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컴퓨터의 영화 목록을 정리하면서 '의사 선생님'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길래 클릭 한 김에 끝까지 보았다. 한국에서는 '우리 의사 선생님'이란 제목으로, 원제는 '디어 닥터'다. 일본판 포스터에는 '그의 거짓말은 죄입니까?' 라는 물음을 던진다.

2.
좋은 영화다. '형무소 안에서'나 '남극의 쉐프'가 나와 105% 싱크로율이 맞다고 한다면 이 영화는 71%다. 상을 엄청나게 받은 걸 보니 작품성 쪽으론 이쪽이 더 인정받고 있는 듯하다. 참고로 개인적인 취향이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내 멋대로 영화를 해석하는 데다 무서울 정도로 유치해서, 그다지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그저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질질 짜는 게 내 수준이다.)

3.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사람을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저 의사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나라는 인간이 보인다. 기자의 입장에서 이 사건을 취재한다면 단 한줄의 의견도 없이, 아니, 의견을 쓰고 싶은 굴뚝같은 마음을 억누르며 100% 사실만을 쓸 것이다. 내가 만약 판사라면 그에게 죄를 묻돼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배려할 것이다. 만약 마을 사람이라면 아무 말 없이 웃으며 주먹밥을 만들어 줄 것이다. 

내가 만약 그였다면 글쎄, 그건 상상하기 힘들다.  

4.
'아무도 제대로 그 사람 이야기를 안 들었네. 이노를 진짜로 만들고 싶었던 건 당신들 쪽이 아닌가.' 

사라진 이노(우리 의사 선생님)를 추적하던 형사가 이노와 같은 의사가 되고 싶었던 젊은 신입에게 한 말이다. 이 영화를 보는 나의 시선과 가장 겹치는 부분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타인을 이런 식으로 괴롭힌다.

아니, 내가 그랬다. 

해서, 반성이 된다. 


추신 :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반가운 얼굴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 Recent posts