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세훈이 끝났다. 정치인생 최대의 악수를 두었으며 회생이 불가능할 거란다. 진보는 물론, 독단적인 행동으로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미움을 받게 되었으며 박근혜도 그를 도울 것 같진 않다.  

오세훈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가 되짚어 보는 의미에서 '오세훈의 그날'이란 MBC다큐멘터리와 그와 관련된 과거 기사들을 찾아 보았다.


2.

 

 

 

 

 

 



부드럽고 따뜻한 이미지로 승승장구했던 오세훈. 그는 유능하고 잘생긴 법조인이자 환경운동연합의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1)미남
2)변호사

에 

3)환경NGO출신

...이라는 타이틀까지 가지게 된 것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과 각종 광고를 찍으며 감성적인 면과 이성적인 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평을 받는 인물로 각인된다.    

'서울대 카르텔'과 '학생 운동 경력'이 없어도 이 정도면 정치인이 될 강력한 무기를 갖춘 셈이다. 상상이 잘 안가겠지만 오세훈은 민변에서 일한 적도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모두 그를 영입하려 했다. 결국 2000년 한나라당 입당을 결정했고 누구나 공천을 받고 싶어하는 강남에서 손 쉽게 16대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을 단다. 

 

 

 

 

 

 

바른말도 잘했다. 당시 오세훈의 이미지는 한나라당을 정화시키는 젊고 패기있는 정치인이었다. 이른바 소장파 정치인이었다.


 

 

 

 

 

 

 

 

 

 

 

 

 

 



5,6공 용퇴론을 주도하고 '정치개혁과 한나라당의 공천혁명에 밑거름이 되려한다'라며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강금실을 꺾고 서울시장이 된다. 알다시피 그 다음 선거에서는 한명숙을 겨우 제치고 연임에 성공한다.



3.



위 캡쳐는 무상급식 문제로 길거리에서 싸우는 사람들이다.

언젠가부터 오세훈은 이명박 대통령과 오버랩된다는 소리를 듣는다. 걸어온 길과 생김새는 다르지만 본질적 기질에서 통하는 면이 많지 않나하며. 물론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다. 정치를 하면서 점점 닮아갔다는 뜻이다.

오세훈이 승부수를 던지는 타입이 아닌데 왜 이런 일을 벌일까 생각했다. 지난 인생을 보면 나름 '걸 때는 걸 줄 아는' 면도 있다. 

 

그 승부수, 대의보다는 이명박과 마찬가지로,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 향한 패착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이슈를 오롯이 스스로에게 집중시키는 힘이 있다. 그 방법이 어떻든 간에 이 능력은 정치인들이 가장 바라는 능력이자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 된다.

 

물론, 스스로를 죽이는 힘이기도 하다.    


4.

이명박과 오세훈, 둘 다 신화적인 가난을 겪었고(당사자의 주장에 의하면)방송의 덕을 보았다. 

이명박은 1992년 민자당에 입당해 제 14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정확히 10년만에 서울 시장이 된다.
오세훈은 2000년 한나라당에 입당해 제 16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정확히 10년만에 서울 시장이 된다.

이명박은 32대 서울 시장이 되고 6년 후 대통령이 된다.
오세훈은 34대 서울 시장이 되고 대선 불출마를 두 번 반복한 후, 1년만에 그만둔다. 

지금부터 6년 후에는 19대 대선이 치뤄지는 시점이다. 몇몇 이들은 오세훈이 차차기를 노린다고 한다. 또 어떤 이들은 17대 국회의원 불출마 선언을 한 후, 서울시장 출마설을 부정하다 시장으로 컴백해 성공한 전례를 들어 어떻게든 차기를 노린다고 한다.

대한민국 정치판에 어떤 변수가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1년 전, 그 어떤 전략가와 평론가도 오세훈이 그만둘지 몰랐듯. 다만 오세훈이 걸어온 길과 그의 변화를 봐서는 어떻게든 다시 돌아 올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5.

대선의 꿈을 가진 대부분 정치인들은 싫든 좋든 지금까지의 대통령들을 롤모델로 삼으며 전략을 짤 수 밖에 없다. 싫어도 좋아도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라 선임자의 발자국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다.

박정희는 이승만을 비난했지만 이승만과 같은 방법을 썼다. 전두환은 박정희와 같은 방식으로 군사반란을 일으켰고 노태우는 보통사람을 내세웠지만 뒤에서는 철저히 전두환을 모방했다. 

 

오세훈은 이명박을 보고 판을 짜고 있을지,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버린다고 생각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새 닮아가고 있을지,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 정치로 돌아올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선거가 만만치 않을 게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