해도 설득할 방법 없는 사람, 용서할 수 없는 사람, 있지 않냐, 물었다.

 

“100% 용서한다, 그런 거 아니에요. 나한테 득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현실적, 종교적으로 봐도 원한 맺으면 나한테 옵니다. 갚으면 새로운 원한, 옵니다.”

 

이 말 뉘앙스, 성인군자 아니라 철저한 실리를 논하는 감각으로 왔다. 정치적 이야기 빼기로 했지만, 이 정도 왔으면 빼지 말아야 할 인물, 던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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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그는 강용석을 포함, 자신의 아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모든 반대편을 용서한다 밝힌 바 있다. 그런 거 한번 더 와도 참을 수 있냐 물었다. 피붙이 문제는 아무리 수양이 됐다, 아무리 <경청>한다 한들, 다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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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놈한테 어마어마한 상처를 준 거죠. 나도 참으로 미안하지요. 허나 그게 소송을 해서, 이겨서 배상을 받아내면 해소되나,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사람들이 진실을 알았으면 된 거지요. 맞고 온 사람은 발 뻗고 자지만 때린 사람은 발 뻗고 못 잔다는 말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맞고 편안히 잠들기로 했어요. 아들 놈한테는… 정말 미안하지요.”

 

 

여튼 그, 


아들 결혼식조차 비밀에 부쳤고 옆에 있는 보좌관도 몰랐다 한다. 작정하고 뭐 하나 하면 아무도 모르게 해치울 것 같다 했더니 수행비서와 친한 형님조차 모르게 했단다. 


그의 아들, 


정치인의 아들이 되어야 했기에 겪었던 아픔, 나왔다. 부자지간의 상처와 고통, 정치인치고 없는 사람 어딨겠나. 그 이야긴 하지 말자, 감성팔이 된다. 마음은 참 아프더라. 아버지 박원순도, 보이더라. 인생에 단 한번 밖에 없는 결혼식 조차. 


하여 아들에게 항상 빚진 마음 있다고. 


이후 신동아, 


박원순 시장 아들 결혼 건, 특혜 호화 비밀 결혼식이라 보도했다.

 

그는, 이런 바닥에서 살고 있다. 

 

 


7. 갈구는 원순씨, 뒤끝은 없댄다.

 

정보를 나누지 않음으로 권력을 유지하던 시절, 엊그제다. 그전에 했던 이들이 잘못했다기보다 시대의 흐름에 딱 맞는 리더들이 출현한 거 아닌가 하는 썰, 던졌다.

 

이때, 보조관 껴들기.

 

비슷한 정보를 많은 사람들이 가진 시대니 그 정보를 같이 판단하는 사람이 원순 씨라고. 하여 그는 새로운 리더의 카테고리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엄청난 무게감일 거랜다. 기존의 기득권 세력들이 엄청 싫어할 거라고. 이해는 된다. 냅다 공개해 버리니까. 지들이 먼저 알고, 지들만 가지고 있어야 할 걸 먼저 나눠버리니까.

 

서울시 결재문서, 온라인 공개화 결정했다는 뉴스 봤다. 국장급이었던 거, 공개를 과장급까지 확대했댄다. 결재문서를 확인한 시민이 딴지 걸면 담당자가 답변한다.  


이리 재고 저리 재고 없이 그냥, 다, 깠다는 말이다. 


허나, 정치인에겐 졸라 귀찮고 졸라 견제받고 스스로 고꾸라질 자갈 까는 일이다. 한국에서의 셀프 공개란, 셀프 기록이란, 그래왔다. 득이 되는 일, 없었다.   

 

난, 빡쳤다. 


1:1에서 보좌관이 자기편 거들면 2:1 아닌가. 이거 반칙이다. 하여 나온 심술, 던졌다. <경청>보면 옆에서 좋은 말만 하는 사람 도움 안 된다고, 일부러 비판할 사람 부른다, 했다. 하여 보좌관이 봤을 때 원순 씨 단점 말해달라 했다. 그래야 자격있는 거 아니냐고. 단점 같지만 알고 보면 장점같은 말 하길래 확실히 나쁜 거 말해 달라 했다.

 

“나한테 왜 이러실까 이런 거요.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막 독촉할 때. 어쩔 때 보면 아, 이분 나 못 믿어서 이런 거 아닌가 합니다.”

 

이때, 원순씨 껴들기. 


자기가 갈구는 사람들, 많댄다. 원순씨 왈, 갈구면, 된단다. 갈구면. 빵 터졌다. 


하여, 한번 더 들어갔다. 그거, 사람 섭섭하게 만드는 요인 아니냐고. 

 

보좌관, 답했다.

 

“뒤끝은 없다.”

 

뒤끝이 정말 있는지 없는 지는 나중에 서울시 미디어 보좌관 몰래 만나 확인하시라. 허나 서울시장 옆에서 이런 말 할 수 있을 정도면, 답은 몇 개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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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 있을 거 같은 사진으로 열심히 골라본 원순 씨

 


세상 좋아진 거, 아니면 서울시장 좋아진 거.

 

아, 보좌관이 걍 졸라 솔직한 걸 수도 있겠다.

 

여튼, 글타.

 

 


8. 갑 아니고, 을에서 들어봤나

 

뻔한 질문하나 던졌다. 경청, 경청 하는데 듣는 거 만으로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누가 이걸로 시비걸 거 뻔해 내가 먼저 걸었다. 원순 씨 한마디로 정리.

 

“경청엔 반드시 액션이 있어야 해요. 피드백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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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 안 먹고 액션 넣어 피드백하는 원순 씨

 


구체적인 피드백의 예, 들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수첩 꺼내며. 여기서 내가 이거 다 써주면 자랑하는 거 거드는 거니 안 한다. 여튼 액션 받고 오케이. 또 들어갔다.

 

시장이란 위치 때문에 듣는 게 편한 거 아니냐. 아무리 낮은 스탠스 취한다 해도 서울시장이 내 말 들어주는 거 자체에 감동받을 사람 많을 거고, 그런 감정적 갑을 관계 때문에 그의 자리가 편히, 경청이라는 거, 되는 거 아니냐고. 을 관계 있을 때 경청 해봤냐고.

 

“시민단체 시절, 내가 듣고 설득하고 감동을 이끌어내야 하는 사람, 모두 갑이었어요. 국회, 기업, 시의회, 언론, 시민. 쭉 그랬습니다.”

 

그렇댄다. 뭐, 서울시장 후보일 때도 을이었다. 여기서 안철수 이야기, 안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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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딴지 창간호 특별부록. 당시 파토우원과 함께 한 안철수 이너뷰>



그와도 이너뷰했기에 이쪽 사정, 궁금했고, 썰, 나왔다. 허나 뽕은 나중에 딴지일보에서 뽑기로 하고, 오늘은 뽕빨 전야니 간만 보자. 오프 더 레코드지만 확신한 건 하나.

 

박원순 이 남자, 속은 불이다. 


그 불에 확신 서면 끄지 않는다. 판단 서면 그냥 다 버리고, 다 태우고 갈 배짱있는 남자 삘, 확실히 받았다. 일일이 설명하긴 힘드나 맘 함 잡으면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구나, 확 오더라.  


그거, 정치인의 덕목이기도 하다.

 


 

9. 어쩌면 이 남자

 

책의 행간에 본인 성격 드러나 있다고, 던졌다. 이거 분명 원순 씨가 꼼꼼하게 쓰고 재차 고친 흔적, 있다고. 우짜다 보니 NGO전공했는 지라 원순 씨 책 꽤 읽어, 느낌 아니까.

 

원순 씨 도착 전, 출판사 직원에게 물었다. 이거 하나하나 꼼꼼하게 손댔을 거라고. 맞댄다. 하여 사람 못 믿는 거 아니냐 괜한 시비 함 더 걸었다. 너무 꼼꼼하니까. 사람 못 믿는 타입 아니냐, 그냥 확 맡겨버리면 안 되냐고. 또, 정치인들 책, 걍 구두로 대충 풀고 맡기는 거, 알 만한 사람 다 아니까.

 

원순 씨 대답, 할 땐, 그래야 한댄다. 그런 식으로 자기랑 일한 사람들, 한 명, 한 명, 이름 읊더라. 이런 일하고 저런 일 하고 등등등. 그렇게 함께 일했기에 지금 그 분야에서 그렇게 일할 수 있는 거라고.

 

함께 일한 사람들에 대한 자부심, 느껴졌다. 자기도 조영래 변호사한테 글케 배웠댄다. 퇴짜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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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짜 맞아본 원순 씨

 


그의 꼼꼼함, 트집 함 잡아보려 계속 불신으로 몰아 갔더랬다. 너무 꼼꼼하면 아랫사람 피곤하지 않나.

 

허나, 그가 자기와 일한 사람 한 명 한 명 읊어 내려갈 때, 그들 일하는 곳 하나하나 읊어 내려갈 때, 적어도 인간에 대한 애정 깔고 가누나, 느꼈다. 


그의 처절한 꼼꼼함은 본인의 결도 한몫했겠지만 무뚝뚝한 남자였던 그의 애정표현 같기도, 했다. 뭐, 내가 도사도 아니고 함 보고 우째 다 파악하겠냐만은.

 

아, 또 하나.

 

어쩌면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어하는, 서울시에서 가장 외로운 남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래서 그렇게 전력을 다해 그 꼼꼼함을 발휘하고 있고, 그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거라는 생각, 하여 그렇게 공유하려 하고, 쉼 없이 책을 내누나 하는 생각, 스쳐갔으나, 


이건 뭐, 만고 내 생각.

 

여튼, 내가 받은 삘, 그랬다.



 

10. 뽕 뽑자

 

식사가 끝나갈 무렵, 개인적 경험담 하나 꺼냈다. 참여연대 가는 택시 안에서 들었던 거. 거기 빨갱이 소굴인데 거기 왜 가냐 하더라. 이 질문, 그대로, 돌렸다. 사람 생각 바뀌기 힘들다. 이런 사람 많고 당신에게 그대로 갈 화살일 수 있는데 우째 생각 하냐고. 분명, 제대로 선거판 시작되면 시작 될 일이기도 하다. 

 

“그게 세상 사는 재미지요. 세상의 재미는 빛과 그림자가 있는 겁니다. 다양해야 재밌는 거예요. 다양함이 없으면, 맨날 고속도로 같으면 뭔 재민가요. 이런 사람 있고 저런 사람 있고, 계곡도 건너고 절벽도 있어야 재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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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재미에 삘 받아 리듬타는 원순 씨

 


그렇댄다. 세상, 한 색으로 물들여지면 졸라 재미없을 거라고.

 

합의된 인터뷰 시간 끝났다. 여기까지 딱, 1시간.  

 

하여 돈까스 한입 물고 라스트 질문.

 

재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대답, 정말 그답게 했으나, 적지 않는다. 정치인 박원순 뽕은 딴지일보에서 직접 뽑기로 약속했으니 기둘리시라. 어차피 그의 생명줄, 우리가 쥐고 있으니, 


우리가 갑이다. 

  

세달 뒤, 그가 서울시청 안에 있든 없든, 이쯤되는 남자라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루다가 뽕 뽑아야, 좀 더 재밌고 좀 덜 외로운 세상 될 거 같다는 느낌 근처까지 확인하고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추신 : 수첩은 거무튀튀하니 별로 안 예쁘더라.


추신2 : 이너뷰 후, 아들 건에 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법적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 정무수석 비서관은 박 시장이 스스로 공인이라 생각하기에 그동안 용서하고 넘겨왔으나 유권자의 선택을 흐리는 비방과 흑색선전은 공정한 선거를 방해하기에 더 이상은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밝혔다. 








사진 김진희


이너뷰어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kimchangk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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