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딴지일보 창간 14주년 기념, 본격 서스펜스 액션 대하 역사극 내맘대로 비망록 ~ 딴지일보와 나! 두둥~ 이라고 큰 소리로 외친 다음에 읽으시면 글의 맛이 더욱 살아납니다. 공공장소에서는 혼자 있을 때보다 더 큰소리로 말해주셔야 집중력이 높아집니다.  



2.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진지하게 들어주길 바란다. 왜냐하면 내가 잘생겼기 때문이다.

이야기 시작 전에 할 말은 딴지일보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만사, 환상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 하나 바로 볼 수 없다. 우선 몇가지 환상을 바로 잡고자 한다.

첫째, 딴지일보는 서울대 및 해외 명문대 출신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틀렸다. 활동하는 이들 중엔 서울대 출신도 있고 해외 명문대 출신도 있다. 하지만 의도된 바는 없다. 딴지일보 입사 기준은 총수 자신도 모른다는 말이 있는데, 물론 총수형의 경우 매일 면도하는 것도 까먹는 바보지만, 여튼 들어오면 이 말이 단순한 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마 초대 편집장인 최내현 선배나 현재 모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의학전문기자 마태우스등이 유명해지면서 생긴 오해인 듯하다. 일반적인 언론의 경우, 주로 정재계에 세를 이루고 있는 이들 중에 서울대 출신이 많아 쉽게 끈을 연결하려고 학벌을 보는 경향에 대해선,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딴지일보는 기사 내용에서도 볼 수 있듯 이러한 방식이 통용되지 않는다. '받아 먹는 것'을 수치로 여기는 분위기 때문이다.('뺏어 먹는 것'은 좋아하는 듯하다.)

대한민국의 학벌이라는 것은 결국 시험방식이 결정하는 것이고 그 시험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공부방식이다. 시험방식이 얄팍하면 공부방식도 얄팍할 수 밖에 없다. 현 교육의 얄팍한 공부방식으로는 딴지일보의 입사기준을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A의 경우, 모 대기업과 모 메이저 신문에 합격하고도 딴지일보에서 낙방의 고배를 마셨는데(결국엔 입사했다)아마 그런 이유가 아닌가 한다. 

'대통령을 움직인 남자, 국방정책을 바꾼 남자'라고 불리는 펜더형은 웨스트포인트사관학교 학생회장 출신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다만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 출신이 형의 얼굴을 한대 때리면 그는 반드시 한달 안에 신문의 부고란에 날 듯한 느낌은 있다. (死因은 폭발물이나 저격수에 의한 암살 쯤 될 거다.)  

흔히 보는 외국어 실력, 더욱이 대학 또는 대학원의 학점 따위는 더더욱 기준과 거리가 멀다. 나는 도대체 입사 기준이 무엇일까 오랜 기간 고민했는데 어느 순간 화장실 벽면의 거울을 바라보고 깨달았다. 

그렇다. 얼굴이다. 딴지일보 내부 직원에게 물어 보았더니(혹시 얼굴 때문에 들어 온 거 아닌가라는)모두 크게 긍정하며 경추가 날아갈 정도로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보아 이것이 현재까지 가장 정답에 가깝지 않을까 한다.

둘째, 딴지일보는 가난하다. 틀렸다. 가난하다라는 것은 사전적 정의로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하여 몸과 마음이 괴로운 상태에 있다.'라는 형용사다. 여기서 특히나 크게 틀린 부분은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하다는 부분인데 이는, 살림살이가 존재할 때 가능한 말이므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확히 말하면 '살림살이가 없고 몸과 마음도 거의 없는 상태에 있다'라고 봐야한다.

겨울에는 가뜩이나 없는 살림살이가 씨바신(힌두교 파괴의 신)의 영향을 받는 일도 벌어지는데 예를 들어 동파가 그런 일 중 하나다. 재무팀장의 말로는 조폭등이 찾아와 돈을 달라고 한적도 있다고 하는데 이 모든 경험이 딴지일보 출신들이 그토록 강해진 이유가 아닌가 한다. 동파가 되어 코에 고드름 같은 것을 붙이고 조폭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마도 점점 더 굉장한 인간이 되어 있지 않을까. (코에 고드름을 붙인 털복숭이가 인상을 쓰면서, 게다가 장관들을 상대로 거의 누운채로 인터뷰하고 있는 장면을 보면 아마도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셋째, 딴지일보 사람들은 거의 미친 사람들이다. 틀렸다. 총수형만 봐도 알 수 있듯, 거의 미친 게 아니라 완전히 미친 사람들이다.(그래도 모르겠다면 大口형을 보면 된다.)정상인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글쎄, 나로선 정상인의 기준을 가카에게서 찾는 사람이지만, 여튼 여기는 딴지일보라는 대답을 해주고 싶다. 

'불기둥'형에 대해 가끔 질문을 하는데, 질문을 들었을 때 처음으로 '아, 형이 나랑 같은 종이었지!'라는 느낌이었다. 불기둥형이 이 글을 본다면 나의 신상이 조금 위험해질지도 모르지만, 난 그에 대해서 우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화한 어떤 굉장한 동물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본인이 유전자 검사를 해서 '종의 의혹'을 풀어 줄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날은, 진화생물학에 커다란 진보를 가져올지도 모르겠다. 

이상, 짤막한 오해를 풀어 보았다. 다음은 '총수편'이었으나 '쿠데타'편까지 가기 전에 내가 암살당할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딴지일보의 세력구조와 본인이 세운 쿠데타 계획에 대해 먼저 알아 보겠다. 암살 당할지도 모를 위험에 대비해 잠깐 예고를 하자면 딴지일보에는 크게 공채와 특채라인이 있고 세 파벌이 존재한다. 신입들이 이 라인이나 파벌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고 종종 실수를 하는데 후배들을 위한 좋은 교육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혹시 입사를 준비하는 이를 위해 단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인사 비밀을 밝히자면 가장 많이 보는 것은 '성별' 이라고 한다. 다만 남자의 경우, 무리하게 가슴을 키운다던가 여자 속옷을 입는 다던가 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혹시 도움이 된다면, 또다른 의미에서 심각한 문제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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