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인스타그램에 몰래(뭐, 말을 안 한 것 뿐이지 몰래는 아니지만)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첩을 자랑하고 있다. 막 친구들도 도발하고 있다.
"쓸데없이 왜 우표에 돈을 쓰나 생각했는데" 라는 부분이 굉장하다. 마구 굉장하다.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17%, 아니, 1.7%, 아니, 0.17%(2015년 기준)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수의 우표수집인들을 업신여기다니(퍼센테이지는 2016년 한국일보의 "우표수집인은 멸종 위기종" 이라는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한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를 한 눈에 보여주는 우표에 '쓸데없이 돈을 쓴다니'(물론 저는 우표가 나올 때마다 전지, 시트, 개별, 우표첩을 모두 받기에 돈이 좀 들긴합니다만 이 논의에선 중요한 게 아니니까 뭐)
게다가 내 건데 마음대로 자기 게 되어버렸다.
소유에 대한 도덕성이 이 정도면 마사오급(모르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지인 중 한 명으로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꽤나 심한 욕설의 한 형태로 쓰입니다)이 아닐까.
하고싶은 말을 다 하고 사는 아내와 달리, 나는 하고싶은 말은 평생 가슴에만 담아두는 기질이라 여기에라도 몰래 적어야겠다.
2017.08.18
'■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담록: 서울 서부지방법원의 복귀선물 2017.10.23 (0) | 2020.09.04 |
---|---|
잡담록: 전문가와 강적들,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2017.10.21 (0) | 2020.09.04 |
잡담록: 사진이란 말입니다 2017.09.25 (0) | 2020.09.03 |
잡담록: 위를 보며 걷자, 눈물이 넘쳐 흐르지 않도록 2017.09.14 (0) | 2020.09.03 |
잡담록: 그와 그녀의 목요일 2017.08.20 (0) | 2020.09.03 |
잡담록: 4일간의 안락과 나는 자연인이다, 그리고 책 2017.08.16 (0) | 2020.09.03 |
잡담록: 7연승 2017.08.13 (0) | 2020.09.03 |
잡담록: 2016, 2017 최고의 드라마 2017.08.10 (0) | 2020.09.03 |
잡담록: 들판과 양떼구름과 굉장한 새와 파란 하늘 2017.07.23 (0) | 2020.09.02 |
잡담록: 인간은 표현력이 다르니 재미있다 2017.07.13 (0) | 2020.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