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롯데 백화점에는 배용준의 인기와 부를 한번에 실감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명동의 노른자땅, 게다가 메이저 백화점의 맨 꼭대기 층에 배용준의 한식 디저트 까페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 관광객을 노린 마케팅 전략이다.

놀라운 점은 백화점의 꼭대기 층이 이 까페만을 위해 만들어 졌다는 것이며 더욱이 이 까페만을 위한 전용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연예인 중에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배용준이나 서태지 정도 뿐일 듯하다. 돈만 많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고 인기만 많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다.


 



단팥 홈메이드 녹차아이스크림. 까다로운 일본 관광객을 노린 까페답게 좋은 재료를 썼다.  




홍시 샤베트도 추천할 만하다. 이 메뉴를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하다.




개성식 찹쌀 주악. 약간 아쉽다. 쫀득함과 바삭함이 눈으로 전해지는 맛보다 덜하다.



호박 시루떡. 한입 먹고는 즉시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심심하고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일본인이라지만 같은 아시아인이 느끼는 떡에 대한 공통된 미각의 기준이 있는 법인데 확실히 무언가 빠진 느낌이 들었다. 점원을 불러서 정말 원래 이 맛인가를 물어 보았다. 

확인해 보더니 주방장의 실수로 설탕을 넣지 않았단다. 점원이 일일이 서빙을 하며 맛을 확인할리는 없었을 테고 안에서는 한번에 떡을 계속 쪄냈을 테니 오늘 우리가 간 시간까지 판 시루떡은 모두 이 맛이었을 게다. 이 까페에 처음 온 일본인들은 이 떡이 본래 이런 맛인 줄 알고 먹었을 텐데 그걸 생각하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평을 뒤져보니 원래는 꽤 괜찮은 맛이었던 것 같다.  

점원은 정말 죄송하다며 포인트 카드에 도장을 꽉 채워 주었다. 그 후, 밖에서 놀다가 무슨 일만 생기면 '배용준이 설탕을 안 넣어서 그래! 배용준 바보!'라며 하루 종일 유치한 장난을 쳤다. 욘사마가 귀가 간지러워 하는 일에 지장이 있었다면 정말 죄송하지만, 설탕을 안 넣은 것은 호박 시루떡의 영혼을 파괴한 짓이므로 어쩔 수 없다. 원래 책임은 대표가 지는 거다.

전체적으로 좋은 재료로 디저트 개발에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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