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좀 이상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정말 궁금하다.
나만 그런 것인가.
아니면 모두가 그런 것인가-



팽이를 처음 돌린 건 10년 전이다.
여기서 말하는 팽이는 진짜 팽이가 아니라
상상의 팽이다.



나는 문득 눈을 감고 팽이를 돌렸다.
어두컴컴한 시야 속에 팽이 하나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아주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문제는 이 팽이가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멈출 수가 없다.
아무리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가 없다.



내가 하는 말은 비유도 은유도 아니다.
있는 그대로다.
10년 전에 문득 눈을 감고 팽이를 돌렸는데
아직까지 세우지 못하고 있다.



가끔씩 눈을 감고 상상한다.
팽이는 돌아가고 나는 그 팽이를 멈추려 한다.
상상으로 돌아가는 팽이인만큼
내가 '멈춰야지'하고 생각하면 멈춰야 정상일텐데
이 팽이는 멈추지 않는다-




다른 것은 모두 가능하다.
불을 일으켰다가 끌 수도 있고
우주 어딘가로 다녀온 다음 지구로 돌아올 수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유독 이것만은 되지 않는다.




나는 나와 같은 사람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면 자기 의지대로 팽이를 멈출 수 있는 사람과
멈출 수 없는 사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다시 말하지만 이건 비유도 아니고 은유도 아니다.
정말 나만 그런지 궁금하다.
사람들은 팽이를 돌린 다음
그 팽이를 자기 의지대로 멈출 수 있는가








by 죽지 않는 돌고래 / 0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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