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료마전은 총 48편으로 현재 32편을 보고 있다. NHK에서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며 배우의 연기도 훌륭하다. 2부로 넘어가는 과정이었나? 료마역을 맡은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전편에 비해 폼을 잡는 듯해서

'일본에서 인기가 좋았다더니 기합이 너무 들어갔나? 일본드라마는 다 찍고 방영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왜 이렇게 필요 이상 폼을 잡지?'

… 라는 느낌이 약간 든 것 말고는 전부 좋았다(물론 그런 생각이 든 건 그때 뿐이고 전체적으로 좋았습니다).

2.
역사적 사실이 아닌, 드라마 자체만을 놓고 봤을 때 료마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한국과는 인연이 좋지 않은 미쯔비시 창립자 '이와사키 야타로' 다. 정밀히 하면 '이와사키 야타로'를 연기한 '카가와 테루유키'인데 군시절 맞고참과 너무나, 정말 너무나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연기를 보여 주어 괜시리 정이 갔다.

료마와 티격태격 하는 장면은 군 시절 그와 티격태격하는 장면과 비슷해 과거를 연상케 했다(물론 나는 료마와 어느 한구석 닮지 않았다. 티격태격의 분위기가 우리의 그것과 너무 유사했다는 말이다).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저런 연기를 해내는지, 무엇을 표본 삼아 저런 감성을 표출해 내는지 알 수 없지만 드라마를 보고 내가 아는 사람과 완벽하게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화내는 스타일, 궁시렁대는 말투, 솔직함, 치졸함, 하류 정서, 표정, 어느 하나 다른 것이 없었다. 녀석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동물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솔직히 드러내는 모습, 고참들에게 비참하게 쥐어 터지고 퉁퉁 부은 얼굴로 '씹쌔끼들'이라고 읊조리며 인상을 찡그리는 모습, 그리고 때로는 욕망이 충족되어 아기처럼 좋아하는 모습, '이제 다 싫다. 니도 싫다'라며 자기 감정을 무엇 하나 아랑곳하지 않고 전면으로 드러내는 모습 등, 마치 '이와사키 야타로'를 연기한 '카가와 테루유키'가 그때의 녀석에게 빙의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슷했다(물론 그럴리는 없습니다).

3.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는지 모르겠다. 3사단 18연대 1대대 1중대 1소대 박성락. 이렇게 적어 놓으면 언젠가 만날 수 있으려나. 집 주위에 맥도날드가 있는가 없는가로 자기가 사는 동네가 얼마나 대단한지 티격태격하던 게 생각난다. 그 정도로 유치해도될만큼 서로 가까웠다.

... ...

아. 참고로 나의 승리였다. 내 고향은 부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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