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형이 한겨레 인터뷰 용병 때 찍은 사진이다. 처음에는 녹취 때문에 따라 다녔는데 이건 적성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친구한테 넘겼다. 그 뒤로 녹음한 걸 바로 받아가려고 옆에서 노트북으로 뭐하는 척 폼이나 잡고 노는 게 주임무였다.
딴지일보 기획취재부 팀장이 가오 상하게 녹취나 풀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도 다 공부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우리 월급에 +10만원은 큰 돈이다.
이때 약속시간에 늦어 미안한 마음에 헐레벌떡 갔는데 현화 씨와 매니저만 있었다. 총수형 아직 안 왔냐고 물어보니까 아직 안 왔단다. 뭔가 좀 미안해서 총수형은 대선후보 인터뷰할 때도 늦는 사람이라 말했더니 '진짜요~'하고 좀 놀라던 게 기억난다. 이건 사실이다. 둘다 사람이 좋아 늦는 건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총수형은 약속 시간에 항상 늦는 게 일종의 전략적 포인트나 인터뷰이와의 심리전이 아닐까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따라다니다 보니 그냥 게을러서 그런 것 같다. 총수형은 아무리 늦어도 별로 안 미안해한다. 일종의 '아주 미안함'의 반어적 표현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보다 보니까 그냥 원래 사람이 잘 안 미안해 하는 것 같다.
나는 딱히 출사를 가거나 할 정도로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뭐랄까, 그냥 인터뷰 하는 걸 찍는 건 되게 좋다. 제 3자의 입장에서 사람을 바라보는 게 내게 많은 영감을 준다. 인터뷰 하는 걸 찍는 것도 좋다.
인터뷰는 총수형이 더 잘하고 찍는 건 내가 더 잘한다. ... ... 에헴.
나는 사람이 웃는 걸 좋아한다. 총수형은 잘 웃기도 하거니와 같이 있는 사람도 잘 웃게 만들어 좋다. 예전에 신짱 선배가 진중권씨를 인터뷰하고 나서 찍은 사진을 보더니 '우리가 인터뷰할 때 이렇게 많이 웃었나'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
아무래도 내가 웃는 모습을 위주로 사진을 찍나보다.
오프더 레코드 내용을 공개하는 건 반칙이니까 그건 할 수 없다!, 라고 폼잡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기억력이 안 좋아 대부분 끝나면 까먹는다. 인터뷰를 보면서 털털하다,솔직하다, 라 생각했다. 쉽게 할 수 없는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했다.
형이 '우와~ 인터뷰 완전 편하게 한다'라는 느낌을 남겨 놓고 싶어 찍은 사진이다.
편안한 인터뷰의 기본은 나부터 편안해 지는 것이다!!, 라는 느낌의 사진이랄까. 이 사람은 내게 직접적으로 뭘 가르쳐 준 적은 없지만(그럴 사람도 아니거니와) 실은 어깨너머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총수형이 보면 '흠, 이건 인터뷰하다 나한테 반한 사진이군'이라고 말할 것 같지만 그건 아니라는 거, 짚고 넘어가고 싶다.
'아, 목 간지러워'같은 느낌의 사진이랄까.
사진이 실물보다 못한 것 같다.
현화씨는 남자든 여자든 친해지면 방구도 뿡뿡 낄 것 같은 사람으로 보인다. 덧붙여 총수형은 친하든 안 친하든 아무데서나 방구 끼는 사람으로 보인다. 이걸 보면 '내가 언제 이 새끼야'라고 말할 듯 하지만 어디까지나 '보인다'라고 했으니까 책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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